전시

장용준 개인전 'Monolith' 2026.2.24 - 3.14, 오매갤러리에서 전장용준 개인전 'Monolith' 2026.2.24 - 3.14, 오매갤러리에서 전시 중

이화미디어 2026. 2. 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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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한계와 허무,

그리고, 그 안에서의 관조

오매갤러리는 2026년 첫 전시로

평면과 조형을 넘나들며

영원과 소멸의 이면을 탐구하는

장용준 작가의 첫 개인전

<Monolith> 를 개최합니다.

장용준 개인전

< Monolith >

2026. 2.24 - 3.14

오매갤러리 f1

화 - 토 11:00 - 17:00

(일.월요일 휴무)

Opening & Artist Talk

2026. 2.28(토)

16:00 - 17:30

@omaeco

www.omae.co.kr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오랜 기간 옻칠 작업을 하며, 끊임없이 자신 만의 '예술 언어' 를 탐구해온 장용준은 그의 첫 개인전 전시 제목을 'Monolith' 로 정하였습니다.

 

이는 그가 인간이 만든 기념비나 표시석에서 나타나는 영원에의 갈망이 우주와 영원에서 볼 때는 얼마나 사소하고 찰나적인 것인가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됩니다.

 

그래서,작가가 제시하는 작품은 기념비나 표시석에 대비하여 현실에서 매우 낯설게 나타나는 Monolith 의 형태가 되었고, 작품의 재료는 돌이나 견고한 물질이 아니라 도리어 가장 쉽게 부서지고 사라지는 목재가 선택되었습니다.

 

한 사람을 기리는 돌 기념비보다 여럿이 사라진 비목에 더 마음을 두는 장용준 작가는 우리에게 영원과 소멸, 단단함과 부서짐, 돌과 먼지, 존재의 한계에 대한 질문을 조용히 건네고 있습니다. 2026년 오매갤러리의 첫 전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나전칠기가 특별한 공예인 것은 틀림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하고 몰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옻칠과 자개가 자연 그대로의 것이라는 순수성 때문일 것이다.

 

다만 날것의 자연을 다룬다는 것은 수행에 가까울 정도로 지난한 시간과 노력, 기다림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인고의 과정도 마치 선택받고 인내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달콤한 열매와 같다는 생각에 때로는 도취하기도 했다.

칠을 다룬다는 것이 어느 정도 몸에 익어갈 때쯤 나만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수천년 전부터 내려오는 범접할 수 없는 장인들의 작품을 재현하는 것도 여러 선생님들의 작업을 훌륭히 모방해 내는 것도 아닌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싶은 욕구가 작업하는 사람의 당연한 과제처럼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현실의 피할 수 없는 무게 속에서도 놓을 수 없었고 조금씩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속된 고민은 점점 명확한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을 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 20여년 전 대학원 시절 작업했던 작품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끊어졌던 기억이 가슴 속에서 되살아났고 당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작업들도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이해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옻칠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들고 타임머신을 올라탈 수 있었다.

 

장용준, Monolith, 낙엽송 옻칠, 1215x1210mm, 2026​

 

이 회고는 다시 되돌아오지 않고 그 시절 그 시점을 서성이며 방황하는 것이다.

 

무엇이 많아 회고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지 몰라 회고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전시는 옻칠을 가지고 그때의 나로 돌아가는 회고전 같은 것이고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 시간 여행을 통해 잊고 있었던 작업에 대한 관조의 결과들을 정리해 보기도 한다.

 

나전칠기는 옻칠이 된 기물 위에 나전을 장식하여 마무리하는 공예품의 통칭이다. 나전은 다양한 빛깔을 띄며 연마하면 보석과 같이 반짝인다.

 

과거에는 인위적으로 반짝이는 물질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에서 얻은 것을 다듬어 붙였는데 조개류, 곤충, 뿔, 상아, 거북 등 껍질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현대에는 인공적으로 화려한 치장이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들의 가치나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랜시간 나전칠기를 해오면서 자개의 화려함은 개인적인 기호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오랜 고민 끝에 전통적인 백골의 디자인을 지양함과 동시에 장식물로 나무와 황동을 선택하였다. 문양은 아직 전통문양 중 빙렬문에 의지하였다.

 

빙렬문은 전통문양 중 현대적으로 재해석이 가능한 문양으로 보았고 절제된 선과 면이 만나 이루는 색과 비율의 조화가 함축적이며 시와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나무보다 황동으로 장식했을 때가 더 강렬히 다가왔는데 단순한 사각 박스 위 삼베 면에 장식된 황동은 비석과 비문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빙렬문은 과거의 유산처럼 보였고 많은 작업에서 차용되고 있어 나만의 방식으로 여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러 고민들이 계속될 때 눈에 들어온 것이 OSB합판 이었다.

 

쓸모없는 조각들을 접착제로 눌러서 만든 이것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는 버려지는 것 다시 말해 의미 없는 것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하나의 판이었고 개개의 조각에서 보면 전체는 거대한 서사였다. 느티나 참죽의 작은 조각들을 하나하나 오려 붙여가면서 오벨리스크를 떠올렸다.

 

장용준, Monolith, 느티나무 옻칠, 505x433x2000mm, 2025
장용준, Dust, 참죽 삼베 옻칠, 550mm, 2025

 

/ 기념비 작업

 

오벨리스크는 기념비이다.

 

막강한 권력의 상징이며 업적을 기리거나 영원히 기억되기를 염원하는 승리의 상징물이다. 먼 고대의 고인돌이나 광개토대왕비부터 가까이에는 생전 권력을 누렸던 이들의 무덤에 세워진 비석 같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혀진다.

 

나는 이와 반대의 오벨리스크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작은 것이 모여 만든 무명의 기념비와 같은 것으로 여러 존재가 모여 만든 하나의 덩어리로 말이다.

개인은 역사라는 우주에 떠다니는 하나의 먼지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역사의 긴 시간 속에서 찰나와 같이 존재했다 사라지는 나와 같은 작은 것들에 대한 애처로움과 연민, 나아가 그 장대한 허무와 허구 앞에 그것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기념비로서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싶다.

 

작은 나무 조각은 거대한 오벨리스크가 아니라 헛헛하고 보잘것없이 쓰러져 가는 비목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 최소한의 기념비는 나무로 만든 표식이나 돌무더기로 이루어지고 이끼가 앉고 풀이 자람으로서 수직의 형태가 단시간에 완전한 수평이 된다.

 

기념비의 재료로 가장 완벽한 것은 돌일 것이다.

 

자연의 풍파를 이기고 현전하는 대부분의 기념비는 돌이기 때문이고 지금도 그러고자 하는 것은 돌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돌은 인간의 영원에 대한 끝없는 목마름이 투영된 물질이다. 인간의 시점에서 가장 오래가는 재료인 셈이다.

 

이 재료를 다듬으면 반듯한 비석이 되고 희귀한 것은 보석이 되며 파쇄해서 얻은 것은 금이 된다. 우리는 여기에 기록하려 하고 다듬어서 변치 않은 아름다움과 부를 소유하려 한다.

장용준, Dust, 삼베 옻칠, 995x850mm, 2025

 

/ 표시석 작업

 

돌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을 좀 더 다양하게 넓혀 준 것은 표시석이다.

 

매끄럽게 잘 다듬어지고 격식을 갖춘 기념비나 추모비와 달리 마을 입구나 도로변에 놓여 무언 인가를 알리는 목적을 세워진 다양한 형태의 돌 들이다.

 

표면의 연마 정도와 크기 및 규모로 세운 단체의 세력과 알리고자 하는 것의 추상적 크기를 시각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형태는 자연석에 가까워지고 드물게는 해학적이기까지 하다.

 

이러한 돌 문화가 동북아 그중 우리 만의 일반화된 문화인지는 알 수는 없다. 또 근대에 이르러 돌을 비교적 수월하게 옮기는 기계장비와 가공기술의 편리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유행이 아닐까도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어찌 되었건 돌로 된 표시석은 거대한 기념비의 대중화 된 형태이고 오랫동안 변치 않고 기억되기 위한 염원의 산물인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광고나 홍보물 같이 너무 흔해서 존재감마저 흐려진 이 돌이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특이하고 낮설게 다가왔고 작업으로 가지고 와 일반화된 영원성의 덩어리를 비목처럼 금방 스러져가는 그것으로 바꾸고 싶었다.

장용준, Monolith, 낙엽송 삼베 옻칠, 670x1030mm, 2026

 

/ 모노리스(MONOLITH)

 

모노리스의 특징을 원래의 있어야 할 곳에서 분리된 것, 인위적으로 가공된 형태, 하나의 큰 덩어리로 이뤄진 것, 존재의 목적을 알 수 없는 것, 미확인 물체와 같이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으로 정리해 보려 한다.

 

이 정리를 바탕으로 기념비와 표시석 작업을 모노리스라는 개념으로 묶고자 했다.

 

처음에는 이름 없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위로와 치유로서 혹은 거대한 주류의 역사에 대한 반항의 의미로 또는 모든 것의 헛됨으로 무명이라는 타이틀로 풀어낸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작가의 개인적인 사유일 뿐이다.

 

나를 떠난 작품은 좀 더 열려 있기를 원했고 관람자의 시각적 경험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았다.

 

가장 먼저 얻어지는 시각적 인상은 모노리스의 그것과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고 특히 친숙하면서도 낯선 데페이즈망과 같은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어 타이틀을 그렇게 정한 것이다.

 

작품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시각예술에 있어서 시각적 아우라는 절대적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용을 잘 전달한다는 것은 결국 아우라라는 조형적 감흥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전시장이라는 제한적 공간에 놓여있지만 모노리스도 그 아우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장용준, Dust, 삼베 옻칠, 690x500mm, 2026

 

/ 타임머신

 

처음에는 모노리스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태도가 현재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고 그것을 시각화하려는 욕구라 여겼다.

 

왜 이런 주제에 몰두해 작업하고 있는 것일까 계속 고민이 이어졌고 생각을 거듭할수록 끝은 과거 한 지점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과거로부터 심각한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기념비나 표시석 작업 모두 이미 대학원 시절 몰두했던 주제 중 하나였고 전시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작품 사진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당시의 고민이 담긴 드로잉 북은 유물처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시절의 작업과 달라진 점은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표현 방식의 차이었을 뿐이다. 과거의 것은 포장지 같은 일회성 재료를 사용한 데 반해 지금은 옻칠이라는 어쩌면 전혀 다른 매채를 선택한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어느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른다. 다만 새로운 표현력이 추가된 것이고 좀 더 시장 친화적면서 다듬어진 재료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나는 옻칠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과거로 다시 뛰어들었고 지금의 경험들을 더 해 뒤섞여있는 것들을 조금씩 정제해 나가고자 한다.

/ 작업의 확장

이번 작업은 옻칠이라는 공예적 기반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몇몇의 형태는 가구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능을 가진 조형물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기능이 의미를 잠식하려 하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실험과 시도로 경계를 지울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별개의 것으로 분리해서 각각의 세계가 될 것인지는 아직 열려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장용준, Dust, 참죽 삼베 옻칠, 440x605mm, 2025

 

장용준, Monolith, 느티나무 옻칠, 505x433x2000mm, 2025

 

정리해 보면 고정관념과 편협한 시각에 대한 사고의 전환, 우리가 딛고 서 있는 곳, 존재에 대해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 내 작업에 흐르는 큰 주제의식이다. 또한 우주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상적 사건들에 대한 기록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번에는 역사의 우주를 이루는 작은 조각들을 설명하려 했고 영원할 것이라는 외형적 모티브인 돌도 우주적 시각에서는 나무와 같이 금방 스러지는 물질이며 미미한 먼지에 불가하다는 것을 표현해 보고자 했다.

 

나무 조각과 옻칠이 이 주제를 얼마나 잘 담아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가장 오래 존재하리라고 믿는 것, 그것조차 먼지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은 계속될 것 같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먼지라는 메타포로 한 작업들을 계속 선보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연결지어서 먼지가 만들어 내는 그림자, 생과 멸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도 시각화해 나가려고 한다.

이 모두는 결국 존재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존재의 한계, 허허로움, 부질없음, 관조 때로는 숭고함이 담긴 진부하고 무거운 이야기는 약간의 농담과 위트로 섞어 풀어가면 좋을 것이다.

장용준, Monolith, 낙엽송 옻칠, 1215x1210mm, 2026

 

장용준 Chang Younjun

b.1977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수곡공방(서울시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 손대현)과 스튜디오 엠(허명욱 작가)에서 오랜 시간 옻칠의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지점을 엮는 일에 전념해 왔다. 현재는 옻칠을 바탕으로 평면과 조형을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977.01 전남 벌교출생

2003.02 대진대학교 서양화 학사 졸업

2005.02 대진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 석사 수료

2003.03~2005.02 대진대학교 서양화 실습조교

2005.09~2006.08 대진대학교 서양화 연구조교

2010.10~2022.06 서울시무형문화재 1호 옻칠장 손대현 수곡공방 사사

2014.04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증(칠공)

2017.12 서울시무형문화재 제1호 옻칠장 이수자

2022.11~2025.06 스튜디오 엠(허명욱 작가) 스텝

현재 : STUDIO ㅈ(지읒, Zeeut) 운영

 

2019.03 22회 남원시옻칠목공예대전 은상(문화재청장상)

2019.10 18회 한국옻칠공예대전 특선

2019.10 18회 한국옻칠공예대전 입선

2022.05 25회 남원시전국옻칠목공에대전 입선

 

 

오매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20, T.070-7578-5223

오매갤러리는 재료나 표현에서 한국 전통을 세계시장에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작품과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국내외에 활발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전.옻칠.자수.섬유.도자.채색 부분에 괄목할 기획전시들을 개최했으며, 단청.색동.민화 등 전통 이미지의 현대적 개발에 지속적인 작가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장인과 작가, 공예와 미술, 전통과 현대 간에 소통과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과물을 계속 좋은 작품과 우수한 작가들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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