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서울시립미술관, 가나아트컬렉션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개최

이화미디어 2026. 4. 17. 23:35
반응형

전 시 명 가나아트컬렉션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
Beneath Technology: Scenes at the Threshold

전시기간 2026. 4. 16. () ~ 11. 22. ()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층 가나아트컬렉션/상설 전시실


전시부문 회화, 판화, 뉴미디어, 사진

전시작가 김세진, 김용태, 김인순, 김정헌, 박불똥, 박은태, 박흥순, 신제남, 신학철, 안보선, 오경환, 이명복, 이상국, 이원철, 이종구, 이흥덕, 정복수, 황재형

 

-서울시립미술관의 가나아트컬렉션과 소장품을 통해 기술의 발전이 바꿔놓은 한국 사회 풍경과 그 이면의 인간적 감각을 조망

-산업화도시화매체 변화가 만든 균열·재편·내면’ 3개 섹션으로 전시 구성...민중미술부터 뉴미디어까지 18명의 작가 참여

-기계문명 이면의 권력·욕망·소외를 묻고, 우리가 서 있는 현재의 기술환경을 다시 성찰하는 계기 마련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가나아트컬렉션 기획상설전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Beneath Technology: Scenes at the Threshold)416()부터 1122()까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전시 작품은 가나아트컬렉션과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이종구, 신학철 작가를 비롯한 총 18명의 작가와 26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가나아트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작품 200점으로 구성되어있다. 민중미술을 비롯해 신형상주의, 신표현주의 등 당대 사회 현실과 시대정신을 반영한 다양한 흐름을 포괄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16년부터 가나아트컬렉션/상설 전시실에서 한국미술의 비판적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예술과 시대의 관계를 조망하는 전시를 연구·기획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인 가나아트컬렉션을 2026 전시 의제인 기술을 통해 재조명하며, 기술 발전이 바꾼 사회 풍경과 그 이면의 상황들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한국의 산업화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가속 성장했고, 개인과 공동체는 새로운 체계와 구조 속에서 재편되었다.

 

이번 전시는 기술 변화가 이끈 1970~9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 매체 환경의 변화 속에서 형성된 한국 사회의 풍경을 살펴보고, 기술 발전과 함께 변화해 온 사회 구조와 그 속에서 형성된 인간의 삶과 감각을 탐색한다.

 

당대 사회 현실에 주목한 작가들은 기술 발전 과정에서 드러난 사회적 긴장과 변화를 포착하며, 산업화 시기 한국 사회의 주요 장면을 작품으로 제시한다. 기술 발전은 시각이미지 환경에도 변화를 이끈다.

 

인쇄술, 사진술, 미디어 등의 기술문화를 기반으로 이미지 환경이 형성된다. 작가들은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감각을 회화언어로 전환하며 시대를 드러내는 시각적 형식으로 표현한다.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공동체의 균열’ ‘재편그리고 개인의 내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섹션 1.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전환기 속에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며 삶의 토대와 공동체가 흔들리던 상황들을 주목하며,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던 전환기의 사회적 균열을 포착한다.

 

섹션1에 전시되는 이종구(b.1954) 작가의 '국토 고추모종'(1990)은 기술과 자본이 농촌 공동체에 균열을 야기한 양상을 드러내며, 이명복 작가의 '식사'(1988)는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만찬 장면과 황폐한 산동네를 병치해서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그늘과 사회적 계층의 분열을 드러낸다.

 

섹션 2. '새로운 질서의 심연'은 기술과 자본의 결합 속에서 새롭게 형성된 사회구조의 관계들을 응시한다. 산업화로 성장한 도시문화와 매체 환경은 물질적 번영 속에서 사회 질서와 가치 체계를 재구성했다.

 

화려한 현실 이면에는 소비주의와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욕망과 경쟁, 권력과 자본의 논리가 교차하며 보이지 않는 긴장을 드리운다.

신제남(b.1952) 작가의 '인간회귀'(1984)는 기술문명의 시대상을 은빛 환상으로 구상하고, 박불똥 작가의 '돈쟁'(1991)은 군사, 정치, 자본이 얽힌 현대사회의 장면을 담은 잡지 사진을 몽타주하여 기술문명과 자본주의가 얽힌 현대 사회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재현한다.

 

섹션 3. '찬란한 공허'는 기술문명이 만들어낸 물질적 풍요의 표면 아래에 스며있는 공허와 소외의 감각을 들춰내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질문하고, 거대 시스템의 표면 아래에 억눌린 채 축적되는 개인의 피로와 공허를 조명한다.

 

신학철(b.1943) 작가의 '부자'(1981)는 폐기물로 형성된 아버지와 순수한 아이의 대비를 통해 기술문명이 인간에게 초래한 물질적 공허와 물질에 잠식되지 않는 인간의 가능성과 희망을 함께 다룬다.

 

나아가 2000년대 이후 기술 환경의 변화와 사회관계를 탐구한 김세진(b.1971) 작가의 뉴미디어 작업, 이원철(b.1975) 작가의 사진, 박은태(b.1961) 작가의 회화 작품은 1980년대 제기한 기술을 둘러싼 문제의식이 동시대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한국미술이론학회와 학술 심포지엄 '기술시대, 회화의 존재를 묻다'(가제)2026117()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세마홀에서 공동 개최한다.

 

세부 일정은 추후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기술 발전의 이면에서 변화해 온 인간의 삶과 감각을 되짚어보고, 과거의 기술 풍경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기술문명의 의미를 새롭게 사유하는 자리라며, “기술시대 예술의 역할을 재고하고, 동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작품 해설은 매일 오후 2시에 제공된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다국어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 관람 일정 및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도슨팅 앱은 구글플레이스토어, 애플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을 검색하여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미술관 대표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instagram.com/seoulmuseumofart

엑 스: x.com/SeoulSema

페 이 스 북: facebook.com/seoulmuseumofart

유 튜 브: youtube.com/seoulmuseumofart

카카오채널: http://pf.kakao.com/_QgRPn

 

가나아트컬렉션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

GanaArt Collection Beneath Technology: Scenes at the Threshold

 

최지나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가나아트컬렉션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1970~90년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매체 환경의 변화 속에서 형성된 한국 사회의 풍경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기술과 산업의 발전은 물질의 생산 방식의 전환과 더불어 개인과 공동체의 모습과 성격, 그리고 현실을 인식하고 감각하는 방식까지도 바꿨다.

 

자본주의적 경제개발과 기술 발전이 결합하면서 한국 사회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사회적 균열과 풍경이 존재했다.

 

이번 전시는 급속한 사회변화의 장면들에 주목하며, 예술이 사회문화적 격변 속에서 현실과 삶의 감각을 어떻게 포착하고 형상화했는지를 살펴본다.

 

1970~90년대는 농촌에서 유입된 인구로 도시가 팽창하고 산업 자본과 대중매체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체계로 빠르게 재편된 시기였다.

 

기술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사람들의 일상과 경험을 변화시키는 조건으로 작동했다. 현실주의 작가들은 상황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표면 아래에 내재한 구조적 긴장과 균열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들은 재조직된 일상의 풍경과 시대의 정서를 시각 언어로 번역하며 또 하나의 감각적 리얼리티를 구축했다. 그들에게 창작은 마주한 현실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묻는 비평적 실천이었다.

 

농촌과 도시의 재편, 노동 환경의 변화, 소비문화와 대중매체의 확산 등 새로운 물적 토대 위에 펼쳐진 시각문화는 현실 감각을 드러내는 중요한 이미지 형식으로 나타난다.

 

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들을 조명하는 이 전시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섹션 1.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전환기 속에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며 삶의 토대와 공동체가 흔들리던 상황들을 주목한다.

 

섹션 2. '새로운 질서의 심연'은 기술과 자본, 도시와 매체가 형성한 새로운 사회 질서에서 작동한 은밀한 권력 구조와 욕망을 응시한다.

 

섹션 3. '찬란한 공허'는 기술문명이 만들어낸 물질적 풍요의 표면 아래에 스며있는 공허와 소외의 감각을 들춰내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질문한다.

 

장면들은 우리가 서 있는 현재의 기술문명을 다시 성찰하게 할 것이다. 과거 기술 풍경을 짚어보는 행위가 미래 기술의 경계에 선 오늘의 상황을 폭넓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작품 이미지 작품 소개

고추밭에서 농민들이 모종을 심는 가운데 거대한 굴착기가 밭을 뒤엎으며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양곡부대에 사실적으로 그려진 장면은 농촌의 물질적 현실을 직접 환기하며 현장감을 고조한다. 밭을 일구는 농민의 손과 이를 파괴하는 금속 장비의 대비는 자연과 기계문명의 충돌을 드러낸다. ‘국토라는 제목은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 논리 속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농촌의 현실과 농토의 위기를 상징한다. 1980년대 무역 시장 개방과 저곡가 정책은 농촌경제에 불안을 고조시켰고, ‘고추 파동과 같은 사태를 낳았다.


이종구(1954-)는 농촌의 현실을 관찰하며 그 변화를 기록해 왔다. 양곡부대, 반상 등 오브제를 활용해 농민의 삶을 드러내며, 산업화 과정에서 주변화되고 고령화된 농촌 공동체의 현실을 지속해서 다룬다.
이종구, <국토 고추모종>, 1990, 부대종이에 아크릴릭, 164×66.2cm
철거민촌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의 만찬 장면과 뒤편의 황폐한 산동네를 병치해 산업화와 도시화 속 사회적 계층 분화를 드러낸다. 정장과 드레스를 입은 외국인 부부의 만찬은 경제성장 속 유입된 자본과 물질적 욕망을 상징하며, 검은 실루엣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익명성을 암시한다. 이에 대비되는 판잣집 풍경은 빈곤계층의 일상적 삶의 터전으로,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그늘을 보여준다. ‘식사는 사회적 불평등과 계층 구조를 드러내는 장치로 역할 하며 경제적 풍요의 약속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환기한다.


이명복(1958-)은 한국 현대사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드러난 모순적 현실과 불안정한 상황을 역사주의적 시각에서 작업해 왔다. 사회 시스템과 인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그 구조적 긴장을 드러냈다.
이명복, <식사>, 1988, 장지에 아크릴릭, 콜라주, 187×185cm

공장과 굴뚝, 송전탑이 산과 능선을 따라 얽히고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풍경이 펼쳐진다. 강렬한 윤곽선은 건물의 형태를 드러내면서 서로 충돌하며 긴장감을 만든다. 붉게 물든 하늘은 산업화로 탁해진 공기와 과열된 시대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푸른 산의 실루엣과 치솟은 수직의 형상은 자연과 산업의 경계를 뒤섞는다. 작가는 형태와 색을 해체하며 공장지대의 밀도를 감각적으로 포착했다. 붉은 색채와 불규칙한 선은 산업화의 에너지와 압력을 환기하며, 한편으로 그 안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고단한 정서를 드러낸다.


이상국(1947-2014)은 서민들이 살아가는 주변부 풍경을 그려왔다. 동양화에 뿌리를 둔 굵은 선과 강렬한 색채, 거친 마티에르가 주는 회화적 감각으로 현실 구조와 서민들의 삶의 정서를 함께 드러내고자 했다.
이상국, <공장지대>, 1986, 종이에 아크릴릭, 54.5×78cm
하단에는 붉은 흙빛의 밭에서 농민이 낫을 들고 땅을 일구고 있고, 그 위로 먹선의 빌딩 숲과 대기업 로고가 겹쳐진다. -도시-기업으로 이어지는 3단 구도는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재편된 사회 구조를 보여준다. 생존의 기반이었던 농토는 도시 확장을 위해 공간을 내줘야 했는데, 빌딩의 먹선은 그림자처럼 표현되면서 급격한 경제성장의 그늘을 암시한다. 대기업의 로고는 국가성장을 주도한 자본의 상징으로, 경제 발전의 성과가 불균형한 자본시장 속에서 특정 기업에 독점적으로 축적되었음을 보여준다. ‘서울의 찬가라는 제목은 찬란한 성장의 표면과 그 이면의 현실을 동시에 바라보게 한다.


김정헌(1946-)은 회화를 사회적 소통의 언어로 인식했다. 농촌 현실, 도시화, 분단 상황 등 당대의 문제를 일상의 소재와 풍자, 언어유희를 통해 자유롭게 드러내며 시대의 단면을 형상화하는 민중미술을 실천했다.
김정헌, <서울의 찬가 >, 1993, 캔버스에 흙, , 아크릴릭, 기업로고 콜라주, 148×198cm

금속성 시대의 은빛 환상시리즈에 속하는 이 작품은 기술 발전과 산업화가 만든 물질 중심의 사회 속에서 인간 소외의 현실을 다룬다. 자동차, 오토바이, 재봉틀, 텔레비전과 아파트 등 기술 문명의 산물들이 화면을 압도하고, 상단의 버섯구름은 과학기술의 파괴적 힘을 상기시킨다. 금속 사물에 둘러싸인 인물들은 불안하고 고독한 존재로 자리한다. 극사실적 묘사와 초현실적 장면 구성은 현실의 풍경을 넘어 시대상을 상징적 구조로 도상화 했고, 은회색의 금속성 색조는 차가운 산업 시대의 감각을 강조한다. 작가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위축된 인간의 존재와 인간성의 회복 가능성을 질문한다.


신제남(1952-)은 극사실과 초현실 기법을 결합해 문명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현대 문명의 기계화와 물질화 속에서 비인간화되는 인간의 존재와 감각을 드러내며, 기술이 만들어내는 삶의 풍경에 대해 질문해 왔다.
신제남, <인간회귀>, 1984, 캔버스에 유채, 182×227.3cm

전투기와 폭발 장면, 군함과 군사 장비가 겹쳐지며 긴장된 전쟁 이미지를 형성한다. 중앙에는 군중 이미지가 중첩되고, 하단에는 미국과 한국 정치인의 회의 장면이 해양 이미지와 결합되어 군함 형상으로 이어진다. 화면 가장자리를 둘러싼 화폐는 전쟁, 정치적 결정, 대중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이 동일한 경제 구조 속에서 작동함을 시사한다. 서로 다른 시각문화의 파편을 결합한 이 사진 콜라주는 기술, 군사, 정치와 자본이 얽힌 현대 사회의 권력 구조를 비판적으로 읽어낸다.


박불똥(1956-)은 잡지, 신문, , 광고, 사진 등에서 오려낸 이미지를 재조합하는 포토몽타주 기법으로 시대 현실을 풍자해 왔다. 시각 이미지의 비판적 힘을 통해 한국 사회의 아이러니한 현실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낸다.
박불똥, <돈쟁>, 1991(1993 프린트), 판화지에 오프셋 프린트, 포토몽타주 리프로덕션, 69.2×49.5cm, ed.23/100
버려진 플라스틱과 각종 상품으로 형성된 남성이 아기를 안고 서 있다. 폐기물로 구성된 신체는 소비문화 속에서 인간이 상품처럼 대상화되는 현실을 시각화한다. 기형적으로 변형된 아버지와 달리 환하게 웃는 아이는 물질주의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존재를 상징한다. 아버지가 주변을 경계하듯 아기를 끌어안은 모습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을 지키려는 긴장과 책임을 드러낸다. 작품은 대량생산과 소비가 인간의 정체성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비판하며, 아이를 통해 물질적 가치에 잠식되지 않은 인간의 가능성과 희망을 함께 제시한다.


신학철(1943-)은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 속에서 정치·경제·문화적 모순을 포착해왔다. 사진 콜라주 기법과 사실주의 형식으로 대중매체 이미지를 조합해 사회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왔다.
신학철, <부자(父子)>, 1981, 캔버스에 유채, 128.7×71.6cm

컴퓨터 PCB 회로판에 작게 그려진 사람들이 회로 구조를 따라 작업하고 있다. 검은 바탕 위에 황금빛 선으로 펼쳐진 회로는 도시 지도처럼 복잡하게 얽히며 거대한 기술 시스템을 형성한다. 그러나 노동 과정과 생산 결과는 드러나지 않는다. 몸을 구부린 채 일하는 노동자의 존재는 축소되고 노동은 은폐된다. 첨단 산업의 중심에서 노동자는 전체 구조를 인지할 수 없는 채 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한다. 결과와 단절된 소외된 노동 현실은 인간이 시스템의 부속으로 기능하는 상황을 드러내며, 첨단화된 기술문명 속에서 인간과 노동의 관계, 그 가치와 의미를 다시 질문하게 한다.


박은태(1961)는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노동과 노동자의 현실에 주목해 왔다. 건설 현장과 공장 등 산업 노동 현장을 관찰하며, 첨단기술화로 변화하는 작업 환경과에서 노동자의 긴장감과 소외, 구조적 문제를 포착해 왔다.
박은태, <황금 모듈>,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250×324cm

기술 발달로 산업구조가 2차 산업에서 3차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되던 시기, 야간 경비원과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의 야간 노동을 관찰한 작품이다. 밤에도 멈추지 않는 도시 시스템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기록했다. 서비스 산업이 확장하면서 교대 근무와 야간 노동은 점차 확대되기 시작한다. 야간 노동은 개인을 사회적 관계망에서 점차 멀어지게 하고 신체와 감각도 변화시켰다. 노동자의 붓고 무뎌진 몸과 흐릿해진 표정은 장시간의 야간 근무가 축적한 흔적으로 제시된다. 카메라는 이를 과장하지 않고, 도시가 작동하기 위해 수행되는 주변화된 노동의 시간을 영상으로 담담히 담아냈다.


김세진(1971-)은 도시를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 원리가 드러나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카메라를 통해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삶을 관찰하며, 도시 환경 속에서 드러나는 익명성, 소외와 단절, 결핍의 서사를 탐구해 왔다.
김세진, <야간 근로자>, 2009,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6' 57'', ed.1/5(A.P.2)

 

ewha-media@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세상을 플레이하라! 오락,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 - 플레이뉴스 http://ewha.biz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