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 20주년 기념전《사랑의 기원》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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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 20주년 기념전 사랑의 기원 AMOR EX MACHI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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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기간 | 2026. 4. 30. (목요일) ~ 9. 6. (일요일) | ||
|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3층 전시실, 크리스탈 갤러리 등 | ||
| 전시부문 | 영상, 설치, 조각, 회화, 퍼포먼스 등 60여 점 | ||
| 참여작가 | 강우혁, 김예슬, 김현석, 듀킴, 박민하, 신정균, 염지혜, 윤지영, 이베타 강선영, 이은희, 전혜주, 정재경, 정영호, 정희민, 차재민, 최수련, Felicia Honkasalo·Sam Williams 17명(팀) | ||
– 서울시립미술관 2026년 기관 의제 '창작'과 전시 의제 '기술'에 기반하여, 기술이 삶의 조건이 된 환경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관계의 지속을 이야기의 원형을 경유해 탐구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 20주년 기념, 10기~19기 출신 작가 17명(팀)의 영상·설치·조각·회화·퍼포먼스 등 60여 점을 네 개의 서사 구조 아래 조망
– 듀킴 〈다육복음서〉, 정희민 〈아르카디안 더스크〉 등 대규모 신작 커미션·재제작 다수 첫 공개
– 이베타 강선영 정기 퍼포먼스 6회, 기초과학연구원(IBS) 협력 대담, 다학제 강연 시리즈 등 전시와 프로그램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입체적 구성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 20주년 기념 기획전 《사랑의 기원》을 4월 30일(목)부터 9월 6일(일)까지 서소문본관 2,3층 전시실과 크리스탈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는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과정’ 중심의 창작 지원을 통해 현재까지 600명이 넘는 경쟁력 있는 작가와 연구자 및 기획자를 꾸준히 발굴하고 지원해 왔다.
이번 전시는 별도의 개막 행사 없이 개막일 오전 10시부터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를 거쳐 간 역대 입주 작가들 중 17명(팀)의 사진·설치·영상·조각 등 6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기술이 삶의 조건이 된 동시대 환경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예술적 창조성이 어떻게 지속되고 변화하는지를 탐구한다.
참여 작가는 염지혜, 차재민, 박민하, 윤지영 등으로 역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0~19기 작가 중 17명(팀)이며, 이들의 작업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함과 동시에, 레지던시 이후에도 이어지는 창작의 흐름과 동시대 미술의 확장 가능성을 조망한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2026 전시 의제인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환경이자 조건으로 인식하는 현재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기술에 대한 낙관이나 비관을 넘어, 인간이 기술·자본·미디어·비인간 존재들과 얽혀 살아가는 존재임을 전제하며, 그 속에서도 지속되는 감정, 관계, 취약성의 문제를 다룬다.
《사랑의 기원》은 고전 신화와 설화, 연극적 서사에서 반복되어 온 ‘이야기의 원형’을 동시대 기술 환경과 접목하여 재구성하며, 프로메테우스 신화, 레테의 강, 영웅 서사 등 고전적 내러티브를 참조하고, 이를 동시대 기술 환경 속에서 다시 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또한, SF적 상상력과 포스트휴먼적 관점을 경유하여 인간 존재를 재사유하며, 기술 이후에도 지속되는 인간의 정동과 관계 맺기의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크게 네 개의 서사로 구성된다. ‘훔친 불꽃’은 기술과 신체의 결합, 감각의 확장과 변형을 다루고, ‘망각의 강’은 기억과 데이터, 생명과 보존의 문제를 탐색한다.
‘낯선 귀환’은 시스템 바깥의 존재와 비규범적 삶, 시스템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존재들의 분투를 호출하며, ‘기원으로’는 기술 시대의 인간성, 그리고 사랑이라는 정동이 머물 자리를 묻는다.
전시의 도입부인 ‘훔친 불꽃’에서는 창조와 기원의 서사를 퀴어적 관점에서 새롭게 써 내려간 듀킴(b.1985)의 커미션 신작 〈다육복음서〉(2026), 이상적 낙원과 데이터의 풍경이 겹쳐지는 정희민(b.1987)의 신작 회화 〈아르카디안 더스크〉(2026)가 공개된다.
윤지영(b.1984)의 봉헌물 연작 〈Ex-voto: Two Ears〉(2025)와 〈Ex-voto: Missed〉(2025)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업으로, 2층과 3층 전시실에 나뉘어 놓인다.
‘망각의 강’에서는 인체 냉동 보존과 생명보험사, 유족이 벌이는 숙론을 따라가며 죽음의 ‘완전한 보장’에 대해 질문하는 강우혁(b.1992)의 신작 영상 〈왜 날 위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 거죠?〉(2026)와, 인류 최초의 화석 루시와 스마트폰을 결합하여 기술·인류·언어의 교차 지점을 사유하는 김현석(b.1988)의 〈LUCY 1.0〉(2024/2026)이 새롭게 재제작되어 선보인다.
실제로 목격한 장면과 스크린을 경유한 이미지 사이의 거리를 추적해 온 정영호(b.1989)는 픽셀이 드러나는 신작을 공개하며, 암실에서 현상한 또 다른 신작은 ‘낯선 귀환’에 이어진다.
‘낯선 귀환’에서는 시스템에 포착되지 않는 존재들의 움직임을 어린이와 청소년 퍼포머의 댄스 필름으로 구현한 김예슬(b.1989)의 커미션 신작 〈오프비트〉(2026),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직업을 가진 수필 속기사와 윷놀이 명인이라는 두 인물의 인터뷰를 교차 편집한 신정균(b.1986)의 영상 신작 〈가장 빠른 말과 느린 손〉(2026)이 공개된다.
또한 이베타 강선영(b.1986)의 〈자유낙하무리〉(2024/2026)는 서소문본관의 공간적 맥락에 맞춰 재창작된 설치와 함께, 전시 기간 중 총 6회의 정기 퍼포먼스로 관객과 만난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마지막 파트 ‘기원으로’는 세 개의 여정을 모두 통과한 관람객의 사유와 발걸음으로 채워진다. 전시장 문을 나서는 행위 자체가 전시의 마지막 장을 여는 구성으로, ‘사랑’이라는 인간 본성의 가치가 각자의 일상 속에서 어떤 무게로 자리 잡을지 질문하며 전시의 서사를 현실의 시간으로 확장시킨다.
《사랑의 기원》은 기술적 스펙터클이나 미래에 대한 예측을 제시하기보다, 기술이 이미 일상화된 이후의 삶에서 인간 존재를 다시 묻는다.
전시는 고정된 관람의 형식을 넘어, 기간 중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이베타 강선영의 장소특정적 퍼포먼스를 비롯해 관객 참여형 워크숍,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협력하여 예술×과학이 교차하는 대담, 다학제 강연 시리즈 등으로 구성되며 전시 기간 중 순차적으로 운영된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및 미술관 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사랑의 기원》은 동서양의 신화와 설화, 이야기의 원형 위에 동시대 작가들의 언어로 인간다움의 조건을 다시 묻는 자리”라며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를 거쳐 간 작가들의 시간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다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각자의 속도로 따라가 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와 자료를 순차적으로 미술관 공식 SNS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전시 관람 일정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도슨팅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을 검색하여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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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으로(To the Origin)
이규식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학예연구사)
기술은 삶의 바깥에 놓인 도구가 아니라 감각과 관계를 조건 짓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알람으로 잠에서 깨고, 위성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 움직이며, 알고리즘이 골라낸 소식을 접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기억하고 관계 맺는 방식도 함께 바뀌어 갑니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일, 돌보고 기대는 형태 역시 이 환경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도 사람을 사람 곁에 머물게 하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 20주년 기념전 《사랑의 기원 AMOR EX MACHINA》은 여기에 사랑이라는 말을 다시 놓아 봅니다.
‘사랑의 기원’은 거대한 기술 문명 앞에서도 훼손되지 않는 인간성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우리가 마침내 회귀해야 할 목적지가 사랑에 있음을 제안합니다.
동시에 ‘아모르 엑스 마키나(Amor Ex Machina, 기계 장치로부터의 사랑)’는 고전 극작술 개념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기계 장치로부터 온 신)를 변주한 표현으로 초월적 존재의 작위적 개입 대신 기술과 기계 장치로 구축된 오늘날,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근원적 토대임을 의미합니다.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 그럼에도 다가가고, 돌보고 기대며, 상처 입을 가능성까지 품은 채 함께 머무는 일. 연민과 돌봄, 상호의존과 연결은 불완전한 존재들이 서로의 곁에 있기 위해 오랫동안 배워 온 방식입니다.
기술이 관계의 형태를 고쳐 쓰는 시대일수록, 사랑은 먼 곳의 관념이 아니라 삶을 지속시키는 구체적인 조건으로 다시 떠오릅니다.
전시는 이 조건을 이야기의 원형 속에서 되짚어 봅니다. 불을 훔친 자의 경이와 대가, 기억을 강물에 맡긴 자의 상실과 변형, 낯선 모습으로 돌아온 자의 분투가 오늘의 장면 위에서 펼쳐집니다.
신체는 기술과 맞물리며 변화하고, 기억은 데이터로 옮겨지며, 체계의 바깥에 선 이들은 스스로의 감각으로 세계를 견딥니다.
오래전부터 전해진 이야기는 과거에 머물지 않습니다. 현재를 비추는 틀이 되는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가늠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오래된 이야기는 지금의 언어가 됩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지난 이십 년 사이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를 거쳐 갔습니다. 그들의 작업에는 당대의 기술 환경과 감각의 변화가 켜켜이 남아 있습니다.
기술이 신체와 인식, 연결의 모양을 바꾸어 가는 장면을 자신의 언어로 그려 온 그 시간은, 창작이 달라지는 세계 속에서 감각을 다시 세우고 타자와 공생하는 방식을 배워 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사랑의 기원》이 바라보는 것은 더 정교해진 장치와 더 촘촘해진 시스템을 통과하고도 여전히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감각입니다.
오래된 이야기와 동시대의 풍경, 난지의 시간을 지나온 작업들이 한자리에 놓일 때, 사랑은 지금 이곳에서 작동하는 힘으로 다가옵니다.
전시는 사랑이라는 이름을 단일한 모양으로 건네는 대신 비슷한 서사를 되풀이하면서도 매번 다른 자리에 도달해 온 오래된 여정처럼, 각자의 걸음으로 다시 더듬어 보게 합니다.
❶ 훔친 불꽃 ![]() 섹션❶ 훔친 불꽃,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촬영: 심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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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이 환경이 된 세계에서, 우리를 여전히 인간이게 하는 감각은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이 전시의 첫 번째 여정은 그 물음을 가장 오래된 장면 앞에 놓습니다. 훔친 불은 인간에게 문명을 주었고, 영원한 고통이 그 대가였습니다. 기술과 신체가 처음 만나는 이곳에서, 기술은 바깥에서 쓰이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감각 안으로 스며듭니다. 피부의 경계가 흐려지고,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도 느슨해집니다. 죽어가는 것 위에서 다른 생명이 번성하고, 기존의 형태가 무너지는 자리에서 예기치 못한 형태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침투가 곧 확장이고 상실이 곧 재탄생이기도 한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달라진 몸으로 타인과 세계를 다시 감각하게 됩니다. | |
| 듀킴 Dew Kim | ![]() 듀킴,〈길이 되어가는 살〉, 2026, 스티로폼에 CNC 가공, 마이크로시멘트, 황동에 니켈 도금, 혼합매체, 200×120×212cm.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3D 렌더링 이미지. |
| 듀킴은 퀴어한 신체와 믿음, 종교적이거나 대중적인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을 조각과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다뤄 왔다. 신작 〈다육복음서〉는 인간의 갈비뼈와 다육식물의 재생산 방식을 겹쳐 놓으며, 창조와 기원의 서사를 퀴어적 관점에서 새로 써 내려간다. 규범 바깥의 신체는 스스로를 빚고 서로에게 연결되며 퀴어적 커뮤니티의 형태를 제안한다. 잘려 나간 자리에서 다시 자라나는 다육식물의 생태처럼, 작품은 침투하고 의지하는 관계 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기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
| 정희민 Heemin Chung |
![]() 정희민, 〈아이의 노래〉, 2019, 단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스테레오), 10분40초.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
| 정희민은 디지털 환경에서 길어 올린 이미지와 회화의 물성을 겹쳐, 가상과 물질이 만나는 자리를 다뤄 왔다. 신작 회화 〈아르카디안 더스크〉는 낙원의 이름을 빌려 오지만, 그 이름이 부르는 풍경은 도시의 파편과 데이터의 흔적들이 겹쳐진 익명의 지대다. 자연과 데이터, 오래된 기억과 지금의 감각이 한 화폭 위에서 서로에게 스며들며 황혼의 시간으로 미끄러진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영상 작업 〈아이의 노래〉(2019)는 유년의 손끝에 닿았던 물질들을 매끈한 디지털의 표면 위로 불러낸다. 흐르다 뭉치고, 뭉치다 다시 깨지는 이미지 사이로,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시절의 기억과 신념, 사랑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의 흔적이 지나간다. 이는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행하는 의식처럼,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며 내뱉는 고백이자 기록이다. | |
| 차재민 Jeamin CHA |
![]() 차재민, 〈광합성하는 죽음〉, 2024,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9분.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
| 차재민은 다큐멘터리의 방법론으로 신체와 생명,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조건을 응시해 왔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광합성하는 죽음〉(2024)은 죽음을 다루는 이미지에 관한 다층적 연구를 담은 에세이 필름이다. 작품은 천천히 부패해 가는 과실의 시간과, 시체가 썩어가는 아홉 단계를 그린 일본 불교화 '구상도'를 연구하는 이와 나눈 서신을 엮어 낸다. 소멸해 가는 자리에서도 분주히 움직이는 생명의 기척은 죽음과 생성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과정임을 보여 준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시선과 이해를 시도하는 시선 사이, 작품은 새로운 구상도가 되어 인간 역시 다양한 타자와 얽혀 살아가는 연약한 존재임을 드러낸다. | |
| 펠리시아 혼카살로·샘 윌리엄스 Felicia Honkasalo and Sam Williams | ![]() 펠리시아 혼카살로·샘 윌리엄스,〈사랑받지 못한 이들(The Unloved)〉, 202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3분25초 |
| 펠리시아 혼카살로와 샘 윌리엄스는 인간과 비인간, 식민의 역사와 내밀한 기억이 교차하는 자리를 시적인 영상 언어로 옮긴다. 〈사랑받지 못한 이들(The Unloved)〉(2025)과 〈루시가 말하는 식물적 욕망의 결과들(The Ramifications of Botanical Desire According to Lucy)〉(2025/2026)은 '잡초'라는 소외된 존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영상 작업이다. 두 작품은 숲과 온실, 고딕 판타지, 극장을 오가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제국주의 역사에 의해 만들어진 식물이라는 존재에 서사적 주체성을 부여한다. 식물들은 식민주의와 인간중심주의에 기반한 지배의 형태를 퀴어한 목소리로 폭로하며, 고착화된 질서에 침입하는 타자들이 변화시키는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 |
| 전혜주 Hye Joo Jun |
![]() 전혜주,〈Hummer〉, 2022, 2채널 사운드, 4분39초. 수집된 식물과 꽃가루 표본, 디지털 프린트 레퍼런스 이미지, 초지향성 스피커, 표본 테이블, 10×800×110cm. 《제22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2022) 전시 전경. 제공: 보그 코리아 |
| 전혜주는 일상에 스며 있으나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오랜 시간 추적하며, 그 결과를 사운드와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 왔다. 〈Hummer〉(2022)는 에너지 채굴과 군사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을 꽃가루가 공기 중을 떠도는 생태적 원리와 나란히 놓는 사운드 설치 작업이다. 시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이기도 한 초지향성 스피커는 벌의 운동과 드론의 비행음처럼 신체가 감각할 수 있지만 가시화되지 않는 파동을 방출하며, 성장 논리로 정당화되는 기술 발전의 이면에 자리하는 역학을 묻는다. | |
❷ 망각의 강 River Lethe![]() 섹션 ❷ 망각의 강,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촬영: 심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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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 속 죽은 자들은 저승의 강물을 마시고 기억을 지운 뒤에야 다음 생으로 건너갑니다. 망각은 통과의 조건이었습니다. 기술은 이 조건을 뒤집으려 합니다. 기원을 기록으로 붙들고, 기억을 데이터로 옮기며, 유한한 것을 영속시키겠다는 약속이 차갑고 투명한 보존의 세계를 빚어냅니다. 그러나 기록이 정교해질수록, 기록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선명해집니다. 보존의 체계 안에서 오히려 떠오르는 것은 썩고 변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비로소 감각될 수 있었던 것들, 그리고 그것을 함께 겪었던 관계의 온도입니다. 강을 건너기 직전, 수면 위에 비치는 것은 무엇일까요. | |
| 정영호 Young Ho Jeong |
![]() 정영호,〈No ICE〉, 2026, PVC 필름에 솔벤트 프린트, 340×694cm.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
| 정영호는 실제로 목격한 장면과 스크린을 경유한 이미지를 나란히 놓으며, 신체로 감각하는 시각과 전자화된 시각 사이의 거리를 사진으로 추적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 이미지를 띄운 스크린을 다시 촬영해 픽셀이 드러난 사진과 암실에서 인화한사진이 두 전시장에 각각 자리한다. 한쪽에는 알고리즘이 골라내고 재배열한 표면이, 다른 한쪽에는 빛이 종이 위에 천천히 새긴 시간이 있다. 멀리 있는 세계가 스크린을 통과해 시야로 들어오는 동안, 전자 신호로 옮겨지지 않는 감각이 남는다. 정교한 디지털 시스템 속에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그 감각은 인간의 취약함 안에서만 열리는 어떠한 가능성이기도 하다. | |
| 강우혁 Woohyeok Kang | ![]() 강우혁, 〈왜 날 위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 거죠?〉, 2026,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47분. 서울시립미술관×기초과학연구원 제작 지원. |
| 강우혁은 죽음처럼 명확한 리스크를 보장하는 제도를 풍자적으로 드러낸다. 신작 영상 〈왜 날 위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 거죠?〉는 냉동인간의 계약과 보존을 진행하는 ○○○ 재단, 생명보험사, 유족이 벌이는 숙론을 따라가며, 기술의 발전이 미래의 불확실과 확실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완전히 보장'할 수 있는지를 짚어 본다. 먼 미래에 필요할지 모르는 이 대화는 모의 토론 워크숍의 형식으로 재현된다. 함께 놓이는 벽면 설치 〈같이달리기〉와 〈이어달리기〉는 생명보험료 산출의 핵심 지표인 연령별 예정사망률 데이터를 활용해 펼쳐지며, 공적인 통계와 사적인 시간이 한 자리에서 마주한다. 죽음을 유예하려는 욕망이 자본주의 시스템과 맞물리는 자리에서, 작품은 생존과 죽음이 지니는 의미를 되짚으며 그 실존적 가치를 묻는다. | |
| 박민하 Minha Park |
![]() 박민하, 〈타임 패러독스〉, 2024/2025, 단채널 비디오, 16mm,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 20분.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
| 박민하는 작품을 통해 과학적 환영, 역사 이전의 시간처럼 감각적 지각 너머의 것들을 재현하는 미디어 기술과 그 이면에 감추어진 서사들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타임 패러독스〉(2024/2025)는 공룡 척추뼈 화석 ‘MBR 19’를 화자로 삼아, 선사시대의 화석이 박물관 아카이브와 3D 데이터를 거쳐 식민지 시대의 모뉴먼트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영상 작업이다. 시간여행의 역설을 떠올리며, 작가는 박물관학이 인간 이전의, 증인 없는 세계를 어떻게 재현하고 역사화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썩지 않는 몸으로 되살아난 공룡의 시선을 빌려, 작품은 선사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시간을 탐색하며 인간이 기록하고 저장해 온 방식과 ‘영원함’이라는 관념을 다시 사유한다. 또한 화석의 목소리를 통해 기술이 사라진 것을 불러오는 자리에서 그렇게 되살아난 세계가 어떤 진실의 무게를 갖는지 가늠해 본다. | |
| 김현석 Hyunseok Kim | ![]() 김현석, 〈루시 1.0〉, 2024(2026 개작), 실시간 커스텀 소프트웨어, 컬러, 5채널 사운드, 혼합매체,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3D 데이터 제공: eLucy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 MorphoSource (듀크대학교). |
| 김현석은 기술이 과거의 유산과 조우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서사와 인류세적 함의를 탐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재제작해 보여주는 〈루시 1.0〉(2024/2026)은 약 390만 년 전 출현한 인류 조상인 '루시종(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해골과 현대 기술의 상징인 스마트폰을 결합한 작품으로, 기술·인류·언어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설치 작업이다.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이 새로운 형상의 인류사에 대한 읊조림은 현 인류의 새로운 진화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에 소규모로 전시된 작품을 미술관 규모의 몰입형 공간(다채널 스피커, 곡면 구조물 등)으로 재구성하며, 언어와 기술이 인간의 기원과 어떻게 겹쳐지는지를 물리적 환경으로 확장한다. | |
❸ 낯선 귀환 Strange Return![]() 섹션 ❸ 낯선 귀환,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촬영: 심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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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으나, 돌아온 자리는 떠났던 자리가 아닙니다. 기술의 파도를 통과한 뒤 도착한 세계에는 시스템이 아무리 촘촘해져도 끝내 담아내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효율의 바깥에 놓인 몸, 속도의 바깥에 놓인 시간, 분류의 바깥에서 제 언어를 잃지 않는 존재들. 체계가 이들을 놓칠수록, 이들 사이에서는 예기치 못한 관계가 싹틉니다. 낯섦은 여기서 결함이 아닙니다.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함께 서 있는 일이, 이 귀환이 도달하는 풍경입니다. | |
| 윤지영 Jiyoung Yoon |
![]() 윤지영, 〈호로피다오〉, 2024,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0분34초 |
| 윤지영은 조각의 물성과 역학으로 신체의 취약함과 상호 의존의 구조를 탐구해 왔다. 영상 작업 〈호로피다오〉(2024)는 여러 언어를 쓰는 친구들이 서로의 안녕을 빌며 보낸 편지를 밀랍 실린더에 새긴 뒤, 그 밀랍을 녹여 작가 자신의 얼굴 형태로 다시 빚어내는 과정을 따라간다. 〈Ex-voto: Two Ears〉(2025)와 〈Ex-voto: Missed〉(2025)는 2층과 3층의 떨어진 자리에서 거울상처럼 마주한다. 한 공간에는 빚어진 귀가 있고 다른 공간에는 그 귀가 빠져나간 자리만이 남는다. 보고 싶다는 말과 떠난 자리의 부재를 짚는 말처럼, 두 봉헌물은 같은 그리움을 서로 다른 언어로 부른다. | |
| 최수련 CHOE Sooryeon |
![]() 최수련, 〈귀신의 권세와 명리〉, 2025, 리넨에 수채, 유채, 은묵, 117×80.5cm. |
| 최수련은 한문으로 쓰인 옛 설화를 필사하고 번역하는 과정에서 문자와 이미지가 서로에게 건너가는 경계를 탐구한다. 동북아시아의 고전적 도상이 오늘날 어떻게 되살아나는지를 살피며, 주류의 미감이 낡은 것으로 밀어낸 이미지들을 리넨과 광목 위에 수채와 유채, 금묵과 은묵으로 다시 불러낸다. 한국과 중국의 고전 극영화에서 반복되는 장면들, 설화와 괴담과 민담 속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과 귀신, 환생과 전복의 순간이 그의 화폭 위에서 되살아난다. 오래전부터 전해져 온 이야기가 지금의 화면 위에서 새로 읽힐 때, 한때 비하되거나 잊힌 얼굴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 |
| 염지혜 Ji Hye Yeom |
![]() 염지혜, 〈사이보그핸드스탠더러스의 코〉, 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9분10초. |
| 염지혜는 인간과 비인간이 겹치고 얽히는 자리에 주목하며, 종과 시간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연대적 상상을 탐구해 왔다. 〈사이보그핸드스탠더러스의 코〉(2021)는 재난의 시대에 물구나무서기를 통해 새로운 사유를 시도하는 '물구나무종(핸드스탠더러스)'의 이야기다. 오랫동안 주변부에 머물러온 감각인 후각을 중심으로 재편된 사이보그의 몸은 기계와 식물, 동물의 교차점이자,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장소가 된다. 〈불 습작〉 시리즈(2023–2024)는 기술 문명의 동력이자 파괴의 상징인 불에 주목한 회화 연작으로, 가려진 것을 드러내고 태우는 불의 양가성을 드러낸다. | |
| 김예슬 Yesul Kim |
![]() 김예슬, 〈오프비트〉, 2026,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분20초.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은평 장소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
| 김예슬은 시스템의 바깥에 놓인 존재들의 감각과 리듬에 주목해 왔다. 신작 〈오프비트〉는 숫자와 코드로 치환되지 않는 고유한 움직임과 언어를 조명한다. 작가가 직접 쓴 노랫말은 협업자들의 곡과 안무, 퍼포먼스가 더해진 한 편의 댄스 필름으로 구현된다. 퍼포머로 등장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사회의 미래를 떠맡는 존재이자, 최선의 결과를 위하여 현재를 조작하는 정치적 통제의 대상이기도 하다. 작품은 숨바꼭질의 방식을 차용하여 시간이 끊임없이 경제적 자원으로 환산되는 구조에서 탈출하는 모습, 시스템에 포착되지 않으려는 움직임과 이를 분석하려는 장치 사이의 상호작용을 펼쳐 보인다. | |
| 정재경 Jaekyung Jung |
![]() 정재경, 〈설화〉, 2025, 단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16분49초. |
| 정재경은 옳고 그름을 단정하기 어려운 일상의 윤리적 긴장과 정치·경제적 변동이 남긴 미세한 흔적을 추적해 왔다. 영상 작업 〈설화〉(2025)는 도시 개발로 인간의 역사가 사라진 원초적 공백 위에, 잔가시처럼 남은 전신주 변압기 사이의 한 뼘 남짓한 틈을 응시한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위태로운 틈새를 사이에 두고, 둥지를 짓는 까치와 이를 제거하려는 인간, 그리고 복수와 상실을 예언하듯 울부짖으며 맴도는 까마귀의 움직임이 교차한다. 작품은 장소의 역사 위에 오래된 민담 ‘은혜 갚은 까치’의 서사를 겹쳐 놓으며, 역사와 신화의 시간 그 어디에도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한 채, 언제든 허물어질 수 있는 경계 지대에 남은 존재들의 잔상을 담아낸다. | |
| 이은희 Eunhee Lee |
![]() 이은희, 〈디딤기와 흔듦기〉, 2021,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2분14초. |
| 이은희는 사회 시스템과 개인의 신체, 그리고 이미지 사이를 동시대 기술이 가로지르는 자리에 주목해 왔다. 〈디딤기와 흔듦기〉(2021)는 장애 보조 기구를 만드는 산업 연구소와 재활 의료 현장을 따라가며, 신체가 노동과 재화 생산의 수단으로 환산되는 구조를 들여다본 3채널 영상이다. 기술은 효율을 위해 신체의 움직임을 모방하고, 신체는 다시 그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기계적 틀에 자신을 맞춰 간다. 작품은 이 끝없는 순환 속에서 인간과 기술, 노동이 서로를 떠받치는 동시에 길들여 가는 풍경을 그려 보인다. | |
| 신정균 Shin Jungkyun |
![]() 신정균, 〈가장 빠른 말과 느린 손〉, 2026,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2분.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
| 신정균은 일상의 풍경 속에 깃든 불안의 실체를 추적하며, 매뉴얼과 시스템, 오래된 관습이 떠받치는 믿음의 구조를 영상과 설치로 풀어 왔다. 신작 〈가장 빠른 말과 느린 손〉(2026)은 수필 속기사와 윷놀이 명인의 인터뷰를 교차 편집한 영상이다. 소리를 실시간으로 부호화해 온 속기사는 기술에 밀려 사라져 가는 직업의 마지막 세대이고, 윷놀이 명인은 윷판 위에 우주의 이치를 새기는 인물이다. 찰나를 붙잡는 유한한 손과 영원을 헤아리는 무한한 손이 화면 안에서 마주 본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신 기록하는 시대에도, 제 손끝과 언어로 세계를 풀어내려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나란히 놓인다. | |
| 이베타 강선영 Ivetta Sunyoung Kang | ![]() 이베타 강선영, 〈송가와 술어〉를 위한 기보화 스케치, 2026, 실뜨기 기하학과 스코어(철, 목탄, 32.77×71cm), 신화 형성 텍스트(목탄, 스텐실, 110×150cm), 퍼포먼스 〈자유낙하무리〉의 스코어에 맞춰 옮겨 다니는 장비와 현장(밧줄더미, 헬멧, 장갑, 헤드 라이트, 공업용 비닐덮개 등).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
| 이베타 강선영은 신체와 규칙, 통제와 이탈 사이의 긴장을 퍼포먼스와 설치로 구현한다. 〈자유낙하무리〉(2024/2026)는 2024년 10월 5일 뉘 블랑쉬 토론토(Nuit Blanche Toronto) 축제의 일환으로 초연된 작품 〈아비없는 송가, 어미없는 불협화음, 형태없는 요람(Fatherless Hymn, Motherless Cacophony, Figureless)〉을 서소문 본관의 공간적 맥락에 맞춰 다시 짠 작업이다. 여섯 명의 퍼포머가 노동하는 몸과 제창, 사랑을 향한 갈구의 움직임으로 거대한 실뜨기를 펼쳐 보인다. 건축의 프레임을 밧줄로 엮어 가는 이 행위는, 기술과 인간이 함께 짓는 일시적 건축이자 안무가 된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새겨진 여섯 개의 플레이트 〈송가와 술어〉(2026)는 매 회차 변주되며 흔적을 담는 현장으로 기능한다. | |
❹ 기원으로 To the Origin![]() 《사랑의 기원》계단 그래픽. 사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디자인: 송민호, 촬영: 심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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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개의 여정을 통과한 뒤, 전시장 밖으로 나서는 걸음이 마지막 장을 엽니다. 바깥의 풍경은 달라져 있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 풍경을 감각하는 자리가 조금 달라져 있을 뿐입니다. 기원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출발점의 반복이 아닙니다. 같은 이야기를 지나왔으나 같은 자리에 서 있지 않은 우리는, 이제 다음 걸음을 내딛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무게로 놓이는지는, 전시 바깥의 시간에 맡겨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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