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통과하는 문에서 머무는 문으로, 공진원 단체 선정 유리공예 팀 예열 《빛이 머무는 문》 개최

이화미디어 2026. 9. 2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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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유리 유닛을 모아 세운 대형 문, 9월 23일부터 10월 11일까지  KCDF갤러리 1전시실에서

- 가마 작업·블로잉·램프워킹, 서로 다른 기법으로 작업해 온 세 젊은  작가가 세우는 하나의 문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경배)'2026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단체 부문에 선정된 유리공예 팀 예열의 전시 빛이 머무는 문 923일부터 1011일까지 KCDF갤러리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유리로 제작한 문을 중심에 두고, 하나의 작품이면서 동시에 공간을 나누고 연결하는 구조물로 기능하는 유리의 쓰임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빛이 머무는 문은 문을 통과의 대상이 아니라 머무름의 장소로 두는 데서 비롯되었다. 유리는 빛을 통과시키고 반사하며 굴절시키는 재료다.

 

전시장에 놓이는 문은 문의 형식을 빌린 유리 구조물로, 공간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은 채 시선을 투과시키고 빛의 흔적을 남긴다.

 

이렇듯 전시에서 문은 안과 밖을 가르는 경계이자 지나온 자리와 다음 단계를 잇는 통로이며, 예열의 세 작가가 지금 서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예열은 같은 대학에서 유리공예를 전공한 김윤희, 박영호, 이기훈 세 작가가 2023년 결성한 유리공예 콜렉티브이다. 예열은 유리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깨지지 않도록 유리를 안정된 상태로 만드는 작업 과정 중 하나이다.

 

형태를 만들기 전에도, 완성한 뒤 작품을 식히는 과정에서도 생략할 수 없는 중요한 시간이다. 세 작가는 학교를 나와 각자의 기법을 익히고 작업 기반을 마련해 온 지금의 시간을 이 작업 과정에 빗대어 팀 이름으로 삼았다.

 

이후 통영과 청주에서 팀명과 같은 이름의 전시를 열고, 공공기관의 교육·체험 프로그램에 팀으로 참여하며 유리공예를 관객과 가까운 자리로 옮겨 왔다.

 

이번 전시는 각자의 작업을 나란히 소개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기획 단계부터 주제를 함께 정하고 논의하며 구성한 첫 전시다.

 

세 작가의 기법은 모두 다르다. 김윤희는 안료로 색을 올린 유리판 여러 장을 가마에서 겹쳐 붙이고, 열과 중력으로 형태를 늘어뜨려 빛과 색이 층층이 쌓인 면을 만든다.

 

박영호는 토치로 녹인 유리 막대를 하나씩 이어 붙여 선으로 형태를 쌓아 올린다. 이기훈은 블로잉으로 부풀린 기물에 가느다란 유리 실을 붙여, 불 속에서 실이 저절로 붙고 벌어지며 생기는 곡선을 표면에 남긴다.

 

같은 재료를 쓰되 작업 방식이 각기 다른 세 사람이 ''이라는 공통의 형식 안에서 각자의 기법을 합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다.

 

전시장은 관람 동선을 따라 세 구간으로 이어진다. 첫 구간은 좁고 긴 통로 형태로, 낮은 조도의 조명이 공간 전체에 고르게 퍼진다.

 

벽면에는 문을 형상화한 작은 유리 작업들이 각기 다른 위치와 높이에 설치되며, 세 작가의 서로 다른 기법이 어울려 한 벽면을 구성한다.

 

이 구간을 지나면 넓게 열린 공간이 나타나고, 그 중앙에서 대형 문을 마주하게 된다. 이 문은 관객이 걸음을 멈추고 마주 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전시 제목과 같이 빛이 머무는 순간을 경험하도록 기획되었다.

 

대형 문은 세 작가의 공동 작업으로, 작은 유리 유닛을 촘촘히 모아 한 면을 이루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유닛 하나하나는 속이 빈 상태로 불어낸 유리 조각이며, 같은 형태를 반복해 얻기 위해 세 작가는 금속 몰드를 직접 설계해 제작했다.

 

유리를 불어 넣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설계를 고쳐 잡았고, 색 또한 시험 제작을 거쳐 추려냈다. 완성된 유닛들은 금속 틀에 고정되고 나무 외벽을 둘러 하나의 문이 된다. 조명이 유닛을 통과하면 조각마다 다른 색과 밀도가 바닥과 벽에 그림자로 드러난다.

 

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재료로 유리를 다루며, 각자의 기법으로 쌓아 온 조형 작업을 사람이 지나고 멈춰 서는 크기의 구조물로 확장한다.

 

개별 작업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규모의 설치를 세 작가가 함께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공동 작업이 공예에서 어떤 가능성을 여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김경배 원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기법을 사용해 온 세 작가가 하나의 주제 아래 공동 작업을 시도한 자리"라며, "앞으로도 공진원은 함께 교류하며 작업해 나가는 젊은 공예가들의 활동을 폭넓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누리집www.kcdf.or.kr)과 인스타그램(@kcdf_exhibition)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wha-med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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