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그려낸 몽유도원도국립창극단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 계유정난 27년 후 수양과 안평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 1년 만에 재공연
- 초연 당시,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무대로 호평받으며 전 회차 매진 기록
◈ 비극적 정서를 강조한 무게감 있는 음악 펼쳐내
- 궁중음악·종묘제례악의 결을 현대적으로 녹여낸 신비로운 음악
◈ 35명의 출연진이 선사하는 묵직한 감동의 무대
- 일부 캐스팅 새롭게 합류해 신선한 매력 불어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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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 국립창극단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
| 일시 | 2025년 3월 19일(목)~3월 29일(일) 화·수‧목‧금 19시 30분, 토‧일 15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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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
| 주요 제작진 |
연출 김 정 극본 배삼식 작창‧음악감독 한승석 작곡 한승석·장서윤 안무 권령은 무대디자인 이태섭 조명디자인 신동선 음향디자인 이상현 영상디자인 전석희·조아현 의상‧장신구디자인 유미양 소품디자인 박현이 분장디자인 백지영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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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출연진 |
본공‧도창 김미진 안평 김준수 수양 이광복 무심 민은경 대어향 이소연 안견 유태평양 외 국립창극단 단원 및 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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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료 | R석 50,000원, S석 35,000원, A석 20,000원 | |
| 관람연령 | 초등학생 이상 관람 | |
| 소요시간 | 110분(중간휴식 없음) | |
| 예매 | 국립극장 02-2280-4114 www.ntok.go.kr |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창극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이하 '보허자')를 3월 19일(목)부터 3월 29일(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조선 제7대 왕 세조(수양대군)와 그의 권력욕으로 희생된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이다. 2025년 초연 당시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입힌 섬세한 서사로 호평받으며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화제작으로, 1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난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보허자(步虛子)’는 고려시대 송나라에서 전래되어 조선 궁중음악으로 자리 잡은 악곡으로, 무병장수와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축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창극 '보허자'는 ‘허공을 걷는 사람’이라는 악곡 명칭의 함축적 의미에 집중했다.
작품은 자유롭고 평온한 삶을 동경하지만, 현실의 굴레에 묶여 발 디딜 곳 없이 허공을 거니는 듯 위태롭게 살아가는 인간의 운명을 은유한다.
극은 수양대군이 동생 안평대군과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되는 계유정난(1453년)을 배경으로 하되 참혹한 비극 자체보다 27년 뒤 역사의 어둠 속에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극본을 쓴 배삼식 작가는 안평의 죽음을 증명할 기록이 전무하다는 점에 착안, 그의 딸 ‘무심’, 화가 ‘안견’, 애첩 ‘대어향’ 등 안평을 둘러싼 실록 속 인물들을 재해석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이 꺾인 인물들이 안평의 꿈을 그린 ‘몽유도원도’를 찾아 대자암으로 떠나는 여정은 비참한 현실과 대비되는 자유로운 삶을 향한 갈망을 보여준다. 연출은 연극계가 가장 주목하는 젊은 연출가 김정이 맡았다.
그는 초연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장면을 보완해 더욱 밀도 있는 전개를 완성했다.
김 연출은 “저마다의 상실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폐허가 된 현실 위로 흩날리는 복숭아 꽃잎처럼 관객들의 삶에 깊은 공감과 고요한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작창과 작곡은 국립창극단과 다수의 작품을 작업한 음악감독 한승석이 맡고, 창극 '심청', 작은창극시리즈 '옹처'의 장서윤이 작곡가로 합세했다.
거문고, 25현 가야금, 생황, 양금 등 선율악기 위주의 반주로 서정성을 극대화했고, 궁중음악인 보허자의 결을 살리기 위해 그간 창극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은 철현금, 운라, 편종, 편경을 적극 활용했다.
또한, 시를 읊는 듯 관조하는 노랫말에 주목해 시김새나 부침새 등 화려한 기법을 덜어낸 담백한 창법으로 초월적 정서를 강조했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장태평 지휘자가 새롭게 합류해 국악기 편성의 14인조 라이브 연주로 몰입감을 높인다. 처연한 선율 사이로는 현대무용가 권령은의 안무가 더해져 인물들의 들끓는 내면을 현대적인 움직임으로 직조해 낸다.
국립창극단 '보허자'는 시처럼 쓰인 아름다운 극본과 강렬한 음악뿐만 아니라,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무대 미학으로도 호평받았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은 ‘꿈의 폐허’를 키워드로 비극이 휩쓸고 간 자리를 시각화했다.
거친 질감의 합판으로 재현한 무너진 기둥과 난간은 비극의 잔해를 상징하며, 무대 중앙의 거대한 언덕은 인물들이 걸어온 고단한 생의 여정을 형상화한다.
특히, 후반부 무대 위로 흩날리는 복숭아 꽃잎과 함께 펼쳐지는 ‘몽유도원도’ 장면은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이번 공연은 총 35명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더욱 깊어진 연기와 웅장한 소리를 선보인다.
‘나그네(안평)’ 역의 김준수, ‘수양’ 역의 이광복을 비롯해 안평의 딸 ‘무심’ 역에 민은경, 안평의 꿈을 그려낸 화가 ‘안견’ 역에 유태평양 등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들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한층 농익은 소리와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다.
대자암의 비구니 ‘본공’과 ‘도창’ 역에는 중견 단원 김미진이, 안평이 사랑했던 여인 ‘대어향’ 역에는 이소연이 새롭게 출연해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 공연 자세히 보기
역사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허공을 걷는 이들’의 서사
폐허 위에서 노래하는 낙원, "불가능한 꿈을 품고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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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극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공연 장면(2025년 초연) | |
국립창극단은 그간 '아비, 방연', '이날치전' 등을 통해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동시대적 메시지를 던지는 ‘팩션(Faction)’ 창극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보허자' 역시 그 궤를 잇는 작품으로, 조선 제7대 왕 세조(수양대군)와 그의 권력욕에 희생된 안평대군의 서사에 작가적 상상력을 덧입혔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은선은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단종을 향한 충심과 권력을 둘러싼 비극적 서사가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라며 “단종을 지키려 했던 안평대군과 왕좌를 향해 치달았던 수양대군, 두 형제의 엇갈린 삶이 회한 가득한 노래와 압도적인 소리로 그려져 영화와는 또 다른 창극만의 묘미를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약 1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공연은 초연의 큰 흐름은 유지하되, 일부 장면과 대사를 세밀하게 수정·보완하여 한층 더 밀도 높은 전개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극본을 집필한 배삼식 작가는 안평대군이 유배 8일 만에 사사(賜死)되었으나, 무덤이나 비문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역사적 공백에 주목했다. 작가는 ‘안평이 어딘가 살아있었다면’이라는 가정 아래, 그가 사라진 27년 후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조선왕조실록』속 안평의 딸 ‘무심’의 기록, 안견이 안평의 꿈을 그린 ‘몽유도원도’ 이야기 등에서 얻은 실마리는 작가의 상상력을 거쳐 매혹적인 서사로 재탄생했다.
작품은 자연의 섭리에 따른 삶을 동경하면서도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허공을 거니는 듯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4장에 걸쳐 그려낸다.
막이 오르면, ‘허허-보허, 허허-능허, 보허-능허-보허등공’ 하며 무릉도원을 꿈꿨으나 폐허가 된 공허함을 노래하는 코러스의 음악이 구슬프고 덧없게 울려 퍼진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계유정난 이후 27년이 흐른 시점, 안평의 유일한 혈육인 딸 무심이 종의 신세로 전락해 떠돌다 노비 신분에서 풀려난 해다.
무심과 ‘몽유도원도’를 그린 화원 안견, 그리고 안평의 첩이었던 대어향은 폐허가 된 수성궁 터에서 추억을 나누다 안평을 기억하는 이름 모를 ‘나그네’(안평)와 그를 따라다니는 수양의 혼령을 만난다.
이들은 안평이 꿈에서 본 낙원을 그린 ‘몽유도원도’가 보관된 대자암으로 함께 여정을 떠나고, 그 속에서 과거 갈망했던 꿈과 비참한 현실을 함께 마주하게 된다.
작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삶이 무참히 꺾여버린 이들의 발걸음을 통해 현실의 무거움 속에서도 저마다 품고 사는 ‘불가능한 꿈’에 대해 깊은 사유의 질문을 던진다.
김정·배삼식·한승석, 동시대 최고의 창작진이 선사하는 묵직한 감동
궁중음악, 종묘제례악을 녹여낸 신비로운 음악
창극 '보허자'는 김정‧배삼식‧한승석 등 동시대 최고의 창작진이 의기투합해 초연부터 화제를 모았다. 우리말의 말맛을 살리는 데 탁월한 극작가 배삼식은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리어' 등에서 보여준 강렬한 서사를 넘어, 이번 작품에서 아름다운 시어와 절제된 가사로 인물들의 비극적 감정을 담담하게 녹여냈다.
연출은 감각적인 미장센과 깊이 있는 구성으로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김정이 맡았다. 김 연출은 시적인 극본과 우리 소리를 절묘하게 엮어 소리로 그려낸 몽유도원도를 무대 위에 구현했다.
특히, 특유의 탐미적인 연출력을 바탕으로 비극적 서사 속에 숨겨진 삶을 향한 애틋한 시선을 포착해 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저마다의 상실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폐허가 된 현실 위로 흩날리는 복숭아 꽃잎처럼 관객들의 시린 삶에 깊은 공감과 고요한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음악은 창극 '심청'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귀토' '리어' 등 국립창극단의 수많은 흥행작을 책임져온 한승석이 작창·작곡과 음악감독을 맡고, 창극 '심청', 작은창극시리즈 '옹처'의 장서윤이 작곡가로 합세했다.
이들은 기존 시를 읊는 듯 관조적인 노랫말에 주목해 시김새나 부침새 등 화려한 기법을 덜어낸 담백한 창법으로 초월적 정서를 강조했다.
각 인물의 솔로곡은 단순한 음으로 구성해 간결한 창법으로 현대적인 느낌을 살린 반면, 코러스는 입체적인 합창 기법으로 층을 쌓아 올려 풍성한 울림의 대비를 이루게 했다.
또한, 거문고, 25현 가야금, 생황, 양금 등 선율악기 중심의 반주로 소리의 서정성을 극대화했으며, 조선시대 궁중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철현금, 운라, 편종, 편경을 편성해 궁중음악·종묘제례악의 결을 현대적으로 녹여냈다.
여기에 전통 타악기 운라의 맑고 신비로운 음색과 가상악기 사운드가 어우러져 극에 생동감을 더한다.
‘꿈의 폐허’에서 피어난 몽환적인 미장센
여섯 인물의 삶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해
무대디자인은 한국 무대 미술계의 거장 이태섭이 맡았다. 그는 ‘꿈의 폐허’를 키워드로 삼아, 비극이 휩쓸고 간 자리와 그 위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했다.
무대 중앙에는 대자암으로 향하는 고단한 여정을 상징하는 거대한 언덕을 배치해 인물들의 역동적인 동선을 확보했으며, 거친 질감의 합판으로 구현된 무너진 지붕과 찢겨나간 기둥으로 폐허의 비극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특히, 작품의 핵심 소재인 ‘몽유도원도’는 흩날리는 복숭아 꽃잎과 함께 압도적이고 몽환적인 미장센으로 구현되어 관객을 환상적인 서사 속으로 이끈다.
의상·장신구 디자인은 창극 '정년이'를 비롯해 연극 '스카팽',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등에서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유미양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1480년대의 시대적 색채를 살리면서도 에이징(Aging) 기법을 활용한 염색 공정을 통해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인물들의 삶을 옷감에 고스란히 투영했다.
여기에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에 빛나는 신동선의 조명과 백지영의 분장이 더해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깊이감을 완성했다. 안무는 현대무용 안무가 권령은이 맡아 역동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권령은은 처연하고 구슬픈 선율 사이사이에 인물들의 들끓는 내면을 현대적인 움직임으로 채워 넣는다.
국립창극단 배우들의 압도적 기량과 탄탄한 앙상블 돋보이는 무대
일부 캐스팅 변화, 새로운 에너지 불어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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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극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공연 장면 | |
창극 '보허자'는 초연 당시 인물 해석의 정점을 보여주었던 주요 배역진을 그대로 유지해 한층 밀도 높은 서사를 전달한다. 극의 중심인 ‘나그네(안평)’ 역은 창극과 판소리의 젊은 거목 김준수가 맡는다.
초연 당시 30대의 나이에 80대 노인의 회한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찬사를 받았던 그는, 이번에도 낙원을 꿈꿨으나 공허함만 남은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는 소리로 풀어낸다.
안평의 곁을 넋이 되어 맴도는 ‘수양’ 역은 선 굵은 연기와 묵직한 소리 공력을 지닌 이광복이 맡아 권력의 덧없음과 강렬한 회한을 무대 위에 쏟아낸다.
안평의 딸로 변방을 떠돌다 돌아온 ‘무심’ 역의 민은경과 안평의 꿈을 화폭에 옮긴 ‘안견’ 역의 유태평양은 단단한 소리로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두 배우는 굴곡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잃지 않는 인물들의 모습을 완숙한 연기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지난 1월 국립창극단 단원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객원 배우로서 처음 호흡을 맞추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이번 재공연에서 새롭게 캐스팅된 두 배역도 주목할 만하다. 극의 서사를 이끌며 대자암을 지키는 비구니이자 ‘도창’ 역에는 연륜 있는 소리와 연기로 무대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중견 단원 김미진이 낙점됐다.
안평의 여인 ‘대어향’ 역에는 이소연이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창극 '옹녀' '춘향' 등 주요 레퍼토리에서 활약해 온 이소연은 화재로 아름다움을 잃은 대어향의 상처와 그 이면에 숨겨진 애절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외에도 14명의 국립창극단 배우들이 코러스로 나서 탄탄한 앙상블을 이룬다. 이들은 때로는 등장인물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찰자로, 때로는 인물들의 고통에 함께 분노하는 동조자로 분하며 극의 감정선을 더욱 입체적으로 쌓아 올린다.
초연보다 한층 힘 있고 깊어진 이들의 소리는 무대 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다채로운 에너지를 뿜어내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줄거리
1453년 계유정난 비극이 벌어진 지 27년 후, 1480년(성종 11년)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안평의 딸이자 유일한 혈육이었던 무심(無心)은 변방의 오랜 노비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다.
안평을 모시던 화가 안견(安堅)은 안평의 첩이었으나 관노비가 된 후 불의의 사고로 몸과 마음을 다친 대어향(對御香)을 찾아내 남몰래 거두고, 무심을 만나기 위해 수소문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폐허가 된 옛집 수성궁 터에서 마주쳐 회포를 풀고 추억을 나눈다.
그 가운데 안평을 기억한다는 이름 모를 나그네(안평)가 대화에 끼어든다. 나그네의 어깨에는 그의 눈에만 보이는 혼령(수양)이 붙어있다.
이들은 안평이 꿈에서 본 낙원을 그린 ‘몽유도원도’가 보관된 왕실의 원찰(願刹) 대자암으로 함께 여정을 떠나고, 그 속에서 갈망하던 옛날의 꿈과 마주치며 비극에 맞서야만 했던 과거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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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본┃배삼식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탁월한 구성력과 깊이 있는 사유, 맛깔스러운 대사로 주목받는 이 시대 최고의 극작가다. 언어와 여백에서 음악이 흐르는 그의 작품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배어 있다. 2007년·2009년 동아연극상 희곡상, 2008년 김상열 연극상,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4년 제8회 차범석 희곡상 등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리어>, 연극 <화전가><1945><먼 데서 오는 여자><3월의 눈><은세계><최승희> 외 다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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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김정 ‘프로젝트 내친김에’ 연출로, 감각적인 미장센과 깊이 있는 구성, 풍자와 해학이 고루 돋보이는 연출로 오늘날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다. 배우들의 언어와 몸의 움직임을 색다르게 활용한 연출 방식으로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2017년 제54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2018년 제9회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손님들><처의 감각><레드 올랜더스><이 불안한 집><연안지대><붉은웃음> 외 다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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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창·작곡·음악감독┃한승석 판소리와 굿 음악, 타악까지 두루 섭렵하며 이 시대 판소리가 담보해야 할 인간적 가치와 음악적 양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소리꾼이다. 법학을 공부한 뒤 판소리에 입문했지만 지금은 보기 드문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자 중 한 명이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리어><베니스의 상인들> 작창·음악감독을 맡아 국립창극단과 호흡을 맞췄다. 음악가 정재일과 함께 월드뮤직 프로젝트 앨범 「바리abandoned」 「끝내 바다에」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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