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문화재단_사진 남산예술센터 '휴먼 푸가' 전막공연_05(ⓒ이승희)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는 올해의 마지막 시즌 프로그램으로 ‘공연창작집단 뛰다’와 공동 제작한 '휴먼 푸가'(원작 한강, 연출 배요섭)를 오는 11월 6일(수)부터 17일(일)까지 선보인다.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창비, 2014)가 원작이며, 국내 무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산예술센터 공동제작 공모를 통해 선정된 '휴먼 푸가'는 연극과 문학의 만남이다. 원작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고통을 그린다. 하나의 사건이 낳은 고통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독립된 멜로디들이 반복되고 교차되고 증폭되는 푸가(fuga)의 형식과도 맞닿아 있다. 소설을 연극으로 만들기까지 오랜 고민을 한 연출가 배요섭은 “이미 소설로 충분한 작품을 연극으로 올리는 것은 사회적 고통을 기억하고, 각인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연극 '휴먼 푸가'는 소설 속 언어를 무대로 옮기지만, 국가가 휘두른 폭력으로 인해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의 증언을 단순 재현하지 않는다. 배우들은 연기하지 않고, 춤추지 않고, 노래하지 않는다. 보편적인 연극이 가진 서사의 맥락은 끊어지고, 관객들은 인물의 기억과 증언을 단편적으로 따라간다. 슬픔, 분노, 연민의 감정을 말로 뱉지 않고, 고통의 본질에 다가가 인간의 참혹함에서 존엄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시도한다.


'고통에 대한 명상', '바후차라마타', '이 슬픈 시대의 무게' 등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오랫동안 작업해온 고통의 사유와 방법론이 집약될 <휴먼 푸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대 위의 배우다. 배우는 신체의 움직임과 오브제를 변주하고 교차하고 증폭시켜 감각의 확장을 꾀한다. 참여 배우 공병준, 김도완, 김재훈, 박선희, 배소현, 양종욱, 최수진, 황혜란과 제작진은 지난 1월 한강 작가와의 만남 이후,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폭력의 모습을 제대로 마주보기 위해 몇 차례 광주를 방문해 자료를 조사했다. 배우 각자의 움직임과 오브제를 발견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찾는 과정이었다.

 

한편, 소설 '소년이 온다'는 지난 6월 'The Boy is Coming'라는 제목으로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National Stary Theatre)에서 공연된 바 있다. 유럽에서 현지 연극인에 의해 처음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공연이 무대에 오른 것이다. 한국과 폴란드는 제노사이드(Genocide, 집단학살)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닮은 역사적 맥락이 있다. 남산예술센터는 내년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해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확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양국에서 제작한 공연을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1월 9일(토) 공연을 마친 후에는 폴란드 'The Boy is Coming' 연출가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와 '휴먼 푸가' 연출가 배요섭이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했다. 당일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휴먼 푸가'는 남산예술센터 누리집(www.nsac.or.kr)에서 예매 가능하다. 전석 3만원, 직장인 2만4천원, 소설 『소년이 온다』 소지자 2만 4천원, 청소년・대학생 1만 8천원, 장애인・국가유공자・65세 이상 1만5천원. (예매 및 문의 02-758-2150)



- 공 연 명 : '휴먼 푸가' 

- 기    간 : 2019년 11월 6일(수) ~ 11월 17일(일) (월요일 공연 없음) 

- 시    간 : 평일 오후7시30분 / 토・일 오후3시 

- 장    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 부대행사 : 관객과의 대화 11월 9일(토) 15시 공연 종료 후  

- 주최주관 : 서울문화재단, 공연창작집단 뛰다  

- 제    작 : 남산예술센터, 공연창작집단 뛰다

- 후    원 : 강원문화재단 

- 관 람 료 : 전석 30,000원 / 직장인할인 24,000원 / 청소년・대학생 18,000원 / 복지할인 15,000원 

- 관람연령 : 만13세(중학생)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00분(예정) 

- 예    매 : 남산예술센터 www.nsac.or.kr

- 문    의 : 남산예술센터 02-758-2150

- 출    연 : 공병준, 김도완, 김재훈, 박선희, 배소현, 양종욱, 최수진, 황혜란 

- 스 태 프 : 원작 한강, 연출 배요섭, 드라마터그 이단비, 미술감독 이주야, 음악감독 김재훈, 

             조명디자인 강정희, 사운드디자인 남상봉, 조연출 김리우, 기술감독 김요찬, 

             무대감독 김동영, 무대제작 백정집, 사진 이승희, 영상 최용석
 

▲ 서울문화재단_사진 남산예술센터 '휴먼 푸가' 전막공연_07(ⓒ이승희)



 2. 작품 소개



“당신은, 나와 같은 인간인 당신은 나에게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습니까?”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의 의미를, 그 실체를 마주보기 위해

연극 <휴먼 푸가>는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창비, 2014)를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 받는 내면을 그려내고 있다.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생겨난 ‘고통’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푸가(fuga)와 닮아 있다. 연극 '휴먼 푸가'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광주의 학살로 인해 죽은 사람들과 거기서 살아남은 사람들, 그들의 경험과 증언을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무대에서 배우들은 연기하지 않고 춤추지 않고 노래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이것은 연극이라고 부를 수 없다. 서사의 맥락은 처음부터 끊어져 있었다. 관객들은 인물의 기억과 증언의 단편들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해야 할 때 연극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슬픔, 분노, 연민, 이런 감정들에 잠기지 않고 고통을 감각할 수 있을까? 

말로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오브제로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과 기억, 행동은 무대 위 퍼포머의 신체, 행위, 오브제를 통해 서사가 아닌 이미지의 고리를 따라 변주되며 반복된다. 각 장면은 독립적으로,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혹은 교차되면서 새롭게 직조된다. 관객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허물어진 극장 안에서 거대한 죽음과 사회적 고통의 감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3. 원작자 소개 | 한강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채식주의자''바람이 분다, 가라''희랍어 시간''소년이 온다''흰', 소설집'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등이 있다. 만해문학사,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4. 연출가 소개 | 배요섭 


2001년 뛰다 창단 이래 오브제와 배우의 몸을 관통하는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화천으로 이주한 이후 즉흥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의 창작을 고수하면서 사회현실을 반영하는 예술로서, 혹은 사회의 불가해한 현상의 반향으로서의 예술의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연극과 미술의 경계 위를 줄타기하고 있다. 퍼포머의 행위로부터 시작된 물질적인 글쓰기와 그것에서부터 파생된 꼴라쥬들이 공연의 재료로 사용된다. 


'하륵이야기' '노래하듯이 햄릿' '고통에 대한 명상'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 한다' '바후차라마타: Beyond Binary' '이 슬픈 시대의 무게' '다.다.른 길목'외 다수 



 5. 극단 소개 | 공연창작집단 뛰다 


뛰다는 유기적인 예술가들의 공동체로서 연구, 창작, 교육활동을 통해 예술의 밭을 일구는 예술단체다. ‘열린 연극’ ‘자연친화적인 연극’ ‘움직이는 연극’이라는 세 가지 이념을 바탕으로 2001년 창단되었다. 지난 19년간 배우의 몸과 소리에 대한 탐구, 광대 및 오브제에 대한 연구,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연극형식의 실험을 계속해 왔다. 2010년에는 강원도 화천으로 이주하여 ‘문화공간 예술텃밭’을 설립하고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자 지역의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좋은 삶이 있을 때 좋은 연극이 있는 것처럼, 좋은 연극이 좋은 삶을 이끌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고 있다. 뛰는 발로 천천히 유랑하는 우리는 섬과 섬 사이를 떠도는 돌로 만든 배임을 고백하고, 떠돎의 막막함과 기다림의 무게를 견디며 세상의 끄트머리에서 또 다른 세계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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