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20 일신 프리즘 콘서트 'Electroacoustique'

클래식 2020. 11. 30. 18:01 Posted by 이화미디어

▲   2020 일신 프리즘 콘서트 'Electroacoustique' 공연 포스터. ⓒ 일신문화재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25일 오후 730,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2020 일신 프리즘 콘서트 일환으로 < Electroacoustique>공연이 진행되었다.

'일신 프리즘 콘서트'는 빛 한줄기가 Prism을 통과하고 굴절해 다양한 빛깔로 펼쳐지듯이, 다양한 현대음악의 스펙트럼을 조망하고자 하는 일신문화재단 기획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날 공연은 전자음악 분야에서 학술적, 예술적으로 활발한 활동과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한양대학교 전자음악연구소(Center for Research of Electro-Acoustic Music and Audio, CREAMA)가 전자음향의 신비롭고 인상적인 연주를 함께했다.

첫 작품은 리처드 듀다스(Richard Dudas)의 < Equisse-in memoriam Jean-Claude Risset >였다. 소리합성의 선구자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장 클로드 리쎄(1938~2016)의 대표적 연구인 가산합성(Additive synthesis)이, 피아노의 강렬한 저음에서 파생된 배음렬이 전자음향으로 연결되며 증폭되는 방식으로 의미있게 곡이 진행되었다. 악기음에서 파생되어 전자음향으로 연결되는 것이 굉장히 좋았는데, 중간에는 첫 고동음이 화음으로도 연주되고, 배음렬이 피아노로 직접 연주되기도 했다. 작곡가는 멘토이자 친구, 그리고 컴퓨터음악의 선구자에 대한 영혼의 오마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데, 그 첫 시작의 스케치인 이번 작품의 강렬한 소리이미지가 앞으로 어떻게 커갈지도 기대된다. (피아노 연주: Jared Redmond)

다음순서는 피에르 조돌로프스키(Pierre Jodlowski)의 작품 네 개였다. < Dialog/No Dialog(대화/대화없음) >는 플루트와 전자음향간의 대화가 재미있었다. 처음 전자음향에서 "Écoute(여보세요)~"로 시작해 여러 불어대사의 변조음들이 진행된 후 플루트 연주가 이어진다. 연주자가 발 아래의 페달을 직접 밟아서 미디신호를 보내어 전자음향을 변화시키면서, 이 음향을 배경으로 플루트가 플라터 텅잉, 오버블로잉 등 주법으로 전자음향과 비슷한 느낌으로 재잘거린다. 후반부 베이스플루트로 바꿔 불면서는 전자음향에서 대답을 해주던 앞부분과는 달리 서서히 응답이 사라져간다. (플루트 연주: 윤혜리)

▲   Pierre Jodlowski 'Respire'의 한장면. ⓒ Pierre Jodlowski

다음은 조들로프스키의 피아노 작품 색깔 시리즈 < Serie blanche(흰색 시리즈) >였다. 앞 부분은 고음 투명한 간헐적인 피아노 연주에 전자음향 딜레이가 반복되어 미니멀한 분위기였고, 중간 이후는 전자음향에서 드럼소리가 날 때 피아노도 비슷한 리듬을 세게 연주하니, 피아노가 드럼을 치는 것 같은 효과가 났다(피아노 연주: 임수연). 이어 < Serie noire(검정시리즈) >는 첫 독어의 말하는 도입 후, 톤 클러스터 도입이 격렬하다. 빠른 아르페지오와 클러스터와 전자음향의 독어대사들이 섞여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낸다. (피아노 연주: 임수연)

조들로프스키의 < Respire(숨쉬다, 한숨 돌리다) >는 영상작품으로, 오늘 공연에 포인트를 주며 제목처럼 머리를 식히며 한숨 돌리는 시간이 되었다. 톱니파에 하이햇 심벌의 비트같은 음악이 깔리고, 영상 속 흰색 배경에 흰색 속옷을 입은 남녀들이 서 있다. 10-20초 가량 몸 관절 곳곳을 움직이며 느리게 춤을 추면 "one, two, three, four" 숫자 세는 소리가 들리고 이들이 멈추는 것을 수차례 반복한다. 마치 우리나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는 것 같은데, 이러는 동안 아주 느렸던 춤도 점차 빨라지고, 화면도 처음엔 몸만 비추었는데 중간엔 얼굴까지 전체모습도 보이고, 이들 7-8명 무용수를 각도별로 찍은 영상이 겹쳐 수십명처럼 보이기도 한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이 서로 잘 어울렸다.

마지막은 조지 크럼(George Crumb)의 < Vox Balaenae(고래의 소리) >였다. 크럼은 악기에서 새로운 음향을 사용하기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향유고래의 울음소리를 차용했다. 피아노 저음은 먼 바다의 물결을, 첼로의 긴 글리산도는 끼룩거리는 갈매기 울음소리를, 플루트의 선율과 숨소리가 목동이 고래를 부르는 소리를 표현한 것 같다. 연주자들이 검은 가면을 쓰니 더 음산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처음에 플루트가 바람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저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피아노는 건반이 아니라 현 위에서 연주하는 등 새로운 음향들이 두텁지 않았고, 신비로운 정서와 그리움을 표현했다. (피아노: 정선인 플루트: 이지영, 첼로: 오주은)

한편 일신 프리즘콘서트의 다음 공연으로 12월 2일 수요일 저녁7시 30분에 '2020일신작곡상'으로 김택수, 박선영, 모리스 라벨의 작품이 유지홍, 김범, 길희정, 윤혜성의 연주로 진행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48회 범음악제(2020 The 48th PAN Music Festival, 집행위원장 임종우)이 지난 115일부터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일신홀 등지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한국 최초의 현대음악 페스티벌인 범음악제는 올해 임수연 피아니스트, 앙상블 EINS, Ensemble 거리, TIMF 앙상블 등 국내 최고 현대음악 연주단체를 초청하여 위촉 및 공모선정 작품과 해외 창작품을 소개하며 코로나 기간 현대음악 청취와 배움에 목말랐던 애호가 및 전문가 그룹의 환호 속에 공연되었다. 또한 올해 타계한 한국 현대음악 전자음악의 거장이자 범음악제의 설립자인 고 강석희의 <부루>, <석사자>등이 연주되며, 고인을 기념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

 

9일 올해 범음악제의 두번째 콘서트로 일신홀에서 열린 앙상블 EINS<Sound Texture & Composition>는 앙상블 아인스(예술감독 박명훈)의 숙련된 기교와 전문성으로 클래식 악기의 현대주법과 일곱 작품의 특색 있는 텍스처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김유신의 <보이는/보이지 않는 흐름들에서>(2020/세계초연, 위촉작품)공기흐름이라는 자연현상을 술 폰티첼로의 현악기, 아르페지오, 목관의 플라터 텅잉 등으로 밀도감 있게 잘 표현했다. 다리우스 프시빌스키의 <오닉스>(2010/국내초연)는 플루티스트 손소이와 오병철의 투명하고도 때론 세찬 바람소리의 연주에서 모래, 흙이 풍화되어 결이 만들어지고 변성되어 투명하게 암석화 되는 과정이 느껴졌다.

 

이윤석의 <->(2012/2015)은 피아노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피아니스트 윤혜성이 팔을 극저음과 극고음으로 벌려서 클러스터의 트레몰로로 순식간에 타격하는 강렬함과 빠른 아르페지오, 여기에 페달을 통한 피아노 잔향은 전자음향의 소용돌이처럼 새로운 음색을 선사했다. 김예지의 <충돌들>(2020)은 바이올린, 첼로의 주테, 술 폰티첼로, 클라리넷()의 입술소리, 키클릭 등 현대주법의 소리와 충돌, 그리고 이 충돌이 바이올리니스트 강민정이 몸으로 지휘자처럼 박자를 세면서 서로 조합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며 작곡의도를 잘 살렸다.

 

베른트 리하리트 도이치의 <현악사중주 2>(2012)는 격렬한 저음 혹은 극고음 글리산도, 비올라의 더블스탑 피치카토 등에서 어떠한 동물의 울부짖음이 느껴졌다. 불협화음 반주 속에 비올라(이상민))가 길게 한 활로 하행 글리산도를 하고, 글리산도가 악기 간 이어져 하나의 큰 선율이 들린다. 신기한 것은 이 곡에서의 불협화음이 더 이상 그것이 아니라 더없이 아름다운 내 속에 내재된 욕구나 그것들의 형상인 듯이 느껴졌다. 중간부에 현악 연주자들이 발을 구르며 목소리로 외칠 때의 그 의외성이 주는 통쾌함이란! 마지막에 불협화음이 주는 불균형한 진동음 지속 위에 첼로(주윤아)의 우아한 선율이 피어오르니 더없이 우아했다.

 

10일 범음악제의 세 번째 콘서트는 앙상블 거리(음악감독 제러드 레드몬드)’<Tradition in the Present> 공연으로 국악기의 현대적 적용이 돋보였다. 첫 곡 황동찬의 <몰아>(2020/세계초연)는 생황(백다솜)이 몰아의 주체로 보였고, 그 신비롭고 미묘한 음색으로 시작해, 거문고를 해머로 두드리고 현을 술대로 문지르는 특수한 주법으로 몰입부터 몰아까지의 과정을 표현했다. 장은총의 <뒤틀림>(2020/세계초연)은 거문고(박정민) 독주의 기본주법을 더욱 부각시켜 현을 술대로 뜯는 기본방식을 응용하는 과정과 여백의 미가 좋았다. 남인성의 <메아리>(2020/세계초연)는 한 음의 끝에서 다른 악기가 맺거나 시작하는 방식으로 메아리를 표현했는데, 대금의 바람소리, 현악기의 콜레뇨, 그리고 점묘적이기 때문에 소리를 기대하는 순간의 느낌이 곡을 잘 진행시켰다.

 

박정은의 <사랑>(2020/세계초연)은 감정의 견줌과 어긋남을 아방가르드하게 잘 나타냈다. 피아노 현에 모터를 대고, 거문고를 빨래판처럼 활로 가로로 문지르고, 봉지를 현에 비비기도 한다. 이 주법들이 절정으로 격렬해지면서, 마지막에 악기주자 세 명이 양철통에 모터를 넣어 진동소리를 만들면서, 이 곡의 모든 진동들은 화합을 위한 과정이었음을 표현한다. 김정길의 <추초문>(1979)은 피리와 대금, 피아노와 첼로, 징이 한 음씩 천천히 고요하게 등장한다. 단아한 움직임이 허전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를 위해 피어나는 집중력과 서로 간 화합을 위한 과정으로 느껴졌다. 들으면서 작곡의 목적과 시간진행이 탁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왔다.

 

 

마지막 순서 전에 고 강석희 작곡가의 추모영상이 상영되었다. 생전 활동모습과 함께 작곡은 발명이다. 음악의 시대정신은 다 같지 않은가. 첨단에 서서 갈고 닦아야 한다등의 인터뷰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윽고 강석희의 <부루>(1976/국악기 편성 포함 세계초연)가 시작되었다. 작곡가는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정가처럼 인성으로 시작하는데, 이 노래가 녹음되고 전자음향(임종우)의 저음과 리버브로 증폭되어 스피커를 통해 공연장을 휘돈다. 무에서 무로, 유에서 유로 그 어둔 암흑 속에 빠질 때쯤 두 대 대금이 단아한 선율을 보탠다. 마지막 탐탐의 쇳소리가 귓가 뿐 아니라 몸 속 오장육부를 파고드는 듯 하며 강한 각성을 주었다.

 

12일 일원동 세라믹팔레스홀에서 열린 다섯번째 콘서트는 앙상블 TIMF<Expanding Tonality>공연으로, 조성을 확장시키거나 스펙트럴 음악 위주의 작품들이었다. 첫 곡 강석희의 <>(1970)은 작곡가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플루트 작품이다. 한국 전통음악의 농현과 장식음을, 북처럼 역할하는 피아노 반주 위에서 플루트의 트릴, 플라터텅잉 등으로 연주하는데, 굉장히 기교적이면서도 색채감이 풍부했다. 마지막에 플루트의 마우스피스를 빼고 퉁소처럼 세워불며 고즈넉한 느낌을 주었다. 카이야 사리아호의 <빛과 물질>(2014)은 피아노의 Ab 중심음이 물질의 역할을 하며 배경을 제공하고, 바이올린의 술 폰티첼로와 직선적인 보잉이 빛을 쏘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이성현의 <옹드I>(2020/세계초연)에서 'Onde'는 프랑스어로 파도, 파동이라는 뜻으로, 이 표현을 위해 곡의 에너지가 상당했다. 1악장은 피아노와 비브라폰의 신비로운 울림으로 시작해 그 잔향 위에 클라리넷과 첼로가 연주한다. 현악기 하모닉스와 바이올린과 플루트가 시종일관 트레몰로와 빠른 음표로 움직인다. 마지막 바이올린의 트레몰로와 베이스 드럼 등 타악기가 엄청 큰 소리로 연주한다. 2악장은 1악장보다 훨씬 그로테스크하고 소리가 크다. 긴 상행글리산도와 호루라기 소리도 들리고, 클러스터의 연속에 베이스 드럼과 탐탐이 호쾌하게 두들겨댄다. 이 곡 뿐 아니라 이날 작품들에서는 우리가 평소 생각했던 시끄러움이나 고요함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무질서해 보이는데, 각자의 방향성이 있고, 그것이 전체의 형상을 만드는 통쾌함이 있었다.

 

정세훈 <블루 속으로>(2020/세계초연) 역시 팀프 앙상블 15인 주자의 큰 편성이었다. 작곡가가 말하는 블루는 바다, 하늘, 마음 속 어디일 수 있다고 프로그램지에 씌여 있었다. 베이스 저음부터 중간음역대를 뚫고 나오는 금관, 고음의 플루트와 피콜로, 바이올린 고음 현의 메마른 음색까지 스펙트럴 음악의 미를 살린 큰 폭의 오케스트라 음 진동이 시작된다. 특정 멜로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단순한 선들을 각자의 음역에서 반복해서 연주하는 것이 섞여 빛이 굴절되듯 혹은 파장이 서로 섞이듯 오케스트라 전체가 요동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곡 한스 아브라함센의 <그림동화>(1984) 또한 14인주자의 대편성이었다. 1악장에서 강한 트레몰로, 현악기가 이따금의 피치카토를 연주하는 등 각 개별악기의 움직임이 만드는 복잡 다단한 스펙트럴 뮤직의 헤테로포니적 성격이 동화적 색채를 준다. 2악장은 글로켄슈필의 활력이 경쾌하다. 현악기가 스피카토, 피아노, 플루트의 빠른 패시지로 오밀조밀한 이야기를 재잘거리는데, D조의 말러적 오케스트라 색채도 풍긴다. 3악장 스케르초는 5-7 악기씩 짝을 지어서 트럼펫이 주선율을 하며 두 개의 트리오가 각각 세번씩 나타나며 현악기가 고음으로 치달으며 신비로운 이야기를 끝맺는다.

 

1112일 일신홀에서의 범음악제 여섯 번째 피날레 콘서트는 앙상블 거리<Experimental & New Media>으로 비디오와 조명, 그리고 즉흥 실험의 작품들이었다. 첫 번째인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하스의 <그림자극>(2004)은 흰 조명이 벽에 만든 거대한 피아노의 그림자, 그리고 피아노(제러드 레드몬드 연주) 피아노의 4도음정의 하행스케일을 24초후에 전자음향이 1/4음 위로 녹음재생되는 것이 시간차를 좁히며 끝없이 반복된다. 마치 골목에서 누군가가 쫓아오듯이. 조바심이 날 즈음 확 덮치며 강렬한 트레몰로에 붉은 조명으로 끝나며 여운과 강렬함을 남긴다.

 

강석희의 비디오를 위한 <석사자>(1990)80년대 초 송광사에서 수행하던 외국 미술가인 로버트 대롤과 강석희의 <>(1986), <봉황>(1988), <석사자>(1990) 중 한 곡이다. 테라 바이트, 기가바이트의 스마트폰 시대에 보는 30년 전 8비트 픽셀 그래픽이 단순하지만 불교의 윤회와 수행을 음악과 함게 드러내는 방식이 한편 운치가 있었다. 플룻의 키클릭, 호흡, 하행 아르페지오 등을 녹음하고 샘플링해 다채로운 음형을 만들고, 그 몽환적인 음악 속에 중간에 영상에 마음 심자가 한문으로 딱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마지막 순서는 앙상블 거리의 자연을 소재로 한 실험즉흥음악인 <풍경>(2020, 세계초연)이었다. 세로로 기다란 푸른 조명이 무대에 비추이고, 스피커의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맞추어 대금, 바이올린의 트레몰로, 거문고는 술대로 현을 뜯어 연주하며 점차로 격렬해진다. 중간부에 시원한 자연의 느낌이 한참 이어져 좋았는데, 마지막 절정에서는 조명이 빨간 파란 흰 빛을 오가고, 각 악기가 전체 음역대를 오가며 C음 위주로 연주한다. 한참을 들으니 밤부터 아침이 되는 듯 했는데, 이윽고 흰 조명으로 새벽이 밝아오며 ppp에 하모닉스 등의 온음표 등을 연주하며 곡이 끝난다.

 

한편, 지난 5일의 범음악제 첫번째 콘서트는 임수연 전자음향 <Color Explosion>공연으로 양민석의 피아노와 전자음향을 위한 <기이한 느낌>(2020), 조너선 하비 <메시앙의 무덤>(2011) 등 여섯작품이 연주되었다. 11일 서초 라율아트홀에서의 네번째 콘서트는 신예 작곡가인 주시열, 신예훈, 이본의 작품을 앙상블 TIMF가 연주하며 워크샵 형태로 진행되었다. 9<부루>가 공연된 날 객석에는 원로작곡가 이만방, 이영자 및 고 강석희 작곡가의 유족이 참석해 팬뮤직페스티벌과 현대음악 창작에 대한 뜻에 동참하고 있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48회 범음악제(2020 The 48th PAN Music Festival)가 지난 11 5일부터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일신홀과 라율아트홀, 세라믹팔레스 홀에서 공연되었다.

11월 9일 일신홀에서의 범음악제 세 번째 콘서트는 ‘앙상블 거리(음악감독 제러드 레드몬드)’의 <Tradition in the Present> 공연으로, 신진 작곡가인 황동찬, 남인성 및 박정은, 원로작곡가인 김정길, 그리고 올해 타계한 한국 현대음악 전자음악의 거장이자 범음악제의 설립자인 고 강석희의 <부루>가 국악기와 전자음향이 가미되어 연주되었다.

첫 곡 황동찬의 <몰아>(2020/세계초연)는 생황(백다솜)의 신비롭고 미묘한 음색이 몰아의 ‘주체’로 곡의 도입과 끝을 이끈다. 피아노(제러드 레드몬드)도 건반음 연주가 아닌, 현을 뜯는 방법, 거문고를 농현 없이 악기의 오른쪽 끝을 해머로 두드리고, 현을 술대로 문지르는 방식으로 특수한 음색을 얻으며 몰입부터 몰아까지의 인식의 융합, 망각, 통제감 등을 표현했다.

장은총의 <뒤틀림>(2020/세계초연)은 작곡가가 ‘옛 악기 거문고를 볼 때마다 과거에서 현대로 넘어온 시간여행자를 보는 느낌이다. 고유의 주법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옷을 입혀보고 싶었다’는 프로그램지 설명이 눈에 띄었다. 소리는 전체적으로 여백의 미가 있는데, 제목처럼 거문고를 비틀었지만, 패셔너블했고, 친숙했다. 사유적이기보다는 익살스럽고 거문고 연주자 박정민이 독주로 몸통을 지니고 그 위 명주실을 술대로 뜯는 이 악기의 기본방식을 응용하는 과정의 재미가 있었다.

남인성의 <메아리>(2020/세계초연)는 처음에는 대사, 즉 소리움직임이 많은 것으로 소리변화와 왜곡을 주어 메아리를 표현한 듯 했다. 중간부에 점묘적인 부분은 한 음의 지속음 끝에서 다른 악기가 맺거나 시작하는 방식으로 음들이 연결되어 메아리친다. 대금의 바람소리와 플루트같은 플라터텅잉, 바이올린(박재린) 첼로(김 솔 다니엘)의 콜레뇨, 피치카토, 피아노의 짧은 음들. 마지막 첼로를 활대 끝으로 현을 친 것이나, 점묘적이기 때문에 소리를 기대하는 순간의 조마조마한 느낌 또한 특징을 준다.

박정은의 <사랑>(2020/세계초연)은 펠릭스 곤잘레즈-토레즈의 ‘무제(완벽한 연인들 1988)’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했다. 감정의 견줌과 어긋남을 같은 음이라는 지향점을 두면서 악기별 아방가르드한 특수 주법으로 도망갈 듯 다시 어울림으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다. 피아노 주자는 건반이 아닌 현 위를 두드리고, 멜로디온을 건반 위에 두고 연주하기도 한다. 거문고는 술대로 뜯기가 아니라 현 문지르기, 대금은 센 바람소리 타격음 등이다. 급기야 피아노 현에 모터를 대고, 거문고를 빨래판처럼 활로 가로로 문지르고, 봉지를 현에 비비기도 하면서 이 주법들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마지막에 악기주자 세 명이 자신의 악기들에서 떠나 양철통에 모터를 넣어 진동소리를 만들면서 끝나는 것으로, 지금껏 이 곡의 모든 진동들은 화합을 위한 과정이었음을 밝힌다.


후반부는 원로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팬뮤직, 범음악제의 정신을 가다듬었다. 김정길의 <추초문>(1979)은 피리와 대금, 피아노와 첼로, 징이 한 음씩 천천히 고요하게 등장한다. 이 단아한 움직임이 음의 수나 움직임이 적다고 하여 허전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를 위해 피어나는 집중력으로 느껴졌다. 79년 작품이 2020년에 연주되는 것에서 옛 작곡가의 뜻이 오늘에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무수히 많은 여타 곡들이 형상을 그려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악기가 저마다의 존재와 서로 간 화합을 위해 조용히 하나씩 등장해 웅장하고 격렬하게 합쳐지고 다시 하나씩 사라져 공으로 돌아갈 때까지의 과정에서, 이 작품은 시간을 허투루 쓰거나 빨리 서두르지 않고, 작곡의 목적과 시간진행이 탁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이 날의 피날레인 고 강석희 작곡가의 <부루>를 기다리고 있으니, 무대 위 스크린에서 작곡가에 대한 추모영상이 상영되었다. 영상에는 강석희의 제자들, 강석희의 스승인 작곡가 윤이상과 보리스 블라허와의 모습, 공연과 집필 모습 등과 함께 “작곡은 발명이다. 음악의 시대정신은 다 같지 않은가. 첨단에 서서 갈고 닦아야 한다” 등의 인터뷰 내용, 그리고 이날 공연에 관객으로도 참석한 원로작곡가 이만방의 인터뷰도 짤막하게 담겨 있었다.

강석희의 <부루>(1976/국악기 편성 포함 세계초연)는 원래 플루트, 클라리넷, 인성, 타악기 두 명을 위한 작품인데 이번에는 플루트, 클라리넷 대신에 두 대의 대금(백다솜, 유홍), 그리고 전자음향(임종우)이 가미되었다. 작곡가는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정가처럼 인성이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이 노래가 녹음되고 전자음향의 저음과 리버브로 증폭되어 스피커를 통해 공연장을 휘돈다. 무에서 무로, 유에서 유로 그 어둔 암흑 속에 빠질 때쯤 두 대 대금이 단아한 선율을 보태고, 중간부에 3연음부 저음의 피아노가 깨달음을 위한 메시지를 종용하는 듯 바쁘게 움직인다. 마지막 톰톰의 쇳소리가 귓가 뿐 아니라 몸 속 오장육부를 파고드는 듯 하며 강한 각성을 주었다.

이날 객석에는 원로작곡가 이만방, 이영자를 비롯해 고 강석희 작곡가의 유족이 관객으로 참석했고, 많은 현대음악 관계자, 애호가들이 객석을 채우며 ‘부루’를 포함한 팬뮤직페스티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48회 범음악제(2020 The 48th PAN Music Festival, 집행위원장 임종우)이 지난 11월 5일부터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일신홀 등지에서 공연중이다.

한국 최초의 현대음악 페스티벌인 범음악제는 올해 임수연 피아니스트, 
앙상블 EINS, Ensemble 거리, TIMF 앙상블 등 국내 최고 현대음악 연주단체를 초청하여 위촉 및 공모선정 작품과 해외 창작품을 소개하며 코로나 기간 현대음악 청취에 목말랐던 애호가 및 전문가 그룹의 환호 속에 공연중이다.

9일 공연은 앙상블 앙상블 
EINS의 <Sound Texture & Composition>이었다. 공연 제목 그대로 전체 일곱 작품의 서로 다른 텍스처가 앙상블 아인스(예술감독 박명훈)의 엄청난 기교와 숙련된 전문성으로 연주되어 ‘어떻게 저 악기에서 저런 소리를 저렇게 재밌게 만들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시아리노, 도이치 등 해외작곡가 뿐 아니라, 중견작곡가 이윤석(위촉곡), 젊은 작곡가인 김유신(공모), 김예지(공모)의 작품까지 국내외 현대음악 창작 트렌드를 확인하고 기법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되었다. 

첫 번째 살바토레 샤리노의 <바다의 켄타우로스>(1984)는 그리스 신화속 반인반마의 신의 기괴함과 그 속의 신비감을 잘 표현했다. 현악기 하모닉스와 트레몰로, 클라리넷의 트릴로 신비감을 주는 가운데, 피아노가 팔꿈치로 클러스터음을 강렬하게 때리며 야수같다.

두 번째 김유신의 <보이는/보이지 않는 흐름들에서>(2020/세계초연)는 작곡가가 스웨덴 북극권의 산장에 머물며 천혜의 자연경관에 스쳐가는 기류들의 ‘작은 흐름들’로부터 착상했다. 피아노와 플루트가 가온 C음과 E음의 3도 화음으로 아름답고 푸른 경관의 온화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시작해, 때때로의 스포르찬도와 크레센도가 몰려오며 술 폰티첼로 기법의 현악기, 아르페지오, 플라터 텅잉의 목관이 날아와 부딪힌다. 그 끊임없는 움직임에서 작곡가가 ‘공기’라는 자연현상을 이렇게도 잘 포착해 음으로 표현했다는 것에 놀라웠다.

다리우스 프시빌스키의 <오닉스>(2010/국내초연)는 손소이, 오병철 두 명의 연주자가 
피콜로 플루트, 플루트, 알토 플루트, 베이스 플루트 이렇게 플루트 네 대로 연주하는, 같은 음에서 겹치는 서로 다른 결의 텍스처의 도움과 방해가 인상적이다. 작곡가는 모래가 Onyx 즉 투명한 원석이 되는 풍화나 변성과정의 다양함, 모래와 섞이는 바람소리의 표현을 위해 악기 중에 공기처럼 가벼운 플루트를 택했을 것이고, 같은 악기의 폭넓은 음폭을 위해 음역대 다른 플루트 네 대를 선택했을 것이다. 속도감 있는 플루트 선율과 플라터텅잉 등의 특수주법 등으로 화학작용이 일어나고 화강암의 줄무늬 한 층이 형성되고, 다져져 투명해지는 과정이 느껴졌다. 


네 번째 이윤석의 <타-음>(2012/2015)은 피아노 잔향의 다채로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 윤혜성이 등장하자마자 팔을 극저음과 극고음으로 벌려서 강한 클러스터의 트레몰로로 순식간에 용수철처럼 치는데, 이후에 남는 음의 잔향과 함께 슬로우 모션처럼 강렬했다. 클러스터음과 빠른 아르페지오 음형, 거기에 페달로 형성되는 피아노 잔향은 전자음향의 소용돌이처럼 새로운 음색을 선사했다.

김예지의 <충돌들>(2020)은 인간관계의 충돌과 그 유의미한 결과를 베이스클라리넷과 바이올린, 첼로로 표현했다. 세 명의 앙상블을 위해 바이올린의 강민정이 몸으로 지휘자처럼 박자를 세면서도 자신은 주테, 술 폰티첼로 등의 현대주법을, 클라리넷의 입술소리, 키클릭 등과 함께 '충돌'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기욤 코네송의 <테크노 퍼레이드>(2002) 또한 리드미컬한 플루트와 싱크를 맞춘 피아노 동음반주와 클라리넷의 싱코페이션 리듬이 윤기있게 테크노 느낌을 잘 살렸다. 중간부에 클라리넷의 김민욱은 고음의 싱코페이션과 크레센도, 익살스런 리듬을 잘 살렸다. 피아노의 반주 위에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3도화음으로 서로 엇박으로 안어울리는 듯 어울리는 테크노의 본질을 살린 곡이었다.
 
마지막은 베른트 리하리트 도이치의 <현악사중주 2번>(2012)이었다. 오늘 사회를 보며 곡설명을 한 송주호 음악칼럼니스트가 "도이치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는 것도 관람의 묘미가 될것"이라 했는데, 처음부터 격렬한 저음 혹은 극고음 글리산도, 비올라(이상민)의 더블스탑 피치카토 등에서 어떠한 동물의 울부짖음 같기도 했다. 2악장은 조용한 템포지만 1악장과 결은 같았는데, 불협화음 반주 속에 비올라가 길게 한 활로 하행 글리산도를 하고, 글리산도가 악기 간 이어져 하나의 큰 선율이 들린다.


이러한 기존의 불협화음, 그런데 이 곡을 듣는 동안 그것이 더 이상 불협화음이 아니라 더없이 아름다운 내 속에 내재된 욕구나 그것들의 형상인 듯이 느껴졌다. 작곡 전공자인 나에겐 그 악보들도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하였으며, 중간부에 현악 연주자들이 발을 구르며 목소리로 외칠 때의 그 의외성이 주는 통쾌함이란! 마지막 부분에 불협화음이 주는 불균형한 진동음 지속 위에 첼로(주윤아)의 우아한 선율이 피어오르니 더없이 우아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 <공존 II> 음악회는 코로나와 사람, 이 모든 것과의 '공존'과 화해를 느낄 수 있었다.
ⓒ 한국여성작곡가회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71()한국여성작곡가회(회장 오명희) 정기발표회 <모두 함께 With You! - 공존II>이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지난 115일 저녁 7시30분 공연되었다. 7명 작곡가의 사유와 소릿결, 위로앙상블 멤버를 포함한 12명 연주자의 진지함으로 공연은 창작 음악의 중요성과 대면 공연이 주는 감격을 올곧이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설수경의
<pandemic>은 첫 부분에서 피아노, 첼로, 비올라, 플루트가 서로를 방해하는 것 같은 불협화음과 빠른 패시지로 코로나의 침입이나 그 공포를 표현했다. 첫 부분 끝에 모든악기가 다같이 힘차게 C음으로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중간부는 그 C음을 근음으로 서정적이고 느린 노래가 희망에의 의지로 느껴진다. 마지막에 다시 이어지는 플루트의 플라터 텅잉, 현악기의 트레몰로 등 빠른 패시지가 이어지지만비올라와 첼로의 3도 화음 등으로 각자가 찾는 희망과 의지를 노래했다

유호정의
<A Conversation for...>는 피아노 A저음이 종소리처럼 느리게 두드림으로 시작해 바순의 상행 꾸밈음이 목가적이다.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피아노 네개 악기가 서로 대위적 선율로 각 층이 주고받는다. 중간부는 영화 음악과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처음에는 느리게 4도 음정 관계로 악기들이 제각각 얘기하다가 점차로 협화를 이루기도 하고, 선율을 주고받고 마지막에는 다같이 빠르게 말하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대화'와 교감에 대해 표현했다. 

이의진의
<Rotation>은 피아노 독주곡으로 빠르고 바쁜 하루의 쳇바퀴가 C-C#음으로 빠른 16분 음표의 물결로 소용돌이친다. 다른 일과로 옮겨간 듯 음높이를 옮겨 F#-G음에서도 계속 소용돌이친다. 끝도 없이 하루일과를 바삐 수행하는 그 파장은 C-Db-Eb-Gb음으로 확장된다. 계속되는 빠른 속도감과 그래도 마지막에 한 음으로 단호하게 끝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피아니스트 이은지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빠른음의 물결을 부드럽고도 힘차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연주하였다. 

정재은의
<Interrupted>는 플루트와 첼로 피아노가 함께 첫 주제의 빠른5개 상행음의 반복으로 아무리 올라가려 해도 계속 막히는 그 상황과 느낌을 잘 표현했다. 중간부는 느리게 앞 주제가 하행으로 연주하는데 이것이 빠르게 박차를 가해 하행해도 계속적으로 막히게 된다. 작곡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이 나를 지속적으로 막고 있었다. 때로는 고운 말과 웃음으로 위장한 채 나를 어지럽혔다'라고 프로그램지에 곡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 느낌이 잘 드러났다.

조영미의
<난고평생시>는 김삿갓이 생에 마지막에 자신의 삶을 노래한 시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피아노(한미연)가 북고수 장단처럼 박을 지탱하고 장면을 연출하며, 바순(김현준) 선율이 주인공 심정을 대변하며 노래가 시작되니 오페라 한 장면 같았다. 붉은 꽃무늬 드레스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소프라노 이윤지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서정적 선율에 표정연기, 우리말 발음으로 극 분위기를 잘 전달했다. 중간에 소프라노의 격렬한 Sprechstimme(말하는 선율), 피아노와 바순의 불협화음, 플라터 텅잉 또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인상적이었다

이혜성의
<기도3><기도4>는 차분함과 고요한 분위기가 좋았다. <기도3>이해인 수녀의 시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를 노랫말로 하여 고
(故) 이태석 신부에게 헌정하는 곡으로 씌여졌다. <기도4>는 용혜원 시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을 가사로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과 희망을 표현했는데, 특히 클라리넷에게는 초고음이라 할 수 있는 G5음을 길게 연주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소프라노 장지애, 클라리넷 김택희, 피아노 조시온은 곡의 단아하고 차분한 느낌을 신중한 연주로 잘 표현했다.


심옥식의 <계절의 선율 위에서 II>는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곡이었다. 신영자 시인의 시집 '어머니의 정'에서 사계절과 관련된 4개 시를 엮어 연가곡으로 꾸몄는데, 피아노의 고음반주가 장단을 맞추며 붓점리듬, 특히 높은 소프라노 음의 선율 등에서 투명함과 한국음악적 향수가 느껴졌다. 1곡 '라일락 피는 날에', 2곡 '낮달의 밀어', 3곡 '들국화', 4곡 '초겨울에'까지 첫곡에서 시작한 뭉클한 감정이 점차 고조되어 3곡에 오니 왠지모를 깊은 슬픔이 밀려왔다.  

이번 공연에 대해 설수경 작곡가는
"어려운 때임에도 삶은 거기에 적응하며 무심하리만큼 또 흘러간다. 이 시국에 듣는 음악은 다른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느끼게 되니 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명희 회장은 "지난9월의 <공존I>은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했는데, 이번엔 대면공연 진행이 되었어 기쁘다. 늦가을의 깊음과 비견되는 귀한 창작곡들이다. 음악 덕분에 로비에서의 반가운 조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라고 감회를 전했다.  


▲ 한국여성작곡가회 작곡가 및 역대임원진. 왼쪽부터 박영란, 유호정, 심옥식, 오명희,
정재은, 설수경, 이의진, 이혜성, 이남림. ⓒ 한국여성작곡가회



mazlae@hanmail.net

댓글을 달아 주세요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20 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111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여정을 끝맺었다. 올해 3월 타계한 작곡가 펜데레츠키로 시작, 음악의 아버지인 바흐로 마무리한 이번 음악제에서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작곡가들의 풍성한 곡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의 메인 작곡가이며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의 작품들을 가곡부터 교향곡까지 다양한 편성으로 만나볼 수 있어 베토벤의 해를 실감케 했다. 또한, 코소보의 국가 작곡가 멘디 멘디치(Mendi Mengjiqi)와 한국의 작곡가 김택수의 작품이 3년 전부터 서울국제음악제의 위촉으로 준비되어 초연된 점은 과연 괄목할 만한 점이다.


111일 저녁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폐막음악회 <앙상블 오푸스 음악과 함께’>가 열렸다. 첫 곡은 모차르트 <플루트 사중주 4>이었다. 정답고 편안한 A장조 으뜸화음에서 첫A음의 플루트 선율이 시작되자, 11월의 첫 시작 일요일 저녁8시에 이곳에 관객으로 찾아온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조성현의 플루트는 현악기와 이질감 없이 너무나도 부드럽고 윤기 있게 선율과 꾸밈음으로 기품을 표현하였다. 1악장 중간부에서 진분홍 드레스가 잘 어울린 비올라 이한나는 예쁘고 안정감 있게 빠른 패시지를 춤추듯이 잘 뽐내주었다. 2악장 미뉴에트의 경쾌한 붓점 상행 선율과 변주, 3악장 론도는 플루트 협주곡 같으면서도 바이올린(김다미), 비올라, 첼로(김민지)와 짤막하게 주고받는 선율에서 이들 연주자 사이에도 우애가 느껴졌다.

 

다음으로 김택수 작곡가의 <소나타 아마빌레>는 남성작곡가임에도 조선시대 여인의 사랑을 콜레뇨, 글리산도 등 바이올린의 현대음악 고난도 기교로 자세하게 잘 표현했다. 1악장 는 기생에 관한 악장인데, G#음으로 시작 9도 도약의 글리산도 주제가 윤기있고 농염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치밀한 기교로 어려운 현대 음악곡을 전혀 안 어려워보이게 했다. 후반부에 경기민요 태평가 선율이 하모닉스로 나올 때는 운치까지 있었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피아노 반주는 부드러운 톤과 밀도가 인상적이었는데, 건반을 손가락만으로 일시적으로 때리거나 치는 소리가 아니라 손가락에 온몸의 무게를 잘 실어서 내는 소리였다. 때문에 폭넓고도 부드러운 음색으로 백주영의 기교를 전체적으로 잘 감싸안아 주었다.

 


2악장 는 어머니가 밤낮으로 기도하는 모습에서 착안해, ‘비나리’, ‘반야심경의 리듬과 분위기를 표현했다. 목탁 두드리는 소리처럼 바이올린이 중음주법으로 활대로 현을 두드리는 콜레뇨 바투토를 사용했는데, 이 미묘하게 틱탁거리는 소리가 다음 기도내용을 궁금하게 했다. 중간부에서는 저음의 완전4도를 기본으로 글리산도와 꾸밈음으로 읊조리는 선율, 이후 전음역을 빠른 아르페지오로 오가는 바이올린 선율이 피아노 높은음의 클러스터 반주장단과 어울리면서 억척스럽고도 묘한 분위기가 엄마의 심정을 대변했다. 마지막에 미분음으로 하행하는 피치카토와 콜레뇨는 마음을 다잡아보려는 깨달음의 목탁소리 같았다.

 

3악장 는 무당에 관한 악장으로 무당 본인은 원치 않았던 신들의 사랑을 영접할 수밖에 없는 과정, 내림굿을 표현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모두 초고음에서 시작해서 바이올린은 저음G현으로 내려가는데, 신이 하늘에서 무당몸으로 들어가려 하는 것처럼 들렸다. 바이올린의 빠른 더블스탑, 글리산도와 트릴, 피아노의 때리는 듯한, 혹은 징의 음향이 연상되는 저음 클러스터, 셋잇단음표의 빠른 아르페지오는 바이올린 무당과 피아노 신의 결투였다. 마지막은 무당방울처럼 피아노의 초고음과 바이올린이 브릿지 아래의 초고음으로 결국 신내림 받음을 암시한다. 연주자의 세 번 커튼콜과 관객의 환호갈채에 세 번의 커튼콜이 이어졌고 작곡가도 무대인사후 연주자에게 양손엄지를 치켜올려 보였다.


 

후반부 첫곡은 <베토벤 육중주>였다. 이 곡은 호른에게는 빠른 패시지와 기교로 어려운 레파토리로 꼽히는데, 이석준과 주홍진의 호른연주는 기교와 현악사중주와의 조화가 돋보이는 연주를 펼쳤다.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에서는 상하행스케일을 현악기와 호른간 주고받으며 호른의 빠른 상행스케일이 특징을 주며, 2주제에서는 호른과 첼로의 선율대화가 인상적이었다. 2악장 아다지오부터는 두 호른의 3화음으로 더욱 우아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되며 3악장까지 호른이 주도해간다. 3악장 론도 처음에 현악기가 아니고 호른이 빠른16분음표를 동반해 경쾌하게 한옥타브 하행하는 주제는 정말 기분좋고 멋지다. 호른주자 이석준과 주홍진은 춤곡 느낌을 잘 살리며 마지막 팡파르까지 조화롭고 힘찬 호연지기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었다.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브라보, 브라비가 터져나왔다.

 

마지막은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이었다. 1악장은 D장조 근음에서 상행하는 익숙하고도 웅장한 선율로 시작해 무궁동이 이어졌다. 김다미의 바이올린과 조성현의 플루트가 선율을 주고받는 우아한 귀족 같았으며, ‘뻐꾹하는 단순한 3도 하행 음형으로도 바흐는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지을 수 있나 자연 속에 온 것같이 정다웠다. 그런데 악장 끝무렵에 현악기와 플루트를 묵묵히 반주해주던 문지영의 하프시코드가 카덴차로 갖가지 현란한 기교로 존재를 드러내니, 현을 뜯는 방식의 이 고집스런 중세악기가 그 어느 요즘의 최첨단악기나 전자음향보다도 더 새롭고 미래의 것으로 느껴졌다.

 


2악장 시작에서 하프시코드가 B단조 으뜸화음을 누르자마자 강한 애수가 밀려오며 바로 F#음으로 시작한 플루트와 바이올린이 주고받는 붓점 선율에서 그래도 걸어보려는 인생에의 의지가 느껴진다. 전체 12개 악기로 웅장하게 끝난 1악장 후 이렇게 단촐하게 세 개 악기만으로 집중감을 주며 더욱 깊이 있는 감정과 슬픔을 느끼게 해주다니 기가 막히다. 2악장 주제가 재현할 때 플루트의 F#음만 들어도 다시 슬픔이 밀려올 찰나 A장조 경쾌한 리듬으로 하행하는 3악장 주제가 시작되어 세계의 큰 산맥 어디라도 거뜬히 걸어갈 것 같은 더블베이스(박정호) 위에 현악챔버와 세 개의 독주악기가 다시 무궁동으로 리듬을 주고받으며 긴 박수와 브라보, 브라비 속에 앵콜이 시작되었다.

 

‘G선상의 아리아가 차분하게 흘러나오자 서로의 음역을 배려하며 현악기가 결코 선율을 높은 음으로 뽐내지 않고 자신의 음을 낮게 다스리며, 중간부에서는 마침내 호른과 플루트에게 선율을 내어주는 이런 모습과 음의 조화에 관객들은 박수갈채와 브라보, 브라비를 터트리며 일부 관객은 기립박수를 쳤다. 앵콜 후 객석에서 '감사합니다'라고 관객이 외치며 화답하는 장면, 11월 첫날의 일요일 저녁임에도 한칸 띄어앉기로 꽉 찬 객석은 SIMF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 힐링의 감격을 느끼게 해주었다


한편, 이번 2020 서울국제음악제의 공연영상은 1118일부터 KBS 중계석(KBS 1 TV)에서 순차적으로 시청 가능하며, 12월부터 오푸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mazlae@hanmail.net

댓글을 달아 주세요

▲ 국립오페라단 '피델리오'(왼쪽)와 서울국제음악제 '위대한 작곡가들' 개막음악제
ⓒ 국립오페라단/서울국제음악제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올해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코로나로 당초보다 기념연주회가 적지만, 때문에 더욱더 베토벤과 그의 음악이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서울국제음악제-위대한 작곡가들>(10.23-11.01) 개막음악제와 국립오페라단의 <피델리오>(10.23-24)는 베토벤과 펜데레츠키, 그리고 음악자체의 숭고함을 확인시켜주는 귀중한 자리가 되었다.


<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는 '위대한 작곡가들'이라는 부제로 베토벤, 펜데레츠키, 바하, 김택수, 멘디 멘디치의 낭만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23일 금요일 저녁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개막음악제는 올해 3월말 타계한 펜데레츠키(1933-2020)의 음악으로 시작했다. 펜데레츠키에 대한 기록영상으로 시작해 첫 곡 펜데레츠키의 <샤콘느>가 연주되자 음악회장이 숙연해졌다. 그가 교황 요한 바오로2세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이 곡이, 이 날 그를 기념하며 연주되자, 그 낭만성과 영성 깊은 선율에서 현대음악사에 길이 남을 대작곡가, 한국을 위해 <교향곡 제5번 ‘한국’>을 작곡한 이의 삶과 정신을 가슴 가득 느끼게 해주었다.


두 번째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은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의 완벽한 연주로 관객은 황홀 그 이상의 귀호강을 할 수 있었다. 보잉의 이음새와 고음의 날렵함, 저음의 풍성함에서 수백번도 더 매만졌을 매순간 음들의 세공에서 베토벤의 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을’ 것 같은, 최고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의 연주는 화려함과 정확성을 충족시킨 완벽한 연주였다.
ⓒ 서울국제음악제



후반부는 베토벤 <교향곡 제4번>이었다. 이날 지휘의 아드리앙 페뤼송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구 서울바로크합주단, 리더 김민)와의 특별한 호흡으로 교향곡 4번을 잘 선사했다. 작곡가 슈만은 이 4번 교향곡을 “북구의 두 거인 (제3번 '영웅'과 제5번 '운명' 교향곡) 사이에 서 있는 날씬한 그리스 여인”으로 비유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섬세하고 고전적임을 표현한 듯 싶다. 이처럼 이날 연주는 음의 유기적 결합과 질서 자체로 추구되는 절대음악의 미학을 보여주는 교향곡 제4번을 논리적이고 정교하게 잘 표현하고 있었다.


이날 앵콜의 베토벤 교향곡 제1번 3악장 미뉴에트까지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서울국제음악제는 11월 1일까지 세번의 음악회가 더 있다. 29일에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베토벤, 불후의 작곡가’라는 제목으로 베토벤의 현악5중주 등을,  30일은 롯데콘서트홀에서 '버림받은 자의 구원’ 콘서트로 베토벤 오페라 ‘피델리오’ 하이라이트에 베이스 사무엘 윤,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신동원이 출연, 11월 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음악과 함께‘공연은 앙상블오푸스의 연주로 김택수의 창작곡 ‘소나타 아마빌레’,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을 선보인다.


23일과 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국립오페라단(단장 및 예술감독 박형식)의 <피델리오>는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가 코로나로 닫혔던 오페라극장 문을 열게 해준 귀중한 시간이었다. 또한 콘서트오페라임에도 아티스트 케보크 무라드의 흡사 수묵화와도 같은 드로잉이 그어느 무대미술보다도 극에 특별함을 더했다. 영상에서 드로잉이 군인 행렬의 움직임, 레오노라를 천사로 상징, 2막 피날레 합창 전에 남편 플로레스탄을 감옥에서 구할 때 부부가 결합해 승천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음악을 세부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오페라 <피델리오>는 정치범으로 지하 감옥에 수감된 남편 플로레스탄을 아내 레오노레가 위장취업해 구한다는 내용이다.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은 비행기로 한국 도착 후 주인공 플로레스탄처럼 갇힌 14일 자가격리 기간에도 제작진, 출연진과 온라인을 통해 세부연습을 했고, 화가 케보크 무라드를 이번 공연에 추천해 극전달의 구심점을 만들었다.


▲ 케보크 무라드의 드로잉은 한국 수묵화를 연상케 했다. 그의 손이 신의 손 같았다.
ⓒ 국립오페라단


김동일 연출은 드로잉 톤에 맞게 무대의상도 흑백의 조화로, 레오노레의 역할을 아내이자 구원자로 부각시키는 등 세심하게 연출했다. 지휘자 랑 레싱과 의논해 2막 피날레 마지막 장면전에 1805년 초연판의 ‘레오노레 서곡 제2번’이 아니라 1806년 개정판 ‘레오노레 서곡 제3번’을 배치해 이 때 긴 음악에 드로잉이 의미를 부여하며 2막 피날레 합창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성악 출연진의 호연 또한 극을 빛나게 해주었다. 24일 공연에서 소프라노 김샤론(마르첼리네 역)은 탁월한 맑은 음색으로, 남장도 잘 소화한 소프라노 고현아(레오노레 역)는 선이 곧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테너 한윤석(플로레스탄 역)은 의지에 찬 목소리로 배역을 잘 소화했다. 베이스 전승현(로코 역), 테너 민현기(자퀴노 역), 바리톤 오동규(돈 피차로 역)의 남성성악도 극의 진행을 잘 살려주었다. 국립합창단과 이들 주역들의 2막 피날레 합창은 인간기품을 찬양하는 거룩함으로 관객들의 박수갈채와 브라보를 받았다.


베토벤의 음악에는 기품이 있고, 인간적인 겸손함이 있으며 동시에 불굴의 의지가 있다. 결국 그의 음악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숭고함이 피어오른다. 지난 주말의 두 음악회는 코로나1단계 완화 속에 베토벤의 위대함,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분명 우리의 난관, 코로나도 위대한 인간이 극복할 것이다.


mazlae@hanmail.net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전 펜데레츠키의 영상과 그의 '샤콘느'로 현대음악사에 남을 업적들이 생생해졌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올해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코로나로 인해 계획보다 적게 기념되고 있지만, 덕분에 더욱더 베토벤과 그의 음악이 소중함을 느끼는 기회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서울국제음악제-위대한 작곡가들>(10.23-11.01) 개막음악제는 베토벤과 펜데레츠키, 그리고 음악자체의 숭고함을 확인시켜주는 귀중한 자리가 되었다.

23
일 금요일 저녁 730분에 열린 <서울국제음악제>의 개막음악제는 올해 3월말 타계한 펜데레츠키(1933-2020)의 음악으로 시작했다. 펜데레츠키에 대한 기록영상으로 시작해 첫 곡 펜데레츠키의 <샤콘느>가 연주되자 음악회장이 숙연해졌다. 그가 교황 요한 바오로2세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이 곡이, 이 날 그를 기념하며 연주되자, 그 낭만성과 영성 깊은 선율에서 현대음악사에 길이 남을 대작곡가, 한국을 위해 <교향곡 제5한국’>을 작곡한 이의 삶과 정신을 가슴 가득 느끼게 해주었다.

 

백주영은 더할나위 없는 완벽함으로 인간이 천상의 세계와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두 번째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은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의 완벽한 연주로 관객은 황홀 그 이상의 귀호강을 할 수 있었다. 보잉의 이음새와 고음의 날렵함, 저음의 풍성함에서 수백번도 더 매만졌을 매순간 음들의 세공이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을것 같은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였다.

 

후반부는 베토벤 <교향곡 제4>이었다. 이날 지휘의 아드리앙 페뤼송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구 서울바로크합주단, 리더 김민)와의 특별한 호흡으로 교향곡 4번을 잘 선사했다. 연주는 베토벤 교향곡 제3영웅과 제5운명사이에서 표제음악 뿐 아니라 음의 유기적 결합과 질서 자체로 추구되는 절대음악의 미학을 보여주는 교향곡 제4번을 논리적이고 정교하게 잘 표현하고 있었다. 작곡가 슈만은 이 4번을 북구의 두 거인 (3번과 5) 사이에 서 있는 날씬한 그리스 여인으로 비유했다고 한다. 이날 앵콜의 베토벤 교향곡 제13악장 미뉴에트까지 관객들은 만족의 박수로 화답했다.


베토벤의 음악에는 기품이 있고인간적인 겸손함이 있으며 동시에 불굴의 의지가 있다결국 그의 음악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숭고함이 피어오른다. 서울국제음악제는 111일까지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베토벤을 비롯한 바흐, 멘디 멘디치, 김택수 작곡가 작품으로 세 번의 귀중한 음악회가 남아있다. 특히 10월 30일 '버림받은 자의 구원' 음악회는 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인 윤호근의 지휘에 소프라노 이명주테너 신동원베이스 사무엘 윤과 정하나, 백주영, 김상진, 김민지, 김한, 김영윤 등 최고기량의 솔로이스트들이 SIMF오케스트라가 되어 합주를 펼친다. 예매는 인터파크, 예술의 전당 및 서울국제음악제 홈페이지(simf.kr)에서 가능하다.

  

 

<베토벤, 불후의 작곡가> -실내악 


-1029() 오후730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베토벤 피아노 오중주 Op.16

   오보에 이현옥, 클라리넷 김 한, 바순 이은호, 호른 이석준, 피아노 김규연)

 

2.베토벤 멀리 있는 연인에게

   소프라노 이명주, 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3.베토벤 현악 오중주 Op. 29

   바이올린 백주영, 김다미, 비올라 김상진, 이한나, 첼로 김민지

 


<버림받은 자의 구원-오케스트라 


-1030() 오후 730분 롯데콘서트홀

  지휘 윤호근,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신동원, 베이스 사무엘 윤, SIMF 오케스트라

 

1. 멘디 멘디치 <버림받은 이들> (위촉초연)

2. 베토벤 피델리오 아리아 6,7,9,11

3. 베토벤 교향곡 6

 

<앙상블 오푸스 '음악과 함께> -실내악 


-111()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모차르트 플루트 사중주 4

  플루트 조성현, 바이올린 김다미, 비올라 이한나, 첼로 최경은


2.김택수 소나타 아마빌레 (위촉초연)

  바이올린 백주영 피아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3.베토벤 육중주 Op. 81

  호른 이석준, 주홍진, 바이올린 김다미, 백주영, 비올라 이한나, 첼로 김민지

 

4.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협연: 김다미)

  플루트 조성현, 바이올린 백주영, 송지원, 안수경, 비올라 김상진, 이한나, 김재윤, 첼로 김민지, 최경은, 더블베이스 박정호, 하프시코드 문지영


mazlae@hanmail.net

댓글을 달아 주세요

포스터 ⓒ AK ENM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안성희 작곡가의 <WOOSOOZOO II>공연이 10월 10일 오후 7시 30분 강남 플랫폼엘에서 공연되었다.


'우수주()'는 신라 선덕여왕 때 지정된 춘천의 옛 지명이다. 이것을 우수주(宇受宙)로 한문 뜻을 바꿔, 강원도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성희 작곡가가 지구의 아름다움을 춘천과 연결시켜 지난 2018년 <눈으로 듣는 공감멜로디-宇受宙> 공연을 한 바 있다. 


환경부와 춘천문화재단 그리고 AMPKIND에서 후원한 이번 <WOOSOOZOO II>는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힘든 관객을 위해 더욱 전인류애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공연은 전체 7부분이었다. 


<달.해 아이>는 영상에서 지구의 탄생부터 달과 해, 그리고 춘천 중도지역 숲이 영상에 보이는 가운데 음악이 이 모든과정을리드미컬하고도 생생히 보여주었다. 어느곳에서나 지구를 내려다보는 달과 해의 눈을 전지적 시점 ‘EYE’로, 그리고 이 땅을 디디고 있는 시-공간을 초월한 달과 해의 아이(I)를 표현하였다. 마임이스트 유진규는 무대 위와 영상 안에서 태양의 뜨거운 빛을 느끼고 존재를 탐구하는 태초의 열망과 고통을 잘 표현하였다.


▲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비닐로 고통받는 생명체를 온몸으로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 AK ENM


<은빛 새터>와 <우두길 따라>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호반의 도시 춘천으로 상상해 표현했다. <은빛 새터>는 맑고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호반도시 춘천의 숲과 산, 호수, 건물들을 담은 영상과 함께 춘천의 자연과 삶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었다. <우두길 따라>는 춘천의 우두길이 영상에 보여지며, 그 길을 걷는 인간의 고독과 우수가 느껴지는 담담한 곡이었다. 기타리스트 황민웅의 연주는 그 쓸쓸하지만 담대한 마음과 인간의 길을 잘 보여주는 연주였다. 


<Plastic Kingdom>은 지구환경문제의 이슈인 플라스틱의 공포를 다뤘다. 무대 위 영상에는 바다를 뒤덮은 플라스틱, 숨 못쉬는 고래, 물고기떼의 죽음 등이 실사와 그래픽으로 보여지며, 작곡가 안성희의 음악은 폭넓은 스펙트럼의 음향으로 이런 현상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탯줄같은 긴 줄의 비닐에 연결되어 자신의 온몸이 머리와 눈까지 비닐로 덮여 괴로워하며 숨을 갈구하는 모습에서 인간 때문에 지구에서 고통받는 모든 생명들의 고통이 절절히 느껴졌다. 우리가 어떻게 지구를 대해야 할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불한당 Kiluminati>는 인간의 탐욕과 오만함을 묘사했다. 과도한 온실가스와 플라스틱의 사용 등 인간의 편의를 위해 아마존 숲이 불타고 도시의 아스팔트와 자동차는 계속 개발된다. 앞 순서들보다 더욱 리드미컬하고 다채로운 음악에 팝핀 현준은 리듬에 맞추어 열연했다. 



▲ 팝핀 현준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자연위에 군림하고 다시 지배당하는 인간을 표현하였다.
ⓒ AK ENM


<Cassini's Mission>는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의 이야기를 담았다. 1997년 지구에서 발사돼 2004년 토성궤도에 진입, 2007년에 산화될때까지 탐사선 카시니호가 비행해야하만 하는 이유, 즉 인류를 위해 끝없이 토성의 모습이나 물질에 대한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야만 하는 그 '사명'을 음악으로 나타냈다. 지구와 교신하는 신호음과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사운드가 영상과 함께 인류를 위한 우주로의 대항해를 잘 표현하고 있었다. 

<Good-Bye Cassini> 카시니호가 20년 동안 미션을 수행하지만 연료고갈 등으로 스스로 자살비행을 택한 슬픈 장면을 기타연주와 영상으로 표현했다. 죽음의 순간까지도 토성의 대기에 대한 데이터를 지구에 보내면서 토성대기권에서 산화되어 사라진 우리의 영웅 카시니호, 먼 미래 지구가 다하는 날 인간이 다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주려 자신은 그 머나먼 공간에서 20년의 임무를 마치고 죽음을 택한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의 숭고한 마지막 순간이 음악과 영상으로 가슴에 와닿았다. 


한편, AK ENM에서 운영하는 국제 비영리단체 AMPKIND는 캐나다 본부를 두고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홍보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제18회 ARA KOREA 캠페인 STAR OF ARA 시리즈 중 한 편인 ‘WOOSOOZO-II’는 아름다운 문화 예술의 산물을 논하고 현시대에 직면한 문제적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또한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mazlae@hanmail.net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서울시향] 서울시립교향악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입장문


안녕하세요, 서울시립교향악단입니다.지난 8월 15일(토) 서울시립교향악단 구성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자로 통보받아 종로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6일(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5일의 광복절 음악회와 16일의 외부 출연 공연을 취소하고, 16일에 종로구 보건소 주관 역학조사 및 건물 방역을 진행하였습니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시향 구성원 중 자가격리 및 능동관리 대상자 발생 시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현재 예정된 8, 9월 공연 및 각종 사업의 추진 여부를 구성원 및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판단하여 공지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무대 및 객석 거리두기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운영 등을 통해 지난 6월부터 다시 시민 고객 여러분과 만나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구성원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현 상황을 조속히 극복하고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시민 고객 여러분과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azlae@hanmail.net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