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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무용단 '산조', 춤사위 속 전통과 현대의 공존

무용

by 이화미디어 2021. 6. 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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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무용단 '산조' 1막. 북고동과 가야금 산조에 느릿한 전통춤사위의 운치를 드러낸다.  ⓒ 문성식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손인영) <산조> 공연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지난 24일부터 26까지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이번 <산조>공연 역시 지난 2016년부터 국립무용단의 <묵향>(2013), <향연>(2015), 국립오페라단 <동백꽃아가씨>(2017) 등에서 전통의 새바람을 일으켜 온 패션디자이너 출신 정구호 연출이 의상, 무대미술, 조명, 영상디자인까지 맡았다. 경기도립무용단의 상임안무가 최진욱이 안무했고, 고블린파티의 임진호가 협력안무해 전통무용 속에 현대무용의 기지발랄함을 조화시켰다. 

1막 '중용'에서는 북고동(타악 김동원)에 여성무가 고즈넉히 등장해 상의는 짧게 바짝 조이고, 하의는 가슴아래부터 시작해 더없이 풍성한 정구호 한복패션의 트레이드마크로 시작했다. 왼편에 천장으로부터 매달린 커다란 바위가 의미심장하다. 북고동과 의상, 고즈넉한 춤사위에서 18세기 유럽 바로크 시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야금 산조에 군무로 전통춤사위의 운치를 드러낸다. 
 

 2막 '극단'. 전통춤의 극단적인 변형을 말한 것일까. 오히려 참신함에서 전통무의 기본입자들이 보이는 듯하다. ⓒ 문성식

 

2장 '극단'에서는 패셔너블한 남녀 군무의 추진력과 일탈과 이탈의 빠른 반복이 중심이었다. 초록빛 조명, 자주빛 조명에 맞춘 초록과 자주빛 개량 전통옷, 이들이 빠른 비트의 현대음악 전자음향에 맞춰 검정 막대를 움직인다(음악 프로듀서 황병준). 3초단위로 변하는 빠른동작을 전통무로부터 응용시키는데, 마치 원자나 미생물이 생명을 위해 움직이는 것 같다. 중간부의 퍼포먼스 형식은 그 음악울림과 무용수의 이동 등에서 서울패션위크 등의 패션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3장 '중도'는 앞 두장으로부터의 격상, 즉 전체를 보자면 정반합을 이루었다. 소고춤, 농악춤 대형이 응용되고 소리는 사물놀이의 꽹과리가 모던하게 믹싱되었다. 무대에는 지구이거나 해와 달일 수 있는 원이 하나였다가 둘이 되는데, 그 속 푸른빛 옷감처럼 펄럭이는 선들은 조선의 산과 물 같기도 하고 멀리서 본 지구 같기도 하다. 후반에는 원이 세 개가 되어 그 속에 검은 묵으로 멀리 높은 산새와 홀로 자란 나무를 보여준다. 춤은 남녀군무가 자연스럽게 작은단위와 큰 단위가 어우러진다. 
 

 3막 '중용'. 푸른색 산수화 같은 큰 원이 흑백의 단아한 의상을 더욱 살려준다. ⓒ 문성식

 

국립무용단은 전통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가장 중요한 사명을 가진 단체이다. 국립무용단이 지난 5년여간 의상디자이너 출신 정구호 연출과 작업하는 이유는, 아마도 '패션'이라는 외형적 특징이 우리의 전통복식 '한복'을 입고 추는 '전통무'를 가장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며, 이 형식의 변형으로써 서서히 전통무의 내용적 측면까지 스며들어 새로움의 탄생이 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국립극장 <산조> 공연에서는 새롭게 리모델링한 해오름극장 음향의 긍정적 측면이 잘 느껴졌다. 6월 초 기자시연회 때 극장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극장 전체에 음압이 고르게 배분되게 했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날 <산조> 공연에서 무용음악의 전자음향부분의 저음, 고음 비트나 가야금 산조의 중음역이나 일정한 음압에 같은 강도로 관람자에게 불편함 없이 잘 와 닿았다. 

국립무용단이 지난 10년 남짓 <묵향>, <향연>, 이번 <산조>까지 전통무로부터 도약해 창작 레파토리로 관객층을 확보한 힘은, 전통의 현재화라는 사명에 대한 끝없는 관찰과 땅으로부터 하늘에 닿으려는 전통무용의 근원적 힘을 잘 재해석한 덕분일 것이다.  

 

mazlae@hanmail.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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