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20일 토요일 오전11시 이화여대 음악대학 시청각실에서 국가 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이수자 강권순의 정가가곡 세미나가 세 시간가량 진행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신음악회(회장 이남림)의 11월 1일 정기발표회인 <이ㅅ음II> '정가가 있는 풍경'의 사전 워크숍 일환으로 열렸다.
임준희 <달하>, 김대성 <열반> 등 정가 창작품의 악보와 동영상 소개도
이날 워크숍에서 강권순은 작곡가들에게 필요한 핵심을 짚어주며, 그간 노래했던 임준희 <달하>, 김대성 <열반> 등 정가 창작품의 악보와 동영상 자료도 소개해주었다. 또한 자신이 엮은 <밥먹기는>이라는 작품도 들려주었다.
그는 정가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요성(搖聲)과 속소리인데, 이것만 잘 사용해도 정가다운 창작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음절만으로도 1분 이상 소리를 지속하는 정가의 특징 때문에, 요성의 떠는 음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악 5음계인 황(黃), 태(太), 중(仲), 임(林), 남(南)에서 만약 중->태->황의 3음 사이의 이동 시에 한 음을 떨고 다음 음으로 이동하는 다양한 방법이 바로 요성이다. 요성 시김새의 다양한 표현에 해당하는 표기법을 알고 작곡가가 음표 위에 원하는 정확한 위치에 사용한다면 연주자는 그 표기대로 맛깔스런 연주를 할 수 있다.
정가 작곡에 이것 부터 알아 두세요
속소리와 겉소리의 구분 역시 정가에서는 중요하다. 음이 높아질수록 머리 위쪽으로 소리를 내는 서양 벨칸토 창법의 두성과 달리, 정가에서는 "소리를 (머리) 뒤로 (멀리) 보낸다"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이를 속소리라고 하는데, 비유하자면 맑은 물이 투명한 끈을 이루는 느낌처럼 들린다.
아무런 표기가 없다면 여성 정가에서는 낮은 음은 겉소리를 쓰고 보통 A(440Hz)음 이상은 속소리를 쓰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작곡가가 낮은 음을 속소리로, 높은 음의 어느 부분은 겉소리, 그 다음 부분은 속소리를 쓰고 싶다면, 해당 음표 위에 속소리 표기를 해야 연주자가 잘 연주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 외에 ‘ㄴ’, ‘ㅁ’등의 자음받침을 표시하는 위치에 따라 음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의도하는 정확한 위치에 표시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자를 쉬는 쉼표와는 달리, 숨표 즉 숨을 쉬는 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작곡이 되고 숨위치가 표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신음악회 임원 및 회원 작곡가들은 직접 짤막한 선율을 지어보며 요성, 속소리의 사용에 대한 실습을 했다. 각 선율과 표기에 강권순이 첨삭을 하고 불러보며 선율의 느낌과 효과적인 표기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다.
강권순은 작곡가 단체에서 정가를 주제로 창작음악을 만들고 발표회를 가진다는 것에 크게 반가워했다. 현대음악을 주로 작곡하는 작곡협회에서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고, 판소리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창작음악이 많지 않은 정가에 주목했다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번 공연에 좋은 작품이 나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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