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영화제로 수도인 서울이 아닌 부산, 남포동과 해운대를 중심으로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산업의 성장과 발맞춰 아시아 최대,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28회 개최를 앞둔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의 자랑이며 동시에 부산시민의 자부심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외압으로 큰 위기를 겪었을 때, 한국 영화계가 모두 힘을 모아 영화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영화제는 다시 무사히 영화의 바다를 순항할 수 있게 되었다. 크고 작은 위기가 끊이지 않았던 긴 시간, 영화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거쳐 간 수많은 영화인과 영화제 관계자의 헌신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부산국제영화제가 외압이나 천재지변도 아닌데 올해 개최 불과 5개월을 앞두고 집행위원장의 사퇴와 연이은 이사장의 사퇴라는 파행을 겪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우선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을 딛고 허문영 집행위원장 체제로 영화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아직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공동 집행위원장 선임 안건을 밀어붙였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와 총회의 구성원 역시 안건의 상세한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총회 구성원인 영화 단체 네 곳의 대표가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안건상정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규모의 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 선임 안건이 총회에서 명칭이 운영위원장으로 즉석에서 변경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은, 이 결정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미래를 위한 숙고나 구성원의 충분한 협의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선임된 조종국 운영위원장에 대한 평가 역시 부산국제영화제를 집행위원장으로 끌고 나갈만한 인사인지에 대해 내외부의 검증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몇몇 관계자의 영화제 사유화, 부산국제영화제의 고질적인 측근 인사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퇴 직후, 이용관 이사장이 바로 자신의 사퇴 의사를 밝힌 것 역시 외부의 비판을 덮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통한 사태 해결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올해 영화제의 파행을 막고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성에 더 이상 먹칠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속히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복귀해야 한다. 그리고 선정 절차와 명분에서 모두 이해가 가지 않는 공동 집행위원장, 거기서 이름만 바꾼 운영위원장의 선임 철회가 이루어져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운영제도의 변화는 28회 영화제를 제대로 치러낸 후, 영화제와 영화인, 부산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 오는 2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번 파행을 해결하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줄 것을 바란다.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은 2000년 창립 이래 언제나 부산국제영화제의 충실한 지지자였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의 자랑, 부산시민의 자부심으로 중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일이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전화위복이 되기를 희망한다.
2023년 5월 22일
여성영화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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