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이 15주년을 맞이했다. 전체 28작품으로, 오는 1월부터 ‘2023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언덕의 바리', 음악'민요첼로 (MINYO CELLO)',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 전통예술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 연극 '아들에게 (부제: 미옥 앨리스 현)', 전통예술 '물의 놀이' 등 여섯 작품이 새해 첫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들 여섯 작품의 기자간담회가 3일 오후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 3층에서 진행되었다. 각 작품의 감독과 연출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임이환 예술감독은 '민요 첼로(MINYO CELLO)'(1.6,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에 대해 “한국의 민요를 첼로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주법과 장르를 뛰어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제가 big violin player, 즉 큰 바이올린 연주자라는 예명으로 활동중이다.
20년 첼로를 연주해온 만큼, 꼭 한국전통악기로만 민요를 표현할 것이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일, 우리가 아는 첼로음악을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첼로는 피아노, 하프 다음으로 넓은 음역, 즉 4개 옥타브를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이다. 첼로 다섯 대가 내는 다양한 소리, 얼터너티브 클래식의 매력을 민요로 선보일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창작산실에는 독립운동에 대한 작품이 두 작품이다. 연극 '언덕의 바리'(1.6-14,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독립운동가 ‘여자 폭탄범 안경신’을 소재로 한다. 김정 연출은 “성공하지 못한 독립운동도 박제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유전자를 통해 우리에게도 녹아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의 업적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 그것이 지금 현대의 무대에서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에 의미를 두었다. 정의로움 이면의 인간적인 모습을 극단 ‘도움’에 속해있는 연극배우들의 개성 있는 면면이 녹아나게 준비했다” 고 설명했다.
김수희 연출은 “소재도 같은데, '언덕의 바리'와 연극 '아들에게'가 처음에 의상 담당 선생님도 같아서, 결국엔 의상선생님이 '언덕의 바리'를 택하셔서 저희가 난처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주었다.
"저희가 이 작품을, 아르코 중장기 지원사업으로 주인공 미옥의 자료를 찾으러 하와이에도 저희가 다녀오고 오래도록 작업해왔다"며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자유민주주의는 선택의 문제 아닌가.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의 상황이 국가보안법 등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아들에게(부제: 미옥 앨리스현)'(1/13-21,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를 착상할 때, 1903년 태어나 중국, 일본에서 공부한 인텔리 여성 미옥, 독립적인 가정에서 자랐고 미국 시민권도 가진 이 자유로운 여성이 어떻게 당시의 그 해방공간에서 공산주의를 택하는지 제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 선택을 2024년을 사는 우리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해봤다. 그녀가 53세에 숙청당할 때까지 만난 많은 남성들과의 과정, 이것이 성 대결이 아니라 많은 조력자를 통해 성장해 가는 스토리로 만들고 싶었다 "고 말했다.
"남녀 두 주인공만으로 2시간 40분동안 퇴장 없이 무대를 누비며 공연을 하는데, 이로써 사상의 확장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1.11-12, 국립극장 하늘극장) 의 김관 연출은 "제목이 205-200mm되는 발사이즈를 뜻한다. 신데렐라 이야기를 뒤틀어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로, 신데렐라 두 언니의 심리를 통해 행복과 욕망의 관계를 조명해본다.
하룻밤 사이의 이야기를, 기존 프로시니엄 극장의 격식을 깨고 객석과 가까운 무대, 성악가들과의 전통놀이판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황성진 예술감독은 ”황우진 음악감독이 5음기법을 사용해 가사와 선율이 잘 들리게 작곡을 했다.
가사가 잘 들리게 진심을 담은 점, 성악가들이 연기를 진심으로 한 부분, 신데렐라와 왕자는 무용수로 출연하며 대사나 노래가 없는 점이 특색이다"라고 소개했다.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1.12-13,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의 김고은 기획은 “문헌에서 '만대엽이 너무 느려서 사라졌다‘라는 기록을 보고 얼마나 느렸길래 사라졌을까라는 의문으로 이 작품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만중삭‘은 전통음악의 만대엽, 중대엽, 삭대엽의 빠르기를 말한다. 요가에서도 느려졌다가 점점 빨라져서(만중삭) 다시 느린 비움으로 돌아온다(만). 이 작품이 현대인에게 명상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음악적으로는 전통음악을 토대로 살짝 반음계를 가미하고, 전자음악은 빠른 현대사회를 의미하는 음악으로서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전통예술 '물의 놀이'(1.20-21,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는 전통장단의 호흡에 대해 표현한다. 그루브앤드(groove&)의 대표 이상경 음악감독은 “전통장단은 원의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호흡은 물이 흘러가듯 끊이지 않는데, 이것에 영감을 받아 둥근 호흡으로 이어지는 전통 장단을 순환하며 흐르는 물에 빗대어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타악기만으로 이루어진 신선한 악기구성과 다양한 음향소스들의 조화는 폭발적인 '흥'과 에너지를 선사하고, 물을 형상화하는 조명과 영상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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