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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 3월 27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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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미디어 2024. 3. 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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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6회 인천인권영화제 

제25회 서울인권영화제 

제23회 제주여성영화제제11회 대구여성영화제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이를 잃어도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어도 삶은 계속된다. 

 

살아남은 이는 치유책을 찾고,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란 말을 한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는 걸까? 

아니라면, 무엇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걸까?

 

애도 불가능의 상황에서 끊임없이 질문하며 다시 살아가는 법을 알아온 사람들,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을 만난다.

 

이들이 걸어온 기억의 시간과 망각의 현장에 서서 

재난이 끊이지 않는 이 위험한 시대를 함께 사는 법을 나누고 싶다.

 

 

 

감독 장민경

 

 

영화정보

제목                 세월: 라이프 고즈 온

감독                 장민경

출연                 유경근, 황명애, 고석, 故 배은심 

배급                       씨네소파 

제작완료           2024년 3월 (개봉 버전)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9분 

개봉일                      2024년 3월 27일 

영화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6회 인천인권영화제

제25회 서울인권영화제 

제23회 제주여성영화제

제11회 대구여성영화제

 

시놉시스

“당신은 어떻게 견뎌내고 있나요?”

 

1999년 6월 30일 수요일, 23명

2003년 2월 18일 화요일, 192명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304명

                     ፧

그날 이후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묻고 답하며

너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들이 전하는 세상 끝의 사랑 이야기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영화리뷰

 

★★★★★

 

통합적으로 다뤄져야 할 한국적 현실의 ‘사회적 재난’이라는 단면도를 

재구성하려는 전환점을 제시하는 의의가 돋보인다.

-김상목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유가족들의 마음자리를 따듯하게 살피면서도, 

한국 사회의 민낯을 직면하게 하는 영화

-강유가람 감독-

 

 

참사에 관한 사적인 이야기들이 밧줄 다발처럼 엮일 때, 

그것이야말로 연대의 장소를 지탱할 수 있는 도구이자 무기

-박동수 영화평론가-

 

 

참사의 기억을 안고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피해자들의 세월 속에서, 

사회적 애도의 의미와 곁을 지키고 돌보는 삶을 생각해본다.

-신석 인천인권영화제 반디활동가-

 

 

익명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수많은 주인공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은, 

그리하여 그 기억과 기록을 서로 잇는 일은,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씨랜드 수련원 참사...

한국 사회적 참사의 종합 단면과 현주소

지금 모두에게 필요한 2024 대한민국 필람무비!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3월 27일 개봉하는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한국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회적 참사 유가족의 모습을 담아내어 사회적 참사의 종합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 민주화 과정에서의 국가폭력 등 사회적 참사로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이 서로에게 묻고 답하며 전하는 세상 끝의 사랑 이야기이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사회적 참사 유가족이 CBS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을 매개로 만나 자신이 겪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연대하고 분투하며 재난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아가는 모습을 따뜻하게 펼쳐낸다.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초청되어 주목받았던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이후 제26회 인천인권영화제, 제25회 서울인권영화제, 제23회 제주여성영화제, 제11회 대구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되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더불어, “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4.16은 물론 같은 궤에서 통합적으로 다뤄져야 할 한국적 현실의 ‘사회적 재난’이라는 단면도를 재구성하려는 전환점을 제시하는 의의가 돋보인다” (김상목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유가족들의 마음자리를 따듯하게 살피면서도, 한국 사회의 민낯을 직면하게 하는 영화” (강유가람 감독)라는 평을 받으며 시대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1999년 6월 30일 23명

2003년 2월 18일 192명 

2014년 4월 16일 304명

 

1999년 6월 30일 23명, 2003년 2월 18일 192명, 2014년 4월 16일 304명은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날짜와 희생자의 수이다. 이 날짜와 숫자들은 우리의 과거이지만 현재를 비추는 숫자이기도 하다.

이렇듯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 현실 속에서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유가족이 만나 연대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 한국 사회적 참사의 종합 단면과 민낯을 제시한다.

여기에 19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의 국가폭력으로 이한열 열사를 떠나보낸 故배은심 여사의 이야기가 더해져 따뜻한 위로와 울림을 더할 예정이다.

 

 

 

ABOUT MOVIE 2

온 세상이 끝나버린 것 같던 그날 이후 

서로가 서로의 세월을 이으며 다시 살아가다!

연대하고 위로하며 다시 시작되는 특별한 사랑!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한 가운데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 사회적 참사 유가족을 진상규명과 투쟁의 모습에서 나아가 세월을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담아내어 화제를 모은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CBS 목동사옥 촬영)으로 사회적 참사 유가족이 서로 만나 서로의 세월을 묻는 과정을 담는다.

영화는 각자가 겪은 그날의 아픈 기억으로 시작하지만, 그날 이후의 시간을 살아온 유가족들의 삶을 비춘다. 이들은 다른 유가족들을 위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연대하며 사회적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재단을 운영하는 등 분투해왔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세상이 끝나버린 것 같던 그날 이후의 슬픔을 가슴에 품은 채로 다시 연대하고 위로하는 특별한 만남을 담아낸 작품이다. 오래전 아픔을 겪은 이들부터 최근에 가족을 잃은 이들까지 각자의 이야기로 서로가 서로의 세월을 이으며 팟캐스트 녹음 현장은 연대의 장소가 된다.

영화는 “내가 살아가는 법을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가는 거예요”라는 말처럼 자기 자신과 먼저 떠나간 가족을 위해 다시금 함께 살아갈 용기를 내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가슴 따뜻한 위로와 연대의 힘을 느끼게 할 예정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 총 14건의 사회적 참사 다룬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이 영화로 탄생!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은 그동안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각종 재난과 사회적 참사의 유족을 인터뷰하는 방송으로, 세월호 희생자 故 유예은 아버지 유경근의 사회로 2018년 1월 11일 첫 송출하여 2018년 4월 20일까지 총 16차례 진행되었다.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CBS가 공동주관한 ‘세상 끝의 사랑’은 정혜윤 PD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진실과 의미를 외면하는 세상에서 지쳐 고립되어 있던 유가족들이 만나 서로를 확인하고 미래의 유가족들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고자 기획되었다.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용산 참사,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 사건 등 총 14건의 사회적 참사를 다루었으며, 유가족들이 희생자와 피해자에 머물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자처하는 사연을 담아 그들의 애틋한 사랑과 특별한 용기를 전해 화제를 모은  바있다. 

 

ABOUT MOVIE 3

진상 규명과 투쟁의 시간을 넘어 

특별한 애도와 추모의 모습 담은 영화들! 

'당신의 사월', '장기자랑' 그리고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세월호 참사 이후 매년 그날의 기억을 담은 작품들이 개봉해 왔다. '다이빙 벨'(2014)을 시작으로 '나쁜 나라'(2015), '업사이드 다운'(2015), '로그북'(2018), '생일'(2019), '유령선'(2019) 등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를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극장가를 찾은 한편, 최근 사회적 참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담은 영화들이 개봉해 주목받은 바 있다. 

 

먼저 2021년 개봉한 주현숙 감독의 '당신의 사월'은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두고 그날의 기억을 이야기할 2021년 단 하나의 세월호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았다.

그날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당신과 나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로 세월호 참사를 직접 겪은 당사자가 아닌 곁에서 지켜보며 좌절하고,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며 함께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담담하게 담아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그날 이후를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위로를 선사했다. 

 

또, 2023년 개봉한 '장기자랑'은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일곱 명의 엄마들이 얼떨결에 연극을 시작하며 재능을 발견하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아이들을 향한 기억을 이어가는 휴먼 다큐멘터리로, 세월호 희생자 및 생존자 가족으로 구성된 극단 ‘노란 리본’의 연극 도전기를 담아내며 유쾌하고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사회적 참사와 그 피해자를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를 원하고 주인공이 되고 싶은 일곱 엄마들의 보통의 열망을 그려내며 울고 웃는 경험을 선사했다. 

 

“당신은 어떻게 견뎌내고 있나요?” '세월: 라이프 고즈 온'

무력한 유가족이 아닌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로 살아가기까지 

 

올해 2024년에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   민주화 과정에서의 국가폭력 등 한국에서 발생한 여러 사회적 참사를 다룬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 주목을 받을 예정이다.

서로 다른 사회적 참사 유가족이 만나 서로의 세월을 묻고 답하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유가족의 모습을 사랑하는 이를 잃어 무력한 피해자가 아닌, 그날 이후의 시간을 살아온 주체로 그려내고 있다.

또 다른 이들을 위해 연대하고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은 재난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을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위로를 선사한다.

시기 구분 내용
1987년 7월 5일 민주화 과정에서의 국가폭력으로 사망한 故 이한열 열사 사건  1987년 6월 9일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집회에 참가한 故 이한열 열사가 시위 도중 전투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후두부를 맞아 27일 간 사경을 헤매고 7월 5일 새벽 2시 5분에 사망한 사건. 
1999년 6월 30일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백미리(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에 있는 청소년 수련시설인 '놀이동산 씨랜드'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잠자고 있던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당한 사건.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오전 9시 53분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발생한 화재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 당한 사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여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의 사망자와 미수습자가 발생한 사건. 
2016년 10월 26일 tvN 이한빛 PD 사망 사건 tvN의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을 맡았던 이한빛 PD가 열악한 제작환경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사건. 
2017년 3월 31일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항해하다 남대서양 우루과이 근처 바다에서 침몰하여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이 실종된 사건. 
2017년 12월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오후 3시 50분께 충북 제천시 하소동에 있는 9층짜리 복합스포츠시설 두손스포리움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당한 사건. 

 

“진짜 세월이 약인가요?”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연대하고 분투하며 

재난이 끊이지 않는 이 위험한 사회를 함께 살아가다!

 

내가 살아가는 법을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가는 거예요”

 

유경근 

- 세월호 참사 희생자 故 유예은 아버지

- (전)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2014년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었다.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을 진행하며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예은이 없는 세월을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사람 목숨이 심으면 또 나는

다육이 같음 좋겠어요”

 

황명애

-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故 한상임 어머니 

-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사무국장

 

 

2003년 대구 지하철참사로 딸을 잃었다. 참사 후 대책위원회로 활동하며 유해수습을 하였다. 사고 후 내 아이가 지하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아 매일밤 사고현장에 가서 딸을 찾아 헤맸다.

 

“내 아이가 안전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가 안전해야 해요.

옆 집에 있는 아이가, 우리 동네에 있는 아이가 

안전해야 내 아이가 안전한 거예요”

 

“아이들이 남겨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춰야겠다”

 

 

고석 

- 씨랜드 수련원 참사 희생자 故 고가현, 나현 아버지

-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

 

1999년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로 쌍둥이 딸을 잃었다. 사회적 참사가 더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설립하여 어린이 및 시민들의 안전 교육에 힘쓰고 있다.

 

“나는 너를 잊으면 안돼”

 

故 배은심

- 1987년 6월 항쟁 이한열 열사 어머니

- (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1987년 민주화 항쟁에서 아들 한열이 떠나고 평생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였다.  더불어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을 마음으로 품어주며 위로를 나눈다.

 

“정말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있는 걸까? 

애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시 살아가는 법을 알아온 사람들,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을 통해 이 위험한 시대를 함께 사는 법을 나누고 싶다”

 

감독 | 장민경

 

'세월:라이프 고즈 온'(2024)은 장민경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다. 대학교 청소노동자와 학생들의 연대를 담은 '안녕들하십니까'를 시작으로 차별금지법을 다룬 '평등길1110', '봄바람 프로젝트-여기, 우리가 있다' 등을 연출하며 연대 다큐멘터리 이력을 쌓아왔다. 2017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를 꾸준히 기록해왔다. 

 

Filmography

장편 '세월' (2021) | 연출
416프로젝트 '공동의 기억: 트라우마' - '이름에게' (2018) | 조연출
단편 '안녕들하십니까' (2014) 연출
'도망치는 것은 비겁하지만 도움이 된다' (2018) 촬영
'평등길1110' (2021) 연출
'봄바람 프로젝트-여기, 우리가 있다' (2022) 연출

 

제작 노트

#1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

 

2018년 새해를 맞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당시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이하 미디어위)에서 활동하던 나는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 기록 촬영을 위해 매주 목동에 위치한 CBS 방송국을 오갔다.

하늘 아래 오직 두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작은 스튜디오 안, 카메라 한 대를 사이에 두고 숨죽이며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서로 다른 참사의 유가족들이 참사 이후의 삶을 묻고 답하는 시간은,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참사 이후의 진실 규명과 사회적 책임의 의미를 되물었다.

나아가 상실한 존재를 안고 사는 삶에 대한 감각을 열어젖히고 있었다. 촬영을 거듭할 때마다 생각했다. 오늘 내가 본 이 순간이 ‘피해자다움’, ‘유가족다움’이라는 틀을 흔들 수 있는, 연대와 책임의 이미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더 많은 이들에게 이 장면이 가닿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런 바람에서, 함께 활동하던 이에게 지나가는 말로 이 이야기를 5주기 작업으로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꼭 연출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결국 이 작업의 출발이 됐다. 

 

# 혐오와 추모

2018년 6월 총선 당시 나는 각 당의 후보들이 416생명안전공원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산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보인 것은 도시 전체를 가득 채운 ‘납골당 반대’ 플랜카드였다. 

그들은 마이크를 들고 동네 곳곳을 돌며 4.16생명안전공원을 납골당이라 부르고, 유가족이 떼를 쓴다고 표현했다. 참사에 대한 애도를 개인화시키고 이를 지역 주민간 이해관계의 일로 치환하는 프레임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추모공원은 기본적으로 희생자들에 대한 윤리적 기획이자 사회적 책임을 행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곧 산 자들의 정의를 세우는 일과 연결된다. 

세월호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 거의 전 사회적 합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추모공원을 짓되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지점에서 열띤 토론이 일어난다거나, 그것만으로 추모를 완결짓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거라면 몰라도, 건립 취지 자체가 왜곡되고 축소되는 모습이 벌어지는 건 사실 앞뒤가 안 맞는 일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우리 사회에서 재난을 애도하는 형식이나 방법을 충분히 논의한 적이 없구나. 유가족은 유가족대로 인식을 바꾸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혐오를 맞닥뜨리며 고통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유가족의 고통을 참사에 관한 은폐와 망각을 강요하는 사회적 맥락과 함께 드러내는 동시에, 애도라는 것이 그저 유가족만의 일로 남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반복되는 참사를 겪으면서도 기본적인 생명 안전에 대한 권리 감각을 체계적으로 체득하지 못하고, 외려 타인의 고통에 동참하고 마는 우리 삶의 조건을 직시하고 함께 바꾸고 싶었다. 

 

제작 노트

# 상실의 시간
 

스튜디오에서 만났던 이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기획서를 들고 찾아갔다. 

참사 당시 시신 수습에 있어 큰 난관을 경험했고 현재 추모공원 조성 문제를 겪고 있는 대구지하철참사 유가족 황명애, 끝내 진실 규명을 다하지 못했지만 안전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고석,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이끌어왔던 배은심과 팟캐스트의 진행자였던 세월호참사 유가족 유경근을 섭외했다. 

참사의 내용에 있어서도 연결 지점이 있었지만, 그들이 각 사건과 현재의 활동 중 계속해서 질문하고 성찰하며 변화하는 지점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를 넘나들며 이야기하고 싶었다. 

 

여러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건 촬영 과정에서 담은 순간들이 작업뿐만 아니라 내 삶의 동력이 돼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촬영본을 수백 번 돌려보는 것은, 기본적으로 ‘잃는’ 과정이었다. 

녹취록을 읽는 것이 뭔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잃는 시간이었다. 그들의 말을 따라 참사의 시간을 함께 경험하고, 이후의 폭력 앞에 세워지며, 공허한 마음을 견뎌야 했다. 

상실된 존재의 흔적을 돌보며, 내가 안은 존재와 새롭게 관계를 맺는다는 건, 말 그대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연출자로서 출연자들과 일정 정도 거리감을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몰입될 때 종종 참사 현장에 있는 꿈을 꾸었다. 

 

# 연대의 자리
  

그러나 이들의 서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세월호 어머니들에게 오월 어머니들이, 유경근에게 배은심이, 고석이, 황명애가 그런 존재가 되어주었다. 

인터뷰 촬영 중 유경근이 참사 초기 광주에 내려갔을 때 경험을 말하며, 오월 어머니들이 세월호 어머니들을 안아줄 때 느꼈던 감동을 말하는데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던 것이 기억난다. 

세월호가 518과 무슨 관련이 있냐며, 세월호 가족이 광주에 왜 내려가느냐며, 연대보다 고립을 강요하던 사회적 시선 속에서, 먼저 다가와 ‘내가 다 안다’며 상처 입은 자신들을 안아주는 이들을 느낀 그 순간이, 그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내가 가장 외롭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내 곁에 다가와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나와 함께 일어서 나아가 줄 누군가를 상상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주인공들은 모두 시차를 두고 유가족이 된 이들이다. 그 말은 2014년 세월호참사로 유가족이 된 유경근도 지금은 1999년 씨랜드화재참사 유가족 고석과 나란이 앉아서 참사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99년 당시에는 뉴스 보도의 시청자였을 뿐이었단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족이 되어서야 깨달은 것이다. 유가족들은 종종 마치 본래부터 유가족이었던 것처럼 여겨지기 쉽지만, 우리 모두는 참사 전날까지만 해도 그저 언제든 참사가 일어날 수 있는 공통된 조건을 공유한 한 사회의 구성원이었다. 

 

 

제작 노트

참사의 반복 가능성은 한 사회의 시공간을 관통하며 일어난다. 이전 참사의 진실규명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사회라면, 그 기반 위에서 비슷한 일이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 

어제는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 오늘은 내가 있는 이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지금도 참사가 일어나고, 참사를 수습하고, 기억하고 책임지거나 혹은 그러지 않는 ‘조건’을 함께 공유하며 살고 있다.

 

#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참사에 대한 애도 앞에서 ‘그만 우려먹어라’라는 말들이 여전히 횡횡하는 사회다. 그러나 망각하는 존재인 우리는 말 그대로 우려먹지라도 않으면 반복되는 참사 사회에서 스스로를 또다시 참사에 빠뜨리기 마련이다. 

상실된 존재들을 내 안에 오롯이 들여, 성급히 봉합하여 박제하는 기억이 아니라, 되살리고 함께 살아가며 서사를 구성하는 기억으로 가져간다면.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조금 더 나은 나를, 시민을,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연대는 본래 완전한 천사가 아닌 끊임없이 스스로를 잃고 훼손되는 이들이 이루는 일이다. 

생명과 안전의 권리가 존중되는 사회로 가는 길에 각자의 바람을 함께 나누고 불어넣을 수 있다면 좋겠다.

'세월'에 그런 바람을 넣었다. 훼손된 존재로서의 스스로를 긍정하고, 상실된 존재와 새로이 관계 맺고, 그 아픔의 감각을 되살려 타인의 곁에 서는 태도, 그렇게 기꺼이 함께 잃고, 안고 사는 삶의 감각이 모두의 마음에 실금을 내어 가늘고 깊게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가 위와 같은 당위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었다. 어쩌면 그보다 이미 내 마음 기저에 새겨진 어떤 이미지들이 나를 움직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팟캐스트 촬영 당시, 참사 후유증으로 녹음을 잠시 중단해야 했던 황명애가 촬영자인 내게 안부를 묻던 순간, 시차를 두고 유가족이 된 고석과 유경근이 서로에게 미안함을 표하고 위로하던 순간, ‘정말 세월이 약이냐’는 유경근의 물음에 배은심이 답하던 순간과 그사이에 피어오르는 힘이 결국 나로 하여금 참사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이들을 굳이 다시 찾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장민경(2022), 이후의 세월을 사는 법-다큐멘터리 '세월' 코멘터리, 교지편집위원회 '중앙문화'


유경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 故 유예은 아버지)

“그분들이 하는 이야기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제 다 알겠는 거예요.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뭘 했고 소식을 처음 듣고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떻게 내 아이한테 달려갔고 장례를 어떻게 치렀고. 그 이후에 어떻게 싸웠고 하는 게 나랑 똑같은데”

 

고 석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 희생자 故 고가현, 고나현 아버지)

“저한테 자꾸 이제 어떻게 살아왔느냐 그런 얘기를 묻습니다. 사실 살아온 게 살아온 게 아니죠. 그냥 버틴 거죠 버틴 거예요. 지금 버티고 계시잖아요?”

 

황명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故 한상임 어머니)

“그 사실 어디에다 (유골을) 보내고싶지도 않거든요. 내놓자고 마음을 가진 건 내 아이 목숨 하나가 이 세상의 많은 생명을 구하고 이 생명의 안전이 지켜진다면은 그보다 더 좋은 생각은 없을 것이다. 엄마가 할 수 있는 가장 아프고 좋은 생각이라고 그렇게 이제 마음을 다졌던 거죠.” 

 

故 배은심  (민주화 과정에서의 국가폭력으로 사망한 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약해지면 안 됩니다. 약해지고 뭔가가 좀 희미해지면 저 망월동에 올라가요. … 딱 이거에요. ‘나는 너를 잊으면 안 돼’ 그게 대화예요. 너무 지치면은 ‘한아 네가 보고 싶어서 내가 온 게 아니라 내가 살라고 여길 온 거 같애’ 그게 이제 마지막이에요” 

EPILOGUE

유경근

“옛날에 씨랜드 이런 일들 일어났을 때 그때 우리가 내 일처럼 여기지 않고 관심 갖지 못한 게 또 미안하고. (씨랜드 참사가) 38일 만에 결국에는 접고 받아들이고 장례 치를 수밖에 없었던 것도 너무 외로웠기 때문 아닙니까. 그때 만일 제가 달려가서 ‘같이 하겠습니다’ 라고 했으면”

고 석

“조금 더 버틸 수 있었겠죠”

 

유경근

“유가족들이 이런 상황으로 자꾸 내몰리는 것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좀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서”

황명애

“전혀 안 변한 거 같아요”

 

故 배은심

“사람들이 그라는 거예요. 세월이 약이다 라고”

유경근

“근데 진짜 세월이 약인가요?”

故 배은심

“없어요. 어디가 약이 있어요. 약이 없죠. … 

안고 사는 게 약이여. 내가 안고 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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