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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그린 49일의 여정, 국립무용단 신작 '사자의 서'

무용

by 이화미디어 2024. 4. 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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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종덕이 부임 후 처음 선봬는 대형 신작  

- 죽음을 바라보는 안무가의 시선을 『티베트 사자의 서』에 접목  

- 구조적인 움직임과 은유적 표현이 돋보이는 창작춤의 정수

◈ 50여 명 전 단원 출연, 섬세한 솔로부터 역동적인 칼군무까지   

- 전통부터 현대까지 체화한 조용진·최호종·김미애·박소영 주역으로 캐스팅  

-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와 소통하는 국립무용단이 선보이는 춤의 경전

◈ 김재덕·황진아의 깊이 있는 음악과 이태섭의 미니멀한 무대  

- 감각적인 음악과 무대로 시공간을 초월한 디스토피아적 무대 연출

 

공연명 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일시 2024.4.25.() ~ 4.27.()
·금 오후 730, 토 오후 3(3)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주요
제작진
예술감독안무
조안무
작곡·음악감독
무대디자인
조명디자인
영상디자인
의상디자인
김종덕
정소연 이재화
김재덕 황진아
이태섭
장석영
황정남
노현주
출연 망자 조용진 최호종
외 국립무용단
관람료 VIP70,000R50,000
S30,000A20,000
관람연령 8세 이상 관람
소요시간 80(중간휴식 없음)
예매 국립극장 02-2280-4114 www.ntok.go.kr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국립극장
(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신작 '사자의 서'425()부터 427()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34월 취임한 예술감독 김종덕이 부임 후 처음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티베트의 위대한 스승 파드마삼바바가 남긴 불교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Tibetan Book of the Dead)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은 망자의 시선으로 의식과 상념을 건너 고요의 바다에 이르는 여정을 춤으로 빚어내는 동시에 삶과 죽음,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티베트 사자의 서는 인간이 죽은 뒤 사후세계에서 헤매지 않고 좋은 길로 갈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지침서다. 삶과 죽음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대표적인 불교 경전으로 손꼽힌다. 안무를 맡은 김종덕 예술감독은 경전에서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단계로 본다는 점에 주목해 작품을 만들었다.

 

죽음이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이자,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통로라 보며 인간의 생애를 담담하게 관조한다. 김종덕은 가장 적극적인 삶의 태도는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지는 것 같다"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팍팍한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3장으로 구성된 작품은 죽음 후 망자가 겪는 49일의 여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1의식의 바다는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로 시작, 저승사자가 등장해 망자를 사후세계로 인도한다. 죽음의 강을 건너며 춤추는 망자의 독무와 죽음을 애도하는 살아있는 자들의 웅장한 소리가 죽음과 삶의 대비를 강렬하게 보여준다.

 

2장은 상념의 바다, 망자의 지난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소년기부터 장년기까지 순차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살면서 마주한 수많은 사람과 사건의 환영에 사로잡혀 지난 삶을 붙들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다.

 

삶을 회상하며 겪는 기쁨과 슬픔, 회한과 체념 등 감정의 굴곡을 담은 춤은 망자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장례 절차 중 관의 훼손을 막기 위해 발로 흙을 밟는 회다지를 여성 군무로 재해석한 장면도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 3고요의 바다에서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반복 움직임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사후세계가 연결된다는 철학을 담아낸다. 삶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내려놓은 망자의 절제된 표정과 과장되지 않은 움직임에 깨달음의 진리를 녹여내고, 이승에 남은 이들이 49재를 마무리하며 막을 내린다.

 

작품의 중심인 망자 역할은 국립무용단을 대표하는 주역 무용수 조용진과 독보적인 실력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최호종이 맡았다. 죽음을 맞이한 망자는 조용진, 회상의 망자는 최호종이 연기한다.

 

국립무용단 50여 명 전 단원이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솔로·듀엣·군무 춤사위에 담아 강렬한 에너지를 쏟아낸다. 음악은 현대무용가이자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 '산조'의 음악을 작곡한 김재덕이 1·2, 거문고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활동하는 황진아가 3장을 맡았다.

 

망자의 애절함과 사후세계의 신비함을 담은 음악으로 작품의 몰입을 끌어올리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대는 제31회 이해랑연극상을 받은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이 맡았다. 무대 바닥부터 양쪽 벽까지 20미터에 달하는 삼면이 백색으로 채워지며, 장면에 따라 조각조각 나뉘고 회전하는 무대로 시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한편, 국립무용단은 공연에 앞서 오픈 클래스45() 오후 730분 국립무용단 연습 실에서 진행한다. 주요 장면 소개, 출연진과의 대화에 이어 직접 춤을 배워보는 시간이 마련돼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한국 창작춤의 정석, 김종덕 예술감독의 첫 번째 대형 신작

 

국립무용단 신작 '사자의 서'는 예술감독 김종덕이 지난해 4월 취임한 후 처음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김종덕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끊임없이 실험해 왔다.

 

전통춤에 클래식·재즈·팝 등의 서양 음악을 덧입히거나, 미디어아트 등 무대 기술을 활용해 전통을 기반으로 동시대성을 확보한 창작에 매진했다.

 

국립무용단 김종덕 예술감독이 지향하는 단체의 정체성은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와 소통하는 창작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국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로서 확고한 예술적 철학을 보여줄 것이라며 신작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김종덕 감독은 대만 작가 차웨이 차이(Charwei Tsai)의 영상 '바르도(Bardo)'(티베트 사자의 서원제:바르도 퇴돌)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기획했다.

 

'사자의 서'는 죽음 후 망자가 49일 동안 영혼이 이승에 머물며 느끼는 부정·분노·타협·우울, 그리고 수용의 과정에서 자기 죽음을 인식하고 저승으로 건너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계-꼭두의 눈물' (2009) '굿바이 맘' (2013) 등에서 죽음과 이별, 진혼 의식 등을 소재로 다뤄온 김종덕은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호소력 있는 춤사위와 풍부한 감정선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김 안무가는 죽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고 특히 49재나 3년상 등 이승과 저승을 분리하지 않는 한국 전통의 관점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일 것이라며 작품을 통해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원동력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티베트 사자의 서』에 접목한 49일의 여정


'사자의 서' 콘셉트 사진 망자역 조용진 회상 속 망자역 최호종

 

국립무용단 신작 '사자의 서'는 총 3장으로 구성된다. 망자가 죽음을 인지한 후 의식의 바다’ ‘상념의 바다를 건너 고요의 바다에 이르는 여정을 춤으로 빚어낸다.

 

1의식의 바다는 허공을 부유하는 망자들이 심판을 기다리며 시작된다. 망자들이 각자의 위패를 휘두르며 만든 소리와 살아있는 자들의 통곡에 맞춰 불안감과 황망함을 춤으로 표현한다.

 

죽음의 강을 건너며 춤추는 망자 조용진의 독무에는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죽음을 애도하는 산 자들이 땅을 두드리며 만든 장단의 웅장함, 전통장단인 칠채장단의 변주에 따라 입체적 변화를 거듭하는 움직임 등 음악과 춤을 동시에 소화하는 무용수들의 탁월한 역량이 돋보인다.

 

2상념의 바다는 망자의 회상이 주를 이룬다. 소년기의 천진난만한 장면, 청년기의 사랑과 이별, 장년기의 결혼 등이 파노라마처럼 무대에서 펼쳐진다. 폭풍같이 몰아치는 일상에서 느낀 기쁨과 슬픔, 회한과 체념 등을 춤으로 표현한다.

 

회상의 망자를 맡은 최호종은 과감한 표현력과 독보적 테크닉으로 망자의 굴곡진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무용수 18명이 죽음을 애도하며 깊은 호흡과 느린 걸음으로 계속 도는 회다지장면이 인상적이다.

 

강강술래처럼 끊임없이 돌고 도는 움직임은 장례 절차 중 회다지를 여성 군무로 재해석했다. 회다지는 관을 묻으면서 동물이 시신을 훼손하지 못하게 횟가루를 뿌리고 발로 다지는 과정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망자의 길을 따라가 보면 각자의 삶을 반추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3고요의 바다에서는 삶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내려놓은 망자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진다. 망자는 절제된 표정과 과장되지 않은 움직임으로 고요의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이승에 남은 이들이 49재를 마무리하며 막이 내린다.

 

한국 최고의 무용수와 제작진이 완성한 생사의 디스토피아

 


'사자의 서' 연습 현장 ©김성재

 

'사자의 서' 안무·음악·미장센의 완성을 위해 각 분야를 대표하는 창작진과 국립무용단이 의기투합했다. 국립무용단원 정소연·이재화가 조안무를 맡아 군무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두 조안무는 각각 국립무용단 '호동' '가무악칠채'에서 한국춤에 현대적인 감각을 탁월하게 조화시키는 안무 역량을 보여줬다. 정소연은 뛰어난 표현력으로 절제된 여성 군무를, 이재화는 정교한 구성력으로 강렬한 남성 군무를 맡아 움직임의 조화를 이끌어 작품에 힘을 보탠다.

 

음악은 김재덕과 황진아가 맡았다. 직접 춤을 추며 음악을 만드는 안무가이자 음악가 김재덕이 1·2,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거문고 연주자 황진아가 3장의 음악을 책임진다.

망자의 애절함과 사후세계의 신비로움을 극대화해 주는 음악이 작품 서사에 힘을 실어준다. 국악기 주법과 사운드를 변형해 연주·편집하고 앰비언트 사운드를 덧입히는 등 전통에 대한 현대적 해석의 깊이가 음악에서도 드러난다.

시공간을 초월한 무대 연출을 위해 무대디자이너 이태섭과 조명디자이너 장석영, 영상디자이너 황정남, 의상디자이너 노현주가 뭉쳤다. 무대 바닥부터 양쪽 벽까지 약 20미터에 이르는 삼면이 백색으로 채워지고, 장면에 따라 벽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회전한다.

사후세계를 경험한 이의 기억을 시각화한 죽음의 강 영상이 무대를 채우는 가운데 독무에서 군무까지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대형에 따라 빠르게 전환되는 강렬한 빛이 작품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제의적 분위기를 재현한 의상은 전통 복식의 틀을 고수하면서도 치마의 긴 트임과 찢긴 듯한 끝자락 등 파격을 더해 춤의 강렬함과 우아함을 부각시킨다.

 

 

주요 제작진 및 출연진 소개

  안무 l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단장. 천안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 ()대한무용협회 주최 전국무용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세종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특히, 동양사상에 대한 탐색과 한국 전통춤을 기반으로 한 창작 활동으로 동시대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주요 작품으로 <꼭두의 눈물> <아빠의 청춘> <내 젊은 날의 초상>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우리 춤과 문화> <시간은 책임을 게을리한 적 없다> <모난 삶에 호통치지 마라> 등이 있다.
     
  작곡 및 음악감독 l 김재덕
현대무용부터 한국무용,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섭렵한 안무가이자, 작곡·작사·노래하는 음악가다. 2013모던테이블을 창단해 전 세계를 누비며 자신만의 춤을 알리고 있다. 주요 안무작으로는 <다크니스 품바> <시나위> <맨 오브 스틸> 등이 있으며,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 <산조>에서는 음악감독을 맡아 국악기와 EDM을 결합한 파격적인 음악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작곡 및 음악감독 l 황진아
거문고 솔리스트이자 창작자로 국내외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음악가다. 국악부터 록, 재즈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정규음반 The Middle」 「Short Film를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였으며, 무용·영상·영화·패션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으로 예술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무대디자인 l 이태섭
한국 무대미술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다. 1990년 데뷔한 후,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리어왕> <오이디푸스>, 창극 <리어> <귀토> <베니스의 상인들> <심청가> <코카서스의 백묵원>, 무용 <새날>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격조 높은 미장센을 선보였다. 2005년 연극 <고양이의 늪>으로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을 거머쥐었으며, 2021년에는 제31이해랑 연극상을 받았다. 무대의 기술공학적인 측면에 관심이 많은 이태섭은 강동아트센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리모델링 등에도 참여했다.
     
  망자 역 l 조용진
국립무용단 단원이다. 2011년 국립무용단 입단 후 <, 춘향><춘상> 몽룡 역, <그대, 논개여> 왜장 분신 역, <Soul, 해바라기> 아들 역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2009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독보적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 한국무용에 대한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낸 <기본활용법>의 안무·출연을 맡았으며, 한국적 춤사위가 자연스럽게 현대화될 방법을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망자 역 l 최호종
립무용단 부수석. 2017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해 <산조><더 룸>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2022 무용극 호동>에서 주인공 호동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동상·은상·금상을 차례로 수상했다.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댄스필름 <도메스틱 와일드>2022 서울무용영화제에서 관객이 뽑은 베스트 작품상을 받았다. 2023년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 안무가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안무작 <야수들>로 평단·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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