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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김효진 x YMAP '마담 프리덤'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잘 키운 작품 셋, 춤과 미디어로 봄에 피어나다

무용

by 이화미디어 2015. 4. 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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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 용 개관 10주년 기념 두번째 작품 김효진×YMAP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극장 용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안무가 김효진이 YMAP과 함께하는 <봄 프로젝트>가 무용과 영상, 음악의 멀티미디어 공연 세 편으로 3월과 4월 화려한 야심과 함께 무대에 펼쳐졌다.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온 김효진은 최근 몇 년 간 YMAP(대표 김효진, 예술감독 김형수)을 이끌며, 여러 장르가 균형 있게 하나로 통합되는 융합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번 2015년 3월과 4월에는 그 성과를 총 집결해 <Madame Freedom>,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Dancing Love Project> 세 편의 멀티미디어 공연을 선보였다.
 

<Madame Freedom(마담 프리덤)>은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국립현대미술과 서울관 주최로 공연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3년 여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되고, 2014년 가을 미국 캘아츠(Calarts) 다운타운 센터인 'REDCAT'(Roy and Edna Disney/CalArts Theater) 무대에 올랐던 만큼, 영상과 무용, 무대가 입체적으로 구성되고 깊이도 있다.
 

처음에 무대가 시작되면 영상에 김효진이 한복을 속곳부터 한겹씩 차례로 입는 가슴 떨리는 날씬한 뒷모습이 보이며, 마지막에 머리에 가채까지 올리며 아리따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내 무대에 검정 단촐한 옷으로 그녀가 등장하며 단아하고도 고즈넉한 한국무용이 태평무의 춤사위를 중심으로 응용되어 펼쳐진다.
 

이내, 1950년대 영화 <자유부인>의 장면들이 무대의 정면과 좌, 우에 비스듬히 위치한 세 개의 스크린에 가득 보이는 가운데, 평범한 주부의 일상탈출을 위한 상상이 무대가득 펼쳐진다. 김효진과 젊은 남자 무용가의 은근히 로맨스 가득한 듀엣무가 무대 위와 스크린을 오고가며 은근히 가슴을 떨리게 하며 매력적이다.
 

음악감독 문수영의 최첨단 전자음향의 사운드가 분위기를 자아내며 넓은 무대에 혼자 추는 춤이 결코 외롭지 않다. 오히려 집중감 있으며, 그녀의 춤추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영상에 비추이기도 하고, 옛 영화의 브라스밴드 안에 그녀가 들어가서 무대 위의 그녀와 같은 포즈로 동시에 춤을 추기도 한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영상과 무대, 옛 영화와 첨단 미디어테크놀로지 사이를 '자유부인' 답게 오고 간다.
 

2005년 김효진의 독무 <춤을추며 산을 오르다>가 오랜기간 프로젝션 맵핑,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각종 미디어와 결합하며 <자유부인>이란 제목으로 재탄생했고, 다양한 변모를 거듭하며 매 버전의 <마담 프리덤>이 늘 새롭고 의미화되어 매번의 도전이 보람되어 보인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주최, 주관으로 진행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개관 10주년기념 시리즈인 '용.텐.페'의 두 번째 무대로 4월 1일부터 5일까지 공연됐다. 공연은 아버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동화라는 컨셉으로 화려한 영상기법과 무용, 음악이 결합된 YMAP 특유의 다원 프로젝트였다.
 

책가방을 매고 귀에 헤드폰을 꽂은 현실속의 앨리스 같은, 혹은 앨리스가 되고 싶은 듯한 소녀가 무대에 등장한다. 그녀의 귀에는 안정된 목소리를 가진 중년의 DJ가 진행하는 라디오 소리가 들린다. 무대 전면 가득 화면 왼편에는 라디오 대사가 한글로, 오른편에는 영어자막으로 보이고, 동화 같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대 정면을 크게 두 개, 작게 두 개 세로로 분할한 화면에 서로 다른 영상이 복잡하게 보여진다. 미로, 트럼프 등 앨리스가 탐험하는 세계의 모습이 다채로운 화면과 진행감으로 스크린에 보여지며 지루할 틈이 없다. 이날 공연을 찾은 다수의 관객이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었는데, 이들에겐 다채로운 영상만으로도 동화 속 앨리스의 또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또한 음악감독 표신엽의 경쾌하고 비트감 있는 음악과 문수영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음악이 잘 드러내준다.
 

2011년작 YMAP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때에는 화려한 영상과 음악에 비해 무용이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다. 이번 2015년 버전에서는 여섯 명 무용주자의 개별독무는 극의 이미지를 살리고 있는 반면, 모두 함께 무대에 등장할 때에는 극의 흐름을 춤으로 맛깔스럽게 전달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 김효진이 직접 춤을 추는 작품들은 영상과 음악, 춤의 결합이 균형적인데 반해, 다른 무용수들이 출연하고 김효진이 연출과 안무를 맡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만큼의 '기대치'까지 미치지 않아 못내 아쉬운 느낌이다.
 

한편, 4월 9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 <Dancing Love>는 국제예술공연프로젝트(iPAP) 주최, 2015서울국제즉흥춤축제 사무국 주관으로 공연되었다. 처용설화와 처용무에서 영감을 받았고,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춤을 모티브로 했지만, 동서고금의 '사랑'을 주제로, 영상과 음악이 결합한 독무로 펼쳐냈다. 2012년 '한국무용제전-세계 속의 한국문화유산을 춤추다' 프로젝트에서 공연된 <처용의 춤>이 발전되어 2014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함께 미국 CalArts에서 초청되어 초연된 작품이다.
 

영상과 움직임, 사운드의 실시간 상호작용으로 미국에서의 초연 작업을 해체하여, 특히 각 매체의 '즉흥성'과 이들간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어 이 시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소망을 담아 미디어 퍼포먼스 처용무로 재해석했다. 한국 전통춤에 조예가 깊은 김효진의 독무와 미디어의 결합, 현장의 즉흥성이 좋았다는 후문이다. (영상제작 YMAP, 영상촬영 제창규, 정민건, 연출&안무 김효진, 출연 김효진, 김형수, 표신엽, 양용준, 문수영, 손시율, 정재은, 정민건)

'하나의 작품을 끝까지 키워야 한다'는 김효진의 철학이 자신만의 대표적인 레퍼토리 작품으로 탄생되고 거듭난다는 면에서, 그녀의 2015년 봄의 행보는 지금 만개하는 봄꽃들처럼 싱싱하고 아름다웠다. 2007년 YMAP의 출발부터 9년간 이어온 꿈이 지난 3월과 4월의 바쁜 행보로 작품 고유의 '색'을 다시 찾고 발전해가는 것, 성장한 모습을 수많은 관객에게 보이고, 또 더 커져서 이 작품의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것, 그것 또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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