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팔도를 흔든 톱스타 예인, 난세 구할 영웅으로 환생하다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대본 공모 당선작 ‘2024년 상연 작품’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 앙코르 공연, 인천 청라블루노바홀에서 10월 16~17일 양일 공연〕
달문이 두려운 궁중, 달문을 갈망하는 백성들. 하늘은 과연 누구의 편인가?
18C 조선의 민생 도탄이 실존 톱스타 ‘달문’을 민중봉기의 영웅으로 소환했다.
전통 서사와 첨단 디지털 기술이 무대에 환상적으로 녹아든 ‘모던 키노 드라마’!
노래, 춤, 소리, 기예, 다차원 인터렉티브 영상이 조화된 최첨단 포맷의 대하 사극
“어두운 이 밤 지나면 꿈꾸던 세상이 밝아온다!”
“내가 품은 情人 얘기, 어디 한 번 들어 볼 텐가?”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창작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의 앙코르 무대가 오는 16일(수)과 17일(목) 이틀간 오후 7시 인천광역시 청라국제신도시 ‘청라블루노바홀’에서 펼쳐진다.
이 작품은 신광수(필명 하우) 작가의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대본 공모 당선작’ 극본을 토대로 한 뮤지컬 포맷 연극이다. 관록의 배우 전무송·최종원 등이 창단 멤버인 극단 집현(集賢)이 기획·제작했다.
2023년 12월 초연에서 소재가 갖는 특유의 역사성과 문학성, 연극의 예술성, 볼거리, 느낄 거리로 인하여 관객의 직관 열기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이 이어졌다.
307년 전 태어나 조선을 평정했던 실존 톱스타 예인(藝人)인 ‘달문’(1707~미상)이 조선 후기(18세기) 궁중의 모순과 부조리, 지배계급의 핍박·착취·수탈·부패를 혁파하는 새 시대의 영웅으로 설정되어 분개·자각과 함께 처절한 몸부림으로 새로운 이상세계를 구축하려는 백성의 담대한 열망에 부응한다는 내용이다.
전기수 태암 역 이태훈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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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채령 역 박하은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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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 주연 배우 |
달문은 바로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廣文者傳)'과 그것의 속편 '서광문전후(書廣文傳後)', 문관 홍신유의 시 '달문가(達文歌)'의 주인공으로 별칭은 ‘광문(廣文)’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달문은 고달픈 백성들의 갈구·희망·좌절의 국면에 따라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난세를 구해 이상 국가를 만들 ‘영웅’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당대 민중의 간절한 심리를 투영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달문은 이름만 언급돼도 ‘왕(용·龍)’과 ‘궁궐’이 두려워할 정도로 구전으로 공포성, 영웅성이 증폭된다.
백성이 숭앙하는 영웅으로 달문을 격상해주는 극적 장치는 바로 ‘전기수(傳奇叟)’다. 전기수는 조선 후기에 등장해 얘기나 소설을 읽어 주던 언어술사인데, 1899년쯤 생겨난 활동사진과 무성영화의 익살스러운 해설자 ‘변사(辯士)’와 함께 우리나라 대중예술사에서 해학·풍자의 격을 높인 ‘이야기꾼 예인’으로 평가된다.
왕(용), 도승지, 수령, 초평 등의 악역(빌런) 캐릭터는 ‘분노지수’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전기수, 떠버리, 나발통 등은 얄궂은 재담과 코믹 액션으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기생들과 행수가 당대 미천한 신분으로서 겪는 시달림과 비애는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특히 기생 ‘채령’의 굳은 절조와 애달픈 염원은 청아하고 구슬픈 노래로 전달되어 심금을 울린다. 채령은 역신과 탐관오리의 모진 수탈과 핍박, 기한 없는 언약, 기나긴 외로움을 견뎌내며 달문이 정인(情人)을 넘어 ‘혁명 영웅’으로 귀환하길 바라는 캐릭터다.
극단은 이번 앙코르 공연에도 기량이 뛰어난 많은 전문가를 참여시켜 작품성을 한층 높이고자 하였다. 달문 연구자이기도 한 김정섭 예술감독(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대학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은 작품 전체의 포맷과 테마, 에피소드별 소주제들을 확립하고 서사와 캐릭터를 정교화하였다.
이상희 연출가는 풍부한 작품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적 감각과 디지털 시대의 감수성을 결합해 소통성 짙은 연출 문법을 창출했다. 최태선 안무가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역동적 안무, 신영길 음악감독(작곡가)의 극적 상황과 감정선을 꿰뚫는 음악, 권순창 화백의 기품있는 수묵 담채화, 이탈리아 출신 미켈레 눈노(Michele Nunno) 영상감독의 다차원적 디지털 인터렉티브 영상기법도 무대에 잘 직조(織造)하여 볼거리의 심미성을 한층 강화하였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의 한류스타 양미경 배우(인덕대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대하 사극 연기를 정교화하고 표현의 품격성을 높이도록 하였다.
이번 앙코르 공연은 특히 디지털 세대인 젊은 관객들과 학생들을 고려해 전통 서사에 첨단 디지털 영상 기술을 융합한 현대적 ‘키노드라마(kino-drama, 영화의 영상기법을 결합해 상연하는 연극)’라는 융합 포맷을 발전시키고 예술성과 소통성의 격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었다.
최경희 극단 집현 대표는 “달문이란 존재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데다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에도 자주 출제되는 문학 소재 가운데 하나라서 이번 앙코르 공연을 통해 작년에 관람하지 못한 분들에게 사회적 소통과 학습의 장을 선사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 창작극의 모티브가 된 ‘달문’은 조선 시대에 최고 명성을 누린 슈퍼스타 예인이다.
별칭은 뛰어난 일을 한 사람에게 붙여주는 칭호인 ‘광문(廣文)’이다. 당대 ‘팔풍무’(숭어 뛰기나 자반 뒤집기 같은 땅재주 춤), ‘철괴무’(쇠지팡이를 짚고 호리병을 든 중국 신화 속의 늙은 신선 이철괴가 추었다는 탈춤), ‘만석중 놀이’(산대 위에 인형을 놓고 돌리는 인형극), ‘입에 주먹 집어넣기’ 등의 춤과 묘기로 노비, 거지, 평민, 양반은 물론 도도한 한양 기생들까지 단숨에 매료시켰다.
당대 한양 청루(기생집), 문경(문경새재), 부산·동래, 호남, 충청(호서), 남포(대동강), 희천(청천강), 의주(통군정), 고성(금강산), 심지연(백두산) 등 조선 팔도를 순회하며 구름 관중을 불러모아 ‘초특급 팬덤’을 누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알고 보면 광대 달문은 ‘금수저 중의 금수저’였다.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安平大君)의 후손(전주이씨)으로 170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전한다.
집안이 세 번 연속 상(喪)을 당해 몰락함으로써 유리걸식을 하는 걸인 생활을 했으며, 이태정(李太丁)이 사색당파 가운데 하나인 소론(少論)의 세력 회복을 꾀하고자 1764년(영조 40년) 경상도에서 주동한 역모 사건에 연루됨으로써 함경도 경성에서 귀양살이를 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50세 때(1757년)부터 아예 영남에 내려가 터를 잡고 7년간 예인으로 활동하며 팔도를 뒤흔들다가 훗날 기묘하게도 구름처럼 사라져 ‘신선(神仙)’으로 추앙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외모가 매우 추하고 어리석다고 놀림을 받았지만, 마음씨가 곱고 후덕해 걸인 시절에도 두목으로 무리를 이끌었다. 예인이 되어서도 기예와 재담이 매우 빼어나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양 기생들에게까지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왕가의 후손에서 천하고 궁핍한 신세로 전락했으나 광대로서 자유롭고 뜨거운 예술혼을 맘껏 떨치고자 했던 사람이다.
그간 작품을 통한 그의 조명은 크게 부족했다. 따라서 이번 작품은 그가 지닌 영웅성과 문화적 영향력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투영되어 조선 후기 혼란기를 재해석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제작진
양미경 배우·교수 (인덕대 방송연예과) |
김정섭 교수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학과) |
최경희 대표 극단 「집현」 대표 |
이상희 연출가 극단 「집현」 상임연출 |
자문위원 | 예술감독 | 기획·제작 | 연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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