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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나서 눈물이 그렁그렁했던 황석영 작가가 본 '정돌이' 두 번째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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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미디어 2025. 2. 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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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닦이가 된 운동권 학생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정돌이'는 칠팔십년대 대학가의 민주화운동 세대를 그리고 있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현재 시점에서 운동에 참가했던 주체들은 지난날의 열정과 어긋난 현실의 일상 사이에서 몸과 마음이 찢어지는 분열을 어떤 형태로든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개 후일담 형식을 띄고 있는 이러한 서사들의 특징이 회한과 냉소로 그려지고 있는데 반하여, 이 다큐는 학생들이 우연히 만나게 된 가출 고아 소년 ‘정돌이'를 돌보고 보살피는 과정에서 확인한 소통, 공감, 연대에 관한 회상기로서 개인과 사회적 담론이 어떻게 따뜻하게 인생 속에 녹아들 수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지상의 무상한 시간을 견디면서 속세의 먼지 가운데서 빛나는 것들을 찾아낸 이 기억의 힘이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황석영 작가)

 

‘정돌이’를 고대로 데려갔던 운동권 학생은 서정만이었다. 이후 서정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1987년 서대협에서 활동했던 서정만은 1988년에는 민정당사를 점거하러 들어가서 감옥에 갇힌다. 출소 후에 서정만은 뜻밖의 일을 한다.

 

서정만

 

“그게 영등포 로터리 좀 지나서, 어디지 거기가? 무슨 예식장 근처인데. 하여튼 그 쪽에서 1년 반 했어요.

‘야 너 여기서 한번 일 해 볼래?’ 그래가지고 어 그래 하면 괜찮겠다. 사실 세상 나가서 사는 게 좀 두려웠거든요.

 

이거는 그러면 남들이 싫어하는 허드렛일인데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살 수 있는 동력, 자신감 이런 것들을 배우지 않겠냐. 그렇게 시작했어요. 선배들이 놀래가지고 쫒아오고 그랬어요. 야 너 왜 거기 있냐고. ”

 

1980년대 당시에 학교를 마친 운동권 학생들은 대부분 노동 현장이나 농민, 빈민 등이 있는 곳으로 갔다. 조직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구두닦이 생활은 전무후무했으며 선배들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그후에 서정만은 생활인의 길에 접어들었다. 학생운동으로 투옥 경력이 있는 서정만에게 사회는 낯선 곳이었다.

 

서정만

 

“제가 민정당사 점거건으로 해서 88년도엔가 그게 되면서 그래서 그렇게 됐는데, 그래서 어쨌든 간에 졸업하고 나서 군면제 사유를 거짓으로 쓸 수가 없으니까, 딱 쓰고 나니까, 서류 내고 나가는데, 인사담당자가 보더니만 이렇게 막 쳐다 보는거에요.

 

이렇게, 아주 이상하게 쳐다보고 그래서, 그걸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너무 기분 나쁘고, 불쾌하게. 그러니까 ‘이런 애가 왜 왔을까 여기?’ 이런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20대의 서정만

이후에 서정만은 학원강사로 일하게 된다. 당시에 취업할 수 없었던 많은 운동권 출신들이 학원가로 많이 진출했다. 하지만 서정만은 또 다른 고민에 부딪힌다.
 
서정만


“주변에 선배들이 취업이 안되니까 주로 어디를 가냐면 학원 쪽으로 많이 가요. 학원 쪽으로 많이 가서 이제 학원 강사 생활을 그때부터, 91년도부터 했으니까 7년? 8년 정도 했었죠.

 

그리고 나서 학원 강사하면서 그때 전 강북이나 나중에는 강남으로 와서 이렇게 있다 보니까 그때 처음 느낀 게, 아, 이거 틀리구나 이제. 시스템적으로 강남 애들 무조건 좋은 대학 가게끔, 그렇게 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되어 있어요.

 

보니까. 그래서 깜짝 놀랬고. 강북의 전교 1등하고, 강남의 중학교 전교 1등하고가, 전교 1등하면 다 똑같고, 다 공부 잘하니까 우리 때 보면 큰 차이는 없었는데 천지 차이에요 실력이. 그래서 야, 이걸 내가 이런 쪽에, 공부 잘하고 집안 좋은 애들의 이거 일을 해서 내가, 이런 일을 해서 밥을 먹고 살아야 되나? 고민들이 사실 많이 되었죠. 공정하지 못하다.

 

사실. 그러니까 기회가 똑같이 준다고 생각하는데, 부모, 가정환경에 따라서 이 기회 자체가 처음부터 틀린거잖아요. 이게 공정하냐? 공정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 이쪽의 일을 하면서 밥은 먹고 사는 게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 때문에 고민고민 하다가 그만두게 되었죠.”
 
학생운동 출신들에게는 현재 시점까지도 ‘위선’이라는 키워드가 붙어 있다. 하지만 과연 누가 누구에게 위선을 지적할 수 있을까? 그것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낙인 찍기는 아닐까? 영화 '정돌이'에는 1980년대에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이 등장한다. 얼굴은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을 속일 수 없다.

 

영화에는 노동운동가, 농부, 교수, 직장인, 학원강사 등 다양한 얼굴이 등장하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현실의 삶에 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란의 얼굴들’과는 정반대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돌이' 두 번째 예고편 공개

 

영화 '정돌이'의 두 번째 예고편이 공개됐다. 장구를 본 적조차 없었던 정돌이가 장구에 재능이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담았다.

 

 

 

INFORMATION

제목 : 정돌이
영어 제목 : Poliboy
장르 :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93분
감독 : 김대현
<다방의 푸른꿈><시간의 종말> <코리안 블랙 아이즈> <흙의 숨, 진도이야기> 외
제작 : 인디라인, 고려민주기념사업회
출연 : 송귀철(정돌이), 서정만 외 
배급 : 정돌이 배급위원회, 인디라인
개봉 : 2025년 2월
로그라인 : 1987년 봄 열네살 가출 소년이 대학가의 격랑에 휩쓸린다.

 

SYNOPSIS

1987년 봄, 고려대에 홀연히 나타난 14살 소년 송귀철.
경기도 연천에서 아버지의 주취 폭력을 피해 가출한 소년은 청량리 역전을 배회하다가, 수배중인 고대 운동권 학생을 우연히 만나 심야만화방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다음날 아침, 수배학생은 가출 소년을 돌볼 수가 없어 소년을 데리고 고대에 오게 된다. 소년은 정경대 학생회실에서 기거하며 정돌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운동권 형과 누나들에게서 따뜻한 가족 같은 느낌을 받고 고대에 눌러 앉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형, 누나들에게 들었던 얘기는 ‘정돌이 밥 먹었니?’였고 밥에 있어서는 거절을 몰랐던 정돌이는 어떤 날은 여섯 끼를 먹기도 했다.
정돌이가 고대에 흘러 들어온 1987년 4월은 전두환의 ‘4.13 호헌’ 조치로 인해 대학이 격랑에 휘말리기 시작한 시기였다. 6월이 되자 정돌이는 형, 누나들을 따라 6월 항쟁에 참여했다. 단순 참여가 아니라 1987년 12월 대선 개표부정과 관련한 구로구청 투쟁에 참여할 정도로 운동권의 일원이 되었다.

정돌이는 운동권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들과 어울리다가 장구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 정돌이는 고대 농악대의 일원이 되어 공연에 함께 참여하고 북을 들고 시위대의 앞에 서기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장구를 연마했고, 훗날 정돌이는 장구 명인이 된다.

한때 성북서 형사들은 ‘정돌이만 잡으면 고대 운동권 조직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정돌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1987년 봄으로 돌아간다.

ewha-media@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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