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화가 윤병락의 개인전 'The Season of Time'이 2026년 8월 25일(화)부터 9월 30일(수)까지 서울 청담 보자르갤러리(대표 허성미)에서 진행 중이다.
‘사과 작가’로 널리 알려진 윤병락은 탐스럽고 생생한 사과를 독창적인 화면과 형식으로 구현하며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 속 사과는 금세라도 화면 밖으로 굴러 떨어질 듯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작업은 단순히 대상을 정교하게 재현하는 극사실주의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에게 사과는 고향과 어린 시절의 기억, 계절과 풍요를 품은 친숙한 소재인 동시에 회화의 틀과 공간을 탐구하고 확장하기 위한 중요한 조형적 매개체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 《The Season of Time》은 한 알의 사과가 익어가기까지 축적되는 시간과 계절에 주목한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며 햇빛과 바람, 비를 지나 붉게 무르익는 사과에는 수많은 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
윤병락의 화면에 등장하는 사과 역시 하나의 정물을 넘어 작가가 고향의 사과밭에서 경험한 기억과 향수, 수확의 풍요로움, 그리고 오랜 시간 이어온 회화적 탐구를 함께 품고 있다.

1968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윤병락은 구상회화의 전통이 강했던 대구에서 사실적인 묘사와 표현을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대학 재학 중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선과 제18회 대구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사과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발전시키며 한국 사실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윤병락의 작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과를 그리는 방식, 즉 회화의 ‘형식’이다. 작가는 정형화된 사각형 캔버스에서 벗어나 작품의 형태에 맞추어 직접 제작한 변형 화판을 사용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사과와 상자의 윤곽을 따라 캔버스의 경계가 변화하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독특한 시점이 더해지면서 작품 속 사과는 화면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공간으로 확장된다.

캔버스와 전시장 벽의 경계가 흐려지며 관람객에게 마치 사과가 현실의 공간으로 튀어나온 듯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변형 캔버스는 회화를 단순한 재현의 평면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하나의 조형적 오브제로 확장하려는 작가의 지속적인 탐구와 맞닿아 있다. 나아가 작가는 FRP로 제작한 사과 입체 작업을 통해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며, 평면의 화면을 넘어 전시 공간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회화와 입체, 벽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호응하는 가운데 윤병락의 사과는 더 이상 캔버스 안에 머무르지 않고, 관람객이 마주하는 현실의 공간으로까지 확장된다.
《The Season of Time》은 윤병락이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사과의 세계를 통해 시간과 계절, 기억과 풍요, 그리고 회화와 공간의 관계를 조명한다.

한 알의 사과가 여러 계절의 시간을 품고 비로소 무르익듯, 그의 작품 역시 반복된 관찰과 조형적 실험을 거쳐 독자적인 회화 언어로 완성되어 왔다.
이번 전시는 한 알의 사과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계절을 따라, 윤병락의 회화가 화면의 경계를 넘어 현실의 공간으로 확장되어 온 과정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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