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라벨라 시그니처 시리즈 '그랜드 오페라 갈라 III- 오페라 속 춤과 노래' 피날레 장면.
ⓒ 라벨라오페라단
“아이쿠야, 벌써 연말이구나!”
지난 12월 5일 저녁, 공교롭게도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이강호)의 2018라벨라 시그니처 시리즈 <그랜드 오페라 갈라 III- 오페라 속 춤과 노래> 의 첫 순서가 시작하자, 주책스럽게도 호화로운 음악의 향연에 괜시리 ‘내가 이렇게 연말축하를 받고 있구나. 아직 못한 일이 많은데...’라는 괜한 아쉬움과 함께 2018년이 얼마 안 남은 것이 실감났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2,3층 전체 3000석 객석이 꽉 찼다. 공연은 오페라 유명아리아와 합창의 1부, 춤의 2부로 전체 19곡이 2시간 동안 풍성하고 다채롭게 구성되었으며, 이번 공연의 연출이자 성악가 출신 팝페라 가수인 안주은의 우아하고 품격 있는 해설이 또한 공연의 흐름을 편안하고 부드럽게 해 주었다.
첫 순서로 남녀커플 6중창(홍선진, 양석진, 진영국, 나형오, 이용, 박현진)과 베이스 양석진의 제스처도 눈에 띄었던 <피가로의 결혼-내 품에 안겨 기억해 보려무나>, 깔끔한 올림머리와 검정색 일자 드레스에 밝고 힘찬 고음이 좋았던 소프라노 이민정의 <로미오와 줄리엣-꿈 속에 살고 싶어라>, 노래제목처럼 화려한 빛남의 연보라색 드레스와 부드럽고 굵고 당찬 소프라노 조현애의 목소리가 어울렸던 <파우스트-보석의 노래>까지 공연1부 시작에서 남은 시간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 첫 곡 '피가로의 결혼' 에서 열창하는 베이스 진영국, 소프라노 박현진,
베이스 양석진, 소프라노 홍선진(왼쪽부터). ⓒ 라벨라오페라단
<라 보엠-오, 사랑스러운 그대>의 소프라노 이순재와 테너 김동원도 사랑스런 분위기를 잘 연출했는데, 새삼 이날 공연 자막의 모든 아리아에 ‘사랑’이라는 가사가 보였다. 오페라 내용을, 외국어 가사를 다 몰라도, 아름답고 풍성한 음악을 보고 듣고, 가사자막의 ‘사랑’자를 읽으며 다시금 사랑의 존재를 확인하니, 이게 바로 오페라 갈라콘서트의 묘미가 아닌가 싶었다. <오텔로-맹세의 노래>는 장쾌한 팡파르와 테너 이현종의 힘찬 음색과 표정연기, 바리톤 임희성의 중후하고도 격렬한 노래가 일품이었다.
다음으로 합창 다섯 곡은 메트오페라합창단(단장/지휘 이우진)의 합창으로 오페라의 웅장함을 가득 느끼게 해주었다. <제비-그대의 신선한 미소를 마셔요>의 아름다운 4중창(김동원, 박현진, 김성천, 한은혜)과 합창으로 시작해, 투우사의 노래’로 알려진 <카르멘-여러분의 건배에 보답하리>에서는 테너 임희성이 부르는 힘차고 익숙한 멜로디에 관객들이 박수로 장단을 맞춰주기도 했다.
<일 트로바토레-대장간의 합창>은 힘찬 대장간의 망치질 소리와 남성합창에 이어 여성합창이 가세하는 부분에서 여성존재의 매력과 힘을 새삼 느꼈다. <파우스트 - 경계하라, 경계하라...하늘의 천사여>는 소프라노 조현애와 테너 이현종, 베이스 양석진의 실제 이 오페라 마지막 장면 같은 실감나는 연기와 노래, 장대한 산맥을 오르는 것 같은 장대한 합창과 오케스트라에서 숭고함이 느껴졌다. <아이다 - 개선행진곡>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으면서, 신년을 맞이하는 힘찬 포부를 가지게 하였다.
2부는 춤과 함께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라 조콘다 - 시간의 춤>은 정성복J발레단의 우아한 발레로, <미소의 나라 - 그대는 나의 모든 것>은 장대한 스케일의 오케스트라와 테너 김동원의 충만한 노래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호프만의 이야기 - 뱃노래>는 풍부한 성량과 저음이 매력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로 시작해 소프라노 이민정과의 우애어린 듀엣이 아름다웠으며, <박쥐 - 나의 주인 마르퀴스>는 소프라노 한은혜의 경쾌하고 정확한 노래와 표정연기가 만족스러웠다.
▲ YS 어린이 공연단이 '카르멘 - 교대하는 병정들'을 합창하며 팡파르 동작을 하고 있다.
ⓒ 라벨라오페라단
<주디타 - 너무나 뜨겁게 입맞추는 내 입술>에서 소프라노 이순재는 풍부한 감성의 호흡선으로 피날레의 고음까지 장식하며 브라보를 받았으며, <카르멘 - 교대하는 병정들>의 YS 어린이 공연단의 귀여운 합창에 관객들은 박수장단으로 화답했다. <카르멘 - 집시의 노래>는 붉은 드레스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의 고혹적인 눈빛과 춤, 그리고 소프라노 홍선진과 김하늘의 유니즌으로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카르멘을 연출했으며, <삼손과 데릴라 - 바카날레>는 정성복J발레단의 원시적인 힘이 느껴지는 열정적인 춤과 이날 음악을 맡은 양진모의 지휘로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장쾌한 음악으로 오늘 정말 멋진 공연 봤다는 느낌을 팍팍 주었다.
마지막으로 전체출연진이 함께 <박쥐-샴페인의 노래>를 서로 아리아 한 구절씩 뺏어 부르는 콘셉으로 부르며 재미를 주었다. 라벨라오페라단의 이날 갈라콘서트는 오페라를 모르는 사람도 CF나 영화 등을 통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여러 유명 오페라 아리아에 춤과 합창이 어우러져 관객이 한해의 노고를 칭찬받는 듯한, 정말 가득담은 선물을 받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연말의 잔잔한 ‘위로’도 좋지만, 수고한 당신에게 주는 ‘넉넉하고 특별한 선물’ 얼마나 좋은가?!
우리 모두 수고했다고 서로를, 스스로를 칭찬하자! 고마움을 표현하고, 기운을 북돋아주자. 할 일은 많지만, 무엇이 정말 필요한 일이었는지, 지금까지 그 일을 못했다면 왜 못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에그머니나?!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한편, 라벨라오페라단은 2019년 상반기 3월 예정으로 윤미현 작, 나실인 작곡 창작오페라 <검은 리코더(BLACK RECORDER)>를 공연한다. 하반기는 11월 22일부터 24일까지 도니제티의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공연한다. 믿고 보는 오페라, 라벨라오페라단의 2019년도 기대합니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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