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벨라오페라단 '푸푸 아일랜드'에서 둘카마라(오른쪽 바리톤 장성일)가
네모리노(왼쪽 김지민)에게 사랑의 묘약을 주는 장면. ⓒ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 기자] 어린 아이들에게 '똥'이란 무엇일까? 신생아에게는 건강상태의 척도이고, 유아기에는 기저귀를 떼고 스스로 화장실을 사용하는 극복의 과제이자 성취감의 상징이다.아동기에는 자신에게서 나온 잉여물에 대한 조롱과 왠지모를 애정을 섞은 단어이다.


위 이유들어 더해 '똥'은 발음이 쉬워서 '아빠, 엄마'라는 말과 함께 유아 때 거의 처음 배우는 말 중에 하나라서 친숙한 만큼, 아동기때까지 종종 아이들에게 알쏭달쏭한 상황이 닥쳤을 때 혹은 그 상황을 극복하고자 쓰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라벨라오페라단이 국내 최초로 키즈오페라 <푸푸 아일랜드>(원작 '사랑의 묘약', 예술총감독 이강호)를 2년여에 걸쳐 기획, 제작해 당당하고 야심차게 지금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지난 5월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아이들을  위하여 매일 오전 11시, 오후2시 2회공연으로 펼치고 있다. 그 테마송인 '푸푸송'의 후렴구가 바로 '똥또로 똥~ 신나게 또도똥~ 똥똥똥!' 하고 외치는 부분이다. 


우리가족 다섯명, 그러니까 엄마인 나와 애들아빠, 초등학교 2학년, 1학년, 어린이집 다니는 6세까지 <푸푸 아일랜드>를 개막일인 5월 6일 관람했다. 4월말 조기예매 할인혜택을 받아 결제하고 관람때까지 유튜브에서 푸푸송을 아이들에게 미리 들려주어 똥똥똥 노래부르며 기다려 드디어 울 막내까지 온가족이 공연 60분의 우리말 키즈 오페라를 함께 본 성취감은 만족, 대만족이었다.


▲ '푸푸 아일랜드'의 개막 하루전인 5월 5일 어린이날, 예술의전당 분수대 앞에서 관객과 함께
신나는 플래시몹을 펼쳤다. 둘카마라 바리톤 양석진, 아디나 소프라노 한은혜, 네모리노 테너 원유대. ⓒ 라벨라오페라단


"오페라는 너무 어렵지 않아요?"라고 물으신다면 우리집 천방지축 삼형제가 잘 관람했으니 "<푸푸 아일랜드> 한번 보세요"라고 답하겠다.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라는 선율로도 유명한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작가 공가희가 우리말 대본을, 작곡가 서순정이 오페라 원곡은 살리면서도 '푸푸송'을 비롯, 신나는 리듬과 멜로디로 작편곡을 했고, 팝페라, 정통 오페라까지 아우르는 연출가 안주은이 공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무지개 섬 푸푸아일랜드를 다채로운 색과 풍선으로 꾸민 무대가 아이들의 동심과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유니콘 푸푸, 푸피와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과함께 신나고 경쾌한 푸푸송을 부르면서 관객의 흥미를 이끈다. 나 어릴 적 TV유치원인 '뽀뽀뽀'의 뽀미언니처럼 주인공 아디나가 주변 친구들에게 이번 공연의 원작인 <사랑의 묘약>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오페라 속으로 아이들을 인도한다. 


아디나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해 네모리노는 속상하고, 이를 알아챈 마법사 둘카마라가 흥미로운 '똥 쏭'을 부르며 등장한다. 그가 네모리노에게 사랑의 묘약을 팔고서, "사실은 포도주지, 이 바보"라며 노래할 때 울집 삼형제도 이를 알아챘는지 키득키득거리며 웃었다. 또한 나에게 이날 제일 놀라웠던 것은 우리집 여섯살 막내의 반응인데, 처음 부분 네모리노의 노래에서 슬픈 느낌이 났는지 갑자기 훌쩍거리는 것이었다.


▲ 아디나(소프라노 김효주)가 유니콘들(앙상블-김율하 김현정 박완
박정민 박주용 윤희선)에게 사랑의 묘약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 문성식 기자


그 때 나는 느꼈다. 이 아이가 지금 비로소 오페라를 보고 있구나! 공연을 현장에서 직접보고 처음으로 뭔지모를 큰 에너지를 느낀 것이다. 내가 속삭이면서 "울었어? 슬펐구나!"라고 물어보니 자기는 안 울었다고 했지만, 아이가 경험한 에너지와 그 결과는 공연 후반부에 금새 나타났다. 사랑의 묘약 내용이 끝나고 아디나가 관객어린이들에게 푸푸 아일랜드로 가는 마법의 주문을 아는 친구 손 들어보라고 할 때, 수줍음 많은 우리집 막내가 갑자기 번쩍 손을 드는 것이 아닌가! 


"어머 우리 막내에게 이런면이~"라며 속으로 감탄할 찰나, 처음에는 막상 정답을 (많은 아이들이 공연을 볼 것이니 정답은 말하지 않겠다!~) 정확히 맞추지 못했지만 아디나와 푸포, 푸피가 힌트를 주어 함께 정답을 말하고 우리 가족은 소정의 상품도 받아 더욱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공연 후 집에서는 팜플렛의 색칠공부로 집에서 색칠도 하고, '똥쏭'(아차차~푸푸송)도 종종 흥얼거린다. 공연 단 한시간로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은 그렇게 오페라와 만난 것이다. 요사이 집에서 게임하는 시간이 늘어 걱정하던 차에 만난 굿 찬스였다. 공연을 잘 견딜까했던 내 걱정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즉각적으로 만나고 받아들였다.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빨아들이며 쑥쑥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하루하루 보는 것, 듣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 '푸푸 아일랜드'를 지키는 마스코트 유니콘 푸피, 푸포와 함께
아이셋과 인증샷 찰칵!! ⓒ 박순영 기자


코로나라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삶은 계속되고 예술은 계속된다. 아이들의 성장도 계속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예술가들은 더욱 열망할 것이다. 코로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택하고, 아이들에게 어떤 하루를 제공해야 할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하게 태어난 <푸푸 아일랜드>에게 박수를 보내며, 신비의 섬에서 더욱 푸르고 아름답게 성장하며 한국 어린이들에게 오페라는 노래하는 한국인의 것임을 알려줄 푸포와 푸피를 꿈꾼다.  


mazl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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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산 133-1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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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Three'. 세 개의 감각, 몸, 감정이 만나 펼쳐내는 자유분방한 
몸짓과 다채로운 음악이 인상적이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현대무용단 2013 국내안무가초청공연 ‘홍승엽의 댄스살롱’이 3월 29일부터 4월 4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홍승엽의 댄스살롱’은 국립현대무용단이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3-40대 젊은 안무가들을 초청하여 한자리에서 다양한 무용스타일의 공연을 선보이고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앞으로 ‘댄스살롱’이라는 타이틀로 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무용공연은 보통 주말을 포함하여 길어야 3일 정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례적으로 ‘댄스 살롱’은 일주일간의 ‘장기간’ 공연을 하고 있다. 롱런하는 뮤지컬 등의 공연기간과는 당연히 비교되겠지만, 무용공연을 소극장 무대에서 일주일간 배치하는 것은 그 작품의 질이나 공연내용으로의 구성면에서 자신 있다는 선택일 것이다.

왜 그 공연제목은 ‘댄스살롱’이었을까? 홍승엽 단장은 “살롱은 옛 서양에서부터 문화예술인들이 살롱 안에서 편안하게 서로간의 생각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곳”이었다며 “현대무용도 좀 더 관객에게 친숙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름 정하는 것부터 로비에 간단한 다과까지 공연전후로 편하게 서로간에 이야기하고 감상을 나눌 수 있도록 꾸몄다”고 이번 기획을 설명하였다. 

소극장의 객석이 무대에 좀 더 가까운 구조가 몰입감을 배가하고 있었다. 네 명의 젊은 안무가들의 무대는 각기 서로 어느 하나도 겹치지 않는 컨셉으로 개성이 넘치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 특히 무대전환 시간에 홍단장과 각 안무가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관객의 이해를 도우며 다음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어 좋았다. 


▲ 박근태의 ‘I wish...’. 젊은이들의 사랑에 대한 수다를 라이브 피아노반주에 맞춰 
표현하였다. 무용수들이 직접 대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첫 번째는 김정은의 ‘Three'였다. 김정은은 “세 명의 무용수다. 세 개의 몸과 세 개의 감정이 만난다. 그들이 시각, 청각, 촉각이라는 세 개의 감각으로 느끼고 표현한다”며 작품을 설명하였다. 좀 더 색다른 무대를 위해 회색 연두색 빛의 잔디형태의 바닥을 깔아 시각과 촉각의 자극을 주었다. 또한 청각적으로는 안무가의 남편인 작곡가 양용준의 댄스, 탱고, 전자음악 등 다양한 색채로 변화하는 감각적인 음악이 무용수들의 자유분방하고 표현적인 움직임의 배경이 된다기보다 그 움직임을 끌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의 캐주얼하고 타이트한 초여름 복장 정도의 의상이 일단은 편안하다. 그러한 일상 옷차림에서 각기 다른 세 개체가 구르고, 뛰고, 만나고, 도망가고, 금세 친해졌다가 또 놀리고 도망가고, 때론 조롱하고 등등의 움직임과 감정 표현이 자유로우면서도 익숙하다. 마치 나도 저렇게 표현할 수 있어, 아마 저렇게 표현할 거야라는 ‘친숙감’을 관객에게 주면서 사실은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의 욕망과 감정, 기쁨, 고통, 분노를 표현하여 후련한 해소감을 안겨주는 무대였다. 특히 마지막에 천장에서 주먹크기 만한 하얀 스티로폼 공들이 무수히 쏟아내리면서 해소감은 극대화되었다. 이 하얀 공이 우수수 떨어지는 그 순간이 시각, 청각, 촉각의 ‘Three'가 총체적으로 자극되며 세 개의 감정과 몸이 바라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박근태의 ‘I wish...’였다. 안무가는 “사랑, 젊은이들이 흔히 말하는 그 사랑에 대하여 표현했다”고 짤막하게 작품을 설명했다. 사랑은 누구나 바라고 꿈꾸며 또 어렵고 고통스러운, 누군가 그 해답을 주었으면 해결해 줬으면 하는 주제이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증이 생기는 가운데 공연은 시작됐다. 여섯 개의 키높이 정도의 흰색 스탠드가 무대 양쪽 둘레로 세 개씩 마주보고 놓였다. 여자 넷, 남자 하나의 다섯 무용수는 중세 귀족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검정 정장스타일 의상을 입고 사랑에 대해 표현하였다. 

특이한 것은 공연 내내 무대 오른쪽 뒤에서 피아니스트 김성희가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또한 유일하게 이날 공연 중 무용수의 구체적인 대사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무용수가 말을 한다는 것은 보통 무용공연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부드러운 피아노 음악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은 마치 젊은날의 풋풋함, 사랑에 대한 호기심 등 젊은이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을 무대로 옮겨오며 사랑에 대해 해답보다는 각자 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다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 송주원의 ‘환.각(幻.刻)’. 여성의 머리카락을 주제로 그로테스크하고 
몽환적인 설정과 무대미술이 인상적이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세 번째는 송주원의 ‘환.각(幻.刻)’이었다. 미디어 아트나 설치미술과 협업 작업을 해오고 있다는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전미래 작가가 무대미술을 맡아 더욱 풍성하고 표현성이 짙은 작품을 보여주었다. 여성의 ‘머리카락’이 소재로, 머리카락을 갖가지 형태로 특색 있게 만든 작품들이 인상적으로 공연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뭍으로 갓 올라온 인어같은 한 여인은 주체할 수 없이 숱이 많고 길고 무거운 머리를 한 여인은 얼굴까지 가린 채 늘 그 긴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짐승같이 포효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 살구색 봄코트를 입은 한 단정한 여인은 어여쁜 얼굴이 보이지만, 역시 그 많은 머리숱을 곱게 땋아서 위로 꼬아 가채를 틀어 풍선처럼 하늘 끝까지 닿을 것 같이 무거워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머지 다른 두 여인들은 역시 얼굴을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살색 의상으로 몸매를 드러낸 채 머리카락을 커다란 널빤지처럼 서로 엮어 머리에 함께 이고 움직이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여성성이 물씬 풍겨나며 또한 유독 늘씬한 무용수들과 의상에 의해 여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홍단장은 앞의 두 작품이 일상적인 것들의 표현이라면 뒤의 두 작품은 비일상적인 소재의 표현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했는데, 역시 이 작품에서는 ‘기억’의 환타지성을 몽환적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었다. 

여성의 목소리가 배경음악으로 들리면서, 머리가 긴 나체의 여인이 짐승같이 포효하며 움직이고, 마찬가지로 다른 두 나체의 여인도 널빤지 같은 머리를 인생의 업보인 양 힘겹게 이고 느리게 움직인다. 그나마 깔끔하고 덜 힘들어 보이는 풍선머리 여인은 노래를 하고, 외계언어 같은 소리를 내며 다른 비여성적인 여성들의 움직임에 배경을 제공하고 유일하게 말을 하지만, 오히려 제일 속박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게다를 신고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 같기도 하다. 항상 여성적인 목소리만 내던 풍선머리가 짐승 같은 움직임의 긴머리와 싸울 때는 어느새 울퉁불퉁 남자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재밌으면서도 꽤 인상적이다. 

마지막은 안영준의 ‘카니발(Carnival), 카니발(Cannibal)’이었다. 안무가 안영준은 “축제인 'Carnival'에서 출발하여 잔혹한 식인행위인 ‘Cannibal’로 아이디어가 옮겨간다. 축제 같은 인간 삶 속에 녹아 있는 잔혹성을 표현했다”며 작품을 설명했다. 여성적이고 정적이던 세 번째 작품과 반대로 남성적이고 무척 역동적이고 그래서 때론 위험하고 격렬한 동작들도 많았다. 네 명의 남자 무용수가 버스를 기다리듯이 줄맞춰 서있다. 다시 맞추려고 애써도 자꾸 줄이 흐트러지며 결국은 짜증과 폭력 등의 본모습으로 서로를 응징한다. 도망가고, 잡고, 때리고 무대를 뛰고 구르는 모습이 앞 무대들에 비해 훨씬 템포도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

▲ 안영준의 ‘카니발(Carnival), 카니발(Cannibal)’. 축제 같은 인간 삶 속에 
녹아 있는 잔혹성을 격렬한 안무로 표현하였다.  ⓒ 국립현대무용단



N2(남상원)의 격렬하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이 삶의 난투극장을 리얼하게 표현해주고 있었다. 남자 무용수 네 명 사이에 예쁘장한 여자 무용수 김혜경이 등장한다. 작은 체구 작은 얼굴에 마른 몸매, 너무나도 가녀린 이 무용수는 ‘토끼’탈을 쓰더니 짐승같이 달려드는 남자들 사이에서 처절한 희생양이 되어 격렬한 무대를 펼치고 있었다. 네 명의 남자무용수는 정말 짐승처럼 네 발로 펄쩍 뛰고 구르며 토끼에게 달려들어 물어뜯고 연약한 토끼는 힘없이 이리저리 굴려지며 먹히고 있었다. 

흰 토끼는 짐승들에게 공중으로 던져지고, 바닥에서 굴려지고, 무술이나 기예에 가까운 동작을 선보이고 성적 대상이 되는 등 엄청난 잔혹행위를 당한다. 세 번째 송주원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떤 면에서는 ‘여성’이 소재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여성으로 표현되는 희생양은 짐승들이 굴리는 커다란 ‘정글짐’ 굴레 안에서 갇혀 포효하며 삶의 극한을 보여준다. 

무용수 김혜경은 이날 리허설 때 발에 약간의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몸을 사리지 않고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연악한 토끼는 정글짐 안에서 슈퍼맨 복장을 입고 슈퍼맨이 되는데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궁금하다. 우리들의 영웅도 결국은 우리가 평범한 일상을 탈피하기 위해 머릿속에서 대체해 낸 희생양에 불과하다는 결론인 것일까? 아니면 평범하고 잔혹한 일상 속에 희생되지만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것일까.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로비에서 따뜻한 차와 커피, 다과를 즐기며 서로간, 또한 안무가들에게 궁금한 것도 물어보며 자연스럽고 화기애애한 ‘살롱’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어느 공연장 로비에서도 공연전후와 인터미션의 북적임과 활기참이 있지만, 이날 공연의 ‘주요’ 컨셉으로 연출된 살롱은 더더욱 공연의 한 부분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공연이 결국 작품과 관객 사이의 소통인 만큼 그 간격을 좁히는 배경을 제공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홍단장의 기획의도대로 현대무용(Contemporary Dance)의 '컨템포러리'가 무엇인지, 현대무용은 왜 어려운지 혹은 의외로 쉬운지 서로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었다. 

국립현대무용단 홍승엽의 ‘댄스살롱’은 4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어서 다음작품으로 4월 5일부터 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벽오금학도’를 공연한다. 소설가 이외수가 4년간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소설 ‘벽오금학도’가 홍승엽의 안무와 만나 만드는 한 폭의 움직이는 동양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mazlae@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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