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  연극 '참기름 톡!'은 가족의 문제를 참기름 한방울로 고소하게 풀어내었다. 맨 왼쪽부터 리허설의 송지나(딸 역), 한필수(참기름 아저씨), 정아미(아내), 임일애(어머니) 배우.  ⓒ 문화예술 렛츠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결혼을 앞둔 딸의 함이 들어오는 날 돌연 남편에게 이혼을 선언하는 아내, 치매 걸린 시어머니, 평범한 대한민국 가장 박민수는 오늘만큼은 아내를 위해 출장 요리사 '참기름 아저씨'를 불렀는데...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12월 19일부터 1월 3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참기름 톡!>(극본 김기태, 연출 최병로, 제작 박우화)은 3대가 함께 사는 가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대사가 모두 내 얘기인가 싶게 구체적이고 귀에 쏙쏙 박혔으며, 특히 내가 주부라서 그런지 연극 초반 이혼하자 하는 아내의 말투나 심정이 충분히 공감이 갔다.

 

결혼 30년을 나보다는 시어머니, 남편, 딸 은주를 위해 살아왔던 아내 정은. 치매 걸린 시어머니도 잘 모시고 딸도 인텔리로 잘 키웠고, 남편 내조도 잘 했던 그녀인데, 딸의 함이 들어오는 날 이혼하자고 한다. 

   

▲  요리가 곧 인생. 왼쪽부터 한록수(아내 역), 이호성(참기름 아저씨), 박용(남편).  ⓒ 문화예술 렛츠

아내는 처음에 요리사가 못마땅하다. 하지만 점차로 속내를 두런두런 요리사에게 얘기한다. "참 희한한게 30년 전에는 (남편의) 장점이었던 게, 지금은 징글징글해 보인다"는 그 말도 맞지만, 그 얘기를 들어주던 출장요리사의 "맞아요, 인생은 타이밍이죠...속궁합 맞추는 것보다 더 어려워요. 요리라는게 그냥 음식 뿐이 아니라, 채소 다듬으면서 남편 욕 하고, 찌개 끓이면서 시댁 흉 보고, 또 참아내고, 참아내고... 잘 아시잖아요!"라는 그 말도 참 명대사다. 

 

우리 관객은 극 초반에 이 가족의 문제를 다 감잡을 수 있다. 똑똑한 딸이 다행히 결혼을 하게 되자 엄마는 전통식으로 함 받는 것은 꼭 했으면 하는데 딸은 싫어했고, 그래서 남편은 깜짝 이벤트로 아내에게만 비밀로 하고 함 받는 날 출장 요리사도 불러 아내를 기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단 타이밍이 문제이다. 아내의 내적 분노가 차곡차곡 쌓이지만 남편은 그걸 전혀 모른다.

 

"홍시 먹는 게 쉬운게 아니예요. 아이고 우리 어머님, 홍시도 잘 잡숫네~ 우리 엄마도 홍시 참 좋아했었는데." 라며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라는 노래를 시어머니와 요리사가 함께 부른다. 남편 박민수의 핸드폰 벨 소리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운명교향곡을 "빠빠빠 빰~"하며 웅장하게 울린다.

   

▲  이혼을 선언한 아내에게 30주년 결혼식을 열어주는 장면. 아내는 마음을 바꿀 것인가?  ⓒ 박순영

19일 첫 공연에서 이호성 배우(참기름 아저씨 역)는 흡사 예전 TV요리프로에 나왔던 배우 이정섭처럼 감칠맛나는 말투로 주인공 가족의 해결사 역할을 잘 선보였다. 배우 한록수는 밸리댄스를 배우고 싶지만 그래도 가족을 잘 지켜왔던 한 많은 보통엄마를 잘 보여주었다. 임일애(어머니), 박용(남편), 정슬기(경비 아저씨), 송지나(딸) 모두 가족의 생활모습과 내면을 잘 표현했다.

 

객석 두칸 띄어앉기의 현실이 슬프지만 굳건히 공연을 진행하는 연극 <참기름 톡!>에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정말 간단한 요리라도 선보였을 연극이지만, 이렇게라도 공연하며 작품의 타이밍을, 배우들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참기름 톡!>. 여러분께도 타이밍 놓치지 말고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조심히 조촐히 좋은 연극 한편 보시기 권해드린다. 

mazlae@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세상을 플레이하라! 오락,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 - 플레이뉴스 http://ewha.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