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블린파티 '소극적적극'. 사회에서 소외받는 오타쿠를 뼈다귀 해골을 오브제로 공연을 꾸몄다.
ⓒ 문성식 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여름이 다가오는 한복판, 대학로
에서 만난 모다페(MODAFE 39회 국제현대무용제. 5월 14일부터 29일까지)는 춤과 무용수에 대한 경외감을 다시한번 가지게 하는 춤의 축제였다.

올해 모다페 역시 공연계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타격이 있었다. 
개폐막작에 해외팀을 초청할 수 없었지만,  국내 각 무용단체 역시 자체 공연계획이 무산되었기에 이를 수용하여 모다페 안에서 한국 현대무용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며 단합하는 좋은 계기로 삼았다. 

또한 정부 방역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적 거리두기'로 변한 5월에 공연기간을 잡은 것도 행운이었다. 모다페 폐막공연 즈음에 다시 수도권 코로나감염이 비상시국에 접어들면서 여러공연이 재취소되는 상황을 본다면, 모다페는 아주 최고의 시기에 현대무용의 매력과 단합된 힘을 보여준 셈이다.  

기자는 지난 22일(금)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의 
New Wave #3과 23일(토) 대극장의 Center Stage of Seoul을 보았다. 22일 소극장 공연의 첫번째 '춤판야무'의 <간 때문이야!>(금배섭 안무)는 토끼전을 소재로 했다. 배경음악 없이 구음, 무용수들의 동작과 숨소리, 메트로놈 소리로 공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무용수들이 메트로놈과 함께 움직이다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는 그 순간 비로소 메트로놈의 존재는 크게 다가온다. 이세승 <한(恨)>은 두 여성 무용수의 조화와 미묘한 차이가 주는 진동이 음악의 징소리와 닮아 있었다. 


'고블린파티' <소극적적극>(임진호 안무)에서 오타쿠를 표현했다. 공연시간 동안 내 눈에는 무용수 넷보다는 그들이 움직이는 뼈다귀 해골이 더 잘 보였다. 동등한 무용수 일원으로 보일만큼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는데, 
일종의 ‘배려’처럼 무용수들이 번갈아 무심한 듯 계속적으로 받쳐주고 있었다. 자신만의 관심사가 있지만 세상은 잘 몰라주는 오타쿠, 하지만 사회의 다양한 가치의 공존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다.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바디콘서트(remix). '대중친화적이면서도 위트있는 제스처,
독특한 패션과 일체화된 군무가 인상적이었다. ⓒ 문성식 기자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바디콘서트(remix)>(김보람 안무)는 대중친화적인 댄스를 추구하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특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다. 검은 두건에 남색 물안경, 흰 와이셔츠에 검은양복 그리고 초록색 양말이 개성있다. 바로크 음악에는 마임동작을, 신나는 비트음악에는 발레 동작으로 비틀어서 위트 있었고, 일체화된 11명 군무의 힘과 제스처가 좋았다. 마지막에 퇴장인사인 줄 알았는데, 바지를 벗어 타이즈 차림의 춤을 선보이고, 안무자 김보람의 독무까지 그야말로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콘서트를 보여줬다.


Company J의 <놀음-Hang Out>(정재혁 안무)은 양반들이 추었던 ‘동래학춤’을 징과 장구, 바로크 음악에 맞추어 풀어냈다. 양반의 기품을 지키기 위해 내면적으로 느낄 미묘한 감정의 갈등을 잘 표현해주었다. 
Roh Dance Project의 <파편(破片)>(노정식 안무 및 연출)는 기억과 왜곡에 대해 풀어냈다. 네 명 남녀 무용수는 세상사 저마다의 에피소드로 얽히고 설키는 관계를 순차적인 독무로 시작해 2인무, 4인 군무로 가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독무 부분에서 비발디 사계를 현악기가 아닌 피아노음악으로 해서 더욱 잔잔한 슬픔과 고독이 잘 느껴졌다. 

이들은 왜 이렇게 춤을 출까? 
방송댄스나 소셜댄스와 비교하자면 현대무용은 현대미술, 현대음악처럼 표현의 순수성을 가지고 있다. 몸을 매개체로 한 다양한 표현이 이번 모다페에서도 각 팀별로 뚜렷했다. 각 무용수의 몸과 표현, 그리고 상대방을 통한 일체화된 힘과 함께 그려내는 형상이 공연시간을 이끌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아마도 미술, 음악 등의 다른 순수장르 예술에 비해서 한국 현대무용계가 MODAFE라는 이름으로 매해 관객을 만나고 올해 39회까지 지속된 것이 아닌가 기자간담회와 올해 공연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mazl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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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_생생_포스터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재)안산문화재단(대표이사 백정희)와 (사)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 김혜정, 단국대학교 교수)가 주최하는 “2019 제21회 생생 춤 페스티벌”이 오는 10월 17일(목)부터 19일(토)까지 3일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열린다. 


‘생생 춤 페스티벌’은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대학별로 작품을 선보이는 ‘현대무용계의 대학 축제’로 올해 21년째 열리는 역사깊은 축제이다. 대학생들의 젊음만큼 ‘생생한 춤’으로 현대 무용의 패기와 젊은 기운이 깃든 춤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과 함께하는 안무자들은 이세승, 정석순, 오재원, 이나현, 김수정, 김동규, 노정식, 공명진, 손민, 김규진, 정진우, 이해준, 곽영은, 이윤경, 김영미, 안주경, 정유진, 이동하로 최근 활발히 활동하는 중견 안무가들이다. 


참가 대학은 총 18개 대학으로 서울예술대학교, 한성대학교, 전북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 수원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용인대학교, 상명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강원대학교, 국민대학교, 한양대학교  ERICA, 충남대학교,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경희대학교, 경상대학교, 단국대학교, 세종대학교이다. 이곳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대학별로 팀을 이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요즘 젊은 대학생들의 고민, 춤으로 표현하다

무엇보다 2014년 한국인 최초로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해 금년 5월 대학로에서 개최된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 개막작 이스라엘의 키부츠현대무용단의 'Asylum 피난처'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김수정 무용수가 수원대학교 밀레댄스컴퍼니와 함께 준비하는 'Terminal'을 주목할만하다. 각자 만의 사연과 이유가 있는 여행자들이 만나는 지점의 이야기 'Terminal'은 함께 춤추는 꿈과 열정의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무용단에서 에너지 넘치는 절정의 기교를 펼치고 있는 김수정 무용수가 만들고 선보일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편, 김수정 무용수는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 활동을 시작하기 전 2009년 서울국제안무경연대회 ‘대상’, 2010 공연예술축제(PAF) 주최 ‘최우수 레퍼토리상’을 수상하며 안무가로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충남대학교 최성옥컨텐포러리댄스시어터 곽영은 안무가의 '고개숙인 사람들 Ver.3'은 지하철, 카페 등 공공장소에 보이는 사람들이 마치 짠 것처럼 고개를 숙이는 사회의 모습을 담았다. 이렇게 기계에 의지하는 모습 속에서 실제로 인간이 기계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고 한다. 


동덕여자대학교 메이드인댄스컴퍼니와 젊은 대학생들의 고민을 담은 손민 안무가의 '#like4like #follow4follow #dance #women'은 흥미롭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들이 SNS에 비친 타인의 모습과 자기 자신과의 괴리감에 동요되고, 좋아요(#like for like)와 팔로워수(#follow for follow)에 매몰되어 우리의 모습마저 잃어가고 자신을 더 고독한 정서로 매몰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진다. 


전북대학교 CDP_Coll.DanceProject 무용단 오재원 안무가의 'Draw Youth'는 청춘에 겪는 격정과 기쁨, 고통과 슬픔, 도전과 성취를 격렬히 지나며 자신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춤으로 담았다. 경상대학교 안주경댄스컴퍼니 안주경 안무가의 '젊은날의 초상'은 급변해가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의 청춘들의 이야기로 이십 대를 살아내는 청춘들의 고민과 불안, 불투명한 미래 등을 작품 속에 진솔하게 담았다.


현대인의 고뇌, 춤으로 표현하다
 

▲ 한양대ERICA_RisintTideDanceTheater_이해준안무가_BurnoutSyndromeⓒHanfilm


한양대학교(ERICA) Rising Tide Dance Theater 이해준 안무가의 'Burnout Syndrome', 자신의 일과 삶에 보람을 느끼고 충실감에 넘쳐 열심히 일해 오던 사람이 갑자기 어떤 이유에서 그 보람을 잃고 돌연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탈진증후군’을 춤으로 표현한다. 


한성대학교 Wondering Star dance theater 정석순 안무가의 'Challengers'는 현대인들이 현재 자신의 환경,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자신보다 높은 곳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에 주목한다. 그런 모습에서 나오는 욕망을 주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2012년 한국무용협회 주최 젊은안무가전 우수안무자 선정, 2013년 한국춤비평가협회 ‘올해의 베스트작품’ 선정, 2017년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 우수안무자 선정 등 안무가로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 단국대_정유진의블루댄스씨어터_정유진안무가_말의전쟁ⓒ조태민


단국대학교 정유진의 블루댄스씨어터의 정유진 안무가는 '말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혀를 다스리는 것은 나지만 내뱉어지는 말은 나를 다스린다’, 말보다 더 힘있는 말인 비언어적인 눈과 표정으로 말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18년부터 PADAF '이름없는 별' 연출, 블루댄스씨어터 3인3색 '춤의 다양성을 말하다' 연출을 시작으로 안무자로서 본격 활동에 나서고 있다.
 

▲ 한국예술종합학교_김동규안무가_MOBⓒSangHoonOk


개별 주체가 군중으로 탄생하는 과정, 개인을 군중으로 선동하는 흥미롭고 무시무시하며 일상적인 과정을 춤으로 펼친 한국예술종합학교 K’arts Dance Company 김동규 안무가의 'MOB'도 기대된다. 김동규 안무가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무용단이자 현대무용계 블루칩 LDP무용단의 리더로서, 그리고 젊은 안무가로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젊은 안무가이다. 지난달 9월에 LG아트센터 LDP무용단의 기획공연에 정영두 안무가, 김설진 안무가와 함께 신작 'MOMBURIM'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용인대학교 Yongin Dance Theater 노정식 안무가의 '다르다 다르다'는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쉽게 비판할 자격은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바라 봐주면 된다’는 명제를 춤으로 표현한다. 상명대학교 SMU현대무용단 공명진 안무가의 'NO PAIN, NO GAIN'은 실제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마주한 벽을 넘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 필요함에 대한 젊은이들의 외침이다. ‘쓰러지지 마, 무너지지마!’라고 외친다. 


국민대학교 두아코 댄스컴퍼니 정진우 안무가는 'silence : 무거워진 몸'을 통해 단순한 말의 부재가 아닌, 침묵 그 자체를 하나의 세계로 간주하고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침묵의 몸에 대하여 탐구하고자 한다. 강원대학교 조성희아하댄스씨어터 김규진 안무가의 '그날의 기억'은 남녀노소, 계층, 사상, 종교가 허물어져 단 하나의 소망만을 외치던 그 시절,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목숨을 바친 수천의 죽음과 수만의 넋을 기억하는 것에   


타고난 춤꾼들, 안무 고뇌를 춤으로 표현하다

서울예술대학교 SIA무용단의 이세승 안무가는 미국현대무용가 도리스 험프리Doris Humphrey의 '물의 연구'에 화답하는 '불의 연구 (Fire Study)'를 선보이며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안무가의 성취에 주목한다. 도리스 험프리는 20세기 최고의 독창적 무용가 마사 그라함과 어깨를 견주며 현대무용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무용가이다. 댄서들이 안무과정에서 직접 창작 및 실연의 주체로 참여하면서 무용의 보편적 방법론을 고민한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SAC Dance Company 이윤경 안무가의 '자화상 2019'는 현대인의 삶에서 목표나 가치를 쫓지 말고 개성과 자신, 살아가는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라고 이야기한다. 사막 위에 피어 있는 하나하나의 돌기들을 무용수들의 기억과 삶에 대한 진취적인 춤으로 표현한다. 

▲ 세종대_툇마루무용단_이동하안무가_ⓒSanghoon Ok


세종대학교 툇마루무용단 이동하 안무가의 'Guernica again'은 스페인 내전을 주제로 전쟁의 비극성을 표현한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1934년의 비극이 21세기에도 보이지 않는 전쟁의 모습으로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음을 비판한다. 군무가 특히 볼만하다.  이동하 안무가는 2012년부터 안무작을 선보이며 국제현대무용제와 크리틱스초이스에 꾸준히 작품이 초청되며 한 단계, 한 단계 안무가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춤평론가들로부터도 신뢰를 받고 있다.
 

▲ 경희대_김영미댄스프로젝트_김영미안무가_TouchingByTouchingⓒ조태민


경희대학교 김영미댄스프로젝트 김영미 안무가의 'Touching by Touching'은 접촉(touching)을 통한 소통과 교감, 신체적(움직임 ; moving), 정신적 움직임(감동 ; touching)을 춤으로 표현하며 함께 나누고자 한다. 


한국체육대학교 김현남 Dance Lab 이나현 안무가의 '콘체르토 No.1'은 하나 혹은 두 개 이상의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주곡을 의미하는 콘체르토의 뜻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솔로 파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독립된 개체이지만 동시에 하나로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서로 대립되는 특성을 드러내며 각자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면을 구성원들의 독립적이면서도 하나로 연결된 군무로 구성하였다. 


김혜정 생생 춤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2019 제21회 생생 춤 페스티벌 참가 안무가들의 이번 작품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며 “젊음이 주는 생동하는 안무력으로 생생 춤을 생생하게 빛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9 제21회 생생 춤 페스티벌 에 참가하는 개별 공연에 대한 티켓 구매는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9014092)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전석 2만원이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2019년 하반기 기획무용공연 중 2편 이상 유료 관람 티켓이 있으면 춤사랑 릴레이로 50% 할인된다. 동일회차 10인 이상 예매시 40%, 3회차 모두 패키지로 예매시 50% 할인되며, 안산시 청소년이 10인 이상 예매하면 1인당 6천원에 공연을 볼 수 있다. 예술인패스 소지자와 국가유공자, 장애인, 65세 이상 경로, 행복플러스카드는 50% 할인된다. (문의 : 02-763-5351, www.codako.co.kr) 



2019 제21회 생생 춤 페스티벌, 생생도시 안산에서 열린다.

생동하는 젊은 청춘과 현대인의 고뇌를 열정의 안무로 풀어낸 현대무용계 최고의 대학 축제!

- 현대무용 전공 18개 대학 대학생들과 연륜의 안무가가 함께 개최하는 젊은 현대무용축제! 

- 대학생들의 ‘생생 춤’ 10월 17일(목)부터 3일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개관 15주년 기념, 홈페이지 회원 10%, 3회차 패키지 예매시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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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진의 "Out of mind". 감정의 해소에 대한 심오한 연구를 몸동작으로 표현하며,
특히 장면을 표현하는 음악의 선택에 신중을 기한 흔적이 보였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13 한팩 라이징스타 II팀의 공연이 4월 5일과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 날은 2013년 한팩이 선정한 여섯 명의 안무가 중 지난 주에 공연한 임지애, 최승윤, 정정아의 I팀에 이어 최수진, 안수영, 곽고은의 II팀이 공연하였다. I팀의 공연이 대극장의 객석을 비운 채, 무대 위에 객석을 마련하여 관객이 공연을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면, II팀의 공연은 기존의 일반적인 공연대로 객석에서 무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형태로 진행되어 지난주에 비해 다시 격식감이 살아났다.

첫 번째는 최수진의 <아웃 오브 마인드(Out of mind)>였다. 감정의 해소에 대한 심오한 연구를 몸동작으로 표현하며, 특히 장면을 표현하는 음악의 선택에 신중을 기한 흔적이 보였다. 남녀 무용수 6명이 자유로운 몸짓으로 감각적인 비트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그러더니 한 남자무용수가 옷이 잔뜩 걸린 옷걸이를 가지고 오더니, 몸에 대어 본다. 그러더니 음악이 멈추고, 불안한 음악이 흐르면서 흰 치마를 입은 여자가 들어오면서 계속해서 흰 종이뭉치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셔츠와 바지정장을 입은 남자들은 서로를 내동댕이치고 쫓아가고 하며 격럴한 2인무를 춘다.

피아노의 몽환적인 반주와 바이올린과 첼로의 애절한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여자는 흐느적거리고, 머리에 끝없이 길게 늘어지는 면사포를 쓴 여인이 그 면사포를 얼굴에까지 써서 눈을 가린 채 혼자서는 서지도 걷지도 못하고, 남자가 받쳐줘야 몸을 지탱하는 것 같으면서 무대 오른쪽에서 왼쪽까지 걸어간다. 이제 피아노 소리도 끝나가고 서로 속박된 끈으로 묶여있던 옷을 벗고 남자는 사라진다. 여인은 면사포를 벗어던지고 퇴장한다.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한 음악이 흐르고 흰 치마의 여인은 도발적으로 남자를 유혹한다. 검은 조끼와 바지정장의 남자는 여인을 유혹한다. 서로를 의식하며 자유롭고도 뇌쇄적인 남녀의 몸짓을 펼친다. 무대에 있는 빨간색 역삼각형의 배경무늬가 특이하다. 마지막에 미래적인 느낌의 음악 안에서 남녀 여섯 명은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일치되는 군무동작을 하더니 음악은 끝나고 흐느적거리며 공연이 끝난다. 동작의 세밀함에 대한 연구와 특히 감정의 해소를 목표로 한 안무답게 감정의 흐름대로 추상적으로 짜여진 안무와 음악의 조우가 좋은 작품이었다.

▲ 안수영의 “Time Travel 7080".386세대의 노래가 쥬크박스처럼 흐르며,
그것에 맞추어 청춘의 열정과 시련, 아픔을 다채롭게 춤으로 엮어냈다


두 번째는 안수영의 <타임 트래블(Time Travel) 7080>이다. 7080세대의 젊은 시대의 열정과 추억을 자유스런 춤과 무대로 표현한다. 안무가 안수영이 기타가방을 메고 등장하는 모습이 신선하다. 기타음악이 흐르는데 그는 큰 기타가방에서 천연덕스럽게 작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앱으로 음악을 꽤 정교하게 연주하며 웃음을 주었다. 다음 장면은 무대전체를 가득 덮는 커다란 담요 아래로 남녀가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거꾸로 매달려 얼굴만 내민 채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노래에 맞춰 앙증맞은 안무를 하여 웃음을 주었다.

양희은의 <아침이슬> 음악과 비 오는 소리 배경으로 양복을 입은 두 남자가 등장한다. 곧 이어 트윈폴리오의 <하얀 손수건>을 배경으로 서로의 우정과 청춘을 표현하는 젊은 날의 방황 같은 몸짓을 한다. 그러더니 천둥소리 비 소리를 지나 음악이 정지한다. 이어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공연실황이 들리면서 팬들의 함성소리까지 함께하며 양복을 입은 남자 셋이 뒹굴면서 괴로운 듯 빠르게 온몸으로 외로움을 표현하더니 바닥에 눕는다.

한동안 남자들만 있던 무대에 빨강 상의에 검정 치마를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가 걸어 들어온다.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힘껏 불더니 양복 입은 남자 셋은 앞머리를 이상하게 묶은 형태로, 여자의 호루라기 소리에 구령 맞춰 이소룡, 성룡의 무술동작을 한다. 여자가 뒤돌아보면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얼음 땡' 등의 놀이처럼 멈춘다. 이어 디스코 노래에 맞춰 달리기, 말뚝 박기 등의 운동회 장면을 연출한다. 나이트클럽처럼 여자가 격렬하게 춤을 추더니 이내 영화 <라붐 2>의 한 장면처럼 남자가 뒤에서 여자에게 헤드폰을 씌워주니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러더니 여자는 쓰러진다. 혼자서 여인의 좌절, 방황을 그리듯이 의미 있는 동작들을 마임형태로 한다. 어깨를 돌리고, 팔을 크게 휘젓고, 머리를 크게 흔들며, 휘돌더니, 이내 남자 4명과 함께 일체된 군무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깔끔한 파스텔톤의 분홍, 노랑, 회색, 푸른 조끼와 양복을 입었다.

386세대의 노래가 쥬크박스처럼 흐르며, 그것에 맞추어 청춘의 열정과 시련, 아픔을 추억하듯이 춤으로 엮어낸 것이 한편으론 뮤지컬 <달고나>와 닮아 있다. 마지막은 <행진> 노래에 맞추어 386 세대의 청년기적 감수성을 행진 노래의 열정에 맞추어 잘 표현하였다. 다시 커튼콜을 하며 80년대 음악프로의 오프닝처럼 화려한 조명과 함께 <뉴욕> 노래에 맞춰 선글라스를 끼고 신나게 춤을 추며 끝난다.   

▲ 곽고은의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 - 판매를 위한 춤”.도시라는 거대한
장소에서 인간이 상품화되어가는 것을 기발하게 풍자했다.


세 번째는 곽고은의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 - 판매를 위한 춤>이었다. 획기적인 무대장치와 영상, 그리고 현대무용이라기보다는 마임에 가까운 몸동작이 특징이었다. 무대가 시작되면, "FOR SALE!"이라는 붉은색 문구가 벽면 영상의 흰 바탕에 강렬하게 사선으로 씌여 있다. 무대 바닥에는 하얀색 형광등이 여러개 장식되어 있다. 남자 한 명, 여자 두 명의 무용수는 가운데 회전 무대에 컬러풀하고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입고 모델 같은 포즈로 정지한 채 서 있다. 회전무대와 함께 그 둘레의 흰 형광등도 함께 회전하며 사이버 공간 같은 느낌을 준다. 비트음악도 한 몫 한다.

여러 제품의 광고를 여자 아나운서가 나래이션 하고 그것을 무용수의 몸동작으로 표현하며 동시에 미니멀한 영상으로도 표현한다. 첫 번째 제품은 아이패드를 연상시키는 "엔티프로" 라는 컴퓨터인데, 남자무용수가 "터치감이 좋고,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광고문구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다음으로 여자무용수가 "믹서기"를 표현하는데, 특히 "휘젓기, 다지기, 슬라이싱 등의 기능에 분리가 가능하고, s자 곡선 형태에 가벼운" 특징들을 온몸으로 재미있게 표현한다. 특히 무용수 본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빠르게 꼬고 헤집으며 "휘젓기, 슬라이싱.." 등의 부엌 동작으로 표현한 것이 기발하다.

세 명이 하나씩 온몸으로 광고한 후, 불이 꺼지며 비트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남자는 허리에 달린 줄에 매달려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온다. 이제, "멀티, 퀵, 프로페셔널" 광고를 하는데, 남자와 여자가 앞 광고의 두 번째 내레이션을 함께 다시 재현한다. 안무가 곽고은도 줄에 매달려 하늘로 떠올라 회전한다. 이어서 영상에 분홍, 노랑, 파랑, 흰색의 사람형상의 미니미들이 아메바 같이 꿈틀꿈틀 제자리 걸음으로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재미있다.

다음으로 앞에 했던 "엔티프로" 컴퓨터 광고를 세 명이서 함께 한다. "한번 충전만으로 오래오래~"라는 나래이션과, 터치가 잘 된다는 "탭탭" 장면에서 서로를 때리는 것이 재미있다. 마지막은 마치 각기병 환자들처럼 혹은 주술동작처럼 몸을 부르르 떨고 머리를 털고 하더니 정지한다. 윗옷을 벗자 스태프가 들어와 낡은 광고판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듯이 무용수들의 몸에 투명풀을 바른다. 이윽고 영국 국가 같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영상 배경에 형형색색 별이 피어오르고 바닥에도 종이로 만든 별가루가 뿌려진다.

이제 음악과 나래이션도 번조되고, 이들 셋은 바닥에서 뒹굴고 바닥의 별가루가 온몸에 흡착된 후, 모두 하늘로 날아오른다. 영상에는 TV화면조정 혹은 형광색색의 띠모양이 미생물의 단백질 염기서열을 상징하듯이 보여진다. 마지막에는 커다란 원형이 보이고 그 안에 여러 가지 세포구조가 보여지더니, 무대 위쪽 카메라가 지금 무대에 뿌려진 별가루와 무용수들을 비추며, 이들을 이 도시의 하나의 미생물이라는 작품의 주제로 표현한다. 도시라는 거대한 장소에서 인간이 상품화되어가는 것을 기발하게 풍자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팩은 차기공연으로 '2013 HanPAC 솔로이스트'를 공연한다. 5월 31일과 6월 1일에는 김성용(발레), 김지영(발레)., 김혜림(한국무용), 밝넝쿨(현대무용), 6월 7일과 8일에는 김건중(현대무용), 정훈목(현대무용), 차진엽(현대무용), 허성임(현대무용)을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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