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준의 피아노협주곡 연주 후, (왼쪽부터) 작곡가 류재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지휘자 칼만 베르케스 ⓒ 오푸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제11회 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가 지난 22일 개막해 11월 12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일신홀 등지에서 공연 중이다.

 

한국-폴란드 수교,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예술감독 류재준)는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기상이변, 동식물멸종 등의 인간이 자초해 당면한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개막일인 지난 22일 오후 8시에는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 기념 특별 음악회로 헝가리 죄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올 초 부다페스트 유람선사고의 다수의 한국과 헝가리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다뉴브 강가의 촛불'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125년 전통의 죄르 오케스트라는 예술감독 칼만 베르케스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두 헝가리 작곡가인 리스트, 바르토크, 그리고 류재준의 작품을 통해 인간 삶에의 질문과 투쟁, 그리고 사랑과 운명이 느껴지는 호연을 펼쳤다.

 

첫 번째 순서인 프란츠 리스트의 교향시 '전주곡'은 11회 페스티벌의 포문을 여는 첫 곡이자 리스트의 생일인  22일에 공연되어 더욱 의미가 깊었다. 1840년대의 피아노 천재 리스트가 이후 작곡가로서의 삶을 결심하면서 탄생시킨 '교향시'라는 장르 특성이 롯데콘서트홀 규모와 울림에 더해져 웅대한 스케일의 벅찬 감동으로 표현되었다. 느린 하행으로 시작해 상행하는 주제, 헝가리 다뉴브강의 물결을 연상시키는 3박자 춤곡의 우아한 서정, 금관의 빛나는 팡파르까지 웅장한 인생행진곡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순서는 류재준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협주곡 2개악장에 30분이나 되는 대곡이었는데 바로크부터 고전과 낭만, 현대음악 어법까지를 모두 소화하여 오늘 이시대의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재탄생시켰다. 1악장 피아노 고음의 트릴로 시작하여 3화음과 톤클러스터, 증음정으로 구성된 빠른 무궁동 패시지가 인상적이었다. 2악장은 오케스트라의 깊은 심연을 뚫고 피아노가 맑게 피어오르고 있었으며, 3악장은 장대한 산맥을 높이 오르며 추격전을 펼치는 오케스트라와 그 사이를 헤집고 오케스트라와 같은 듯 다른길을 걷고 있는 피아노의 대비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전반부의 두 작품, 특히 류재준의 피아노협주곡이 워낙 장대해서, 후반부 바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라는 대곡이 오히려 귀엽고 깔끔하게 들리는 편이었다. 그만큼 죄르 오케스트라가 각 악기군이 때때로 독주자가 되며 펼쳐지는 어메리칸 스타일의 헝가리 춤곡을 맛깔스럽게 연주했다는 뜻이다. 1악장 베이스와 첼로저음의 4도 상행음과 현악기 고음의 붓점과 당김음, 2악장 바순 6도화음의 익살스러움, 3악장 하프 글리산도의 몽환적 분위기, 4악장 반음계와 온음계가 섞인 이국적인 선율, 5악장 목관의 푸가토까지 다채로운 음형동작의 향연에 관객의 귀는 앵콜의 헝가리 무곡 1번으로 호강하고 있었다. 

 

 

▲풍월당 기자간담회에서의 류재준 작곡가(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 박순영


오래 전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류재준 작곡가는 24일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생각하는 환경은 자연환경보다는 오히려 인간자체를 환경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예전에는 물을 사먹는다는 개념이 없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물을 사먹지 않느냐. 지구가 온난화되어서 늦었다고 하지만 우리 후대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 이번 페스티벌 각일 주제와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해 한번이라도 상기할 수 있도록 했고, 특히 26일 공연 프로그램은 펜데레츠키 선생님과 상의했다"고 말했다. 간담회 중간에 그의 피아노협주곡 3악장을 감상하는 시간 또한 가졌다.

 

그는 "이런 페스티벌을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전부터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내년에는 모스크바 심포니 등 준비가 되어있다. 매해 수교국가와 대사관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이번에도 헝가리 연주단 비용은 모두 헝가리 측에서 다 감당해 줬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내 사비도 항상 많이 들고 있다"면서 "올해 아르코 측에서 지원금이 대폭 삭감되어 8천만 원만 받게 된 것은 무척 유감이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2009년 처음 개회해 매해 열린 서울국제음악제는 한국에 전 세계 고급 클래식동향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1월 12일까지 공연되는 이번 일정에 내일인 25일 금요일은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클라리네티스트 피터스타인과 피아니스트 라쉬코프스키의 듀오리사이틀이 일신홀에서 열린다. 토요일 26일은 예술의전당에서 류재준의 스승이자 교향곡 5번 '한국'을 작곡해 국내연주하기도 한 거장 팬데레츠키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와 '성 누가 수난곡'이 '사람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공연으로 모두 한국초연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현대음악의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6)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방문해 기자간담회와 26일 음악회에 지휘로 참석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방한하지 못했다. 이에 지휘는 폴란드 지휘자 마쉐 투랙이 하게 됐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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