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의 언론시사회가 15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렸다. 시사 후에는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의 사회로 메가폰을 잡은 뉴스타파의 김용진 감독과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인 한상진, 봉지욱 기자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폭압과 뉴스타파의 응전, 탐사언론이 내란 우두머리에 어떻게 맞서왔는지를 그리며 대통령의 친위쿠데타, 즉 윤석열 내란의 시작점이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본 언론과 평단은“해외 출품해도 될 정도로 훌륭하다”는 감상을 전하는 한편,“현실판 정치 스릴러, 극영화 능가한 몰입감, 긴장감 넘치는 연출, 짜임새 있는 장면들이 감탄사를 뱉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영화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을 연출한 김용진 감독은"처음부터 영화를 만들겠다고 기획한 것은 아니다. 기자로서 늘 해오던, 중요한 일을 기록해왔다”고 영화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했다.
“검찰과 정권에 당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 조사받고 재판 받는 것도 취재를 겸하면서 빠짐없이 기록했다"며"12월 3일 밤 계엄 상황을 겪고 나서, 2년 전 뉴스타파가 압수수색을 당했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해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했다”고 영화 제작 계기를 밝혔다.
뉴스타파에 대한 압수수색이 ‘내란의 시작’이라고 보는 이유에 대해서도“해외 여러 언론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 국가, 선진국에서는 언론 보도를 탄압하고 이를 형사 소추하는 사례는 거의 볼 수 없다. 언론 보도 관련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검사 10여 명을 투입한 것은박근혜 국정농단에 수사 때와 맞먹는 수사 규모”라고 전하며“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능히 헌법을 위반할 수 있는 정권이라는 게 그때 이미 드러났다“이라고 못박았다.
“헌법이 명시하는 언론 자유를 압수수색으로 침탈했는데 언론들은 저항 없이 넘어갔다. 윤석열 정권이 여기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본다. 이 자신감이 상승효과로 나타나 1년 뒤 불법계엄, 내란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아직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다단계 내란’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그 말처럼 불법계엄 직후에 탄핵소추안이 의결되고 곧 체포가 되더라도 내란은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석열이라는 대통령을 탄생시킨 토양이 체포, 파면만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란은 12월 3일 시작됐지만 그 전조는 뉴스타파 압수수색부터 시작됐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김용진 감독과 한상진, 봉지욱 기자는 1년 넘게 출국 금지를 당했다. 이 경험을 김용진 감독은“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힌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한상진 기자의 경우, 해외 취재를 가야 했지만, 검찰은 ‘한상진은 해외로 나가면 도피해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고 법원도 출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출국 금지뿐만 아니라 통신 조회를 당해 세 명이 통화한 모든 전화번호와 전화 통화 위치까지 추적당했다. 이에 대해서“물리적 시간으로 인해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장면은 별도 플랫폼을 통해 번외편으로 공개할 계획”임을 알렸다.
봉지욱 기자는“윤석열 정부에게 당한 일들을 극복하기 위한 언론 현장을 담은 것이었다. 영화를 만들며 왜 언론이 필요한지, 왜 언론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소회를 전하며 영화 전에 발간했던 책 ‘압수수색’ 개정판을 쓰고 있음을 밝혔다.
“첫 번째 책은 너무 어렵고 딱딱했는데 개정판은 중고생이 읽어도 알 수 있게 다시 쓰고 있다”면서“그동안 남이 압수수색 당하는 기사를 감정 없이 썼는데 저희가 막상 당해보니까 압수수색에 대한 것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을 했다. 대다수의 변호사도 압수수색 세부 사항을 모른다. 디지털 포렌식은 특수부에서 오래된 포렌식 수사관 정도만 알고, 그런 분들은 퇴사하고 대형로펌에 들어가 공정거래 위원회 수사를 막아준다. 그런데 우리 국민 99.9%는 그런 돈이 없다.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대응 매뉴얼을 보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봉지욱 기자도“책도 내고 영화도 만들었다. 압수수색 당일을 생각하면 생각도 못한 일인데, 내레이션 없는 다큐멘터리를 김용진 감독이 두 달 만에 잘 만드셨다”며“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지 아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비상계엄 이전부터 수많은 시그널이 있었다. 우리는 수사 기록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이야기하지만, 윤석열 측은 우리를 허위 보도로 매도했다. 대다수 매체가 이를 받아쓰면 대중은 그렇게 믿는다. 지금도 뉴스타파에 대한 선입견이 남아있다. 관객분들께서는 권력자가 하는 일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상진 기자는“우리가 수사와 재판을 받았던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은 세 명이 감당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고, 우리를 타깃으로 끝날 거라고 보지 않는다”며“이는 권력 비판 언론에 대한 폭력이다. 뉴스타파라는 독립언론, 비판언론을 장악하고 입을 닫게 하겠다는, 어떠한 비판보도도 못 하게 억누르겠다는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이어“권력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론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잘못된 자신감, 권력의식이 발현된 것이 영화에 담겨 있다.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2025년 대한민국 언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조직이고 기관인지 언론이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한 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이런 생각을 가지고 봐주시면 더 큰 그림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용진 감독은“어떤 특별한 메시지가 드러나지 않도록 의도했다”며“관객분들이 재미있게, 흥미롭게 영화를 보시면서 이런 검찰, 시스템을 두고 우리 사회가 한 발짝 앞으로 나가기 어렵겠다고 자연스럽게 체득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작품 의도를 전했다.
특히 김용진 감독은“4월 초 검찰이 재판부에 낸 16번째 의견서 내용을 받아보니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 상영을 제지해달라는 것이었다”며“떳떳하다면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을 텐데 뒤에서 의견서를 냈다. 또 극우 세력은 단체 채팅방을 통해 포털 사이트에 '싫어요’ 버튼을 누르는 테러 중”인 사실을 전했다.
다방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당시의 거짓말 폭로부터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게이트까지 지금 윤석열 대통령 파면과 함께 관련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사법 리스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특별수사팀의 뉴스타파 압수수색과 강제수사 과정을 입체적으로 들춰내 윤석열 검찰 정권의 무도함과 빈민주, 반역사성을 현장 중심 르포 형식으로 폭로한다. 그리고 윤석열 파면 이후 내란 세력을 완전히 진압하고 진정한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이뤄야 할 시작점임을 보여준다.
영화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을 만든 뉴스타파함께재단 영화제작사업부 ‘뉴스타파필름’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두 거대 족벌 언론사의 어두운 역사를 파헤친 영화 ‘족벌-두 신문 이야기’, 판문점의 숨겨진 역사를 추적하는 영화 ‘판문점’을 제작 개봉했다.
뉴스타파를 죽이고, 비판언론의 입을 틀어 막으며 야당 대표를 제거하려는 검찰의 노림수를 낱낱이 보여주는 영화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4월 2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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