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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창 개인전, 뢴트겐의 정원 25, 25. 7.29 -8.16까지, 오매갤러리에서

전시

by 이화미디어 2025. 7. 3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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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졸업 후 작업을 중지하려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함과 동시에 큰 교통사고로 인해 온몸에 두꺼운 대형철심을 박으면서 아픔과 절망, 상처와 처절하게 싸워가면서 버티어가던 죽음의 문턱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후 내가 대학에서 배우고 겪었던 미술의 모든 가치와 조형세계는 깨지고 새로운 세계관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미술은 단순한 시각적 의미의 이미지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과 반전, 그리고 상처의 조형언어가 들어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작품 의미는 개인의 상처를 담아 동양적 생명 철학을 담은 정신으로 승화해서 한국화의 미래적 가능성을 재료적 구분과 경계적 형식이 아닌 작가의 땀흘린 육체적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정신으로 확장 귀결 한다고 볼 수 있다.

한기창 작업노트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오매갤러리는 2000년대 초반 이미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전으로 큰 주목을 받았을 만큼, 한국적 전통성과 현대성을 독창적인 새로운 감각으로 조형화해 온 한기창 작가의 초대전을 개최한다.

 

한기창 작가는 죽음과 생, 상처와 꽃, 음영과 빛의 경계에서 조용히 피어난 정원의 이미지를 작품에 옮기고 있다.

 

그의 《뢴트겐의 정원》 시리즈는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생의 균열을 통과한 이들이 비로소 감각할 수 있는 ‘환영(幻影)의 치유 공간’을 보여준다.

 

한 작가가 애용하는 의학적 산물인 X-선 필름은 차가운 음영이 아닌, 내면의 어둠을 통과한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써 큰 위로를 전한다.

 

뢴트겐의 투과된 필름 위에 덧그린 색과 선은 ‘상처의 흔적이자 회복의 징후이며, 존재의 공백에 놓인 감정의 기록’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번 개인전은 전통적 재료인 자개와 화조화의 조형성을 기반으로 동양적 여백의 미를 강조한 신작들로 구성된다.

 

특히 라이트박스를 활용한 작품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뒤편으로부터 밀려 나오는 빛은 필름의 틈새를 타고 캔버스 전면을 물들인다.

 

빛과 채색의 오묘한 시각적 효과가 어우러져 관객이 시선의 거리와 각도를 바꿀 때마다 신선한 ‘빛의 조형 정원’을 연출한다. 이번 《뢴트겐의 정원》 전시를 통해 ‘한기창식 빛으로 구현한 한국성’을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

 

뢴트겐의 정원: 빛·음영·꽃, 그리고 치유의 환영

글_김윤섭(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이사장, 미술사 박사)

 

죽음과 생, 상처와 꽃, 음영과 빛의 경계에서 조용히 피어난 정원이 있다. 한기창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생의 균열을 통과한 이들이 비로소 감각할 수 있는 ‘환영(幻影)의 치유 공간’이다.

 

뢴트겐의 투과된 필름 위에 덧그린 색과 선은 상처의 흔적이자 회복의 징후이며, 존재의 공백에 놓인 감정의 기록이다.

 

그는 빛이 사라진 자리에서 더 분명해지는 생명의 윤곽을 그려낸다. 이 정원은 의학적 산물인 X-선 필름의 차가운 음영이 아닌, 내면의 어둠을 통과한 이들에게 건네는 조형 언어의 위로다.

 

어둠 속에 심은 씨앗, 상처가 조형 언어가 되기까지

“죽음이 내 영혼을 비추는 순간, 그 빈 곳에서 한 송이 빛이 피었다.” 한기창이 우리 앞에 내놓은 정원은 어둠에서 시작되었다. X-선 필름이 품은 음영(陰影)은 본디 부재(不在)의 증거―조직이 사라진 자리, 뼈의 골절, 피부 너머의 상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한 작가는 그 냉혹한 기록지에 금·은박, 자개, 라이트박스의 빛을 겹쳐 올림으로써 죽음과 치유, 동양과 서양, 육체와 영혼의 경계를 흔든다. 이때 음영은 더 이상 결핍이 아니라 꽃을 품은 씨앗이 된다.

 

관람자는 필름 속 뼈와 자신의 뼈가 겹쳐 보이는 순간, 눈앞의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통과하는 체험―즉 생의 자각―을 맞닥뜨린다.

 

한기창 작가는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을 오갔던 경험이 있다. 당시 사고의 의학적 기록물인 필름을 받아 든 그는 자신의 남은 생이 더 이상 ‘상처의 반복’이 아니라, 작가로서 ‘상처의 형상화’로 승화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X-선 필름은 차가웠지만, 그 위에 스며든 빛은 따뜻했다. 이 극단의 온도 차가 곧 한기창 조형 언어의 토대가 되었고, 〈뢴트겐(Roentgen)의 정원〉 연작은 그렇게 결실로 탄생했다.

 

죽음의 기록을 오려내 화조화(花鳥畵) 혹은 풍경화로 부활시킨 행위는, 상처를 형상화해 의미로 되살리는 샤먼적 전환이자, 한국화 특유의 여백과 반복 구조에서 비롯된 내면적 울림을 현대적 매체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생사의 해후(邂逅), 빛이 드러낸 또 다른 ‘한국성’

한국화는 오래도록 지필묵이라는 물성의 울타리 안에서 전통을 호명해 왔다. 하지만 한기창은 재료적 규범을 과감히 벗어나, 정신성의 최우선 가치를 상징할 만한 변별력 있는 표현 재료와 기법을 찾아냈다.

 

금박과 은박, 자개는 조선 왕실 공예에서도 유려한 생명력으로 빛났던 재료이고, 라이트박스는 디지털 광고판과 같은 동시대적 이미지를 환기해 주는 소재이다.

 

이 병치(竝置)는 신체적 트라우마의 잔상과 심미적 정취(情趣)의 운율을 시간의 한 수직축에서 조우시킨다. 우리는 한기창의 화면 앞에서 과거(전통)와 현재(과학기술), 도상(圖像)과 데이터, 불교 윤회와 신자유주의적 역동성이 동시에 연동된 인드라망의 교차점을 목격한다.

 

라이트박스 뒤편에서 밀려오는 빛은 필름의 틈새를 타고 캔버스 전면으로 번진다. 관객이 시선의 거리와 각도를 바꿀 때마다, 그 찰나에 화면은 평면을 넘어 ‘빛의 조형 정원’을 만들어 낸다.

 

한 작가가 제안하는 시퀀스(sequence)는 공(空)의 개념처럼 ‘모든 형상은 즉시 비어 있으나, 동시에 무한히 충만하다’는 역설을 선사한다.

 

한기창의 정원에서 죽음은 더 이상 종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명을 순환시키는 음양(陰陽) 구조의 한 축이며, 어두운 음(陰)도 양(陽)의 빛을 함유한 채, 관객과 작품 사이에서 끊임없이 왕복함을 깨닫게 한다.

 

그것은 ‘한기창식 빛으로 구현한 한국성’의 표본이 아닐까.

 

빛으로 빚은 정원, 동시대 미술 속 치유의 미래 궤적

한기창은 개인의 상처를 동양적 ‘생명철학’으로 승화해 한국화의 미래적 변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술 문명과 전통 정신, 개인 서사와 사회적 트라우마를 병치·중첩·전복하는 방식은 현대미술의 다성적 흐름 속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재료에서 출발해 정신으로 귀결되는 여정을 통해, 한국화가 ‘재료적 구분’이 아닌 ‘심성(心性)의 확장’임을 증명한다.

 

2000년대 초반 이미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전으로 주목받았던 것도, 바로 이 점―전통과 현대, 상흔과 복원의 긴장 속에서 발현되는 새로운 감각의 영토’를 확장해 가는 작가적 의지―덕분이었을 것이다.

 

한기창의 〈뢴트겐의 정원〉 시리즈는 결국 하나의 제안이다. 우리 모두의 내부에 잠든 상처를 이미지의 씨앗으로 삼아, 빛과 호흡으로 길러낼 수 있다는 제안인 셈이다.

 

한기창은 ‘죽음의 그림자’ 위에 ‘생명의 꽃’을 심고, 그 꽃이 관객의 체온으로 피어나길 기다린다. 이는 동양적 샤머니즘이 말하는 공감의 치유이자, 현대 사회의 무감각을 뚫고 나오는 ‘예술적 환기(喚起)’이며, ‘치유의 회복탄력성’이다.

 

그의 정원은 작가 혼자 돌보는 울타리가 아니다. 빛을 통해 서로의 뼈와 숨이 맞닿는 순간, 우리는 모두 이 정원의 동반자가 된다.

 

한기창에게 암흑은 빛의 근원이고, 상처는 꽃의 뿌리다. 한기창이 어둠 속에 심어 둔 씨앗은, 오늘도 우리 시선 속에서 조용히 발아(發芽)한다. 그리고 그 빛은, 한 송이씩 우리의 심연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뢴트겐의 정원, 캔버스 한지 위에 자개 채색, 120x94cm, 2025

한기창 Han Kichang

1966b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프랑스파리 베르사이유 수학

단국대학교 조형미술학 박사

연세대학교 CLA 창의공학 연구원 11기 수료

추계예술대학교 미술창작학부 교수

 

개인전

 

사비나미술관, 학고재(2010, 12) 갤러리밈, 갤러리세줄, 아르코미술관, 남송미술관(나는 대한민국 화가다), 영은미술관, 아트사이드, 갤러리현대(윈도우갤러리), 금호미술관, 토탈미술관, 가나보브르(파리), 갤러리시테(파리), 올드빌리지게이트 (런던), 디시인사이드갤러리(베를린), 등 30여회

 

단체전

 

아트스펙트럼-삼성미술관리움, 코리언아이- 사치개러리(런던), 신호탄-국립현대미술관, 비밀의 숲- 과천국립현대미술관, 전시의 전시-청주국립현대미술관, 세마살롱-서울시립미술관, 장면들-서울시립미술관, 먼지한톨, 물 한방울-광주비엔날레본전시관, 한국현대미술 이상향을 꿈꾸다-이화여대 박물관, 시간을 넘어선 울림; 전통과 현대- 이화여대 박물관, 억조창생- 창원조각비엔날레, 강원비엔날레, 천변만화-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제주국제비엔날레,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사비나미술관, 비확정 매뉴얼;드로잉 시점, 산수디지털을 만나다-경남도립미술관, 자연스러움-성곡미술관, REMIND, 그곳을 기억하다, 우리들의 초상-삶의표정 시대의 표정-가나아트센터, 메타스케이프-우양미술관, 근현대 미술의 흐름, 시정풍경-알바로시자홀, 휘황찬란, 라이트아트-포항시립미술관, Antipodes- 이영미술관, 블루닷 아시아-예술의 전당,한가람미술관, 등 230여회

 

국내외 레지던시

 

시테레지던시, 삼성리움, 문화재단(파리)

트랜스미디알레 레지던시, 아르코미술관(베를린)

창동레지던시, 국립현대미술관

영은레지던시, 영은미술관

장흥아트파크 레지던시, 가나아트센터

 

작품 소장

 

삼성미술관리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영은미술관, 성곡미술관, 장흥아트파크, 파리시테, 이화여대박물관, 고려대박물관, 연세빌딩, 양주시청, 창원시청, 양평군립미술관, 세종시보건복지부, 사비나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금호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장흥아트파크, 경기도미술관 등

 

오매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20, T.070-7578-5223

오매갤러리는 재료나 표현에서 한국 전통을 세계시장에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작품과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국내외에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나전.옻칠.자수.섬유.도자.채색 부분에 괄목할 기획전시들을 개최했으며, 단청.색동.민화 등 전통 이미지의 현대적 개발에 지속적인 작가지원을 하고 있다.

 

장인과 작가, 공예와 미술, 전통과 현대 간에 소통과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과물을 계속 좋은 작품과 우수한 작가들로 소개하고자 한다.

 

삼청동 오매갤러리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20

교통: 안국역에서 도보 or 광화문역 2번출구, 마을버스 11(삼청동주민센터) or 01A(춘추문)

주차: 인근 유료주차 (갤러리 건물 내 주차 2대 가능)

문의: 070-7578-5223 (10:00 - 18:00)

 

ewha-media@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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