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예술의전당 제작오페라 <투란도트> 기자간담회가 지난 10일 오전 10시30분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진행되었다. 오는 23~24일, 25~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데, 예술의전당이 그동안 토월극장에서 올려왔던 "투란도트>를 올해 투란도트 초연 100주년을 맞아 전막으로 오페라극장에서 펼치는 것이다.
지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가 맡았다. 198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연에서 '투란도트'를 공연했고 음반을 낸 바 있다. 그는 "저는 원래 제가 녹음한 것을 들어보면 마음에 안 들어했는데, 요새 다시 들어보니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라면서 "작곡가 푸치니가 이 작품을 다 못 만들고 죽음으로서 그의 죽음이 작품을 삼켜버린 셈이다. 작품의 피날레에 항상 이견들이 있는데 정통적인 피날레가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이다. 제가 상상하는 그의 엔딩은 말러 심포니 3번처럼, 푸치니가 선호했을 무를 향해 가는 아름다움과 피아니시모로 은은하게 남겨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정통의 방식으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푸치니의 <투란도트>가 미완성작품인 만큼 연출의 방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대해 정선영 연출가는 "이전에는 <투란도트>를 왕자와 공주에만 국한해 따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작품에서는 <투란도트> 결말이 억지스럽다는 그부분을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녹여내려 했다. 동시대적 관점에서 대본을 자세히 읽을수록 전쟁이 아니라 평화논리로 들어가보니 그 부분이 알토란처럼 딸려나오더라. 전쟁이 아니라 갈등과 개혁으로 보고 작품을 진행했다"라면서, "피아니시모로 끝나는 그 부분을 시각적으로도 볼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투란도트 역에는 소프라노 에바 프원카와 서선영, 칼라프 역에는 테너 백석종과 김영우가 출연한다. 투란도트 전문인 에바 프원카는 2024년 코엑스에서 '어겐 투란도트! 2024'와 2025년 성룡이 연출한 '투란도트'에도 출연했다. 그녀는 "제가 이 역할을 많이 해왔습니다. 작품의 미완성 논란도 있고 제가 일곱 개의 프로덕션을 해본 사람으로서 의견을 말씀드리면요"
"작곡가도 2명이고(푸치니, 알파노) 이탈리아에서 코미디 작가의 손도 탔는데요. 저는 오리지널을 경험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 결말도 투란도트가 자결하는 경우, 칼라프와 서로 죽이는 경우 등등 다양했는데요. 알파노의 웅장한 엔딩에서 키스가 들어가는데 잔인하게 표현되면 키스가 마치 강간인 것처럼 연결되면서 해석이 잘못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떠한 경우와 버전이건 앞선 장면에서 제가 상대방을 한 번 더 눈맞춤하거나 고개짓을 하는 등의 작은 제스처에서 그 다음장면에 관객에게 논리가 전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작품의 완결성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해 온 테너 백석종은 이번이 한국오페라 데뷔무대다. 그는 "칼라프 역은 제 시그니처 롤인데, 고향에서 잘 맞는 역을 하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칼라프 역은 드라마틱한 소리를 내야하고 목소리에 챌린지가 심한데 마지막에 Vincero! 승리를 외치는 사람으로서 제 성품과도 잘 맞습니다. 이 역은 배우로서 가수로서 전달력이 중요하다. 전쟁 속에서도 투란도트를 어떻게 설득할까, 서로의 케미스트리를 잘 전달하는게 저의 역할인 것 같아 리허설에서도 노력중이다"라고 소개했다.
서선영은 이번에 투란도트를 처음 역할하게 되었다. "투란도트를 가장 최전방에서 역할해오신 성악가 분들과 이렇게 한 프로덕션에서 제가 함께하게 돼서 너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감격스런 마음을 전했다. "저는 지금까지는 류를 해왔었기 때문에 투란도트 역을 보면서 왜 저렇게 소리만 지르고 남들이 받아들이는 사랑을 저 역할은 못 받아들일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정식으로 공부를 이 역할을 하게 되면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이해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미숙함과 두려움에서 오는 자기방어와 오만함인 것 같다. 자신의 선조가 그들도 알지 못하고, 남자들이 자신 때문에 죽임을 당하니까. 우리나라도 전쟁을 겪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겪는 것은 큰 고통이다. 예로 우리나라도 세월호 단원고 학생들의 죽음을 겪었다. 연출가 정선영 선생님께서 그러한 평생 극복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담아내신 것 같다. 그리고 자기를 내려놓는 사랑을 보여줌으로서,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되고, 깊이있는 사랑을 본질적으로 보여주는 프로덕션이라서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투란도트 배역을 설득력 있게 연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떤 한 단어를 영원까지 늘릴 수 있는 것도 예술일 수 있고, 사랑이 갑자기 "띠로리~"하고 이루어지는 것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 오페라 배역을 맡으면 이 역할이 이 사람이 어떻게 현실화 될 수 있는지가 내게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마음을 바꿔먹는다던지, 사람에 대한 편견, 사람의 마음이 바뀌는 것은 되게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제가 아기를 키워보지는 않았지만, 극 중 투란도트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싫다고 뭐든지 무조건 하는 그 시기, 부모가 김치를 먹이려고 물에도 씻어주고 이 방법 저 방법 해줘도 계속 싫어하다가 어느 순간에 "정말 맛있어“라고 하는게 순간이란 말이죠. 무조건 싫다고 외치고 있다가 이번 프로덕션에서 마법처럼 풀리는 그 순간이 있는데 짧게 지나가는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순간이 음악에 블랭크가 있다. 그 마법같은 순간으로 느끼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배역에 대한 이해와 표현방법을 드러냈다.
김영우는 투란도트에 정말 많이 출연해왔다. "우선 2026년 가장 주목받는 오페라에 함께 하게 되어서 감사하다. 저는 이번 투란도트가 70번이고 그중 50번 넘게 핑퐁팡 역할을 어릴 때 했었다. 그 구석에서부터 칼라프 역할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방향과 꿈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제 칼라프는 남들과 다를 것 같다. 뭔가 짠한것도 있고 제 인생이 담겨있기 때문에. 저 김영우가 담긴, 작은 것이지만 찬란할 수 있는,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관람오셔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기자들이 계속적으로 질문한 투란도트 작품 결말의 의외성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앞 성악가 선생님들의 답변 말씀과 비슷하다. 오페라이기 때문에 음악과 그 상황을 같이 들으시면 해소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음악을 느껴보신다면 어려운 부분은 상쇄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저는 핑, 퐁, 팡 외에도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더 단역을 일년에 200회씩 4년간을 하기도 했다. 그런 역할은 이 주역 분들이 가장 빛나는 순간에 밑에서 받쳐줘야 한다. 그 때에 이런 자그마한 부분들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 때는 이 작품 제목이 <투란도트>가 아니라 ‘핑퐁팡’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지금 이렇게 칼라프를 맡으며 작품을 보니 이 작품 제목은 ‘칼라프’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라고 말해 결말의 납득성에 대해 골몰해 있던 기자회견장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편, 예술의전당 오페라제작 시리즈는 2022년 '오페라 갈라'로 시작하여, 2025년에는 우리땅의 이야기를 소재로 <물의 정령>을 대본부터 집필하여 제작한 바 있다. 2027년에는 토월극장 오페라 <마술피리>로 가족관객을 겨냥한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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