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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 개인전 《먼———地풍경 Dustscape》개최

전시

by 이화미디어 2026. 8. 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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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 개요 

  전 시 명 : 하진 개인전 《먼———地풍경 Dustscape

  전시 기간 : 2026년 8월 8일(토요일) ~ 8월 29일(토요일)

  관람 시간 : 평일 9:00 ~ 17:00 (점심 11:00 ~ 12:00) / 주말 예약방문

  전시 장소 : 은조 아틀리에 갤러리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70)

  관 람 료 : 무료

  전시 장르 : 평면, 설치 

  기획/글 : 김재원 

  AI 영상: 하진

  디자인: hello orange

  주관/주최: 은조 아틀리에 갤러리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2. 전시 요약 

먼지는 움직인다.

흩어지고, 쌓이고, 밀리고, 덮고, 다시 흩어진다.

도시도 그렇게 움직인다.

생겨나고, 성장하고, 훼손되고, 철거되고, 다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모든 움직임의 가장 작은 단위가 어느 순간 화면 위에 머문다.

 

먼———地.

 

아주 먼 시간으로부터 이동해온 먼지가 잠시 땅에 머물러 풍경이 되는 곳.

도시의 표면을 이루었던 먼지가 다시 산수가 되고, 사라진 풍경이 우리의 감각 속에서 다시 실재하는 곳. 

 

하진의 《먼———地풍경 Dustscape》는 바로 그 실재와 이미지, 도시와 자연, 생성과 소멸, 이동과 정착의 경계에서 잠시 머무는 풍경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풍경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우리가 매일 지나쳐온 도시의 표면을 새롭게 바라본다.

 

도시를 덮고 있던 먼지가,

도시가 잃어버린 풍경을 다시 보여준다.

하진 개인전 설치뷰

 

≪도시를 덮고 있던 먼지가, 도시가 잃어버린 풍경을 다시 보여준다»

김재원 | 문화예술기획

도시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하나의 도시가 발생하기 위해 땅은 파헤쳐지고, 깎이고, 메워지고, 쌓인다. 건물이 올라서고 도로가 놓이며, 오래된 건축물은 철거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선다. 

 

재개발은 도시의 시간을 지우고 다시 쓰는 거대한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물질은 도시의 표면에 남는다. 

 

흙과 모래, 콘크리트와 시멘트, 금속의 마모, 자동차의 타이어와 브레이크에서 떨어져 나온 입자, 식물의 꽃가루와 섬유, 인간의 생활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한 흔적들. 이들은 서로 다른 기원과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바람과 움직임을 따라 뒤섞이고, 흩어지고, 쌓이며 어느 순간 우리가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먼지’가 된다.

 

먼지는 그렇게 도시가 만들어낸 가장 작고 미세한 부산물이면서 동시에 도시의 시간을 기록하는 물질이다. 도시의 거대한 구조가 건축과 도로와 광장이라는 형태로 자신을 드러낸다면, 먼지는 그 구조가 마모되고 이동하고 소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도시의 옷이자 표면이다. 

 

도시가 무엇을 만들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깎아내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흘려보내며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하진 개인전 설치뷰

따라서 먼지를 바라본다는 것은 도시의 표면을 바라보는 일이면서 동시에 그 표면 아래 축적된 도시의 시간과 생태계를 감각하는 일이다.

 

하진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도시를 거시적인 시선과 미시적인 시선 사이에 놓는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바라보면서, 그 거대한 움직임이 남긴 가장 작은 물질인 먼지를 채집한다. 

 

작가는 도시의 후미진 곳과 작업실 주변, 머물던 도시에서 먼지를 모으고, 그것을 다시 화면으로 가져온다. 여기서 먼지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다. 

 

그것은 도시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이면서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고, 도시의 바깥으로 밀려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도시의 표면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하진은 이 먼지를 다시 흩트리고, 밀고, 쓸고, 모으고, 흘려보내며 화면 위에서 움직인다. 

 

마치 농부가 땅을 고르고 쓰레질하듯, 혹은 바람이 지형을 만들 듯 먼지의 이동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 먼지는 더 이상 먼지로 머물지 않고 하나의 풍경으로 정착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 풍경이 도시의 풍경을 직접 재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진의 화면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건물이나 도로, 자동차와 같은 도시의 구체적인 형상이 아니다. 

 

오히려 먼지의 흐름은 산의 능선과 계곡, 기암절벽과 폭포, 안개 낀 강가와 바닷가의 지형을 연상시키는 풍경으로 나타난다. 아주 먼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도시 역시 땅에서 시작되었다. 

 

바위가 부서져 돌이 되고, 돌이 다시 자갈과 모래가 되고, 오랜 풍화의 시간을 지나 더 작은 입자가 되는 것처럼, 도시 또한 끊임없는 생성과 훼손, 축적과 해체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는다. 

 

하진이 먼지에서 다시 산수의 이미지를 발견하는 것은 어쩌면 도시가 잃어버린 그 이전의 시간을 호출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먼———地풍경》은 도시의 실경산수이면서 동시에 관념산수이다. 그러나 이 풍경은 자연을 모방하여 그린 산수가 아니다. 도시의 표면을 이루었던 실제 물질을 모아 새로운 풍경으로 변환한, 일종의 도시의 진경산수에 가깝다. 

 

화면 위에 남은 것은 먼지의 입자와 그것의 이동 경로뿐이지만, 우리의 시선은 그 미세한 흔적을 산과 절벽과 계곡으로 읽어낸다. 먼지는 아무것도 재현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그 안에서 풍경을 본다. 

 

결국 풍경은 화면 안에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먼지의 흔적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각 사이에서 생성된다.

 

여기에서 하진의 작업은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크르(simulacre)와 시뮬라시옹(simulation)의 문제와 흥미롭게 맞닿는다. 우리가 풍경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연 실제 풍경인가, 아니면 우리가 오랫동안 풍경이라고 믿어온 이미지와 기억의 작동인가, 하는 것이다. 

 

하진의 화면에는 실제 산이 없다. 그러나 먼지의 흐름은 산을 떠올리게 하고, 그 순간 우리의 감각 안에서 산은 다시 생성된다. 

 

실재하지 않는 산이지만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감각되는 풍경, 도시의 부산물로 만들어졌지만 자연의 풍경보다 더 오래된 시간을 호출하는 이미지. 이것은 실재를 복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재와 이미지의 경계가 뒤섞이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풍경이다.

 

더 나아가 하진의 먼지는 도시의 시뮬라시옹을 역전시킨다. 도시는 자연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건축과 도로와 인공적인 풍경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인공적인 구조를 다시 도시의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하진은 그 도시의 표면을 이루던 먼지를 다시 모아 자연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인공적인 도시에서 나온 물질이 다시 산수의 이미지로 변환되는 것이다. 

 

자연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먼지로, 먼지에서 다시 산수로 이어지는 이 순환은 도시와 자연이 서로 분리된 두 세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물질을 교환하는 하나의 생태계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하진의 ‘먼———地’에서 ‘먼’은 거리이면서 동시에 먼지이다. 아주 먼 시간과 먼 장소에서 이동해온 물질이며, 도시의 표면에 잠시 정착했다가 다시 바람에 의해 이동할 물질이다. 

 

‘地’는 단순한 땅이 아니다. 모든 이동이 잠시 머무는 장소이며, 먼지가 쌓이고 풍경이 발생하는 바닥이다. ‘먼———地풍경’은 결국 먼 거리의 시간과 먼지의 물질이 땅에 정착하여 만들어낸 풍경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잃어버린 땅의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풍경이다.

 

이때 은조 아틀리에 갤러리의 장소성은 이 작업을 더욱 구체적인 경험으로 확장한다.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이 공간은 투명한 통유리를 통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든다. 

 

오늘의 뜨거운 여름날 도시의 거리를 걷다가 유리 너머로 마주하게 되는 하진의 화면은 익숙한 도시 풍경과 전혀 다른 낯선 풍경을 보여준다. 

 

그곳에는 도시의 건물 대신 기암절벽이 있고, 도로 대신 계곡이 있으며, 자연의 풍경처럼 보이는 화면을 이루고 있는 것은 실은 도시의 표면에서 수집한 먼지이다. 도시의 한가운데서 도시가 감춰놓은 또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전시장 안에서는 이 풍경이 시각에만 머물지 않는다. 콘크리트 바닥을 깎아낸 듯한 계곡의 형태, 그 위에 자리한 이끼의 푸르름, 인공적으로 흐르도록 만들어진 물줄기와 물소리는 하진의 먼지 풍경을 하나의 감각적 환경으로 확장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 풍경 안으로 들어간다. 전통적인 와유(臥遊)가 몸은 움직이지 않은 채 그림 속 산수를 거니는 상상적 여행이었다면, 이 전시에서의 감상 역시 도시 한가운데서 잠시 다른 시간과 장소로 이동하는 하나의 와유가 된다. 

 

먼지로 만들어진 산수 안에 머물며 물소리를 듣고, 이끼의 색을 바라보고, 화면의 미세한 입자와 흐름을 따라가면서 관람자는 자신이 알고 있던 도시의 풍경을 잠시 벗어난다.

 

그 순간 중요한 것은 ‘진짜 풍경’과 ‘가짜 풍경’을 구분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무엇이 우리에게 풍경으로 경험되는가를 묻게 된다. 하진의 풍경은 도시의 먼지를 모아 만든 가짜 산수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각과 기억은 실제로 작동한다. 

 

어린 시절 보았던 산, 비가 지나간 뒤의 계곡, 안개 낀 강, 도시의 건물 사이로 우연히 드러난 산의 능선 같은 기억들이 화면 위에서 다시 조합된다. 작품은 잃어버린 풍경을 그대로 복원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이미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풍경을 각자의 감각 속에서 다시 생성하게 한다.

 

하진의 작업에서 먼지는 그래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것’이다. 도시가 재개발되고 건물이 철거되고 새로운 구조물이 세워지는 동안, 이전의 도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잘게 부서진 물질의 형태로 남고, 바람에 실려 이동하며, 다른 장소에 내려앉고, 새로운 표면을 만든다. 도시의 기억 역시 그러하다. 

 

거대한 건축물처럼 명확하게 남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흔적과 감각, 냄새와 색, 표면의 질감으로 남는다. 먼지는 바로 그 도시의 기억이 물질화된 최소 단위일 수 있다.

 

따라서 하진이 먼지를 채집하는 행위는 단순히 버려진 물질을 예술의 재료로 사용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가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지우며 무엇을 남기는지를 미시적인 단위에서 다시 읽어내는 행위이다. 

 

작가는 도시의 표면을 쓸어 모으고, 그 물질을 가지고 놀며, 흩뜨리고 모으고 이동시키고 다시 정착시킨다. 그 과정에서 도시의 먼지는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표면이 되고, 그 표면은 다시 풍경이 된다. 

 

도시가 만들어낸 먼지가 예술을 통해 도시 이전의 산수를 시뮬레이션하고, 관람자의 감각 안에서 다시 하나의 실재하는 풍경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전시장에 들어선 우리는 어쩌면 산수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잃어버린 산수를 도시의 먼지를 통해 다시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앞의 풍경은 자연의 것도, 도시의 것도, 완전히 허구적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도시의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과 작가의 행위,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기억과 감각이 만나 잠시 발생한 풍경이다.

 

먼지는 움직인다. 흩어지고, 쌓이고, 밀리고, 덮고, 다시 흩어진다. 도시도 그렇게 움직인다. 생겨나고, 성장하고, 훼손되고, 철거되고, 다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모든 움직임의 가장 작은 단위가 어느 순간 화면 위에 머문다. 

 

아주 먼 시간으로부터 이동해온 먼지가 잠시 땅에 머물러 풍경이 되는 곳. 도시의 표면을 이루었던 먼지가 다시 산수가 되고, 사라진 풍경이 우리의 감각 속에서 다시 실재하는 곳이다.

 

하진의 《먼———地풍경 Dustscape》는 바로 그 실재와 이미지, 도시와 자연, 생성과 소멸, 이동과 정착의 경계에서 잠시 머무는 풍경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풍경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우리가 매일 지나쳐온 도시의 표면을 새롭게 바라본다.

 

 

4. 작가 소개 

하진 (HA JIN)

1973 년 서울생

공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기획단체 웍밴드공/시도들 멤버

 

학업

2007 파리 1 대학 판테온-소르본 미술학 박사, 조형예술학 전공

2000 파리 1 대학 판테온-소르본 연구심화과정, 조형예술학 전공

1997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서양화 전공

1995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

1991 서울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졸업

 

개인전

2026 먼 ___ 地 풍경 dustscape. 은조아뜰리에, 서울, 한국(기획/글: 김재원)

2026 이주하는 모래 floating sand. 갤러리 레오/ 바리케이드 Barricades. 아트랩 레오, 세종, 한국

2025 울타리법 Fence Law. 필승사, 서울, 한국(기획/글: 김재원)

2024 공에는아무도없습니다 Nobody is Here. 공간투, 서울, 한국

2024 면-면: cut-out 하진 개인전, 공간투, 서울, 한국

2023 데칼코마니아 Decalcomania. 아트그라운드 hQ, 울산, 한국

2023 Viewing Room. 공간투, 서울, 한국

2022 불가능한 것의 가벼움에 대하여. 공간투, 서울, 한국

2021 O-그림. 인디아트홀 공, 서울, 한국

2019 表표와面면. 갤러리 제이콥 1212, 서울, 한국

2018 이주(住)하는 모래. 수애뇨 339, 서울, 한국

2017 바리케이드 Barricades. 스페이스 나인, 서울, 한국

2016 面-面 geometry to landscape. 공에도사가있다. 서울, 한국

2016 위장僞裝-도시. 갤러리 도스, 서울, 한국

2013 위장僞裝.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2007 타자의 방. 씨테 인터네셔널, 튀니지아관 전시실, 파리, 프랑스

2006 위장僞裝.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2001 귀기울이다. 아르스날-소나무, 이씨레물리노, 프랑스

1996 내적풍경. Gallery21, 서울, 한국

 

ewha-media@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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