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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미 초대 개인전 '시공산책: 사유의 층' 2026. 8.18 ~ 8.29 오매갤러리에서

전시

by 이화미디어 2026. 8. 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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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오매갤러리는 2026년 8월18일부터 29일까지 김강미 작가 초대 개인전 '시공산책: 사유의 층'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월간민화에서 매해 가장 우수한 작가 1인에게 수여하는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에게 부상으로 수여되는 갤러리 초대전 이라는 데에 아주 큰 의미가 있다.

김강미, 책탑풍경, 광목에 백토,먹,토채, 140×320cm, 2026

 

김강미 작가는 그간 담담한 백토와 수묵의 분위기로 전통 책가도의 현대적 해석에 매우 출중한 기량을 발휘해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시도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관람자는 작품들 사이를 유유이 산책하며 시간의 층위, 작품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공간을 초월한 특별한 사유의 경험을 갖게 될 것 이다.

김강미, 책탑: 쌓이다, 광목에 백토,먹,토채, 34.5×34.5㎝×3ea, 2024

 

김강미, 책탑: 쌓이다, 광목에 백토,먹,토채, 34.5×34.5㎝×3ea, 2024

 

무더위가 아직 기승을 다하는 때에 김강미 작가가 선사하는 백토와 백자와 대숲의 작품에서 다시없는 시원한 시간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전시축하 리셉션은 8월22일(토) 오후4시부터 5시까지, 공간에 소리까지 더하여 오감을 만족시킬 대금 산조 공연이 특별히 준비되었다.  

 

전시 문의: #오매갤러리 T. 070-7578-5223

 

 

시공산책: 사유의 층 

Layers of Contemplation

 

나는 시간을 그리기보다, 

시간이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시공산책: 사유의 층』은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기억과 사유의 흔적을 쌓아가는 작업이다. 이상과 현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음미하는 여정에서 시작된다. 

 

전통 책가도를 바탕으로 이어온 작업은 이제 평면을 넘어 공간으로 확장되며,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머무는 사유의 공간을 만들어 간다.

 

나의 작업은 전통회화의 책가도를 출발점으로 한다. 책가도는 선인들의 지혜와 이상을 담아낸 공간인 동시에, 반복되는 선과 격자가 만들어내는 조형적 질서와 공간성을 지닌 형식이다. 

 

나는 이러한 구조적 아름다움에 주목하여 책가도를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고 있다. 내 작업에서 책장은 시간이 머무는 구조이며, 기억과 삶의 흔적이 켜켜이 축적되는 장소이다. 

 

반복되는 선과 격자는 단순한 형태의 반복이 아니라 시간의 리듬을 만들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하나의 구조가 된다.

 

책장 안에 놓인 도자와 화면 위에 남겨진 나뭇결은 시간을 품은 흔적들이다. 흙은 불을 견디며 그릇이 되고, 나무는 오랜 시간을 지나며 결을 만든다. 먹과 흙, 감물, 한지, 프로타주를 통해 그 시간을 화면 위에 천천히 쌓아 간다. 

 

서로 다른 물성을 지닌 재료들은 스며들고 겹쳐지며 하나의 시간성을 만들어 내고, 화면 위에 남겨진 결은 사물을 재현하기보다 지나온 시간과 기억이 머물다 간 자리를 드러낸다.

 

나는 시간을 표현하려 하지 않는다. 시간이 머물다 간 자리를 화면과 공간에 남기고자 한다. 전통 한지 위에 반복적으로 쌓이는 프로타주의 결은 나이테처럼 시간을 새기고, 연필의 농담과 먹의 스밈, 감물이 남긴 깊이는 기억의 층으로 자리한다. 

 

그렇게 축적된 선과 물성은 삶이 지나온 시간을 조용히 품어낸다.

 

대나무가 더해진 공간은 단순한 장식과 소유의 의미를 넘어 내면의 성찰이 머무는 장소로 확장된다. 책가도의 구조 속에 스며든 대나무는 곧은 선비적 기개를 상징하기보다, 역경의 시간을 견디며 이어 온 마디를 통해 삶의 깊이를 드러낸다. 

 

각각의 마디는 축적된 시간의 결이며, 그 축적이 만들어낸 유연함과 강인함은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나에게 대나무는 곧음을 상징하는 식물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는 방식을 보여주는 존재이다.

 

허공에 드리워진 한지 구조와 바닥에 놓인 사각틀은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서로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빛은 구조 사이를 지나며 공간을 바꾸고, 그림자는 형태를 따라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관람자의 움직임을 품으며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고정된 시점을 요구하지 않는 작품은 바라보는 위치와 머무는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다.

 

나의 작업은 시간이 머무는 풍경이다. 책장의 구조와 대나무의 선, 먹과 흙이 남긴 흔적, 빛과 그림자가 서로 스며들며 만들어진 풍경은 하나의 완결된 의미를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기억과 시간이 머물 수 있는 여백을 남긴다. 

 

그 여백 속에서 관람자는 자신의 시간을 천천히 마주하며 저마다의 사유를 쌓게 된다.

 

과거와 현재, 기억과 흔적, 물질과 시간은 이 공간 안에서 서로 겹치고 스며든다. 관람자는 그 안을 산책하듯 거닐며, 켜켜이 쌓여 온 삶의 기억과 조용히 마주하게 된다. 그 시간이 잠시 머물수 있는 공간으로 남기를 바란다.

 

[평론글] 

 

책을 쌓고 말을 고이다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2026

 

1. 김강미는 조선시대의 책가도에서 오로지 책갑과 그 안에 담긴 책 만을 추려 이를 먹선으로 그렸다. 마치 괘불이나 걸개그림처럼 허공에 드리워진 종이에는 가는 선들이 촘촘히 집적되어 박스형 형태를 구성하고 있다. 

 

아래를 향해 기울어진 책/책갑은 먹선의 농담과 굵기의 미세한 변화를 동반하면서 반복된다. 방향을 달리하면서 위에서 화면 하단으로 이어지는 책/책갑은 주어진 공간에 책으로 가득 채워진 어느 풍경을 환영처럼 제공한다. 

 

제한된 사각형 틀에서 빠져나온 이 걸개그림은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전시장 전체를 채워 나간다. 동시에 사각형 틀 자체가 전시장 바닥에 놓이고 쌓이는 형식도 등장한다. 한지로 마감된 사각형 박스는 그 표면에 분절된 책갑/책이 그려졌다. 

 

걸개그림이나 박스형 구조는 모두 정형화된 사각 프레임에서 풀려난 그림을 실제적으로, 입체적으로 공간에 부려놓는 시도다. 이른바 설치적인 모드로 이루어진 책가도인 셈이다. 

 

고정된 화면이 아니라 허공에 드리워진 수직의 바탕 면이, 바닥에 놓이고 쌓인 구조물들이 가설된 것이기에 이 그림은 공간에 실질적인 존재가 되어 보는 이들의 시선/몸을 가로막거나 동선 및 시간의 흐름에 관여한다. 

 

정면성에 의한, 보는 이의 절대적인 자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그만큼 다양한 장면, 시간과 공간이 드러난다. 관객의 관여가 그림에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

 

2. 조선시대 책이란 인쇄된 종이를 묶어 철해 놓은 것으로 그것을 소중히 상자(책갑)에 넣어 보관했다. 책갑의 겉면은 비단이나 천을 대어 화려하고 견고하게 장식했다. 책이란 선인들의 말씀과 지혜가 담겨 전해오는 소중한 것이다. 

 

과거가 축적되고 지난 시간이 응고되어 전해지는 것이 책이다. 죽은 이의 음성이 문자로 정착되어 산 자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살아있는 이들은 그 책을 조상처럼 대했다. 

 

그래서 책은 위에서 아래로, 죽은 이의 공간에서 산 자의 장소로 기울어져 그려진다. 책가도의 시선이란 생사의 시선을 따르는 시점이다. 선인이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 전해주는 선물이자 축복이다. 

 

책은 대부분 성인의 말씀이니 책 읽는 이들은 온전히 그 책을 암송하고 체화, 실천해서 군자가 되고자 열망했다. 그런 차원에서 책/경전은 더없이 귀한 것이기에 선비들은 늘 자신의 몸 가까이에 책을 두었던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한 권의 책을 대략 만 번 정도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방에 놓인 책장 속에, 서안 위에 책을 두고 하염없이 읽는 일이 일상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그 소중한 책을 감싼 책갑의 장식과 문양은 지우고 반듯한 직선을 이끌어가며 윤곽을 그리고 있다. 책가도의 색채와 문양이 증발해서 순간 수묵의 세계로 돌변한 책가도가 등장한다. 

 

본래 책갑의 표면에 그려진 무늬들은 영생과 불사, 불멸에의 희구를 보여주는 것들인데 이는 책으로 대변되는 영원한 진리를 향한 염원과 맞물려 있다. 

 

반면 김강미의 그림은 의미를 지닌 도상들이 지워지고, 강렬한 진채도 지워진 자리에 전적으로 가늘고 예민한 선만으로 책/책갑의 윤곽을 가지런히 배열하고 있다. 

 

그 책가도 주변에 입체로 구현된 대나무 형태가 벽에 부착되어 있다. 사군자의 하나인 대나무가 입체가 되어 책가도 주변에 강한 실재감을 안기면서 직립하고 있다. 

 

가는 선으로 그려진 책, 책갑과 대비되는, 단호하고 강한 검은색의 유사대나무는 모두 선비와 군자의 세계를 상기시켜주는 도상들이다. 작가는 이처럼 전통적인 책가도와 사군자의 형식과 내용을 빌어 이를 새로운 방법론 아래 전시공간에 가설해놓고 있다.

 

3. 책가도는 조선 후기인 정조대 왕실에서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독한 애서가이자 독서광이었던 정조가 정사를 보느라 독서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어좌 뒤에 책가도 병풍을 둘러쳐서 늘 책을 가까이 하고자 하는 욕망을 대리하는 차원에서 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본래 책가도는 궁실 장식용으로 제작, 사용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궁중 화원들이 매우 사실적으로 정교하게 그렸다. 책가도의 핵심은 사실성에 있기에, 실제 공간과 사물이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야 했다. 

 

왕실에서 사용된 책가도는 대형으로 책가에 책이 놓여 있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이것이 민간으로 확산되면서 변화한다. 크기부터 작아지고 책가가 사라지며 책과 문방구, 기물만 남는 그림에, 길상적인 소재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김강미 작가의 근작은 그런 책가도의 응용이다. 오로지 책과 책갑 그리고 대나무가 그 어딘가에 함께 자리한 작업이다. 본래 조선시대 책가도를 보면 자를 대고 그린 듯 반듯한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책가도 특유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구체적인 책을 재현한 것이라기보다 책의 기호를 선으로 번안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림은 철저히 선으로만 조형된 추상화와 유사하다. 

 

수직과 수평의 선이 촘촘한 교직을 이루면서 만든 순수한 구성이자 기하학적 패턴으로 마감된 기이하고 아름다운, 치밀한 정신이 가득한 그림이다. 미니멀리즘과 기하학적 추상화가 떠오르는 것이 책가도다. 

 

김강미의 그림 역시 오로지 선으로만 이루어졌다. 아마도 작가의 그림은 전통적인 책가도에서 엿볼 수 있는 선의 조형미를 극대화하려 하는 것 같다. 

 

순수하게 조형적인 측면에서 구성된 매우 디자인적이고, 그러면서도 희한한 추상적인 미감과 평면성, 그리고 수평과 수직의 선, 이른바 그리드로만 이뤄진 모더니즘 추상화의 한 전형을 조선의 책가도에서 만난 것이다. 

 

혹자는 조선시대의 이름 없는 장인들의 마음속에 이러한 추상 의욕이 깊이 들어있어서, 그것이 작품으로 주저 없이 표현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천성 속에는 추상의 본바탕을 이루는 일종의 이상(異常) 시각 감흥이 맥맥이 흘러내려오고 있다”(최순우)고도 한다. 

 

김강미는 책가도에서 접한 선의 매력과 조형성, 그리고 대나무의 선 등을 미감을 응용해 새로운 민화, 새로운 전통회화를 시도한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전통민화의 책가도를 바탕으로 한다. 책가도는 선인들의 지혜와 이상을 상징하는 동시에, 반복되는 선과 격자가 만들어내는 조형적 질서와 공간성을 지닌 형식이다. 

 

나는 이러한 구조적 아름다움에 주목하여 책가도를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고 있다...대나무가 더해진 공간은 단순한 장식과 소유의 의미를 넘어 내면의 성찰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책가도의 틀 속에 스며든 대나무는, 곧은 선비적 기개라기보다 역경의 시간을 견디며 차곡차곡 쌓아 올린 ‘마디’로부터 비롯된 유연함 속에서 완성되어 가는 삶의 결을 이야기하고 있다.”(작가노트)고 말한다. 

 

오늘날 전통사회의 여러 의미를 지닌 상징들은 사실 무의미해졌다. 이전의 상징, 도상들은 그 시기의 주된 세계관, 가치관을 이미지화하는 것이기에 공동체에서 의미를 부여받았다면 오늘날 그것들은 이곳에서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민화나 사군자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것들이 지닌 조형의 힘을 깨닫는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선인들의 미감과 조형에 대한 생각. 

 

표현방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현대미술의 조형 사고와 연결해서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그것은 전통회화를 다시 보는 일, 새롭게 분석하는 일,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조형의 힘을 작가들마다의 상상력으로 환생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단단하고 아름다우며 극진한 마음, 공력이 스민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본질이다. 

 

김강미의 현재 작업들도 그런 여정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다.

 

[오매갤러리]

 

오매갤러리는 재료나 표현에서 한국 전통을 세계시장에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작품과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국내외에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나전.옻칠.자수.섬유.도자.채색 부분에 괄목할 기획전시들을 개최했으며, 단청.색동.민화 등 전통 이미지의 현대적 개발에 지속적인 작가지원을 하고 있다.

 

장인과 작가, 공예와 미술, 전통과 현대 간에 소통과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과물을 계속 좋은 작품과 우수한 작가들로 소개하고자 한다.

 

🎬 YouTube | @omaegallery

🖼️ Exhibition | @omaeco

🎨 Artworks | @omaegallery

💻 Homepage | www.o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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