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배우 신지수 주연, 현직 경찰 공무원 감독 임재영의 연출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사라센의 칼'1 14일 개봉을 확정하며 30초 예고편을 최초 공개했다.

 

[출연: 신지수, 검비르, 박명신, 김필, 박성택, 최대성감독: 임재영제작: 대쉬필름배급: ㈜콘텐츠윙┃15세이상 관람가개봉: 21 114]

 

'사라센의 칼' 1월 14일 개봉 확정! 깊은 여운 선사하는 30초 예고편 공개!

  

배우 신지수, 검비르 주연의 휴먼 드라마 '사라센의 칼'깊은 상처로 세상을 피해 숨어버린 윤아(신지수)와 코리아드림을 꿈꾸는 이주노동자 알란(검비르)의 현실을 차갑지만 희망적으로 그린 휴먼드라마.

 

이번에 공개된 영화 <사라센의 칼> 30초 예고편은 주인공 윤아의 상황과 심경을 암시하듯 눈 내리는 추운 겨울, 홀로 방황하는 한 여자의 일러스트 장면으로 시작하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외국 남성들을 상대로 일하는 엄마로 인해 어릴 적부터 양공주라는 말을 들으며 마음의 상처를 담고 살던 윤아가 엄마처럼 양공주로 살진 않을 테니까라며 엄마에게 울분을 토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피 묻은 윤아의 얼굴과 한쪽 눈을 가리고 엄마 괜찮아를 외치는 엄마의 모습에서 이들에게 일어난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일하는 알란이 소중히 여기던 사라센의 칼을 윤아에게 전하며 앞으로 윤아 지켜줄 거야라는 대사는 마지막 희망을 새기다라는 카피와 함께 차가운 현실 속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배우 신지수가 주연을 맡으며 화제를 모으는 영화 '사라센의 칼'은 현직 경찰 공무원 감독 임재영의 연출, 데뷔작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작품.  2018년 서울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 2019년 칼라테이프 국제 영화제(호주)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2020년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배급 지원작으로 선정되었다.

 

'사라센의 칼'은 오는 1 14일 개봉한다.

사라센의칼_티저포스터_1월개봉

ABOUT MOVIE

 

-  제목                    사라센의 칼

-  영문                    Sword of SARASEN

-  장르                    휴먼 드라마

-  각본/감독             임재영

-  출연                    신지수, 박명신, 김필, 검비르, 박성택, 성화연, 박하은, 최대성 등

-  제작                    대쉬필름

-  배급                    ㈜콘텐츠윙

-  등급                    15세이상 관람가

-  개봉                    2021 1 14

 

SYNOPSIS

 

걱정하지마! 엄마처럼 살지 않을 테니까.

 

피 묶은 6달러 지폐를 꼭 쥐고 도망치듯 떠나온 윤아’(신지수)

인적이 드문 유리 공장에서 공장 매니저 김반장의 통솔하에 남자 직원들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 알란’(검비르), 새로 들어온 은지와 함께 생활한다.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윤아는 알란과 은지와 점점 가까워 지지만, 이들과 함께할수록 그리운 엄마와 아픈 기억이 떠올라 혼란스러워 한다. 그러던 중 알란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던 사라센의 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발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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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SAS 첫날 공연 10분 전, Copter9'를 위해 세계각국 연주자들이 컴퓨터 속 아바타와 함께 대기중이다. 관객을 둘러싼 24개 스피커가 이채롭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20서울공간음향예술 심포지엄 SoSSAS(Symposium on Spatial Sound Arts, Seoul, 예술감독 고병량)이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에서 12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진행되었다. 작년을 시작으로 올해2회를 맞는 SoSSAS는 24채널 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하는 전자음악, 현대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소개하고 감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21일 첫째 날 공연에서는 아바타 오케스트라라는 색다른 시도가 눈에 띄었고,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케루비니와 베토벤 '운명'과 '합창', 그리고 베토벤을 주제로 한 신지수, 이한신, 그리고 박은경의 작품이 연주되었다.

첫 순서 메타버스 아바타 오케스트라의 <Copter9>는 게임 같은 영상으로 사인파 소리들의 움직임과 의미를 재밌게 표현해 인상적이었다. Tina Pearson이 작곡하고 Andreas Muller가 애니메이션을 한 2008년 작 <PwRHm>을 Leif Inge가 헬리콥터가 개입하는 게임형태로 2020년 탄생시킨 작품이다. 로마 광장 같은 곳에 주인공 아바타까지 여덟 명이 각자의 사운드를 발생시키며 하늘을 날기도 했는데, 각 사운드가 발생할 때 손에 든 공이 이 자주색, 노랑색, 파랑색으로 빛나서 소리의 위치와 모습을 알려준다. 가상공간이므로 세계 각국의 사운드 연주자들이 이 아바타들을 조정하고 합주하여 소리를 서울 플랫폼엘에서 내고 있는 것이 신비로웠다. 
 

'Copter9' 아바타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가운데가 주인공 아바타. 오른쪽 하단이 헬리콥터. 

헬리콥터가 소리공을 들고 있는 아바타들 위치를 조정하면 공연장의 24개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위치가 바뀌었다. 그리고 또 재밌었던 장면은 주인공이 플라이 컨트롤로 하늘을 날다가 땅에 떨어질 때 아파서 무릎을 터는 장면이었는데, 잠시지만 리얼함과 공감을 주었다. 또한 평소 나는 앰비언트 뮤직 장르처럼 미묘한 소리 변화와 흐름을 추구하는 음악의 의도를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 작품에서 소리 움직임과 서로 간의 결합을 재미나게 이미지로 보게 되니, 앰비언트 뮤직 생각도 나면서 그 장르도 존재 이유가 있고, 그 소리 알갱이 속에서의 다채로운 추구도 의미가 있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두번째 순서는 민정기 지휘에 12인조 팬아시아필하모니아와 혼성4부 중창이었다. 혼신을 다한 연주로 베토벤 운명 교향곡이 표절(?)했을지도 모른다는 동시대 두 작곡가의 곡까지 연주해 주어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깜짝 선물셋트가 되었다(편곡 고병량). 전자음향 연주회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을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루제 드 릴(1760~1836)의 <주술에 대한 찬가>는 힘찬 역동이, 케루비니(1760~1842)의 <판테옹에 부치는 찬가>는 차분함 속의 웅장함이, 베토벤(1770~1827) '운명' 교향곡 1악장 4악장에서는 표절이든 차용이든 모방이든 자신만의 것으로 탄탄하게 재탄생시킨 극복의 집념이 느껴지면서, 올 한해 코로나로 분투했던 우리를 위로하고 달래기에 충분했던 연주였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수많은 음악회에서 울려퍼졌을 12월 17일생 베토벤의 작품이, 이 곳 SoSSAS에서 전자음악 역사까지 연결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Leif Inge '9 비트 늘임'과 박지수 '경관의 위상학'은 베토벤의 인류애가 닿는 미시부터 거시의 영역까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인터미션 때는 공연장 한층 아래 전시를 박지수 작가의 설명으로 감상했다. Leif Inge의 <9 비트 늘임>은 베토벤 9번 교향곡을 24시간으로 늘인(Time Stretch) 작품인데, 이것을 박지수 작가의 <경관의 위상학>이 콜라보레이션 되어 색다른 베토벤을 연출했다. 전시장 왼쪽은 사람 몸 안의 데이터, 즉 미시 세계를 보여주는 붉은색 핏줄과도 같은 모습들, 오른쪽은 머나먼 우주 공간의 행성들, 즉 거시 세계의 푸른빛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에는 현미경과 망원경에 쓰이는 광학도구인 거울, 레이저, 렌즈, 그리고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 작곡 시기에 새로 도입된 에라르 피아노에 사용된 '아그라프(agraffe, 해머의 일종, 피아노 음역 확대에 기여했다)'를 두어 베토벤 작품의 힘을 형상화했다. 24시간 작품이라 공연 첫날인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가 작품 시간인데, 오후 8시 반 경 전시장에 몇 분 간 서 있으니 9번 교향곡의 1악장인건지 C으뜸 화음이 아주 천천히 몸 속에서부터 꿈틀대어 찬란하게 우주 저 멀리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소리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도입부와도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후반부 또한 다양한 베토벤이었다. 이한신의 트럼본과 더블 베이스를 위한 <두운>은 베토벤 운명 교향곡 1악장 첫 동기'빠빠빠 빰~'의 끝음 Eb을 글리산도, 쥬테 등 특수주법으로 형태를 이탈시키는 재미를 찾는 곡이었다. 트럼본은 세 가지 종류의 뮤트로 음색을 달리해 색다름을 추구하고 있었다. 신지수의 12주자를 위한 <비참한 존재들의 목가>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Pastorale(전원)'의 시작 부분을 모티브로 작곡되었다. 21세기 오염된 환경과 바이러스 공포를 점묘적인 음과 12인조 오케스트라의 넓은 음역을 이용한 클러스터 형태로 음산한 음색의 묘미가 있었다. 이 날 맨 마지막은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4악장의 '환희의 송가'까지 야무지게 연주되어, 베토벤을 기리는 이번 SoSSAS의 기획력과 인정넘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민정기 지휘의 12인조 팬아시아필하모니아와 공연장 뒷쪽 2층 혼성4부중창은 혁명가로서 인류애를 음악으로 실천한 베토벤을 잘 느끼게 해주었다. 


둘째 날은 더욱 전자 음악과 공간 음향다운 작품들이었다. 첫 순서의 바가지 바이펙스써틴의 <테크노 잼>은 4/4박자 킥과 베이스라인이 주축을 이루는 라이브 잼 EDM(Electro Dance Music)을 선보이며 이 장르에 대한 흥미를 유발했다. 신예훈의 <나무 그늘 아래>는 오디오비주얼 작품으로 산과 들, 호수 등 자연의 이미지와 가야금, 대금, 아쟁의 선율이 감각적으로 잘 어울렸다. 오예민의 <음악의 섬광> 또한 EDM 스타일의 작품임과 동시에 네트워크로 관객이 사운드 발생과 이미지 움직임에 참여하는 재미를 주었다. 무대 화면 속 정육면체 주변 수많은 색깔 공이 움직이였는데, 만약 체조 경기장 같은데서 다수의 관중이 참여하면 어떻게 될까 호기심이 들었다. 

장대훈 작곡가는 <자각몽>이라는 구체음악을 선보였다. 작곡 당시 폐차 직전의 자신의 차 창문에 Zoom 녹음기로 소리녹음을 하고, 핸드폰 액정이 깨져 있었는데 그 위에 마이크를 올려 바닥에 대어 보기도 하고 두드려도 보면서 여러 질감을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Tape 음악인데도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생생함이 있었고, 2020 SoSSAS를 통틀어 가장 소리의 좌우 Panning 감이 좋았다. 그는 곡 소개 순서에서 “저도 전자음악 작곡가로서 꽤 많은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오니 제 장비는 맷돌과도 같았다“며 유머러스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작곡 기법 소개를 할 때 그 '맷돌'이라는 단어가 이해가 되었다. 자신이 Illinois 음대에서 공부할 때 스승님이 강조하신 방법이 좌우 패닝이든, 소리를 뒤에서 앞으로 이동시키던 (기타 컴퓨터 플러그인을 사용하지 않고) 항상 Mono Source를 가지고, 하나는 Reverse 시키고 또 다른 것은 볼륨 값의 차등을 두어 여러 트랙, 30트랙 이상으로 수작업으로 공간감을 형성하도록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이나 기존 프로그래밍을 뛰어넘는 그런 장인적인 수작업이 바로 맷돌 아닐까 싶었다. 

자신이 작곡가 안혜윤 선생님의 작품을 연주할 것이라고 정확하게 설명해 준 연주자 최영진이 마치 해나 달 속에 들어간 듯 보인다. 

안혜윤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은 타악기 연주자 최영진이 직접 악기 설명을 해주고 연주가 시작되었다. 무대 앞과 옆에 '지고'와 티벳종, 무종 등 금속성 악기의 작고 영롱한 울림, 그리고 무대 맨 중앙 뒷편에 한지로 만든 큰 종이북 '지고'의 크고 웅장한 울림이 서로 대비되었다. 이 소리들이 컴퓨터 알고리듬 확성을 통해 스피커로 들려오며 미학적인 소리움직임을 선사했다.

타악주자가 악기 사이를 움직일 때 춤추듯 움직여 쉼표의 구간도 역동과 흥을 주었는데, 연주 끝나고 물어보니 봉산탈춤 이수자라고 말했다. 악기를 그냥 치우지 않고 관객들에게 "혹시 '지고' 만져보실 분 있으세요?" 라고 해서 나를 포함한 몇 명은 직접 두드려 소리를 내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후반부에는 김종록의 <분할>이 인상적이었다. 작품 연주전에 자신을 작곡가도 연주자도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이 작품에서는 음악보다는 인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공연장을 큰 세모꼴로 무대 앞(플루트)과 관객석 중앙 옆(대금), 관객석 뒤(대금)에서 그가 악기로 선율이랄 것도 없는 숨소리나 작은 지속음 정도를 내기만 했는데도, 무척 운치 있었다. 그는 분명 작곡가요 연주자였고 세련되었다. 

 

작품 마지막 장면. 자연을 바라보며 선 작곡가요 연주자인 김종록의 다부진 뒷모습이다. 


왜냐하면 이 삼각형 구도를 그가 유유히 걸어다니며 연주하는데, 무대 앞 스크린에 바이올린 연주자와 대금 주자가 어둑한 수풀 속에서 연주하는 모습(원래 밝은 숲인데, 의도적으로 Black Out했다고 한다), 그리고 관객을 둘러싼 스피커에서 자연의 소리가 최대한 작게 들려오는 상황 자체가 주는 집중력과 신비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이 끝난 후 한 관객이 자세한 곡 설명을 요청했는데 김종록은 "인간의 인식과 기계의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 인간은 무엇을 인식하지 못하는지 궁금해서 만든 곡이다"라며 이외의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키티판 얀부알라의 <48개의 감정>은 이모티콘의 얼굴표정 데이터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발생시킨다는 컨셉이 전자음악 연구자 다웠다. 감정 종류가 음성으로 소개되고 화면에 해당 이모티콘이 제시되면 이것이 위치, 색깔 등 데이터에 의해 각각 다양한 소리로 변환되는데, 언젠가 로봇 감정연구 등에 사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병량의 <감성과 선택 사이의 얽힘>은 국악 현악기인 가야금과 서양 현악기인 하프 소리의 대비적인 소리와 질감을 Time Stretch 기법으로 길게 늘였는데, 중간부에 아주 긴 구간은 왠지 모르게 감성을 자극하였다. 삐에르 졸리베의 <루드비히 XXI>는 베토벤 교향곡 1번과 9번을 조각조각 나누었다. 베토벤의 모습이 24개 스피커를 전후 좌우 사선으로 오가는 모습을 함께하니 베토벤 250년 역사를 탐험한 느낌이었다. 내 옆 관객(오태라 님)은 우주 같고 별 같다고도 했다. 

키티판 얀부알라의 '48개의 감정'. 하트모양 눈의 웃는 표정 이모티콘 데이터가 네모박스에서 처리중이다.  

2020SoSSAS는 이틀 공연을 통해 전자음악과 공간음향과 관련된 다양한 형태와 최근 이슈들을 잘 다뤄주었다. 베토벤 250주년이 이렇게 마감되나 아쉬운 감정이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주의 월, 화요일 올해 2회째의 공간음향심포지엄은 이렇게 특별한 베토벤 산타가 되어 선물을 주고 갔다. 부지불식간에 발전하는 각종 테크놀로지를 예술은 어떻게 활용하고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 그저 user가 될 것인지, 기술에 영감을 주고 콜라보를 할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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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YAF2014 음악부문 작곡가 남상봉의 <밤:인시> 중 'mPoi Ensemble'. 엠포이
세 대의 화려한 불빛과 잔잔한 전자음향의 결합이 맑은 정신을 느끼게 한다. ⓒ 옥상훈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 1월 28일 문화역서울284 RTO공연장에서 작곡가 남상봉의 <밤:인시>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차세대예술인력육성사업(Arko Young Art Frontier, AYAF 2014) 음악부문 당선작으로 바이올린, 첼로 등의 악기와 컴퓨터, 조명, 그리고 남상봉이 지난 5년간에 걸쳐 직접 개발한 악기인 mPoi 각각의 독특한 개성과 그것이 모여 전체 하나의 음악극을 이루는 수준 높은 작품이었다.


우선, 공연 2-3주 전부터 누구나 그렇듯, 소셜 SNS를 통해 공연 프로그램을 올리며 작곡가 본인이 공연준비과정의 노고와 고충 등을 털어놓음으로써, 공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한국 전통 쥐불놀이에서 착안하고 뉴질랜드의 전통 퍼포먼스의 아이디어를 더해 더욱 다채로워진 mPoi가 이번공연에서는 어떤 신기한 소리와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 기대와 관심이 모아졌다.

이러한 관객들의 기대와 호응은 RTO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 수에서도 드러났다. 객석은 마치 패션쇼장처럼 공연장 한 가운데를 세로로 길게 무대로 하고, 그 양옆을 서로 객석이 마주보게 배치한 형태였는데, 공연 30분 전부터 객석은 이미 거의 꽉 채워져 있어서, 관객들의 이번 공연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은 ‘밤’의 고요와 고독에 대한 단상을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의 문학작품 'La Nuit'을 중심으로 작곡가 남상봉의 이전 음악 작품들과 mPoi 퍼포먼스로 9개 부분의 음악극으로 풀어냈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첫 곡'Night-Calm'이 뒤쪽무대 높은 단 위에서 작곡가 신지수의 토이피아노로 시작된다. 고요함을 깨트리는 ‘웅~’하는 전자음향의 진동 속에 토이피아노의 금속성 맑은 음색과 아르페지오 움직임이 신비롭다. 천장에서 공연장 전체를 비추며 천천히 회전하는 은색 조명으로 마치 관객들은 별빛 우주 속에 앉아있는 느낌이다.

▲ 첫 곡'Night-Calm'에서는 토이피아노(신지수)의 반짝거리는 음향과
조명이 어우러져 우주속에 앉은 듯한 느낌이 든다. ⓒ 옥상훈


‘mPoi Solo’는 남상봉이 유학시절부터 개발을 거듭해 온 전자악기 엠포이의 현란한 포물선 움직임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다채롭고 싸이키한 전자음향이 무척 신기했다. 움직일 때마다 빨강 파랑 초록으로 갖가지 색깔을 내는 불빛도 멋있지만, 어두컴컴한 가운데 오직 엠포이의 불빛만이 그려내는 원형의 궤적이 그토록 다양할 수 있다는 것에 또한 놀랐다. 원형, 누운 팔자형, S자형, S자형의 연속 등 실로 빠르고 다양한 움직임이 쉼 없이 계속될 때마다 그 움직임에 맞춰 소리 또한 움직임이 재미있다.


‘Awaken’은 이번 공연의 제목 <밤:인시>의 ‘인시(새벽 3시-5시)’에 절에서 잠들어있는 세상의 사물들을 깨우기 위해 사중사물(범종, 법고, 목어, 운판)을 두드리는 것에서 작곡가가 영감을 얻어 곡을 썼다. 절에서 사용하는 주발에서 녹음된 음원이 전자음향으로 몽롱하고 고요하게 울리는 가운데, 작가 올리버 그림이 고안한 무대 천장에 달린 거울이 내는 작은 반사빛이 계속적으로 천천히 무대 앞에서 뒤로 회전하고, 큰 원형의 흰색 조명은 그와 반대로 무대뒤쪽에서 앞쪽으로 회전해 서로 교차한다. 절에서 108배를 반복해 드리는 것처럼 간절한 염원과 어둠속의 맑은 정신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이어서 뒤쪽 무대 통로에서 시작된 바이올린 솔로곡 ‘Invisible Movement’는 빠른 패시지와 느린 패시지의 대조, 격렬한 부분과 조용하면서도 빠른 부분의 대조가 좋았다. 작곡당시 바이올리니스트 남카라의 세심한 움직임까지 관찰해 작곡해서인지, 음계의 복잡한 패시지나 선율구조보다는 바이올린 현 사이의 이동이나, 한번 크게 연주한 음형이 곧바로 이어 작게 연주되는 움직임의 ‘확정’ 등 오른팔의 활과 왼손가락의 움직임에 집중해 곡을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자음향과 함께였어도 좋았겠다 싶은 반면, 바로 뒤의 전자음향 더블베이스 곡과 대비되고 또한 전체공연 구성에서 유일한 기악 바이올린 솔로만의 느낌으로도 신선한 감이 있었다.

▲ 마지막 작품 'Unbearable'. 여러 악기와 엠포이, 전자음향의 결합으로
밤의 절정을 최대의 에너지와 희열로 표현했다. ⓒ 옥상훈


‘Shift No.2’는 컴퓨터의 ‘Shift(변화시키다)’ 키처럼 컴퓨터음악으로 기존의 예술을 변화, 확장시키려는 의도로 재즈 베이시스트 Ken Bruce와 함께 만든 작품이다. 더블베이스 특유의 메마르고 묵직한 저음의 보잉이 컴퓨터를 통해 전자음향으로 변화되어 스피커 사이를 회전한다. 악기의 특성을 잘 살린 현대음악, 전자음악다운 음향의 변조와 무게감, 진행감이 좋았다. 이어서 토이피아노의 ‘Night-Lonely’가 다시 무대 뒤쪽 원형조명 안에서 들려왔다. 점묘적인 토이피아노의 음형이 딜레이, 리버브로 변조되어 고독감을 드러낸다. 


‘mPoi Ensemble’은 같은 mPoi인데도 공연 앞 부분 mPoi Solo의 격렬함과는 다르게 차분함과 고요함을 보여주었다. 엠포이 원운동의 주기성과 무한함에서 ‘패턴의 반복’이라는 착상을 얻고, 이것을 명상적인 소리로 연결시켰다. 엠포이 솔로에서 보여졌던 원운동과 소리사이의 인터랙션이 없는 대신, 엠포이 세대가 함께 그리는 원운동의 다양한 모습과 그 조화, 그리고 잔잔한 전자음향의 진동을 느끼며 보는 엠포이 세대의 다채로운 빛깔이 만드는 원운동의 모습에서 ‘무아’의 상태가 떠오르기도 했다. 다음으로 ‘Night-Nervous’는 밤의 고독을 벗어나기를 원하는 이면의 두려움을 바이올린과 첼로로 하모닉스 등의 현대주법과 전자음향으로 표현했다. 


마지막 ‘Unbearable’은 바이올린, 더블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타악기, 세대의 엠포이, 그리고 전자음향이 함께 어우러진 그야말로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어슴프레한 고요가 끝나가는 동트는 새벽의 기운이 타악기 우드블럭의 미묘한 움직임, 현악기의 하모닉스와 하행음계, 목관악기의 지속음으로 표현된다. 점차로 동음 반복 트레몰로를 악기 간 번갈아 하고, 격렬한 전자음향의 회오리도 함께 휘몰아치더니 타악기의 격렬한 비트, 현악기의 글리산도 등이 포르티시모로 계속된다. 악기와 전자음향이 최고조일 때, 3명의 엠포이 앙상블의 현란한 불빛의 움직임도 함께 등장해, 듣는 것과 보는 것의 혼연일체가 밤에 대한 황홀감을 안겨주며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다.

▲ 남상봉은 “음악극의 특색을 가지면서도 개별 작품들을 독립적으로
선보이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고 공연취지를 설명했다. ⓒ 남상봉


공연 마지막의 대담하고 거침없는 조합이 인상적이어서 한 5분 이상 지속했어야 맛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7개월간의 준비로 공연을 올린 작곡가이자 전자음악가인 남상봉은 “음악극의 특색을 가지면서, 작곡가 남상봉의 이전 작품들을 독립적으로 선보이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서 “지난 몇 년간의 제 작품 경향이 우연하게 ‘밤’에 대한 것이었어요. 전자음향의 극대화보다는 악기와 전자음향, 그리고 엠포이 솔로와 엠포이 앙상블 각 요소간 균형에 역점을 두고 준비했습니다”라고 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 전자음악의 세대교체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문화예술의 흐름과 변화는 어느 날, 어느 시점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공연예술은 지난 기간 동안의 축적되었던 에너지를 공연시간 안에 응축해 표현해내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세월의 흐름과 문화예술과 기술의 변화량을 고스란히 한 작품 안에서 느낄 수 있게 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AYAF 2014 공연예술 창작자부문은 한마디로 이러한 공연예술의 특성을 잘 알고, 연구조사, 해외리서치 지원, 공연 창작 지원 등을 통해 앞으로의 우리 문화예술의 미래를 선도할 젊은 예술가들에게 지속적인 창작 작업에 대한 토대를 마련해 주는 사업이다.

AYAF 2014의 체계적인 지원 덕분에 이번 공연을 올릴 수 있었다는 작곡가 남상봉. 물론 그 지원 덕이기도 하겠지만, 지난 5년간 유학시절의 대표 작품들인 해외 작곡 콩쿨 수상작과 개발악기를 한 자리에서 한 번에 선사하는 종합선물세트 음악극이자 자신의 작곡 리사이틀로서 훌륭하게 연출하는 능력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다. 작곡 리사이틀과 음악극의 경계 사이를 사뿐히 넘으면서 자신의 의도와 면면을 욕심껏 펼쳐내어 보일 수 있는, 수수한 외모와는 다르게 베짱이 두둑한 남상봉의 앞으로의 행보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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