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trela 자키스 모렐렌바움, 질베르토 질과 뱅 질의 공연실황 자료영상 ⓒ LG아트센터


러스티네일을 생각케 하는 질베르토 질의 보이스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요즘은 그리 흔치 않은, 내가 학창시절 즐겨마시던 칵테일 중에 러스티네일(Rusty Nail)이란 리큐르 베이스 칵테일이 있다.

온더락 잔에 스카치 위스키 1과 2분의 1온스, 드람뷔 2분의 1온스씩 빌드하여 만드는 것으로 '녹슨 못'이란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못에 슬은 녹물같은 색깔을 띄고 있지만 정작 마셔보면 의외로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칵테일로, 노란색 리큐르주인 갈리아노나 초콜릿색 크림 리큐르 베일리스와 마찬가지로 여성들과 함께 마시기 좋은 달콤한 계열의 칵테일이다.

지난 19일, LG아트센터에서의 질베르토 질 내한공연에서 보여준 중저음 질베르토 질(Gilberto Gil)의 보이스는 내게 마치 아련한 대학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가 어두운 재즈바에 앉아 칵테일 러스티네일 한잔을 마시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러스티네일의 낡고 녹슨 못을 달여놓은 듯한 색깔이 왠지 씁쓰레할 것 같지만 의외로 스카치위스키의 쓴맛에 드람뷔가 잘 조화되어 달콤한 맛을 느끼게 해주듯 올해 만 69세의 질베르토 질은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륜이 묻어나는 중저음의 달콤한 목소리로 관객들의 귓전을 사로잡았다. 

질베르토 질 ⓒ LG아트센터


질베르토 질의 하루 공연은 아쉬워!


질베르토 질이 이날 첼리스트 자키스 모렐렌바움(Jaques Morelenbaum)과 그의 아들이기도 한 기타리스트 뱅 질(Bem Gil)과 함께 연주한 곡들은 예전에 그가 2009년 발표했던 음반 BandaDois를 위주로 하여, 연주회장 밖에서 판매된 그의 최근작 앨범인 Fe Na Festa에 비해서는 전반적으로 좀 더 차분한 분위기가 위주를 이루었지만 중간 중간에 휘파람 소리를 내고 악기를 두드리거나 목청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객들의 집중도를 지속해나갔다.

원래 예정된 공연 시간은 90분이었으나 첫 곡인 Bahia de Oxala로부터 시작, Expresso 2222까지 총 스무곡을 부른뒤 대부분 관객들의 열렬한 기립박수와 함께 이어진 앵콜곡 Oriente와 A Raca Humana, Viramundo 3곡까지 부르자 오후 10시가 훌쩍 넘어 공연 시간이 2시간을 넘어서고 있었고 특히 마지막 Viramundo에서는 관객들이 후렴구를 따라부르며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공연장 내 열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워낙 다양한 쟝르의 음악들을 섭렵해온 그였기에 이번 하루짜리 첫 내한 공연을 통해 그의 수많은 앨범들 중 단지 BandaDois에 수록된 곡들만을 위주로 그의 라이브 공연을 접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결코 적지 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앵콜곡 Viramundo에서처럼 관객들도 함께 참여하면서 좀 더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곡들도 많았을텐데..

그밖에 좀 더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이런 좋은 음악을 듣고 있는 장소가 좀 더 편안하고 자유로운 재즈바 같은 곳이 아니라 LG아트센터라고 하는 꽤 격식을 갖춘 공연장이기에 달콤한 칵테일 한 잔 축일 수 없었다는 점이었고, 결국 이런 아쉬움은 공연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와 인근 칵테일바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자키스 모렐렌바움, 질베르토 질, 뱅 질 ⓒ LG아트센터


그가 '브라질의 음악영웅'이라 칭송받는 이유


'자유, 평화, 희망을 노래하는 브라질의 음악 영웅'이라는 거창한 칭호로 호칭되기도 하는 질베르토 질과 그의 추종자들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혼합하고 융합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그의 노래 속에 인종차별이나 사회적 불평등, 동양과 아프리카의 문화, 과학과 종교의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담아 그의 목소리를 내어왔다.

특히 그가 1968년 카에타노 벨로조(Caetano Veloso) 등과 함께 작업하여 발표한 앨범인 Tropicalia ou Panis et Circensis는 트로피칼리아 운동(브라질의 독재군부정권에 반대해 일어난 새로운 브라질 대중음악 운동)으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1969년 당시 브라질 군사독재정부에 의해 국외추방까지 당하게 된다.

1972년 귀국한 그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브라질의 문화부장관을 맡기도 하였으나 2008년 장관직을 사임하고 다시 뮤지션으로 돌아와 음반제작 및 전세계를 투어하는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오늘날 20세기의 브라질 음악이 월드뮤직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큰 몫을 담당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오늘날 월드뮤직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한 브라질 음악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질베르토 질의 음악과 그의 인생, 아울러 그가 단초를 제공한 브라질의 대중음악운동인 트로피칼리아 운동을 살펴보는 것도 제법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wha-med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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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트로피칼리아와 브라질음악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면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asiam09?Redirect=Log&logNo=10093197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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