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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오페라단 콘서트오페라 여행

오페라

by 이화미디어 2021. 4. 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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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오페라여행> 포스터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오페라단(단장 박형식)이 2021년 첫 공식 프로그램으로 콘서트오페라 <오페라여행> 을 지난 49일부터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쳤다.

 

이번 <오페라여행>(연출 장수동)은 국내 오페라레파토리에서 자주 공연되지 않던 베르디 '아틸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등 10편의 오페라 주요 장면들을 3일간 두루 감상함과 동시에, 비대면 영상 오디션을 거친 46명 젊은 성악가들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첫 번째 여정인 9일 저녁 7시 30분에는 '사랑과 욕망'이라는 부제로 벨리니의 <청교도>, 베르디 <아틸라>, 마스네 <베르테르>, 베르디 <맥베스>의 서곡과 아리아 총 18대목을 공연해 호응을 얻었다.

 

10일 오후 3시 두번째 여정은 '열정'이라는 부제로 베르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구노 <파우스트>가 공연되었다.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하는 무대에 조명빛이 더해 운치가 있었다. 오페라에는 장면별 무대셋트와 의상, 합창단 등이 필요해 오페라 하나를 원형으로 공연하려면 예산이 막대하게 필요한데, 콘서트오페라 형태는 이 부분이 줄어들어 예산이나 공연준비 면에서 가볍다.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여행> 공연장면.

코로나가 갈듯 말듯 어슴프레하게 우리를 저울질하는 이 시국에 국립오페라단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국내에 다양한 오페라와 신인 성악가를 소개하는 좋은 선택인 것 같았다. 첫 순서 오페라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였다. 베이스 김동호가 '오, 조국이여...오, 팔레르모, 사랑하는 대지여'를 차분하고 정직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공연의 포문을 잘 열어주었다. 다음으로 바리톤 김성국이 풍성하고 윤택한 소리로 '그래, 날 증오하는 이유가 있지...풍요의 품속에서는'을 부르며 활력있는 분위기를 제공했다.

 

공연순서가 베이스에서 바리톤, 테너로 음역이 상승되니 감정의 몰입도도 함께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테너 윤정수는 신인은 아니어 보이는데, '이건 몽포르테의 명령이다!...통곡의 날'을 불러 팽팽한 텐션감있는 테너 목소리로 인상을 주었다. 첫 순서 유일한 여성성악인 소프라노 김민지의 '사랑하는 벗들이여,  고마워요' 또한 맑고 곧은 목소리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마지막 테너 윤정수와 바리톤 김성국의 '꿈인가 생시인가? 마음 속에서 너에 대한 자애로움을 느꼈을 때'는 두 남성 성악의 풍성함에 관객들이 브라보를 보냈다.

 

두 번째 순서인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를 소프라노 김소미가 '고요한 밤은 평온하고...그 어떤 사랑이'에서 잔잔하고 부드러운 노래를 들려주며 잘 시작해주었다. 다음 '불길이 타닥이네'를 메조소프라노 소라가 폭넓고 풍성한 음량으로 연주해주었다. 다음으로 '모든 것이 적막하네...그녀의 눈부신 미소는'을 바리톤 박세진이 사랑스럽게 들려줘 좋았다. 앞 노래의 분위기가 연결되어 매력적인 외모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의 메조소프라노 신성희가 '그녀가 형구를 찬 채 끌려 나왔어'를 불러 장면에 잘 어필해주었다.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여행' 공연장면.

인터미션 후 구노의 <파우스트>가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반주를 맡은 코리아쿱오케스트라(지휘 김주현)의 왈츠에 이어 바리톤 서진호가 '오 성스러운 목걸이...이곳을 떠나기 전에'로 이번 대목을 잘 이끌었다. 테너 조철희도 '정결한 집'을 깔끔하게 들려주었고, 소프라노 최세정의'보석의 노래' 또한 매끄러웠다. '너무 늦었어요...안녕히 가세요!'에서 소프라노 윤정빈과 테너 구태환은 선남선녀 커플의 모습자체로도 아름답고 음악에서 매력을 들려주었으며, 소프라노 박경은의 '벌써 사라져 버렸네'도 차분한 감성으로 여운을 남겼다.

 

이 날 공연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이라이트라면 단연 베이스 아이잭 킴이었다. '잠든 척 하는 당신 들리지 않나요?'를 부르며 배역에 맞춰 지팡이를 짚고 걸어나와 휘두르며 연기하는 모습이나 그 눈빛과 중후하고도 탄력있는 목소리가 단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공연의 대미는 소프라노 이정은과 테너 조철희, 그리고 베이스 아이잭 킴이 '아! 그 분의 목소리!!...순결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천사들이여'를 불러, 오페라 형식의 트레이드마크로 인물의 갈등을 보여주는 삼중창만의 멋진 매력과 묘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하여 박수와 브라보갈채를 받았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의 올 2021년 라인업은 더욱 색채적이고 풍성하다. 가정의 달 5월엔 전예은 작곡가가 작편곡한 서정오페라 <브람스>(5/13-16)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빛나는 여름 7월엔 푸치니 <서부의 아가씨>(7/1-4)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여름 8월엔 광복절 기간에 맞춰 베르디 <나부코>(8/12-15)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며 조국광복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긴다. 생상스 <삼손과 데릴라>(10/7-10,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도 기대작이며, 오랜기간 국립오페라단 연말프로그램이었던 <라보엠> 대신 이번에는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12/2-5,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연말작으로 하여 다가오는 봄을 기대하는 따뜻한 봄을 열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mazlae@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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