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연극 에이미 1장. 장모(윤소정 분)와 사위 도미닉(정승길 분),
딸 에이미(서은경 분)의 첫만남. 보이지 않는 갈등은 시작된다. ⓒ 명동예술극장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명동예술극장이 2013년 첫 연극으로 데이비드 해어의 연극 ‘에이미’를 공연중이다.

2010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초연 때 호평을 받은 연극 ‘에이미’는 연극배우이자 몰락해가는 영국으로 대변되는 에이미의 엄마 에스메와 영국의 신흥세력이자 미디어를 대변하는 사위 도미닉 사이의 대립이 주요구도를 이루는 작품이다. 초연 후 3년 만에 명동예술극장의 대극장무대에 도전하여 기대 속에 재공연중이다.

에이미가 남자친구 도미닉을 엄마에게 소개하면서 연극은 시작된다. 딸의 남자친구가 탐탁치 않았던 엄마 에스메는 에이미의 임신사실에 더욱 화가 난다. 연극은 이로부터 15년간의 세월동안 장모 에스메와 사위 도미닉의 서로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결국엔 화해에 이르게 되는 모습을 그린다.   

영국작가 데이비드 해어(David Hare)는 두 세계간의 ‘대립’이라는 어려운 구도를 사위와 장모라는 개인 대 개인의 관계로 축소하고 압축하여 그 중심에 가녀리지만 꿈 많은 여인 에이미를 세운다. 사실 연극에서는 에이미보다는 그녀를 사이에 두고 에스메와 도미닉 사이의 대결구도가 연극 전체를 이루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보통 다른 집단 간의 대결구도와는 다르게 한 가정에서 사위와 장모라는 대결구도는 딸 ‘에이미’가 없다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극의 원제 Amy's View처럼 자신의 엄마와 남편 사이에서 그 누구의 편이라기 보다는 둘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도록 언제나 노력하는 중간자적 역할이 이 연극의 핵심이다. 장모의 영어식 표현 ‘mother in law’에서 law를 맺게 하는 딸 에이미는 약한 젊은 여성에 불과해 보이지만 ‘대립’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것의 화해를 도모하며 극의 방향을 이끄는 핵심인 것이다.

▲ 3장. 점점 외골수가 되어가는 엄마의 모습에 지친 에이미가 오열하고 있다. ⓒ 명동예술극장

연기파 배우 윤소정의 연기는 당연히 이루 말할 것 없이 멋졌다. 15년을 뛰어넘는 나이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모습에서 과연 관록의 연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등장초반 연극배우다운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딸과 사위를 맞이하며 사위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세월이 흘러 딸 에이미도 죽고 재산도 날리고 자신이 그렇게 혐오하던 TV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는 상황까지 모든 세월을 최대한 자연스럽고 무겁지 않게 표현하고 있었다.

에이미 역의 서은경의 연기 역시 좋았다. 엄마와 남편 사이에서 잘 조율하는 모습을 넘치지 않는 잔잔한 카리스마로 보여주었다. 결혼 전의 발랄함에서부터 결혼 후의 중년이 되어 엄마와 남편 사이에서 지쳐가는 모습까지 딸로서 아내로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었다. 또한 2010년 배역들 중 유일하게 이번 공연에서 도미닉역만 배우의 사정으로 바뀌었는데, 도미닉 역의 정승길 역시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면에서나 사위로서 꿈많은 감독으로서의 모습 모두를 잘 보여주었다. 노배우 백수련의 연기도 감칠맛 있었으며, 프랭크 역의 이호재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마지막 4장에서 딸 에이미의 죽음 이후 사위와 화해하고 인생에 대해서 연극에 대해서 진솔한 마음으로 반추하는 장면이다. 에이미는 자신의 뜻대로 엄마와 남편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죽었지만, 그것은 이후 남편과 엄마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데이비드 해어 원작, 최용훈 연출의 연극 ‘에이미’는 명동예술극장에서 2월 15일부터 3월 10일까지 공연된다.

▲ 연극 '에이미' 마지막 4장. 지방의 작은 연극무대에 다시 선 에스메가
젊은 연출가 토비(김병희) 앞에서 인생과 연기에 대해 반추하고 있다. ⓒ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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