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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국제 공동제작 작품 연극 '축/언(祝/言)' 제작발표 및 기자간담회

연극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3. 20.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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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祝/言'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리단(중국인 교수역), 김선화(신부역), 요코미치 분지
(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대양주 팀장), 하세가와 코지(아오모리현립미술관 무대예술총감독,
'祝/言'제작/연출가), 나카쵸 노부(신랑아버지역), 이영숙(신부언니역), 정송희(앙상블 시나위멤버).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3월 18일 오후 3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및 스튜디오 다락에서 한중일 국제공동제작작품 연극 <祝/言>의 제작발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연극 <祝/言(축/언)>은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을 배경으로 한국과 일본 남녀의 결혼을 바라보는 한중일 3국 사람들의 시선을 그린 작품으로, 한중일 3국의 연극인, 무용가, 사진가, 음악가 등이 협력하여, 자연재해의 아픈 기억 속에 세 명의 남녀의 엇갈린 운명을 시와 전통음악, 사진으로 풀어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하세가와 코지(아오모리현립미술관 무대예술총감독, <祝/言>제작/연출가), 요코미치 분지(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대양주 팀장), 정송희(앙상블 시나위 멤버), 김지연(사진작가), 김선화(신부역), 나카쵸 노부(신랑 아버지역), 리단(중국인 교수역), 이영숙(신부 언니역)이 참석하였다.

하세가와 코지(제작/연출)는 "‘祝/言’은 일본어로 슈겐이라고 읽고, 이것은 결혼식을 의미하는 말이다. 축언의 글자 가운데 위치한 ‘/’는 표시는 ‘상처’를 뜻한다. 따라서, 작품은 결혼식이라는 축제를 배경으로 그 이면에 담긴 3개국이 갖고 있는 상처를 어떻게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표현하였다“고 작품의 기획의도를 설명하였다.

요코미치 분지(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대양주 팀장)는 “우리 일본 국제교류기금은 일본외무성 소속기관으로 일본과 각 국가와의 교류를 담당하고 있다. 문화예술교류를 통해 대지진의 피해지역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2011년 6월, 하세가와씨가 동일본 대지진을 테마로 한 연극을 한국과 공동 제작해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우리는 중국이라는 이웃까지 3개국 공동제작이 어떨지 제안했고 하세가와씨가 찬성하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작품의 진행배경을 설명했다.
  

▲ 연극 '祝/言'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하세가와 코지.


배우 김선화(신부 역)는 “무지함에서 온 일본에 대한 배척감이 분명 있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일본에 대한 이유 없는 미움들이 2011년 대지진 사건이후로 상쇄되는 것을 나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이분들과의 작업이 무엇일까에 대해 늘 생각해왔다. 그냥 가감 없이 인간 김선화, 한국인 김선화 그대로 보여 드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거라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다”고 이번 연극에 임하는 각오를 말했다. 

앙상블 시나위 팀의 정송희는 “한국 전통 음악팀이 이번 연극의 연주를 맡았고, 일본 동북지방 전통악기인 쓰가루샤미센 연주자와 함께 연주한다. 시나위라는 음악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 좋은 일은 축하하고 슬픈 일은 같이 울어줬던 음악이다. 연출께서 말씀하셨듯이 이 작품에서 음악은 언어가 표현할 수 없는 혼을 어루만지고 감성을 어루만지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이 이번 3국 만남의 힘이고 교류를 이루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연극에서 음악의 역할을 말했다.

오후 4시에는 연극 <祝/言>에 대한 토론회가 <연극의 역할 - 동일본대지진에서 복구>라는 주제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이어졌다. 토론에는 박근형(한국극작/연출가, 극단 골목길 대표)의 사회로 김상열(대전대학교 교수, 연극평론가), 하세가와 코지(<祝/言>제작/연출가), 나카쵸 노부(배우)가 패널로 참석하였다.

▲ 연극 '祝/言' 토론회. 박근형(한국극작/연출가, 극단 골목길 대표)의 사회로 김상열(대전대학교
교수, 연극평론가), 하세가와 코지(<祝/言>제작/연출가), 나카쵸 노부(배우)가 패널로 참석하였다.


하세가와 코지는 “우리 극단은 일본의 동북지역에 위치하는데, 우리지역의 방언을 사용해 연기한다. 모든 지역의 문화도 일본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문화의 중앙집권화 현상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때문에 대전 순회공연에서는 서울배우가 아니라 대전배우를 오디션으로 선발하였다. 지역연극 활성화를 위해 중앙에만 분포한 비평가를 한 달에 2~3회라도 지역연극을 보고 비평하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역연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나가죠 노부는 “3국의 언어는 전혀 다르지만, 언어를 뱉어낼 때의 감정과 기분은 매우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주로 1인극이나 지진의 피해에 대한 연극을 해왔다. 일본대지진의 피해복구 순서를 보면 중앙도로가 제일 먼저고, 아이들이 학교 가는 등교길 같은 작은길이 사실은 정말 중요한데 제일 마지막이 된다. 이제 그 피해복구의 제일 마지막 작업으로 우리 사이의 감정적인 치유를 할 때이다. 연극으로 그러한 작업을 하기 위해 이번에 출연하게 됐다”고 작품참여의 계기를 말했다.

김상열(대덕대학교 교수)은 “대전의 연극상황은 열악하다. 1년에 가용배우가 실질적으로 총 3-40명 정도이다. 6개정도의 대학에서 학생을 배출해도 다 서울로 올라간다. 지역에서 이들을 서포트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의 연극이 굉장히 노후화될 문제가 있다. 하지만, 중앙집권화만 탓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자생력도 키워야 한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소극장 지원 사업을 통해 창작초연으로만 제작하도록 하는 등 대전연극이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며 지역 연극계의 문제점과 발전상을 설명했다.

▲ 연극 '祝/言' 미니콘서트 현장. 동일본대지진을 배경으로 한중일 3국 사람들의
결혼이후의 삶과 기억을 시와 전통음악, 사진으로 잘 융합하여 풀어내었다.


토론회를 끝내면서 하세가와 코지는 “난 철학적으로 ‘나’라는 존재는 나 이외의 다른 존재에 의해서 말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일본 주위에 중국, 한국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라는 것에 의해서 존재는 형성되어 간다”고 3국 공동의 존재이유에 대한 철학을 말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오후 5시에는 연극 <祝/言>의 미니콘서트가 이어졌다. 앙상블 시나위의 반주 속에 한중일 3국 배우들이 잔잔한 시 형태의 나래이션으로 3국 남녀 사이의 결혼과 그것을 바라본 시선에 대해 표현하고 있었다. 무대 뒤편 큰 화면 속에는 <祝/言>을 위해 제작된 사진집의 사진과 배우의 나래이션이 텍스트로 영사되며 그야말로 음악과 연극, 시와 사진이 어우러진 융합의 무대였다.

앙상블 시나위의 때론 경쾌하게 때론 잔잔하고 애절한 국악선율이 일본의 쓰가루사미센 연주자 사이토 사키의 연주와 만났을 때는 정말로 양국이 하나 된 느낌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 얘기되었던 “아픔이 공통언어인 음악으로 치유될 것”이라는 부분이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또한 3국의 언어가 서로 달라도 한 무대에서 이야기 전개를 이해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이, 오히려 서로 다름이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연출가 코지가 설명한대로 “3국 언어 울림이 서로 다른 것을 느끼게 하며 그것이 치유의 길로 갈 수 있게끔” 의도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편, 연극 <祝/言>은 제작발표를 서울에 이어 3월 20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도 갖는다. 본 공연은 2013년 가을부터 대전 10월 19일~20일, 서울 25일~27일, 전주 11월 1일~2일에 공연하고, 북경, 상해, 아오모리, 센다이, 도쿄 등 한중일 8개도시를 순회하면서 상연될 예정이다.

▲ 일본 동북지방 전통악기인 쓰가루샤미센 연주자
사이토 사키. 앙상블 시나위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전통음악이 만나 멋진 앙상블을 이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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