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애의 ‘New Monster’. 신화적 소재를 세 명 무용수
사이의 이미지 전이에 의해 표현하였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13 한팩 라이징스타’ I팀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3월 29일과 30일 이틀간 공연했다.

한팩 라이징스타는 무용중심극장인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 HanPAC)가 능력 있는 차세대 젊은 안무가들을 발굴, 육성하고 공연기회를 열어주는 프로젝트로 올해로 3회째이다.

올해는 총 6명의 특색 있는 안무가들이 발굴되었고, 이들 중 I팀은 임지애, 최승윤, 정정아로, II팀은 최수진, 안수영, 곽고은으로 구성하여 공연한다.

I팀의 공연 시작날인 29일,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대신에 무대 위를 가득채운 관객들의 모습이 특색 있었다. I팀의 안무가 세 명의 공연은 무대와 관객의 거리를 좁힌다는 컨셉으로, 관객들이 객석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무용을 더욱 가까이 들여다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공연은 작년 ‘2012 한팩라이징스타’ 보다 수준이나 개성이 높아졌다. 작품의 컨셉이 다양화됨에 따라, 인체의 움직임 자체도 안무가별로 개성이 뚜렷하게 서로 다른 스타일이어서 인체의 다양한 움직임과 기발한 안무스타일을 한자리에서 풍족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임지애의 ‘New Monster'가 시작되었다. 무대 위 가운데 직사각형 형태의 장판 위에서 무용공연이 펼쳐졌으며, 관객들은 그 주위를 ’ㄷ‘자로 둘러싸고 의자에 앉아 무용을 더욱 면밀히 관람하였다. 남자 하나, 임지애를 포함한 여자 무용수 둘이 흰 티셔츠와 흰 바지로 통일된 의상 속에 전래설화의 내용을 한국적인 움직임의 변형으로 특징있게 표현하였다. 엉거주춤하고 각기병 환자 같은 끊어지는 움직임, 크고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고, 미세한 진동의 몸털기 동작들이 근원에 한국토속적인 몸동작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안무가 임지애가 한국무용 전공 출신자라는 것을 드러내주고 있었다.

무표정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시선, 무심한 동작,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처음 보는 동작들이 처음에는 이것이 무엇일까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 움직임들이 종이로 만든 동물, 산, 선녀 머리, 사냥꾼 수염, 토끼 귀 등의 소품을 무대에 세우고 착용한 후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재연될 때서야 비로소 서로 연관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달으며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었다. 전래설화의 내용을 동작만으로 풀어내고 다시 간단한 소품으로 의미화되는 과정을 그려낸 것이 기발했다.
 

▲ 최승윤의 ‘사라지기 위한 시간’. 제의형식과 영상,
소도구의 사용이 인상적인 1인무였다.


특히 마지막 절정부에 세 명이 서로의 옷을 부여잡고 서서 거대한 노이즈 소리를 배경으로 머리와 몸을 격렬하게 흔들어대며 몸에 붙였던 토끼귀와 선녀 장식 등을 떨어뜨리는 모습은 일종의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또한 공연 시종일관 두 여자무용수 사이에서 특히 남자무용수의 천연덕스럽게도 무심한 표정연기가 일품이었으며 관객이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최승윤의 ‘사라지기 위한 시간’이 이어졌다. 영상매체와 갖가지 소도구의 활용, 그리고 비유와 상징이 인상적이었다. 매 안무가의 공연마다 관객의 관람형태도 달라져서, 이번에 관객들은 카펫 위에 신발을 벗고 앉아 무용을 관람하였다. 무대가 시작되면, TV상자 다섯 개에서 시계영상이 보이더니 안무가 최승윤의 모습이 화면에 보이면서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뜯어먹는다. 화면에 물이 가득 아래에서부터 위로 차오르더니 무용가의 얼굴이 물에 잠긴다.

이때, 관객석에 앉아있던 최승윤이 벌떡 일어나 다가가 TV를 끄고 상자에서 초 네 개를 꺼내 피우더니, 마이크를 꺼내 가슴팍에서 꺼낸 편지를 소리도 안 나게 읽은 후 그것을 태운다. 그녀의 머리에는 장례식 때 쓰는 꽃머리띠 형태의 꽃장식이 씌워져 있다. 제의형식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무대 왼쪽을 향해 슬로우 모션으로 걸어가 멈춰서더니, 성행위 동작 혹은 무당의 푸닥거리나 신들린 사람 같이 엉덩이, 허리, 머리, 배, 가슴 순서로 격하게 반복하여 상하로 빠르게 떨어댄다. 싸이키한 이펙터가 걸린 ‘emotion'이라는 가사의 음악이 더욱 격정적으로 이 부분을 느끼게 해준다.

음악이 줄어들면서 털썩 옆으로 쓰러지더니 일어나 옷을 하나둘씩 벗는다. 자신의 아집과 집착인 양 그것을 벗고 또 벗어 연두색, 분홍색, 갈색, 회색 등 6개의 웃옷을 벗었다. 그것을 무대를 사선으로 가로질러 굵은 노끈으로 빨래줄을 걸더니 그곳에 넌다. 그런데, 마지막이 압권이다. 관객에게 다가가 자신의 가방상자에서 신 레몬, 레몬 음료, 당근을 한 입씩 자신이 먹은 후 관객들에게 이곳저곳 골고루 나누어주고 돌아가며 먹게 하는 것이다. 좋아하거나 당황하거나 관객의 반응은 다양했다. 그러더니 그녀는 가방상자를 끌고 유유히 사라졌다. 마치 죽기 전에 재산상속이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
 

▲ 정정아의 ‘당신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관객이 직접 무용에
참여하여 자신의 몸의 움직임에 대해 느끼고 생각해본다.


마지막은 정정아의 ‘당신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였다. 관객들이 안무가의 리드에 따라 동작하며 자신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뮤지컬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보는 듯한 동작의 80년대 분위의 비밥 리듬과 정정아와 동료 무용수 5-6명의 삼각형을 이루는 경쾌하고 빠른 군무, 공놀이로 관객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관객들은 앉아있는 장소 없이 일부는 직접 참여하며 일부는 다른 관객이 참여하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쿵쾅거리는 비트음악에 맞추어 리듬을 느끼고 있었다.

무용가들의 동작진행에 따라, 공놀이, 팔 엮기 댄스, 고릴라 흉내 내기, 녹턴에 맞추어 느리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손가락으로 한 방향 가리키기, 왈츠 등 갖가지 동작을 관객들이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몸의 움직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50명 관객 모두가 경험할 수는 없었기에 참여 못한 관객들은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또한 제목이 주는 철학적이고 사유적인 느낌에 비해 실제 공연은 무척 발산적이고 즉흥적이어서 다소 이질적인 감도 들었다.

4월 5일과 6일에는 ‘2013 한팩 라이징스타’ II팀의 최수진, 안수영, 곽고은의 공연이 진행된다. I팀에 이어 능력있고 개성있는 무용가들의 공연 기대된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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