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여왕 관객들의 반응은 만 팔천원 타임세일 효과와 함께 뜨거웠다!!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총예술감독 이강호)의 도니제티 여왕3부작 시리즈 완결판인 <로베르토 데브뢰>의 성공적인 국내 초연의 감격은 남달랐다. 26일 저녁 7시 30분을 시작으로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3회 공연되는데, 26일 객석을 채운 관객들은 주역들의 아리아가 끝날 때마다 연신 브라보, 브라비를 외쳤다.
정통 벨칸토 오페라인 도니제티 여왕 3부작은 소리의 기교가 많고 음역과 음폭이 넓어서 난이도가 있기에 흔하게 공연되는 레파토리가 아니다. 이를 '믿고 보는 오페라'를 추구하는 라벨라오페라단이 지난 2016년 <안나 볼레나>의 아시아초연을 시작으로 2019년 <마리아 스투아르다> 국내 초연에 이어, 이번 <로베르토 데브뢰>로 훌륭한 완결판을 선사중이다.
여왕시리즈 다른 두 작품에 비해 <로베르토 데브뢰>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에 더욱 치중된 만큼, 서곡의 기악파트에서부터 난이도가 느껴졌다. 김숙영 연출은 정통에 충실했다. 서곡에 엘리자베타의 즉위장면은 합창단 관중과 함께 왕조의 기품과 공연전체의 고품격을 암시했으며, 2막 여왕의 방은 헨리8세, 엘리자베스 1세 그림을 수직으로 가운데 위압적인 절대 운명을 느끼게 해주었다.
26일 초연에서 테너 이재식은 특유의 미성으로 3막 감옥의 무반주 장면 등에서 그가 맡은 로베르토 데브뢰의 애처로움에 공감하게 했다. 엘리자베타 역 박연주는 3막 마지막 높은 D음의 시원함과 더불어 1막의 옷 갈아입는 장면에서조차 폭발적인 소프라노 성량을 과시했다.
바리톤 정승기(노팅험 공작 역)는 트레이드마크인 카리스마 연기와 힘있는 목소리로 아내 사라의 불륜에 치를 떠는 느낌을 강렬히 전달했다. 사라역 메조소프라노 최찬양도 2막 솔로 등에서 그녀의 상념에 관객이 빠져들게 했다.
27일 공연팀의 26일 오후 드레스리허설은 또다른 강렬함을 주었다. 3막 광란의 장면이 A팀 박연주는 만천하의 여왕이 연인에게 버림받은 슬픔으로 '여인'을 어필했다면, B팀의 소프라노 손가슬(엘리자베타)은 표정과 눈빛으로 표독스런 분노를 보여줘 '여왕'이 어필되었다.
테너 김효종은 힘찬 텐션과 진중한 표정으로 고뇌하는 주인공 로베르토 데브뢰를 표현했으며, 그의 연인인 사라(소프라노 조정희) 도 풍성한 성량과 부드러운 음색으로 잘 어울리는 커플을 보여주었다. 바리톤 임희성 또한 정확한 리듬과 심지있는 음색으로 고뇌하는 노팅험 공작을 탄탄하게 선보였다.
지휘자 실바노 코르시와 베하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영국 튜더왕조의 비집고 들어갈 틈 없는 높은 아성을 그대로 음악으로 촘촘하고 탄탄하게 잘 표현해주었다. 메트오페라합창단(단장 이우식) 역시 훌륭한 노래와 연기로 무대와 극을 풍성하게 잘 살려주었다. 또한 무대미술이 압권인데, 회전, 상하 이동식 무대로 입체적인 장면을 연출해 영국의 격변기 등장인물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공연 후, 객석과 로비에서는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부쩍 많이 보였다. 그만큼 관객들이 국내초연 오페라 <로베르토 데브뢰>의 오페라다운 웅장함과 남녀간을 왕실문제로 다룬 드라마, 제작진의 충실함과 출연진의 출중한 기량에 만족스럽게 빠져든 것이다.
라벨라오페라단의 <로베르토 데브뢰>는 오페라 본고장인 유럽으로 진출하거나 당장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홍콩 등에서 공연계약을 해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실로 7년동안 한 눈 팔지 않고, 여왕 3부작에만 올인한 뚝심의 결과다. 역사의 오페라를 발굴하고 일구는 작업, 한국이, 라벨라오페라단이 해냈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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