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리뷰] 앙상블 디토, 밤 이미지 속에 펼쳐진 열정적 현대음악 향연

클래식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1. 18:01

본문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리처드 용재 오닐(Viola), 스테판 피 재키브(Violin), 마이클 니콜라스(Cello), 다니엘 정(Violin)으로 구성된 앙상블 디토(Ensemble Ditto)가 <2014 디토 페스티벌-모차르트를 찾아서>로 올 6월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리처드 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2006년 첫 디토 페스티벌을 열어 클래식 권위와 격식보다는 특히 젊은이들의 시대감각에 맞는 세련된 스타일과 감성으로 꾸준히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해 왔다. 올해 시즌 앙상블 디토는 모차르트 음악으로 구성했다.

지난 20일 예술의 전당 공연은 <디퍼런트 디토(Different Ditto)>에서는 '밤'을 주제로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 뒤티외(H.Dutilleux)의 <그리하여, 밤>,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이었다. 

첫 번째 순서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무직'은 경쾌하게 연주됐다. 또한 모차르트의 젊은 시절, 어린 시절 초상화와 고전시대 무도회장을 그린 삽화가 무대의 배경 영상으로 보여져 한층 즐거운 음악 감상이 되었다. 

1악장 시작부터 금장 화려한 테두리의 액자와 그 속에 사람의 눈으로부터 천천히 줌 아웃(Zoom out) 되면서 전체 형상인 모차르트의 얼굴과 상반신 전체가 차차 드러나게 되는 영상이 마치 모차르트가 공연장의 디토 앙상블과 관객 모두를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이 팀이 연주를 잘 하고 있나' 내려보듯이 한결같은 표정으로 생생하게 살아있던 전성기 시절의 모차르트 초상화는 1악장이 힘차게 끝나자 입꼬리를 올리며 흐뭇하게 미소지었고, 2악장에서는 어느새 소년 모차르트로 바뀌어 고요한 안단테 곡을 감상한 후 마찬가지로 만족의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3악장 미뉴에트와 4악장 론도에서는 저녁시간을 화려하게 펼처지는 무도회장의 활기찬 모습이 영상에 보여지며 음악을 더욱 경쾌하게 전달했다. 

뒤티외(H.Dutilleux)의 <그리하여, 밤>은 신선한 현대음악과 그 이미지를 표현한 영상의 조화, 그리고 파커 콰르텟의 밀도 있는 앙상블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앙상블 디토의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 중인 다니엘 정은 앞서 2002년 리더로서 파커 콰르텟을 결성했다. 파커 콰르텟은 다니엘 정(Violin), 잉 쉬에(Violin), 제시카 보드너(Viola), 김기현(Cello)으로 구성돼 있으며 2011년 한국계 연주자 최초로 그래미상 실내악 부문을 수상하는 등 탄탄한 실력을 뽐내는 앙상블이다.

음악은 귀로 듣는 감상물이지만, 눈으로 보는 이미지가 잘 더해진다면 더욱 이해가 쉬워질 수 있다. 이 날 뒤티외(H.Dutilleux)의 <그리하여, 밤> 순서는 피치카토, 트레몰로, 글리산도, 하모닉스 등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선율이 없는 현대주법과 장2도, 증4도 등 불협화 음정으로 이루어진 현대음악을 밤의 이미지와 이야기 전개로 일반인에게도 충분히 현대음악 감상의 묘미를 전달해 주었다. 

컴컴하고 적막한 밤하늘에 커다란 달과 도시의 야경이 보인다. 그 달은 점차 두 개로 나뉜다. 그 달은 지구상 곳곳의 도시에서 저마다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분열된 자아를 나타내는 것 같다. 그 속에서 한 쌍의 남녀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며 다음순서인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으로 이어진다. 

<정화된 밤>은 6중주로 디토 앙상블 멤버 일부와 파커 콰르텟이 함께했다. 앞의 뒤티외 작품과 마찬가지로 현대 주법의 현악기와 밤에 열리는 음악회, 그리고 밤을 묘사하는 그림까지 연주자들의 혼연일체의 연주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음악 연주 전 <정화된 밤>의 아이디어 착상이 된 횔러의 시가 무대 뒤 영상에 보인다. 여자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남자가 그 아이까지 자기 아이처럼 키우겠다며 시작하는 남녀의 내용이다. 

시의 내용을 음악은 서술하고, 영상은 그 음악을 묘사한다. 남녀의 그림자, 숲속을 거니는 모습, 서로 속삭이는 모습, 기차 창문 밖으로 나무가 지나가는 모습 등이 음악의 느낌과 일치한다. 

어두운 밤의 어스름과 그 속의 미묘한 갈등, 점차 밤에 젖어드는 안락함, 새로운 날에의 희망, 한밤이 지난 후 새로운 새벽의 맑은 공기 등이 쇤베르크가 음악에 그려놓은 대로 연주자들의 열정의 연주와 또한 비에 촉촉이 젖은 수채화 같은 영상에서 느껴졌다.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만족의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편, 용재 오닐은 7월 3~5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회 공감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 <안녕?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던 인연으로 공감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안녕? 오케스트라>는 용재 오닐의 지휘로 경기도 안산의 다문화 가정 아이들 24명이 오케스트라 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안녕? 오케스트라> 외에도 <기적의 오케스트라-엘시스테마>, <천국의 속삭임>, <서칭 포 슈가맨> 등 총 10편이 상영된다.


mazlae@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세상을 플레이하라! 오락,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 - 플레이뉴스 http://ewha.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