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올해로 16회를 맞는 2024 서울국제음악제(Seoul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SIMF) 기자간담회가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렸다.
이번 음악제는 ‘중부유럽여행’을 주제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과 콘서트홀에서 10월 18일(금)부터 26일(토)까지 총 7차례 펼쳐진다. 폴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그리고 한국의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류재준 예술감독은 서울국제음악제의 초소형 프로그램북에 대한 설명으로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지금 기자간담회도 환경문화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희 서울국제음악제는 환경에 대한 지속적 관심으로, 5년 전에는 '환경'을 주제로 음악회를 연 바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사용중인 이 초소형 프로그램북에는 큐알코드로 음악회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지구의 나무보존 등의 여러 의미가 있고요. 작고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지구를 살리는 효용성의 출발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음악제 주제는 '중부유럽여행'이다. 류감독은 동유럽, 서유럽의 구분은 정치적이고 파워게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유럽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올해가 브루크너와 스메타나 탄생 200주년, 드보르작 서거 120주년 등 지리적으로 중부유럽인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출신 작곡가들을 기념하는 해다"라고 설명했다.
"여행은 설렘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라면서, "폴란드로 시작해서 프라하, 바르샤바, 비엔나, 부다페스트 네 개의 도시에 계절을 하나씩 붙여서 여행처럼 음악회가 진행된다. 또한 특별한 연주회로는 한국작곡가 곡만을 선보이는 음악회, 이안 보스트리지가 선사하는 음악회가 있다"고 개요를 말했다.
이어 일곱 개의 음악회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계속했다. 개막음악회(10.18, 예술의전당 IBK챔버홀)는 ‘바르샤바의 가을’이다. "시마노프스키는 바이올린 작품을 많이 쓴 작곡가로 미스테릭한 작품을 많이 썼어요. 킬라르는 현대적으로 보이지만 이 분은 폴란드에서는 쇼팽처럼 대중성이 있는 작곡가로 영화와 합작을 많이 했고요. 직접 들어보시면 그 당시 동구권에서 국민작곡가처럼 된 이유가 뭔지 느끼실 수 있습니다"라고 류감독은 설명했다.
개막음악회 대미는 류재준의 스승인 펜데레츠키의 <클라리넷, 호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를 위한 육중주>로 장식한다. "펜데레츠키는 20-21세기 폴란드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작곡가로 이 작품은 현대음악 뿐 아니라 클래식 레파토리로 중요한 작품이예요"라고 소개했다.
"로스트로포비치와 이 작품을 초연했던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가 연주하고, 바이올린의 아가타 심체스카는 비에냐프스키 콩쿨 우승자이자 지금은 운영위원장입니다.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분들과 함께 교류하는 음악회로서의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SIMF 실내악 '비엔나의 여름'(10.19, IBK챔버홀)은 쇤베르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현악육중주 '정화된 밤'>과 슈베르트의 몇 안 되는 실내악 중 하나인 <팔중주 바장조, D.803>가 연주된다. 류재준 감독은 "음악회 연주가 좋으면 또 듣고 싶잖아요. 이번 연주도 잘 되서 그 곡 또 듣고 싶다 이렇게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20일 공연되는 SIMF 실내악 '프라하의 봄'은 체코 작곡가들 작품이다. 스메타나 <피아노 삼중주>는 30분이 되는 대곡으로 스메타나의 에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이다. 드보르작 <세레나데 라단조, Op.44>에서 훌륭한 연주자들이 사랑스럽게 선사하는 관악오중주, 드보르작 <피아노 오중주, Op.81>에서는 문지영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펼쳐진다.
SIMF 실내악 ‘서울의 정경’(10.21.일신홀)은 서울국제음악제가 처음으로 한국작곡가만의 작품을 연주하는 음악회로서 주목할 만하다. "올해가 작곡가 고 강석희선생님이 살아계신다면 90세가 되는 해다"라면서 "이 날 연주되는 세 작품이 다 인성(사람의 목소리)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원정의 <여창 가곡과 현악앙상블을 위한 귀천>은 판소리와는 다른 여창가곡만의 매력을 보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강석희 <부루>는 원래 성악인 메조소프라노와 앙상블곡인데 이번에 여창 가곡으로 하는데다, 서울대 임종우 교수가 전자음향을 새로 만들어 주목됩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김지향 작곡가의 <테네브래>는 저희가 특별히 위촉을 한 거고요. 소프라노가 노래만 부른다가 아니라, 액팅(acting)을 하면서 노래부르는게 악보에 표기가 되어 있는게 포인트예요. 이렇게 우리 음악제에서 한국에서 연주되고, 더불에 외국에서도 연주되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SIMF 실내악 '부다페스트의 겨울'(10.23)에는 헝가리 작곡가인 코다이, 도흐나니, 바르톡, 리스트의 작품이 연주되며, 롤랜드 쉔펠의 브라스 앙상블 편곡이 돋보인다. "서울국제음악제는 금관악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분들에게 기회를 드리려 생각합니다. 오케스트라에서 모든악기가 중요하지만 금관악기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아요. 바르톡 <금관악기를 위한 모음곡>은 바르톡의 중요한 곡들을 모아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롤랜드 쉔펠이 편곡한 흥미로운 순서입니다"라고 소개했다.
25일(금)에는 이안 보스트& 랄프 고토니의 '슈베르트-겨울나그네'가 공연된다. 류감독은 "당초 계획에 없었는데, 이번 음악제 연주자인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가 이안과 함께 슈베르트 <강가에서, D.943>를 하기를 추천했어요. 이안이 이번에 한국투어를 하는데 이 곡은 특별히 서울음악제에서만 선보입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폐막음악회 'SIMF오케스트라 with 만프레드 호네크'(10.26,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마장조>을 연주하고, 류재준의 <클라리넷을 위한 협주곡>을 초연한다. 류감독은 "브루크너 교향곡 준비는 4년을 했어요. 여러지휘자와도 연락이 오갔는데 최종적으로 브루크너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지휘자 만프레드 호네크와 함께하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에디션이라고 하죠. 만프레드 호네크께서 편집한 악보에는 보잉 같은 것들이 특수하더라고요. 어떻게 섬세하게 하는지, 정말 깊이있는 것이 무엇인지 왜 이 분이 대가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은 작곡가 생전에 가장 성공을 한 작품인데, 그의 탄생 200주년에 연주하게 된 것에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질의응답에서 류재준 예술감독은 이번 음악회에 주목할 것은 브라스라고 말했다. "현악기도 중요하지만 타악기와 좋은 관악기가 없으면 오케스트라 소리가 되지 않는다. 관악기는 연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데, 다행스럽게도 한국에 좋은 연주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트롬본이나 튜바도 잘하는 연주자분들이 많은데 음악회를 통해 보여줄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이 분들을 찾고 소개하는 것이 서울국제음악제의 책임이자 서울을 대표해서 저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김홍박, 최인혁 등 앙상블오푸스 멤버와 튜바의 루카스 게르겔리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참여해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어떨까 관객분들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류재준 예술감독은 사명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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