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지난주는 국립오페라단 '탄호이저', 아레나 디 베로나 '투란도트', 대구오페라하우스 '파르지팔' 등으로 오페라로 가득 채워진 주간이었다. 그 주말이었던 19~20일, 서울 노들섬에서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야외무대에서 시원하게 관객을 찾아갔다.
이번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의 한강노들섬 클래식축제 일환으로 2022년 '마술피리', 지난해 '세비야의 이발사'에 이어 세번째 야외오페라다. 9월에 예매링크가 게시되자마자 곧 매진되었던 인기는 이날 노들섬을 가득채운 천 여명 관객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다.
10월 말의 날씨는 제법 바람도 불고 쌀쌀해졌다. 목에 붉은색 목도리를 알맞게 두른 지휘자 김광현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웅장하고 박력있는 서곡이 시작하고, 오페라 '카르멘'의 여성합창 남성합창이 분위기를 잡는다.
무대는 그리스로마 시대의 원형극장처럼 회전무대로 하여 나뭇가지와 수풀이 적절히 우거진 모습으로써 야외 오페라다운 운치를 더했다. 이날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은 고혹적이고 풍성한 목소리와 자태로 정열적이고 치명적인 카르멘의 사랑을 훌륭하고 안정감 있게 선사했다.
이날 무대가 정주연도 오페라 주역 데뷔였지만, 그 상대 역인 돈 호세 역 테너 존 노 역시 전막 오페라 데뷔였다. '팬텀싱어'에서는 미성을 드러냈던 존 노는 이번 카르멘의 1, 2막에서는 여린 미성이 사랑에 갈등하는 캐릭터에 어울렸다. 또한 3막으로 갈수록 중저음의 풍성함과 정열까지 갖춰 카르멘의 치명적인 사랑에 복수하는 장면까지 멋지게 표현하며 그야말로 '존 노의 대발견'이 되었다.
또 한 명의 주역으로 2막에서 눈길을 끌며 등장하는 투우사 에스카미요 역의 바리톤 정승기는 이미 오페라 팬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성악가다. 2막 등장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았으며, 중후하고 박력있는 노래와 연기로 오페라 '카르멘'의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원래 두 시간이 넘는 오페라인데, 김숙영 연출은 한 시간 40분의 야외 오페라로 매끄럽게 전개해 나갔다. 합창과 아리아, 무대미술과 자막의 적절한 조화로 야외라는 특성에서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짜임새를 갖췄다.
야외오페라이기에 소리확성을 위해 사용된 마이크에 들어가는 바람소리마저 투우사의 깃발의 펄럭임처럼 여겨지는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질서정연하게 관람하는 관객들의 집중어린 모습에서 공연자와의 교감이 느껴졌다. 시민에게 다가가는 오페라의 역할로서 관객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 서울문화재단 야외오페라 '카르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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