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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2016 LDP무용단의 변신, LDP무용단 16회 정기공연 < NERF >와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무용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3. 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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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uel Lefeuvre와 Florenc 안무의 'NERF'. 두려움을 소재로 인간존재의 소외에 대해 표현했다. ⓒ 이현주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LDP무용단의 16번쩨 정기공연이 서울 혜화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3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이번 공연은 1부 Samuel Lefeuvre와 Florencia Demestri안무의 ‘NERF'와 2부 안남근 안무의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부제:Swan Lake]의 두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단원이 많은 만큼 관객수도 많고, 역동적인 춤사위로 인기가 많은 LDP무용단의 공연은 무용공연 중에서도 표 구하기가 힘들기로 유명하다. 이번 16회 정기공연 시즌 역시 3일 5회의 공연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객석이 매번 꽉 찰 정도로 인기중에 공연은 진행됐다.

이번 두 작품 모두 인간존재에 대한 탐구를 몸으로 표현했다는 면에서 공통적이었다. 첫 번째 ‘NERF’가 몸의 아름다움과 표현가능성에 대한 탐구에 집중했다면,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부제:Swan Lake]는 유명한 발레 백조의 호수 각 장면을 위트있게 패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1부 ‘NERF'가 시작되면 신비로운 고음과 저음진동의 음악이 한참 계속되고, 살색 의상을 입은 10여명의 무용수가 중심을 바라보고 모여서 머리 팔 다리 온몸을 흐느적거리며 반복적으로 움직인다. 그들의 집단이 무대 왼쪽끝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왼쪽으로 꾸불텅거리며 움직인다.

일어서 멈추더니, ‘쾡’하는 굉음과 함께 천장의 흰 형광등이 번쩍인다. 전체는 두려움과 무언가를 피해 달아나려는 몸짓을 한다. 바이올린 꼴레뇨의 현대주법이 들리고 무용수들이 팔을 들었다 놨다 몸을 회전하는 군무를 일련하게 하는 가운데, 한 여자만 그 무리에 동화되지 못하고 밖에서 무리를 어색한 듯 쳐다본다.

각 관절이 분리되는 것처럼 움직이다가 어렵게 지탱하던 몸은 어느새 무너진다. 그러더니, 서로의 몸을 의지하며 하나 둘씩 서로의 몸을 한군데씩 맞잡으며 천천히 일어난다. 더욱 촘한 신경망으로 연결된 듯이 각자의 팔과 몸, 다리를 이어붙이며 한 사람씩 서로를 의지하며 몸을 일으켜세운다. 두려움이 그들을 하나로 만든 것일까. 그 중 한 명이 관객쪽을 바라보며 암전, 공연은 끝난다.

▲ 안남근의 안무 데뷔작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부제:백조의 호수) 중 '네 마리 백조의 춤' 패러디. ⓒ 이현주


2부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부제:Swan Lake]는 백조의 호수 내용을 지그프리트와 오데트만을 주인공으로 위트 있게 각색했다. 넘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오데트를 잡아온 지그프리트와 오데트를 구출하기 위한 백조들과의 운명의 접전이라는 내용이다. 또한 특정주역 없이 여러명이 지그프리트와 오데트를 번갈아 맡은 점도 주목되었다.

장엄한 서곡이 시작된 후 지그프리트의 성년식 날, 흰색 털옷을 입은 지그프리트 왕자와 대리석 바닥, 옷장이 무대에 등장한다. 광란의 파티 속 옷장안의 남녀, 이쪽저쪽 쓰러져 있는남자 여자 중에도 왕자는 매혹의 상대를 발견하지 못하고 방관자처럼 시큰둥하다. 그가 장미꽃을 심드렁하게 무대 앞쪽으로 떨어트리자 커트머리에 짧은 원피스 치마를 입은 아리따운 백조 한 마리 오데트가 날개짓을 하며 등장해 달아난다.

‘네 마리 백조의 춤’을 남성 백조의 춤으로 안무한 부분은 시작하자마자 흰 색 털바지를 입은 남성무용수 네 명의 등장부터 바로 웃음의 요소를 주었다. 원작의 네 명 여성 발레리나의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일사불란한 몸짓을, 여기에서는 근육질 남성 네 명이 발레의 발 동작을 팔과 주먹으로 거의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은색 반짝이는 의상을 입은 오데트가 백조의 호수 아리아를 슬픈 표정으로 립싱크하는 장면, 지그프리트의 집으로 납치되어 온 오데트가 무대를 가로지르는 끈에 양 팔과 다리, 허리가 묶여 괴로워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동료 백조들이 오데트를 구출하러 모이는데 남성무용수들이 하이힐을 신고, 발레의 다리동작을 조밀하게 표현하고 손끝을 모아 발레 손동작을 우아하게 표현하는 것에서 웃음과 함께 의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가운데 선 남성 무용수 둘레로 여러 남성무용수들이 상체를 아래로 구부려 백색 튀튀를 표현한 것 또한 눈길을 끌며 아름다웠다.

피날레에서는 무대 뒤쪽에 하늘색 구름 영상이 스크린에 보이고, 백조들이 각자의 자리에 상체를 세우고 있다가 하나둘씩 엎드린다. 백조의 긴 목을 팔로, 머리를 손을 오므려서 표현했다. 마지막 한 마리의 백조가 부리를 부르르르 떨며 꼿꼿한 기상을 표현한다.

1부 공연이 무용의 본고장 유럽식의 한 주제에 대한 집중력과 오브제 없이 한 사람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무수한 가능성과 인체 자체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다. 반면 2부는 가구, 끈, 꽃가루 등 무용에 많이 쓰이는 오브제로 주제를 보조하고 소대목의 변환과 각 내용의 다양성으로 무용의 다양한 볼거리로 눈길을 사로잡아 그 힘으로 무용 자체에 대한 집중을 인도한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때로는 춤을 감추게 되는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전체적으로는 LDP무용단의 16회 정기공연의 두 작품에서, 댄싱9으로 인기가 높았던 안남근의 안무작인 2부 공연도 1부 해외안무가 작품과 비교해서 전혀 손색없었다. 다양한 군무형태와 원작을 기본틀은 살리면서도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각색한 점에서 오히려 일반 관객에게는 현대무용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더욱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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