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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현대무용단 '춤이 말하다 2016'로 더 가까이 알게된 춤

무용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1. 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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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이 말하다 2016'에서 2013년 출연진 이선태가 높은 점프를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애순)의 대표 레퍼토리 '춤이 말하다'가 지난 3년을 돌아보는 자리를 가졌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공연된 '춤이 말하다 2016' 공연에는 2013~2015년 총 3년간의 출연진이 총출동했다.

보통 무용공연은 연극이나 노래와 달리 '말'이 없으므로 추상적이고 무대 위 무용수가 어떤 과정으로 춤을 만드는지 모르고, 무용수에 대해 무대 자체만으로는 알기 힘들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춤이 말하다' 시리즈는 렉처퍼포먼스의 형태로 1인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동시에 말로 렉처를 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 특이함이 궁금증 해소와 접근성 측면에서는 통했다. 하지만 반대로 춤 자체를 생각하고 온 관객이라면 다소 어색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10월 28일 공연에서는 2013년 '오늘의 춤'이라는 주제로 무대를 선보였던 김운태(한국전통춤), 이나현(현대무용), 이선태(현대무용), 디퍼(스트릿댄스), 안지석(스트릿댄스) 총 다섯 명의 무용수가 3년 만에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무대를 올렸다.

▲'춤이 말하다 2016' 에서 이선태(현대무용)와 이나현(현대무용,오른쪽)ⓒ 국립현대무용단


이날 유일한 여성무용수인 현대무용의 이나현은 자신의 춤 철학을 이야기하며 동시에 춤으로 이를 설명했다. 드럼(이효성)이 라이브로 연주하며, 춤과 음악의 교감을 보여주었다. 무용교육 현장의 이야기, 무용교육은 우선 암기된 동작을 연결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이후에는 "잘 관찰해야된다"고 말했다. 안무가로 활동한 이후 '악덕 사장님'처럼 무용수들을 괴롭혀야 하는 심정, 후반부에는 이선태가 등장해 남성과의 2인무를 출 때의 즉흥, 몸의 역학적 관점까지 이야기해주었다.

다음으로 스트릿댄서 디퍼(김기현)가 등장했다. 중간중간 고난도의 동작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비보이 1vs1 대회의 챔피언으로서 길거리 춤으로서의 불같은 에너지와 배틀 현장의 팽팽한 기운 등을 전해주었다. 길거리 춤을 추는 아이들이었는데, 대회에서 우승하니 '디퍼'라는 춤꾼이 아니라 '우승자'라는 타이틀로 바라보는 시선 등도 말했다. 항상 강렬해야 하는 비트 댄스로부터의 균형을 위해 취침 전에는 부드러운 음악을 듣는다며, 피아노 반주(박세현)에 맞춰 다양한 비보잉 바리에이션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트릿댄서 디퍼는 파워풀한 고난도 동작을 선보이며 길거리 춤의 긴장넘치는 세계를 설명했다.
ⓒ 국립현대무용단


이선태는 발레를 추며 등장했다. 자신의 신체조건은 '발레'에 적합하고 어릴 적 '비보이'로 시작했지만, 자유롭기 위해 '현대무용'을 택했는데 어느덧 콩쿠르 왕이 돼있었다고 했다. 역시 TV 프로그램 '댄싱9' 출연 덕분인지 춤과 말을 동시에 하면서도 호흡선이나 발성이 뚜렷했다. 특히 현대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나 매표율 등 통계치가 뮤지컬, 음악 등 타장르에 비해 현저히 저조함을 춤으로 표현해내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스트릿댄스의 안지석이 자유로운 춤에의 몰입을 보여준다.ⓒ 국립현대무용단


안지석은 비트와 신비로운 음향의 울림 속에서 너울너울 자유로운 춤을 먼저 선보였다. 춤을 추면서 행복한가 묻고 그 답을 '몰입'으로 내렸다고 했다. 몰입할 것이 없었을 때 불안했던 20대 초반, 그는 스트릿댄스를 만나면서부터 현대무용, 퍼포먼스, 마임, 부토, 태극권 등을 다양하게 섭렵했다. '춤추는 목적이 변질돼서는 안되는구나'를 깨닫고 흐름에 몰입한다는 안지석은 "좋은 공연장에서 좋은 공연자가 좋은 관객과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들면 참 좋은 것 아니겠냐"는 멘트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무대는 한국전통춤의 김운태였다. 연희단 팔산대의 흥겨운 반주에 맞춰 김운태는 '춤추는 바람꽃'을 선보였다. 사뿐사뿐 흥겨운 춤을 모두 발산하지 않고 머금어 보여주는 것에서 흥이 배가됐다. 풍물패 가락은 변화무쌍하고도 일사불란해 큰 음량이지만 전혀 시끄럽지 않고 흥겨웠다.

▲한국전통춤의 김운태와 연희단 팔산대가 '춤추는 바람꽃'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한자락이 끝나고 이선태와 디퍼가 등장해 질문을 한가지씩 하면서 렉처무대를 자연스레 이어나갔다. 50대 중반의 나이인데도 "(명색이 무용수인데 가난해 보이는 것보다) 있어 보이려고"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며, 제자들에게는 "춤을 (나이들 때까지) 오래 추려면 뻔뻔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며 웃음을 주었다. 이후 초등학생 제자들까지 모두 나와 고난도 액션인 상모돌리기를 하며 전통연희 한바탕을 선사해 큰 감동을 주었다.

29일 공연에서는 2014년 버전 '소진되는 몸'에서 오철주(한국전통춤), 차진엽(현대무용), 김설진(현대무용), 디퍼(스트릿댄스)가, 30일 공연에는 2015년 버전 '스튜디오의 안과 밖'을 주제로 김영숙(한국전통춤), 예효승(현대무용), 김설진(현대무용), 김지호(파쿠르)가 각자의 춤을 이야기했다. 3일 공연 모두 각기 개성의 다양한 춤의 렉처로 주말 동안 관객들은 객석을 가득 메우며 인기리에 공연됐다.

한편, 국립현대무용단은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춤의 연대기' 공연으로 '강가앙수울래애(안애순 안무), '조절하다'(박순호 안무)를 선보인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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