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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의리냐 정의냐, 우리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방법

연극

by 이화미디어 2019. 5. 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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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법정을 세우다'.왼쪽부터 기자 수연(김지은 분), 판사비서(최지환 분), 판사(김용선 분),
해고노동자 경중(문창완 분), 신평호 변호사(맹봉학 분), 사무장 진철(정종훈 분).
ⓒ 저널인미디어 극단 청산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패스트트랙이 동물국회를 뚫고 통과되었다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자가당착과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좌충우돌 격렬한 몸싸움의 통쾌한 파워정치가 이렇듯 절찬리에 상영중이니, 현실에 상상력을 불어넣는 공연장르가 차라리 모범적이고 거룩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주목되는 작품이 있다. 바로 극단 청산의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이다. 419일을 기념하며 시작하여 519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중이다.  

 

국가 최고 권력기관을 법정에 세우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세월호법 개정, 사법농단, 그리고 지금의 국회 패스트 트랙 공수처법 개정까지 아직까지도 모두에게 평등한 것이 아닌, 그들만의, 기득권의 법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공연은 신평 변호사의 동명의 소설이 출발이었다. 실제 신평 변호사는 1993년 판사와 변호사 사이에 돈봉투가 오가는 부패한 현실을 질타했다가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한 법관 '1'이다.

 

이러한 내용이 박장렬 연출과 신성우 작가의 극본을 통해 재탄생되었다. 판사시절 동료 판사들의 금품 수수를 내부 고발해 재임용 탈락한 '신평호' 변호사(맹봉학 분)는 이번에는 동료 변호사의 비리 의혹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게되고 결국 패소한다. 그는 부당 해고노동자 김경중씨의 상호사용 가처분 신청 사건을 맡게 되고, 내부고발자 판사재임용 판결과 김경중의 사건판결을 고발한다방송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소소실업 부당 해고노동자 김경중 대표의 사건을 맡으면서 깨달음이 왔습니다. 판결은 판결 그 자체로 판결받을 수 있어야 한다. 1+13이라는 것과 같은 부당한 판결, 그 판결을 법정에 세우자는 것입니다. 부당한 판결 뒤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습니다. 뭐냐고요? 비리죠, 비리. 뇌물, 뒷돈, 청탁 이런거요."

 

배우 맹봉학의 대사는 정확하고 담담하지만, 씁쓸하고 어색하다. 오히려 선배 판사(김용선 분)가 술에 취해 "얌마, 1+13이라고 판사가 땅땅 때렸어. 그러면 3이야. 판결이란 그런거야.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할 때가 오히려 와닿는다. 세상이 그러니까.

 

정의롭게 산다고 보상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정의를 위해 의기투합하는 주인공 4명의 모습은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던져준다.


극 중 등장한 사연 또한 가슴이 와 닿는다. 김경중씨는 부당해고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회사의 상호를 사용했다가 '상호사용가처분'을 받게 된다. 김경중씨(문창완 분)의 사연은 정말로 억울하기 짝이 없다. 부당함을 호소하는데 해당 회사 이름 언급 없이 하라니... 그것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농약 자살시도로 병원에 입원한 김경중씨가 딸이 준 토끼모자를 쓰고 딸에게 이틀밤 후에 아빠가 집에 돌아갈 거라고 하는 장면이 애틋하다. 김경중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법원을 법정에 세우고 사회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신평호 변호사는 집 담보 대출을 받아 사무실을 정돈한다. 사법시험에 10년 넘게 떨어진 친구이자 사무장(정종훈 분)에게 줄 월급도 마련하고, 기자 수연(김지은 분)과 경중 이렇게 네명은 곰탕에 소주 한 잔을 하며 의기투합한다.



▲극의 마지막 그림 '캄비세스왕 의 심판' 앞에 선 신평호 변호사(맹봉학 분).
ⓒ 저널인미디어 극단 청산



극 초반에는 <캄비세스 왕의 심판>에 대해 극중 비리를 저지른 도슨트 김미선(김진영 분)이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신평호 변호사가 한 번 더 설명하는데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 그림은 잘못된 판결을 한 법관의 가죽을 벗기라는 왕의 명령이 행해지는 장면의 왼쪽 그림과 그 처형된 법관의 아들이 다시 법관이 되어 죽은 아버지의 가죽으로 감싸진 법관의자에 앉아 있는 오른쪽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법이라는 최고 권력을 왕이라는 국가 최고권력이 다시 심판한 것이다.

 

나라의 존립을 위해 권력의 성역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 성역이 부패하였다면 당연히 심판할 수 있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자로서는 그것까지 내려놓으면 큰 나랏일하면서 이런 서비스도 못 받고 내가 더 이상 어떻게 서비스 하냐고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근간을 유지하는 기초규칙과 질서를 세우고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그 법을 자신이 유리하게 이용하고, 그 법을 만들 때나 적용될 때나 소외된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삶과 생존권을 박탈하는 일을 없어야겠다. 왜 공수처법이 통과되어야 하는지, 힘의 균형에 대해 안다면 정정당당하게 겨뤄야 할 것이다.

 


mazlae@daum.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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