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3편(이미지=서울연극제 제공)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폐쇄로 차질을 빚게된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 등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3편이 다른 극장으로 옮겨 같은 기간에 공연된다.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은 240석 규모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4월23일부터,'물의 노래'는 
5월3일부터 730석 규모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한다.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도 마포아트센터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공연하게 되었다. 애초 5월7일부터 공연키로 했던 '청춘,간다'는 2일을 당겨 5월5일부터 예술마당 1관에서 공연 할 예정이다.

2015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3편은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와 적극 협의하고 대책을 강구하며 공연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는 5월17일까지 진행되는 2015 서울연극제가 무사히 폐막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1.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 (4/23~4/29, 예술마당 1관_극단 광장 50주년 기념작품)

극단 광장 / 국민성 작 / 문석봉 연출
한 남자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버리고 지옥 같은 삶을 살게 한 그 무시무시한 사랑이야기

격동의 80년대, 눈이 부시게 푸르렀던 청춘들은 시국의 불안과 사회의 불협화음 속에서 저마다의 삶의 목표와 이념과 사상, 국가관 등 모든 면에서 선택적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시대를 청춘으로 살았던 한 남자의 모자란 듯 지독한 사랑을 통해, 인류와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가치는 이념도, 사상도, 철학도 아닌 ‘사랑’에 있음을, 진정으로 ‘사랑함’에 있음을 상기해 보는 작품이다.

2. 물의 노래 (5/3~5/9, 마포아트센터_2007 거창연극제 희곡우수상)

극단 76團, 극단 竹竹 / 배봉기 작 / 김국희 연출
잊혀져 가는 92년 전의 참혹한 역사를 인간적 양심을 지닌 한 일본인의 시각으로 그리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고발 1923년 9월 1일 진도 7.9의 대지진이 일본 관동 일대를 강타했다. 

당시 일본 집권층은 유언비어를 주장해 흉흉해진 민심의 화살을 조선인에게 돌렸고, 부화뇌동한 일본 국민은 자경단을 조직해 참혹한 학살극을 벌였다. 
이 대학살의 역사를 다룬 시대극. 

3. 청춘, 간다 (5/5~5/17, 예술마당 1관_2007 희곡아 솟아라 당선)

극단 명작옥수수밭 / 최원종 작·연출
30대, 그들에게 더 이상의 청춘은 상처가 된다.

두 주인공은 부모님의 경제적인 원조를 받으며 넉넉한 젊은 날을 보내왔지만, 그렇기 때문에 양육강식의 자본주의적 인간형으로 자라지 못한 채 젊음의 끝자락을 맞게 된다.

30대 중반나이에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들이 패배자가 되었음을 받아 들여야만 하는, 그들에게 더 이상의 청춘은 상처가 되고 마는 그렇게 청춘을 떠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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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응원을 위해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사진=서울시청 제공)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작년부터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대관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는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2편('6.29가 보낸, 예고부고장''물의노래')를 응원하기 위해 12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을 찾았다.

이날 박원순시장은 대관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연극제 상황(특히 공식 참가작 관련)에 대해 
각 극단 대표 및 출연 배우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경청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난관에 봉착한 서울연극제 문제에 대해 깊은 공감과 유감의 뜻을 전했다. 또한 대학로가 연극의 메카로서 더 발전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 되어야 할 것으로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며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라고 했다.

2015 제36회 서울연극제는 경연프로그램(공식참가작 7편, 미래야 솟아라 11편, 자유참가작 9편), 비경연프로그램(맨땅에발바닥展 3편, 해외초청공연 1편), 
기획프로그램(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 34편, 서울시민연극제 8편, 대학로 소나무길 다문화축제)까지 총 74개 공연과 다양한 행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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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중 무용-하이디 비어탈러 안무 ‘스위프트 시프트’. 새롭게 설정된 공간에 대한 인식을 표현했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6월 7일과 8일 '2013 HanPAC 솔로이스트' 두 번째 팀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했다. 김건중-하이디 비어탈러, 허성임-스테프 레누어스, 정훈목-프랭크 샤띠에의 무용가-안무가 세 팀의 작품이 진행된 가운데 이날 작품들의 주제는 주로 관계, 에너지, 시선에 대한 것들이었다.

첫 번째 팀은 김건중 무용-하이디 비어탈러 안무의 ‘스위프트 시프트(Swift Shift)’이다. 시작되면 무용수 김건중이 바지를 벗으려는 제스처를 취한다. 무대장막이 내려오는데 맞추어 바지를 갈아입으며 몸을 숙여 관객을 애써 쳐다보는 그의 모습이 코믹하다. 이어 느린 템포와 종소리의 몽롱한 음악배경에 그는 자유롭게 공간을 휘돌며 춤을 춘다. 속삭이는 목소리들의 중첩이 이어지고 그는 무대오른쪽에 세워져 있던 베이지색 바지에 검정상의로 갈아입는다.

원래 입었던 옷을 가지런히 옷걸이에 걸어놓는다. 흰 장막이 내려오더니 거기에 주인공의 모습이 보인다. 나른한 기타 음악이 연주되고, 그는 벽에 붙어서 올라가려 하고, 혹은 바닥에 누워 자꾸만 끌어당기는 오른쪽 벽에 붙어버리고, 몸과 공간에 대해 탐구하는 듯 보인다. 뭔가 어색하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데,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화면을 옆으로 돌려놓았다는 것을 느낄 즈음 장막이 걷히고 보니, 역시나 김건중의 실제 몸짓이 90도 회전된 화면이다. 내가 바라보았던 방향이 새롭게 설정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감과 신비함이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 허성임 무용-스테프 레누어스 안무 ’출입구 또는 몽환‘. 안무의도의 기발함과
무용의 에너지 넘침이 외설스러울 수도 있는 동작과 설정을 의미있고 재미있게 결합했다.
(사진제공=한팩)

두 번째 작품 허성임 무용-스테프 레누어스 안무의 ’출입구 또는 몽환(Entrance or en-trance)‘은 한 소녀의 몸에 들어가려는 에너지의 모습을 격정적으로 흥미롭게 표현했다. 자칫 잘못 보면 외설스러울 수도 있는 동작과 설정이었지만, 무용가의 그 에너지 넘침과 안무의도의 기발함으로 주제와 볼거리의 결합에서 재미가 있었다. 공간중의 거대한 에너지가 소녀몸의 공간 어딘가로 쑤시고 들어가려고 하지만 매번 잘못 들어간다. 큰 글리산도 굉음이 이를 극대적으로 표현해주며, 소녀는 에너지가 파고들 때마다 자신의 하복부 이하를 공중으로 솟구쳤다 내렸다 하며 아슬아슬하게 혼자하는 성행위를 연상시킨다.

동작 중에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은 무용가 허성임의 아랫부분이 살짝살짝 드러난다. 그 야릇함에 집중되지만 또한 공간 중 에너지의 파고듬에 괴로워하는 한 소녀, 인간이 무척 느껴진다. 다음 장면은 작은 사각형 테두리를 일직선 앞뒤로 정신없이 움직인다. 이리저리 바쁘게 앞뒤로 움직이고, 자동차 핸들을 돌리고 뭔가 쫓기듯, 혹은 외부의 힘에 의해 움직이듯 보인다. 그러더니, 중세 성가풍의 여성합창이 들리면서 소녀는 미친 듯이 머리를 헤집고 공간을 휘돌며 괴로워하더니 음악이 멈추고, 집중되는 가운데 무릎 꿇고 옷을 벗는다.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으로, 양팔을 번갈아 천천히 휘돌리며 앞으로 걸어나온다. 온몸이 숨쉬는 것 같다. 

▲ 정훈목 무용-프랭크 샤띠에 안무 ’존 막'.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공간에서
한 인간과 그를 지켜보는 자, 고령화와 젊은 존재의 고독, 괴로움 등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세 번째는 정훈목 무용-프랭크 샤띠에 안무의 ’존 막(Jean Marc)'이다. 쇼팽의 에튜드 E 단조가 들리고, 무대 왼쪽 물바닥을 엎드려 누워 휘돌며 주인공 정훈목은 하얀 짧은 팬츠만 입은 채 뒹굴고 있다. 음악은 끝날 즈음 짙은 리버브로 얼룩지면서, 주인공은 무대 중앙으로 가 서고, 흰 가운을 입은 할머니 한 명이 그의 젖은 몸에 수건을 덮어 그를 무대 오른쪽 뒤에 있는 의자에 앉힌다. 할머니 두 명이 그를 닦이고 무릎보호대를 채워주고, 머리를 묶어준다. 보살피는 것인지 목적이 있어 다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의 뒤로 흰 가운을 입은 남녀 노인 8명이 의자에 앉아 있더니 맨 처음 주인공이 휘돌던 장소로 가 그의 흔적을 조사한다. 주인공이 쓰러지고 노인들 중 한명은 흐느껴 울고, 다른 노인들은 주인공에게로 가서 염불소리를 낸다. 이내 주인공은 일어나 늑대소년처럼 네 발 몸짓으로 이리저리 천천히 움직이며 자신의 몸을 탐색한다. 노인들이 누구이고 주인공 왜 늑대처럼 네 발로 되었는지 중요하지 않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공간에서 한 인간과 그를 지켜보는 자, 고령화와 젊은 존재의 고독, 괴로움 등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작품 내내 유일하게 주인공을 외면하고 앉아있던 한 노인만이 마지막에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그래도 고민에 대한 희망을 제시해준다.

2주간 일곱 팀의 공연에서 각각 한 명 무용수가 무대에서 펼치는 에너지는 군무나 두 명 이상 출연자의 작품보다 훨씬 크고 집중감이 있었다. 솔로무대는 무용수 개인을 오히려 더 큰 존재로 부각시켰다. 또한 무용수와 안무가를 일대일로 결합한 시스템은 한 사람이 무용가이자 안무가로 공연할 때 보다, 두 사람의 세계가 만나 한 사람의 몸을 통해 변환되고 걸러져 나오는 에너지로 더욱 몸의 순수성을 드러내었다.

한편, 2011년에 처음 시작한 ‘한팩 솔로이스트’는 프로젝트 3년차에 글로벌 아트 마케팅을 달성했다. 2012년 한팩 솔로이스트에서 초연된 한국 모던 힙합댄서 이우재와 프랑스 안무가 얀 루르(Yan Lheureux)의 협업작품 ‘현행범’이 2013년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파리 Ville 극장에서 공연되고, 2014년에는 몽쁄리에 국제무용축제 초청공연을 제안받은 것이다. 모든 경비와 정식 출연료를 받는 조건이며, 평론가와 언론을 위한 특별공연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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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수들이 '당첨은 놀이다'를 표현하며 알록달록 의상에 자유분방하게 무대를 누빈다. ⓒ IPLab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당첨'. 당첨이라면 우선 로또 복권이 떠오르는 요즘이지만, '당첨'이라는 단어는 무언가를 뜻하지 않게 얻게 되는 기쁜 느낌을 갖게 한다. 아파트 당첨, 경품 당첨, 로또,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운명,..등등 당첨이라는 단어는 점점 근원적인 생각으로 인도한다.

지난 5월 3일과 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당첨은 꿈꾸는가?(Does Lottery Dream?, 이승연, 김제민 공동연출)"는 작년 2012년 공연된 꿈 시리즈 1탄 -"태아는 꿈꾸는가?"에 이은 2탄으로, 사람들이 꿈꾸는 당첨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바탕으로 관객들과 힐링하고 공감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공연이 시작되면, 당첨에 대해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인터뷰한 영상이 보여진다. "당첨이 되었으면 좋겠다", "당첨이 되면 위험하다" 등 다양한 의견이 모였다. 실제로 이 공연을 위해 SNS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당첨에 대한 정의를 모았고,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내주었다. 프로그램지 뒷면에 실린 당첨에 대한 시민들의 정의를 보자면, "당첨은 게임이다", "당첨은 대박이다", 인생역전이다, 잭팟이다, 종교다, 남이다, 이기심이다, 확률이다. 삶이다. 미친 짓이다. 노력이다. 아첨이다. 기다림이다,....등 너무나도 다양하고 기상천외하다.

시작부엔 '당첨은 놀이다'를 표현한다.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비트감 있는 경쾌한 음악이 계속되는 가운데, 알록달록 빨강, 녹색, 노랑, 파랑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강렬하고 자유분방하게 놀이를 표현한다. 뒤쪽에서 앞쪽으로 경사져 내려오는 형태의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뛰고 구르고 달리고, 한마디로 왁자지껄하다.

▲ '당첨은 한방이다'를 표현하는 무대영상의 불끈쥔 주먹이 인상적이다. ⓒ IPLab



이어 무대 뒤 벽면 영상에 잭팟이 잠시 나오더니 '당첨은 한방이다'라는 글씨와 함께 주먹에 종이 복권을 꽉 움켜쥐고 있는 만화가 보여진다. 무대바닥 영상에는 오만원권 수백장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린다. 이어 배우 이준규가 나와 로또의 어원은 'lottery(당첨)'라고 설명을 시작하면서, 스페인에서는 3만원짜리 복권의 1등 당첨금이 3억 4천만원으로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을 했다. 고대 이집트 동굴 벽화에서 여왕이 오른손에 든 것이 종이인데 그것이 복권일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당첨은 비극이다'. 화면에는 붓으로 쓴 '당첨은 비극이다'라는 글씨에서 먹물이 흘러 내려 무언가 어두움을 암시한다. 검은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비극적인 고통을 표현한다. 저음과 몽롱한 중간음역, 스네어 드럼 같은 고음역의 3개 층위의 음악이 암울하게 반복된다. 무용수들은 지금까지의 재기발랄하던 몸짓은 온데간데 없이 고통의 몸부림을 보여준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무대바닥에도 고통과 비극을 상징하는 미니멀한 반복구조의 영상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간다.

공연은 당첨은 '놀이다'로 즐겁고 가볍게 시작해 당첨에 대한 제일 일반적인 '한방이다'로 승승장구하다가 '비극이다'로 추락한 후 다시 '당첨은 사랑이다'로 되돌아오며 기승전결 구조를 보여준다. 비극 다음에 맛보는 사랑이라 그런지 더욱 따스하게 느껴진다. 영상시작 이미지에는 "당첨은 사랑이다"라는 글과 함께 하트문양 카드가 보인다. 이어진 사람들의 인터뷰가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기억에 남는 말은 "당첨은 내가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여 하루하루 나이 삼십이 먹도록 살고 있는 것, 부모님이 나를 이 세상에 존재케 하신 것", "내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는 말들이 이것이야말로 과연 정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 '당첨은 사랑이다'. ⓒ IPLab


마지막 영상에는 별과 달이 보이고, 무지개 위에 강아지와 자동차가 있고 그 사이에 두 사람인지 새인지가 함께 하트를 나르고 있는 그림이 나타난다.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알 수 있을 만하다. 그저 작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그려내려 한 것이 아닐까.

당첨. 당첨을 흔히 생각하는 '대박' 혹은 그 이후의 '불운'으로 결론짓지 않고, 균형 있게 덤덤한 오늘 하루라고 그려낸 그 포인트가 좋았다. 다만, 공연 중간에 공연표를 추첨하여 당첨된 관객에게 현금상품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거기에 역시나 당첨되지 않은 스스로의 운에 대하여 약간 씁쓸한 맛이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느낌일 것이다. 그래도 또다시 다가올 기회, 아름다운 나만의 미래를 꿈꿔보며 오늘하루를 선택하고 만들어나갈 수밖에 어찌하겠는가.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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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진의 "Out of mind". 감정의 해소에 대한 심오한 연구를 몸동작으로 표현하며,
특히 장면을 표현하는 음악의 선택에 신중을 기한 흔적이 보였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13 한팩 라이징스타 II팀의 공연이 4월 5일과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 날은 2013년 한팩이 선정한 여섯 명의 안무가 중 지난 주에 공연한 임지애, 최승윤, 정정아의 I팀에 이어 최수진, 안수영, 곽고은의 II팀이 공연하였다. I팀의 공연이 대극장의 객석을 비운 채, 무대 위에 객석을 마련하여 관객이 공연을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면, II팀의 공연은 기존의 일반적인 공연대로 객석에서 무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형태로 진행되어 지난주에 비해 다시 격식감이 살아났다.

첫 번째는 최수진의 <아웃 오브 마인드(Out of mind)>였다. 감정의 해소에 대한 심오한 연구를 몸동작으로 표현하며, 특히 장면을 표현하는 음악의 선택에 신중을 기한 흔적이 보였다. 남녀 무용수 6명이 자유로운 몸짓으로 감각적인 비트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그러더니 한 남자무용수가 옷이 잔뜩 걸린 옷걸이를 가지고 오더니, 몸에 대어 본다. 그러더니 음악이 멈추고, 불안한 음악이 흐르면서 흰 치마를 입은 여자가 들어오면서 계속해서 흰 종이뭉치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셔츠와 바지정장을 입은 남자들은 서로를 내동댕이치고 쫓아가고 하며 격럴한 2인무를 춘다.

피아노의 몽환적인 반주와 바이올린과 첼로의 애절한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여자는 흐느적거리고, 머리에 끝없이 길게 늘어지는 면사포를 쓴 여인이 그 면사포를 얼굴에까지 써서 눈을 가린 채 혼자서는 서지도 걷지도 못하고, 남자가 받쳐줘야 몸을 지탱하는 것 같으면서 무대 오른쪽에서 왼쪽까지 걸어간다. 이제 피아노 소리도 끝나가고 서로 속박된 끈으로 묶여있던 옷을 벗고 남자는 사라진다. 여인은 면사포를 벗어던지고 퇴장한다.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한 음악이 흐르고 흰 치마의 여인은 도발적으로 남자를 유혹한다. 검은 조끼와 바지정장의 남자는 여인을 유혹한다. 서로를 의식하며 자유롭고도 뇌쇄적인 남녀의 몸짓을 펼친다. 무대에 있는 빨간색 역삼각형의 배경무늬가 특이하다. 마지막에 미래적인 느낌의 음악 안에서 남녀 여섯 명은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일치되는 군무동작을 하더니 음악은 끝나고 흐느적거리며 공연이 끝난다. 동작의 세밀함에 대한 연구와 특히 감정의 해소를 목표로 한 안무답게 감정의 흐름대로 추상적으로 짜여진 안무와 음악의 조우가 좋은 작품이었다.

▲ 안수영의 “Time Travel 7080".386세대의 노래가 쥬크박스처럼 흐르며,
그것에 맞추어 청춘의 열정과 시련, 아픔을 다채롭게 춤으로 엮어냈다


두 번째는 안수영의 <타임 트래블(Time Travel) 7080>이다. 7080세대의 젊은 시대의 열정과 추억을 자유스런 춤과 무대로 표현한다. 안무가 안수영이 기타가방을 메고 등장하는 모습이 신선하다. 기타음악이 흐르는데 그는 큰 기타가방에서 천연덕스럽게 작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앱으로 음악을 꽤 정교하게 연주하며 웃음을 주었다. 다음 장면은 무대전체를 가득 덮는 커다란 담요 아래로 남녀가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거꾸로 매달려 얼굴만 내민 채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노래에 맞춰 앙증맞은 안무를 하여 웃음을 주었다.

양희은의 <아침이슬> 음악과 비 오는 소리 배경으로 양복을 입은 두 남자가 등장한다. 곧 이어 트윈폴리오의 <하얀 손수건>을 배경으로 서로의 우정과 청춘을 표현하는 젊은 날의 방황 같은 몸짓을 한다. 그러더니 천둥소리 비 소리를 지나 음악이 정지한다. 이어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공연실황이 들리면서 팬들의 함성소리까지 함께하며 양복을 입은 남자 셋이 뒹굴면서 괴로운 듯 빠르게 온몸으로 외로움을 표현하더니 바닥에 눕는다.

한동안 남자들만 있던 무대에 빨강 상의에 검정 치마를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가 걸어 들어온다.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힘껏 불더니 양복 입은 남자 셋은 앞머리를 이상하게 묶은 형태로, 여자의 호루라기 소리에 구령 맞춰 이소룡, 성룡의 무술동작을 한다. 여자가 뒤돌아보면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얼음 땡' 등의 놀이처럼 멈춘다. 이어 디스코 노래에 맞춰 달리기, 말뚝 박기 등의 운동회 장면을 연출한다. 나이트클럽처럼 여자가 격렬하게 춤을 추더니 이내 영화 <라붐 2>의 한 장면처럼 남자가 뒤에서 여자에게 헤드폰을 씌워주니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러더니 여자는 쓰러진다. 혼자서 여인의 좌절, 방황을 그리듯이 의미 있는 동작들을 마임형태로 한다. 어깨를 돌리고, 팔을 크게 휘젓고, 머리를 크게 흔들며, 휘돌더니, 이내 남자 4명과 함께 일체된 군무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깔끔한 파스텔톤의 분홍, 노랑, 회색, 푸른 조끼와 양복을 입었다.

386세대의 노래가 쥬크박스처럼 흐르며, 그것에 맞추어 청춘의 열정과 시련, 아픔을 추억하듯이 춤으로 엮어낸 것이 한편으론 뮤지컬 <달고나>와 닮아 있다. 마지막은 <행진> 노래에 맞추어 386 세대의 청년기적 감수성을 행진 노래의 열정에 맞추어 잘 표현하였다. 다시 커튼콜을 하며 80년대 음악프로의 오프닝처럼 화려한 조명과 함께 <뉴욕> 노래에 맞춰 선글라스를 끼고 신나게 춤을 추며 끝난다.   

▲ 곽고은의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 - 판매를 위한 춤”.도시라는 거대한
장소에서 인간이 상품화되어가는 것을 기발하게 풍자했다.


세 번째는 곽고은의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 - 판매를 위한 춤>이었다. 획기적인 무대장치와 영상, 그리고 현대무용이라기보다는 마임에 가까운 몸동작이 특징이었다. 무대가 시작되면, "FOR SALE!"이라는 붉은색 문구가 벽면 영상의 흰 바탕에 강렬하게 사선으로 씌여 있다. 무대 바닥에는 하얀색 형광등이 여러개 장식되어 있다. 남자 한 명, 여자 두 명의 무용수는 가운데 회전 무대에 컬러풀하고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입고 모델 같은 포즈로 정지한 채 서 있다. 회전무대와 함께 그 둘레의 흰 형광등도 함께 회전하며 사이버 공간 같은 느낌을 준다. 비트음악도 한 몫 한다.

여러 제품의 광고를 여자 아나운서가 나래이션 하고 그것을 무용수의 몸동작으로 표현하며 동시에 미니멀한 영상으로도 표현한다. 첫 번째 제품은 아이패드를 연상시키는 "엔티프로" 라는 컴퓨터인데, 남자무용수가 "터치감이 좋고,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광고문구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다음으로 여자무용수가 "믹서기"를 표현하는데, 특히 "휘젓기, 다지기, 슬라이싱 등의 기능에 분리가 가능하고, s자 곡선 형태에 가벼운" 특징들을 온몸으로 재미있게 표현한다. 특히 무용수 본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빠르게 꼬고 헤집으며 "휘젓기, 슬라이싱.." 등의 부엌 동작으로 표현한 것이 기발하다.

세 명이 하나씩 온몸으로 광고한 후, 불이 꺼지며 비트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남자는 허리에 달린 줄에 매달려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온다. 이제, "멀티, 퀵, 프로페셔널" 광고를 하는데, 남자와 여자가 앞 광고의 두 번째 내레이션을 함께 다시 재현한다. 안무가 곽고은도 줄에 매달려 하늘로 떠올라 회전한다. 이어서 영상에 분홍, 노랑, 파랑, 흰색의 사람형상의 미니미들이 아메바 같이 꿈틀꿈틀 제자리 걸음으로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재미있다.

다음으로 앞에 했던 "엔티프로" 컴퓨터 광고를 세 명이서 함께 한다. "한번 충전만으로 오래오래~"라는 나래이션과, 터치가 잘 된다는 "탭탭" 장면에서 서로를 때리는 것이 재미있다. 마지막은 마치 각기병 환자들처럼 혹은 주술동작처럼 몸을 부르르 떨고 머리를 털고 하더니 정지한다. 윗옷을 벗자 스태프가 들어와 낡은 광고판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듯이 무용수들의 몸에 투명풀을 바른다. 이윽고 영국 국가 같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영상 배경에 형형색색 별이 피어오르고 바닥에도 종이로 만든 별가루가 뿌려진다.

이제 음악과 나래이션도 번조되고, 이들 셋은 바닥에서 뒹굴고 바닥의 별가루가 온몸에 흡착된 후, 모두 하늘로 날아오른다. 영상에는 TV화면조정 혹은 형광색색의 띠모양이 미생물의 단백질 염기서열을 상징하듯이 보여진다. 마지막에는 커다란 원형이 보이고 그 안에 여러 가지 세포구조가 보여지더니, 무대 위쪽 카메라가 지금 무대에 뿌려진 별가루와 무용수들을 비추며, 이들을 이 도시의 하나의 미생물이라는 작품의 주제로 표현한다. 도시라는 거대한 장소에서 인간이 상품화되어가는 것을 기발하게 풍자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팩은 차기공연으로 '2013 HanPAC 솔로이스트'를 공연한다. 5월 31일과 6월 1일에는 김성용(발레), 김지영(발레)., 김혜림(한국무용), 밝넝쿨(현대무용), 6월 7일과 8일에는 김건중(현대무용), 정훈목(현대무용), 차진엽(현대무용), 허성임(현대무용)을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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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지애의 ‘New Monster’. 신화적 소재를 세 명 무용수
사이의 이미지 전이에 의해 표현하였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2013 한팩 라이징스타’ I팀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3월 29일과 30일 이틀간 공연했다.

한팩 라이징스타는 무용중심극장인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 HanPAC)가 능력 있는 차세대 젊은 안무가들을 발굴, 육성하고 공연기회를 열어주는 프로젝트로 올해로 3회째이다.

올해는 총 6명의 특색 있는 안무가들이 발굴되었고, 이들 중 I팀은 임지애, 최승윤, 정정아로, II팀은 최수진, 안수영, 곽고은으로 구성하여 공연한다.

I팀의 공연 시작날인 29일,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대신에 무대 위를 가득채운 관객들의 모습이 특색 있었다. I팀의 안무가 세 명의 공연은 무대와 관객의 거리를 좁힌다는 컨셉으로, 관객들이 객석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무용을 더욱 가까이 들여다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공연은 작년 ‘2012 한팩라이징스타’ 보다 수준이나 개성이 높아졌다. 작품의 컨셉이 다양화됨에 따라, 인체의 움직임 자체도 안무가별로 개성이 뚜렷하게 서로 다른 스타일이어서 인체의 다양한 움직임과 기발한 안무스타일을 한자리에서 풍족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임지애의 ‘New Monster'가 시작되었다. 무대 위 가운데 직사각형 형태의 장판 위에서 무용공연이 펼쳐졌으며, 관객들은 그 주위를 ’ㄷ‘자로 둘러싸고 의자에 앉아 무용을 더욱 면밀히 관람하였다. 남자 하나, 임지애를 포함한 여자 무용수 둘이 흰 티셔츠와 흰 바지로 통일된 의상 속에 전래설화의 내용을 한국적인 움직임의 변형으로 특징있게 표현하였다. 엉거주춤하고 각기병 환자 같은 끊어지는 움직임, 크고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고, 미세한 진동의 몸털기 동작들이 근원에 한국토속적인 몸동작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안무가 임지애가 한국무용 전공 출신자라는 것을 드러내주고 있었다.

무표정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시선, 무심한 동작,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처음 보는 동작들이 처음에는 이것이 무엇일까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 움직임들이 종이로 만든 동물, 산, 선녀 머리, 사냥꾼 수염, 토끼 귀 등의 소품을 무대에 세우고 착용한 후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재연될 때서야 비로소 서로 연관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달으며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었다. 전래설화의 내용을 동작만으로 풀어내고 다시 간단한 소품으로 의미화되는 과정을 그려낸 것이 기발했다.
 

▲ 최승윤의 ‘사라지기 위한 시간’. 제의형식과 영상,
소도구의 사용이 인상적인 1인무였다.


특히 마지막 절정부에 세 명이 서로의 옷을 부여잡고 서서 거대한 노이즈 소리를 배경으로 머리와 몸을 격렬하게 흔들어대며 몸에 붙였던 토끼귀와 선녀 장식 등을 떨어뜨리는 모습은 일종의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또한 공연 시종일관 두 여자무용수 사이에서 특히 남자무용수의 천연덕스럽게도 무심한 표정연기가 일품이었으며 관객이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최승윤의 ‘사라지기 위한 시간’이 이어졌다. 영상매체와 갖가지 소도구의 활용, 그리고 비유와 상징이 인상적이었다. 매 안무가의 공연마다 관객의 관람형태도 달라져서, 이번에 관객들은 카펫 위에 신발을 벗고 앉아 무용을 관람하였다. 무대가 시작되면, TV상자 다섯 개에서 시계영상이 보이더니 안무가 최승윤의 모습이 화면에 보이면서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뜯어먹는다. 화면에 물이 가득 아래에서부터 위로 차오르더니 무용가의 얼굴이 물에 잠긴다.

이때, 관객석에 앉아있던 최승윤이 벌떡 일어나 다가가 TV를 끄고 상자에서 초 네 개를 꺼내 피우더니, 마이크를 꺼내 가슴팍에서 꺼낸 편지를 소리도 안 나게 읽은 후 그것을 태운다. 그녀의 머리에는 장례식 때 쓰는 꽃머리띠 형태의 꽃장식이 씌워져 있다. 제의형식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무대 왼쪽을 향해 슬로우 모션으로 걸어가 멈춰서더니, 성행위 동작 혹은 무당의 푸닥거리나 신들린 사람 같이 엉덩이, 허리, 머리, 배, 가슴 순서로 격하게 반복하여 상하로 빠르게 떨어댄다. 싸이키한 이펙터가 걸린 ‘emotion'이라는 가사의 음악이 더욱 격정적으로 이 부분을 느끼게 해준다.

음악이 줄어들면서 털썩 옆으로 쓰러지더니 일어나 옷을 하나둘씩 벗는다. 자신의 아집과 집착인 양 그것을 벗고 또 벗어 연두색, 분홍색, 갈색, 회색 등 6개의 웃옷을 벗었다. 그것을 무대를 사선으로 가로질러 굵은 노끈으로 빨래줄을 걸더니 그곳에 넌다. 그런데, 마지막이 압권이다. 관객에게 다가가 자신의 가방상자에서 신 레몬, 레몬 음료, 당근을 한 입씩 자신이 먹은 후 관객들에게 이곳저곳 골고루 나누어주고 돌아가며 먹게 하는 것이다. 좋아하거나 당황하거나 관객의 반응은 다양했다. 그러더니 그녀는 가방상자를 끌고 유유히 사라졌다. 마치 죽기 전에 재산상속이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
 

▲ 정정아의 ‘당신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관객이 직접 무용에
참여하여 자신의 몸의 움직임에 대해 느끼고 생각해본다.


마지막은 정정아의 ‘당신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였다. 관객들이 안무가의 리드에 따라 동작하며 자신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뮤지컬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보는 듯한 동작의 80년대 분위의 비밥 리듬과 정정아와 동료 무용수 5-6명의 삼각형을 이루는 경쾌하고 빠른 군무, 공놀이로 관객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관객들은 앉아있는 장소 없이 일부는 직접 참여하며 일부는 다른 관객이 참여하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쿵쾅거리는 비트음악에 맞추어 리듬을 느끼고 있었다.

무용가들의 동작진행에 따라, 공놀이, 팔 엮기 댄스, 고릴라 흉내 내기, 녹턴에 맞추어 느리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손가락으로 한 방향 가리키기, 왈츠 등 갖가지 동작을 관객들이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몸의 움직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50명 관객 모두가 경험할 수는 없었기에 참여 못한 관객들은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또한 제목이 주는 철학적이고 사유적인 느낌에 비해 실제 공연은 무척 발산적이고 즉흥적이어서 다소 이질적인 감도 들었다.

4월 5일과 6일에는 ‘2013 한팩 라이징스타’ II팀의 최수진, 안수영, 곽고은의 공연이 진행된다. I팀에 이어 능력있고 개성있는 무용가들의 공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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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팩 라이징스타 쇼케이스 현장 질의응답시간. 왼쪽부터
곽고은, 안승윤, 최수진, 최승윤, 정정아, 임지애.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3월 25일 오후 4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013 한팩 라이징스타’ 쇼케이스가 열렸다.

‘한팩 라이징스타’는 무용중심 극장인 아르코예술극장을 운영하는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 HanPAC)가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안무가들을 선정, 지원하며 올해로 3회를 맞이한다. 올해는 수상경력 및 활동상에 주목하여 6명의 안무가를 선정하였으며, 앞으로도 한팩 라이징스타를 통하여 동시대성을 확보한 차별화된 무용공연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이번 쇼케이스는 3월 29일과 30일, 4월 5일과 6일에 열릴 '한팩 라이징스타' 공연에 대한 쇼케이스로, 총 6명 안무가의 작품이 세 명씩 I, II팀으로 나누어 각각 5분여씩 짧게 선보인 후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먼저 안수영, 곽고은, 최수진 팀의 II팀의 공연이 있었다. 첫 번째는 컨템퍼러리 댄스 ‘백조의 호수’ 안무로 2012년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애서 그랑프리를 받으며 차세대 안무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안수영의 무대였다. 그의 작품 ‘Time Travel 7080'는 7~80년대 음악을 배경으로 70-80년대 격동기를 살아간 청년들의 꿈과 우정 등 삶의 단편을 그려내며 미래의 우리의 모습을 담아내려 하였다. 자유스런 몸짓과 복고풍의 의상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는 곽고은의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 - 판매를 위한 춤’이었다. 그녀는 2012 차세대안무가클래스에서 쇼케이스 후 작품화를 통한 발전가능성, 동시대적 사회환경에 대한 내러티브가 창작품으로서 의미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도시의 특정한 인물 군상에 대한 관찰로부터 시작되어 인간의 활동이 상품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표현하였다. 머리에 커다란 꽃장식을 하고 아래 위가 하나로 달린 두터운 빨강색 오버올을 입은 무용수들이 테크노풍의 반복적인 음악에 맞추어 갖가지 움직임을 표현한다.

▲ 안수영의 2012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작 '백조의 호수'. ⓒ 한팩


세 번째는 최수진의 ‘Out of Mind'라는 작품이었다. 그녀는 뉴욕 Cedar Lake comtemporary ballet company에셔 4년여 활동 이후 미술과 패션, 필름의 영역을 넘나드는 무용작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러 명의 무용수가 등장하여 해소하지 못한 감정들을 의미의 접근, 움직임의 접근, 소리의 접근을 통해 관계를 엮음과 동시에 진정성을 가지고 마음껏 격분하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음으로 I팀 세 명 안무가의 순서였다. 첫 번째로 임지애의 ‘New Monster'였다. 임지애는 한국무용전공자이면서도 독일 베를린에서 안무자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전통과 현대 그리고 몸과 매체의 만남 아래 새로운 안무적 언어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작품은 음악 없이 다소 정적인 움직임으로 세 명의 무용수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우연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미지 전이의 놀이를 보여주었는데, 후반부로 가면 점차로 신화의 캐릭터가 튀어나오며 모호한 이미지들의 유기적 관계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는 최승윤의 ‘사라지기 위한 시간’이었다. 최승윤은 2012 차세대안무가클래스에서 “진지한 주제와 맞물리는 유머를 획득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무엇이 진정 사랑일까라는 의문을 사랑의 본질과 성질에 대한 다른 미학적 관점으로 공유하였다. 안무가 본인의 모습이 흘러나오는 작은 TV옆에서 안무가가 마치 사랑을 위한 제사를 드리는 듯한 동작들을 조용히 덤덤하게 이어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임지애의 2012년 작품 '생소한 몸1'. ⓒ 한팩


마지막으로 정정아의 ‘당신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가 이어졌다. 정정아는 2012 차세대안무가클래스에서 “작업방식의 영리함을 보여주며, 젊은 관객들이 선호할만한 코드를 잘 다루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일상이 개입한 무대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관객에게 각자의 움직임을 의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2013 한팩 라이징스타’는 3월 29일과 30일에는 I팀인 임지애, 최승윤, 정정아가, 4월 5일과 6일에는 II팀인 최수진, 안수영, 곽고은이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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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종로구 이화동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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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완순이 자신의 50주년 기념공연인 '육완순 현대무용 50년 페스티벌'
에서 '아직도, 최고의 날을 꿈꾼다'라는 작품으로 여전한 아름다움과
열정적인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 ⓒ 신애예술기획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육완순 현대무용 50년 페스티벌'이 지난 15일부터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의 개막축하공연으로 대단원의 막이 시작되었다.

이번 50주년 기념공연은 한국 현대무용계의 대모 육완순의 지난 50년 업적을 기념하는 행사다. 지난 12월 25일과 26일 아르코 미술관에서 YWSMDF 특별공연인 '재난 감싸안다(Catastrophe-Healing)' 공연이 펼쳐졌고, 앞으로 1월 말까지 10개 공연에서 국내 현대무용 종사자들이 대거 출연하는 등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1월 15일에 열린 YWSMDF 개막축하공연은 현대무용·발레·한국무용 등 국내 무용계 다양한 장르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하공연을 펼치는 뜻깊은 자리였다. 작품은 각 단체별 10분 정도지만 최고의 기량과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는 대목들로 선별하였고, 또한 중간중간 1963년 귀국 작품발표회부터 육완순의 주요 작품 중 서너 개 영상을 10초 내외로 삽입하여 짧은 시간에 그녀의 작품세계를 느낄 수 있었다.

무대가 시작되면 영상에 꽃다운 젊은 처녀가 등장한다. 육완순이다. 한눈에도 예쁘고 밝고 낙천적이고 사교적일 것 같은 얼굴이다. 이내 여섯 명의 여자 무용수가 앉아있는 영상이 보이며 그 뒤로 무대 위에 여섯 명의 여자 무용수가 같은 동작으로 앉아 공연을 시작한다. 육완순이 1963년 귀국 작품발표회를 했던 그 작품을 무대에 다시 선보인 것이다.

첫 무대였던 육완순MDF무용단(단장 육완순)의 'Basic Movements'는 검정색 몸에 딱 달라붙는 의상 속에 16명 남짓 되는 남녀 무용수들의 정적이다가 점점 역동적이 되어가는 절도 있는 동작이 요사이의 어떠한 현대무용보다도 더욱 현대적인 공연이었다. 다음으로 국립국악원무용단(단장 한명옥)의 '처용무'는 탈을 쓴 다섯 무용수가 고풍스러운 국악 선율 안에서 장단을 맞추어 펼치는 절도 있는 춤사위로 우리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다음으로 육완순의 작품 '수퍼스타 예수 그리스도'가 영상으로 이어졌다. 객석에서는 열연하는 육완순의 모습에 감탄사가 나직하게 터져 나왔다. 불과 10초 정도의 짧은 영상이지만, 예수의 삶을 격렬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무대 위의 전체 공연을 실제로 보는 것보다도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 육완순 현대무용 50년 페스티벌 축하공연에서 국립발레단의 두 주역무용수 김지영과 이동훈이 백조의 호수 1막 2장 아다지오를 열연하고 있다. ⓒ 신애예술기획


이어서는 국립발레단(단장 최태지)의 '백조의 호수 1막 2장 아다지오'이 펼쳐졌다. 이동훈과 김지영의 환상적이고 우아한 발레동작이 일품이었으며, 특히 아르코 예술극장 무대는 관객석과 거리가 가까워서 오페라극장의 깊숙한 무대에서보다 발레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더욱 역동감 있고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 새로웠다.

다음으로 국립예술단(단장 윤성주)의 '신명'이었다. 단장이 홀로 직접 춤을 추었는데, 무대 뒤 달을 배경으로 처연히 춤을 추다 점차로 자유로이 신명나게 춤을 춘다. 음악도 처음엔 철가야금 소리만 단아하고 처량하더니, 점차로 피리의 경쾌한 선율과 함께 신명나게 춤의 배경이 되고 있었다.

다음으로 서울발레시어터(단장 제임스 전)의 '생명의 선'이 이어졌다. 십자가 형태의 큰 줄 앞에서 살색 의상을 입은 두 명의 남녀 무용수는 십자가 형태로 엉켜 있었다. 바하의 음악을 배경으로 서로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남녀사이의 끈·생명의 끈을 표현하며 인간 몸체의 아름다움까지 느끼게 해주었다.

이어진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의 '파리의 연인'은 남녀무용수의 점프·턴 등의 개인기와 아름다운 호흡을 볼 수 있는 무대였다. 다음으로 육완순의 작품 '학' 영상에서는 학 분장을 한 무용수들 앞으로 투명한 장막이 드리워져 있고, 그 앞을 학 분장을 한 육완순이 고고한 몸짓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 서울예술단의 '장고춤'은 오색찬연한 한복과 장고가락의 흥취가
아리따운 무용수들의 춤사위와 함께 흥을 돋우었다. ⓒ 신애예술기획


다음으로 서울예술단(단장 정혜진)의 장고춤이 이어졌다. 자주색·푸른색 치마를 입은 다섯 명의 아리따운 여인들이 싱그러이 웃으며 추는 장고춤은 그 장고의 리듬만큼이나 활기찼다. 선명한 색깔과 역동적인 동작, 그리고 아름다움이 함께하는 무대였다.

마지막으로 육완순이MDF무용단의 '아직도 최고의 날을 꿈꾼다'가 이어졌다. 과거 작품의 영상으로만 육완순을 보나 했더니, 이날 무대에 직접 선 육완순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살구색 옷을 입고 우아한 춤동작을 시작하였는데, 이내 중견급 무용수들인 제자 일곱 명이 '비너스의 탄생'처럼 그녀를 에워쌌다.

스승에게 언제라도 답하겠다는 듯이 여제자들은 육완순과 함께 무대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갖가지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미 국내 무용계의 중요한 자리에서 일하며 또한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중견급 무용수들이 한자리에서 스승과 펼치는 무대는 가슴뭉클함까지 전해주고 있었다.

▲ '아직도, 최고의 날을 꿈꾼다'에서 육완순은 제자들과 함께 여전히 불타오르는
춤에의 의지와 열정을 원숙미로 표현하였다. ⓒ 신애예술기획


이어 국내 주요 예고 총 70명 정도의 학생들이 형형색색 저마다 단체복을 입고 발람함을 뽐내었고, 잠시 후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가 이어졌다. 이날의 출연진이 모두 순서대로 인사를 하고 육완순도 관객인사를 하였다. 무대에서 육완순의 사위인 이문세를 불러내자 객석에서 이문세가 자신의 히트곡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부르며 등장하여 가수와 관객, 출연진 모두 하나 되어 노래를 열창하는 흐뭇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공연 후 로비에서 축하 리셉션이 열렸고, 육완순은 "이런 날이 올거라고 기대도 못했다"며 눈시울로 소감을 전했다. YWSMDF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동호 위원장과 박일 위원장·자문위원인 최치림 한국공연예술센터 이사장·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 등도 축하자리를 함께했다.

한편 '육완순 현대무용 50년 페스티벌'은 1월 27일까지 10개 공연이 계속된다. 1월 17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매일 오후 8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하루씩 번갈아 YWSMDF '한국을 빛낸 현대무용가들' 공연이 진행된다. 이어서 25일 오후 8시에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YWSMDF '21세기 차세대 리더스의 밤' 공연이, 27일 오후 7시에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YWSMDF 수퍼스타 예수그리스도 40주년 기념공연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공연 후, 이문세는 장모 육완순의 50주년을 축하하며 히트곡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부르며 모두가 하나되는 시간을 선사하였다. ⓒ 신애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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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현대무용단 해외안무가초청공연 '소셜스킨' 이미지컷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소셜 스킨(Social Skin), 옷과 정체성에 관한 신체 언어적 담론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아리따운 여인이 옷을 벗고 입는 장면은 꽤나 매혹적이기에 종종 그림이나 사진 등의 예술작품으로 남겨지곤 한다. 아주 예의바르고 규범에 충실해 보이는 화이트칼라 사무직도 예비군복을 입는 순간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을 하곤 한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천진한 한 어린 소년의 솔직한 말을 듣고서야 자신의 허황된 꿈 속에서 깨어난다.

무용은 대개 우리 몸의 부드러운 곡선과 그 몸이 움직임 속에서 그려내는 또 다른 곡선들을 통해 아름다움의 쾌로 인도하며 흥겨운 음악에 맞춘 몸동작의 리듬감은 그 곡선의 움직임과 더불어 보는 신명나게 만들기도 하고 심리적 치유의 효과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홍승엽)이 해외안무가초청공연으로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이브기와 그레벤(Ivgi & Greben)의 안무로 올리는 <소셜스킨>은 타인, 혹은 타인과의 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사회적 피부’라고 할 수 있는 옷을 뜻하는 것으로, 이브기&그레벤은 거대한 옷더미의 벽을 배경으로 옷과 정체성이 주는 무한한 연상들을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신체언어로 풀어낸다.

옷에 대한 연상 작용이라 하니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가장 인상적인 기억으로 지난 199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획 전시한 바 있는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의 '겨울로의 여행'이란 전시에서는 전시장 한 편에 한가득 옷걸이를 설치해 놓고 다양하고 많은 옷들을 걸어놓은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작가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 즉 소년들의 사진, 낡은 철통, 흰 커튼, 헌옷가지, 철사 등을 통해 오직 하나의 테마, 즉 '죽음'을 전시하고 있었다. 옷걸이들에 걸린 수많은 헌옷가지들을 통해 그 옷을 입었던 사람들이 거쳐간 '죽음'을 연상하게 했던 것이다. 연상 작용을 통해 떠올린 그 때의 섬뜩함이란!

198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예술재단 안무가상을 수상한 그레벤(Johan Greben)과 1998년 이스라엘 문화부 신진안무가상을 수상한 이브기(Uri Ivgi)가 함께 안무하는 이번 '소셜스킨'은 옷과 몸짓을 통해 과연 또 어떤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같은 객석에 앉아 동시에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일지라도 자신의 다양한 경험에 따라 연상되는 내용과 느낌은 또 각자 다르게 다가올 수 있으리라. 일단 소셜스킨이라는 제목에서 '소셜'이란 단어 때문인지 좀 학술적인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왠지 야릇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브기와 그레벤(Ivgi & Greben)의 <소셜 스킨>은  인간을 억압하는 사회적, 문화적 제약을 뛰어넘는 자유를 향한 인간의 의지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다른 장르에서 차용한 다양한 안무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현대무용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래하는 무용수, 현대무용을 위한 다양한 실험들
 

사회문화적 관계망 속에 억압된 몸짓 속에 자유를 향한 의지가 뿜어져 나오고, 격렬한 동작 속에 섬세하고 내밀한 정서가 스며있는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음악적 요소.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톰 파킨슨(Tom Parkinson)가 직접 작곡한 심장소리를 연상케 하는 음악은 옷에 관한 다양한 사유의 리듬과 맥박을 형성하게 하고, 현대무용의 강렬한 신체언어가 주는 힘과 에너지를 전달한다. 또한, 무용수가 육성으로 직접 불러주는  ‘네 심장소리는 내가 사는 세상(Your heartbeat makes the world I’m in)’이라는 곡은 이브기와 그레벤의 안무가 갖는 하나의 형식적 실험인 동시에 옷과 정체성에 관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한다.


거대한 알루미늄 무대세트와 500kg의 옷더미로 다양한 볼거리 제공

안무와 음악 뿐만이 아니라, 무대세트와 의상 등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중시하는 이브기와 그레벤은 이번 공연을 위해 500kg에 달하는 옷더미로 거대한 알루미늄 벽을 만들고, 여러 가지  기계장치를 이용해 이 벽이 아래로 무너지듯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는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기계적인 요소를 상징하는 회색에서 자연적인 살색으로 변해가는 의상과 이에 따른 조명의 변화 등도 이번 공연의 볼거리다.

우리가 입었던 옷에 담긴 과거, 사람들과의 추억과 흔적, 또는 상처와 고독에 대해 사람의 심장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과 무용수들의 옷 입고 벗기와 몸 동작이 어떻게 어우러져 표현이 될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국립현대무용단 해외안무가초청공연 '소셜스킨'은 이브기와 그레벤 Ivgi & Greben의 안무로 강진안 김건중 김동현 김수정 김영재 박상미 박성현 석진환 성창용 이수진 이윤희 임진호 정주령이 출연하며 11월 30일(금)부터 12월 2일(일)까지 사흘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의 현대무용 대중화 정책에 따라 티켓 가격은 전석 15,000원. 단체는 2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공연문의: 국립현대무용단 02)3472-1420)

▲ 국립현대무용단 해외안무가초청공연 '소셜스킨' 이미지컷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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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이자 연인이었던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나, 로뎅(Eu, Rodin)'
(사진=한국공연예술센터)


[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지난 5일부터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 중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 Hanpac) 추천작 2편을 소개한다.

사제지간이자 연인이었던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춤과 독백으로 그려낸 폐막작 '나, 로뎅(Eu, Rodin)'

26일, 27일 양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폐막작 '나, 로뎅(Eu, Rodin'은 루마니아의 거장 미하이 마니우티우(Mihai Maniutiu)가 연출한 작품으로 사랑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한다.

거장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과 세기의 연인이자 비극적 결말의 주인공 까미유 끌로델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아름다운 춤과 격정적인 대사로 표현했다.


무용수 에스더 클로엣(Esther Cloet)이 연기한 까미유는 로댕과의 관계를 춤으로 표현하고, 조각가 로댕 역을 맡은 배우 콘스탄틴 시리악(Constantin Chiriac)은 무용수와 어우러져 그녀를 조각하는 것 같은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2002년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이 기획한 에스더 클로엣의 무용 공연에서 비롯된 이 작품은 거장 미하이 마니우티우를 만나 새롭고 강렬한 연극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으며 2004년 시비우국제연극제에서 처음 선보였다. 

로댕 역을 맡은 콘스탄틴 시리악은 규모상으로 에딘버러와 아비뇽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연극축제인 루마니아 시비우국제연극제(Sibiu International Theatre Festival) 창립자이자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시비우국제연극제: 매년 350편이 넘는 작품을 60개 공연장에서 선보이고, 70개국에서 매일 평균 60,000명 이상의 관객이 찾아오는 동유럽을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현대 연극 작품들이 공연되는 축제)
 

다문화시대의 대한민국, 우리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 '먼... (Loin)' (사진=한국공연예술센터)


알제리계 프랑스 안무가 라시드 우람단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 다문화시대의 대한민국, 우리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 '먼... (Loin)'


23일, 24일 양일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상연될 또 한 편의 2012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2012, SPAF 2012)기대작 '먼...(Loin...)'은 ‘프랑스 거주 알제리 이민자 2세대의 자아 찾기’의 과정을 담은 무용과 영상이 함께하는 작품이다.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 속에서 안무가 라시드 우람단(Rachid Ouramdane)은 프랑스-알제리 전쟁 참전, 프랑스인에게 고문당한 아버지의 경험을 무대에서 어머니의 육성을 통해 직접 전한다.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과 폭력이라는 배타주의가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작금의 현상에서 프랑스는 전혀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런 와중에도 대표적인 문호인 알베르 까뮈, 축구선수 지네딘 지단과 같이 성공한 알제리계 프랑스인은 프랑스인이라고 말하는 프랑스 사회의 이중성 속에서 알제리계 프랑스인들은 또 하나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이 작품에 대해 2009년 뉴욕타임즈는 '전쟁후유증을 개인사를 통해 시적으로 그려냈으며, 그의 원맨쇼가 잠재되어 있던 집단의식을 표현해냈다'고 평했다. 이 작품은 단일민족이라는 환상이 깨지고 '다문화'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우리 사회에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한편, 지난 5일부터 시작되어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2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2012, SPAF 2012)는 27일 폐막작 '나, 로뎅(Eu, Rodin'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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