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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은 꿈꾸는가', 당첨은 놀이, 한방, 비극, 사랑이다!

무용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5. 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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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수들이 '당첨은 놀이다'를 표현하며 알록달록 의상에 자유분방하게 무대를 누빈다. ⓒ IPLab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당첨'. 당첨이라면 우선 로또 복권이 떠오르는 요즘이지만, '당첨'이라는 단어는 무언가를 뜻하지 않게 얻게 되는 기쁜 느낌을 갖게 한다. 아파트 당첨, 경품 당첨, 로또,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운명,..등등 당첨이라는 단어는 점점 근원적인 생각으로 인도한다.

지난 5월 3일과 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당첨은 꿈꾸는가?(Does Lottery Dream?, 이승연, 김제민 공동연출)"는 작년 2012년 공연된 꿈 시리즈 1탄 -"태아는 꿈꾸는가?"에 이은 2탄으로, 사람들이 꿈꾸는 당첨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바탕으로 관객들과 힐링하고 공감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공연이 시작되면, 당첨에 대해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인터뷰한 영상이 보여진다. "당첨이 되었으면 좋겠다", "당첨이 되면 위험하다" 등 다양한 의견이 모였다. 실제로 이 공연을 위해 SNS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당첨에 대한 정의를 모았고,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내주었다. 프로그램지 뒷면에 실린 당첨에 대한 시민들의 정의를 보자면, "당첨은 게임이다", "당첨은 대박이다", 인생역전이다, 잭팟이다, 종교다, 남이다, 이기심이다, 확률이다. 삶이다. 미친 짓이다. 노력이다. 아첨이다. 기다림이다,....등 너무나도 다양하고 기상천외하다.

시작부엔 '당첨은 놀이다'를 표현한다.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비트감 있는 경쾌한 음악이 계속되는 가운데, 알록달록 빨강, 녹색, 노랑, 파랑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강렬하고 자유분방하게 놀이를 표현한다. 뒤쪽에서 앞쪽으로 경사져 내려오는 형태의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뛰고 구르고 달리고, 한마디로 왁자지껄하다.

▲ '당첨은 한방이다'를 표현하는 무대영상의 불끈쥔 주먹이 인상적이다. ⓒ IPLab



이어 무대 뒤 벽면 영상에 잭팟이 잠시 나오더니 '당첨은 한방이다'라는 글씨와 함께 주먹에 종이 복권을 꽉 움켜쥐고 있는 만화가 보여진다. 무대바닥 영상에는 오만원권 수백장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린다. 이어 배우 이준규가 나와 로또의 어원은 'lottery(당첨)'라고 설명을 시작하면서, 스페인에서는 3만원짜리 복권의 1등 당첨금이 3억 4천만원으로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을 했다. 고대 이집트 동굴 벽화에서 여왕이 오른손에 든 것이 종이인데 그것이 복권일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당첨은 비극이다'. 화면에는 붓으로 쓴 '당첨은 비극이다'라는 글씨에서 먹물이 흘러 내려 무언가 어두움을 암시한다. 검은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비극적인 고통을 표현한다. 저음과 몽롱한 중간음역, 스네어 드럼 같은 고음역의 3개 층위의 음악이 암울하게 반복된다. 무용수들은 지금까지의 재기발랄하던 몸짓은 온데간데 없이 고통의 몸부림을 보여준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무대바닥에도 고통과 비극을 상징하는 미니멀한 반복구조의 영상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려간다.

공연은 당첨은 '놀이다'로 즐겁고 가볍게 시작해 당첨에 대한 제일 일반적인 '한방이다'로 승승장구하다가 '비극이다'로 추락한 후 다시 '당첨은 사랑이다'로 되돌아오며 기승전결 구조를 보여준다. 비극 다음에 맛보는 사랑이라 그런지 더욱 따스하게 느껴진다. 영상시작 이미지에는 "당첨은 사랑이다"라는 글과 함께 하트문양 카드가 보인다. 이어진 사람들의 인터뷰가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기억에 남는 말은 "당첨은 내가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여 하루하루 나이 삼십이 먹도록 살고 있는 것, 부모님이 나를 이 세상에 존재케 하신 것", "내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는 말들이 이것이야말로 과연 정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 '당첨은 사랑이다'. ⓒ IPLab


마지막 영상에는 별과 달이 보이고, 무지개 위에 강아지와 자동차가 있고 그 사이에 두 사람인지 새인지가 함께 하트를 나르고 있는 그림이 나타난다.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알 수 있을 만하다. 그저 작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그려내려 한 것이 아닐까.

당첨. 당첨을 흔히 생각하는 '대박' 혹은 그 이후의 '불운'으로 결론짓지 않고, 균형 있게 덤덤한 오늘 하루라고 그려낸 그 포인트가 좋았다. 다만, 공연 중간에 공연표를 추첨하여 당첨된 관객에게 현금상품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거기에 역시나 당첨되지 않은 스스로의 운에 대하여 약간 씁쓸한 맛이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느낌일 것이다. 그래도 또다시 다가올 기회, 아름다운 나만의 미래를 꿈꿔보며 오늘하루를 선택하고 만들어나갈 수밖에 어찌하겠는가.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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