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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오페라앙상블 '아시아판 리골레토 2022'

오페라

by 이화미디어 2022. 5. 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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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페라앙상블 아시아판 리골레토의 두 앙숙 리골레토(바리톤 최병혁)와 듀카(테너 김중일)  (사진제공 서울오페라앙상블)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지난 13일과 14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를 콘서트오페라로 올렸다. 이번 공연은 특히 '아시아판 리골레토 2022'라는 컨셉으로 원작의 16세기 이태리 만토바가 배경이 아닌 21세기 아시아의 폐허 항구도시를 가상으로 설정해 삶의 어두운 단면을 표현해주었다.

 

콘서트오페라지만 무대 위에 우나이 우레초 지휘의 앙상블스테이지오케스트라가 탄탄하고 유려한 반주를 해주면서 의자, 탁자, 가로등 등 약간의 오브제로 기능성을 살렸다. 영상으로 항구도시 밤의 어둑함과 운치를 각인시켰으며, 의상과 분장도 두카 역(테너 김중일, 왕승원)을 예로 들면 히피나 폭주족 스타일의 가죽재킷과 체인벨트, 레게머리로 시대에 대한 반항기를 뿜어내도록 하였다. 노이오페라코러스도 합창과 의상스타일로 암흑가 인물들을 멋지게 노래와 연기해주었다.

 

빅토르 위고 원작에서 만토바 공작과 그를 모시는 꼽추 광대 리골레토, 그의 딸 질다의 이야기가 이번에는 무기밀매상 듀카와 파티장의 요리사 리골레토, 딸 질다의 이야기로 약간 바뀌었다. 13일 공연에서 음악은 그대로 멋진데 껄렁거리는 의상과 선글라스, 총이 컨셉인 오페라 무대라 처음엔 약간 당황했는데 곧 주인공들의 훌륭한 노래와 연기, 극이 지향하는 의도에 몰입하게 되었다.

 

아리아마다 관객들의 브라보박수가 터져나왔다. 소프라노 임수연은 '사랑스러운 그 이름'(Caro nome)'에서 듀카를 처음보고 사랑에 빠진 질다를 맑고 높은 음으로 아름답게 들려주었다. '울어라, 나의 딸아(Piangi, fanciulla)' 또한 소프라노 임수연과 바리톤 최병혁이 듀카에게 농락당한 딸과 듀카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아버지 리골레토로서 멋지게 표현해주었다.

아무래도 오페라의 또 묘미는 사중창이다. 왼쪽부터 김중일(듀카), 임은경(마달레나), 임수연(질다), 최병혁(리골레토). (사진제공 서울오페라앙상블)

듀카와 질다, 리골레토와 마달레나의 유명한 사중창 '사랑하는 딸이여'(Bella figlia dell’Amore)는 역시 오페라의 묘미는 사중창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하며 감정과 상황이 잘 전달된 하모니였다. 듀카 역 테너 김중일의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은 밝고 경쾌한 음색으로, 암흑의 한복판이 이렇게 밝을 수 있는지 호색한의 단순함을 잘 표현한 노래였다. '궁정의 신하들이여, 죄악이 그대들을 저주하리(Cortigiani, vil razza dannata)'에서 주인공 리골레토 역 바리톤 최병혁은 결국 딸의 목숨을 잃게 되는 리골레토의 침통한 마음을 노래로 잘 표현해주었다.

 

이번 아시아판 리골레토는 2006년 초연의 센세이션에 힙입어 2008년 재연 등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페라 재해석의 근원이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020년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공연예정이었으나 당시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정부재정 지원이 삭감으로 서울오페라앙상블 측에서 결국 공연을 포기, 2년 후인 이번에 콘서트오페라로 자체적으로 공연을 단행한 불굴의 공연이 되겠다.

 

왜 공연을 하는가?!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기에 예술이 있기에 공연은 계속된다는 것을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무대와 노래를 들으면 알 수 있다. 한편, 서울오페라앙상블은 2022년 하반기에 창작오페라 세 편을 올릴 예정이다. 작곡가 윤이상 이야기인 나실인 작곡의 <나비의 꿈>, 신동일 작곡의 가족환경오페라 <빛아이 어둠아이>가 재공연되고, 조선화가 장승업의 예술혼을 그린 <취화선-잃어버린 영혼>를 초연한다.

커튼콜 모습 (사진제공 서울오페라앙상블)

 

mazl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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