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저 또한 부천의 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휘자 장한나와 빈심포니의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 끝나고 열띤 박수환호가 터졌다. 신동 첼리스트에서 지휘자가 된 장한나는 자신의 어머니도 부천 출신이고 외할머니는 아직까지도 부천에 사신다며, 새로 개관한 부천아트센터에서 날마다 열정적인 음악이 꽃피기를 바란다고 부천아트센터 포디움에서 축하인사를 전했다.
5월 19일 개관한 부천아트센터의 개관페스티벌이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6월 13일 장한나와 빈심포니가 브루스리우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교향곡3번을 연주했다. 전반부 브루스 리우(26)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연주는 더없이 깔끔했다. 2021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답게 고른터치와 명징한 선율선을 베토벤 작품에서도 만들어냈다. 부천아트센터의 공연장 곳곳까지도 편차없이 잘 전달되는 음향과 더불어 특히 피아노 음향은 선두에서, 장한나의 빈심포니는 푸근한 배경을 균형있게 잘 이루어내며 특히 박진감있는 3악장까지 훌륭한 음악을 들려주었다.
앙코르 무대 또한 특별했다.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에서는 고음의 빠른 옥타브 이동 테크닉과 마지막 저음으로의 질주로 관객들의 기립과 브라보 세례를 받았다. 이어 자연스런 반주의 ‘아리랑’까지 선사해 한국청중은 감동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후반부 베토벤 3번이야말로 작년 마찬가지로 빈심포니와 내한했던 장한나의 그동안의 지휘성장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이날 프로그램인 베토벤 3번 피아노협주곡과 3번 교향곡 '영웅'은 모두 베토벤이 청력 상실로 고통받던 시기에 쓰여진 작품으로 강렬한 의지를 담고 있다.
3번 교향곡 첫 화음이 그녀의 지휘봉에서 터져나오자마자 느낌이 왔다. 1악장 급하지 않지만 활기찬 템포로 장대한 산맥을 오르며 장한나는 팔과 몸짓에 따라 빈심포니는 맑은 기상의 베토벤 세계를 펼쳐내었다. 2악장 일명 장송행진곡의 내부로부터 피어오르는 투쟁의 극한부분은 내실있는 교향악단과 지휘자만이 할 수 있는 음향을 들려주었다. 첼리스트출신 지휘자의 세심한 사인에 하나하나 베토벤 특유의 점음표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은 현악 파트와 목관 금관의 찬란한 음색이 빛을 더했다.
오밀조밀 속주하는 3악장은 오히려 부천아트센터의 잔향 덕분에 파묻히는 경향으로 파악되었다. 전반부 피아노 때는 알알이 명징한 부드러움으로 느껴진 잔향이 후반부 거대 현악의 빠른 패시지에서는 퍼지는 점이 있었다. 고음빠른 하행에서 시작해 질문하는 발걸음 같은 특이한 4악장 시작부분은 연주에 조금더 뉘앙스를 살렸으면 4악장에 잘 집중할 수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거대한 50분의 여정의 교향곡 3번인데다 이 곡의 4악장 구성자체가 다채롭기에 정돈이 필요했지만, 중간부의 대위법적 부분부터 마지막까지 웅장함과 여유를 확보하려는 장한나와 빈심포니의 연주는 단연 최고를 들려주었다.
앵콜의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오히려 왈츠의 고장 빈의 빈심포니만의 사운드가 살아있었으며, 두번째 앵콜인 피치카토 폴카에서는 재미난 주법에 관객들도 함께 신이나 군데군데 기립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세계적인 중견 지휘자로 거듭난 지휘자 장한나와 그의 터전이 된 부천이 서로 자랑스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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