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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소영 크리틱뮤지킹 3 , 작곡가 초청시리즈 - 김성국 ‘삼색화(三色化)’

클래식

by 이화미디어 2024. 3. 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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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안은경(피리), 서수복(장구), 김성국(작곡가), 문양숙(가야금), 이숙정(첼로), 이소영(평론가)가 대담과 공연이 끝난후 무대인사중이다. ⓒ 플레이뉴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이소영의 크리틱 뮤지킹(critic musicking), 비평적 음악하기이다. 리스닝 퍼포밍처럼 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각각의 활동이 아닌, 음악의 탄생부터 감상, 비평으로 의미 진단까지 전체과정을 아우르고 있었다.

지난 3월 19일 저녁7시 30분, 서울 종로구 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 <이소영 크리틱뮤지킹 3 , 작곡가 초청시리즈 - 김성국 ‘삼색화(三色化)’>가 진행되었다.

1부는 작곡가와의 대담, 2부는 그의 실내악곡 네 곡을 연주했다. 이날 인사말에서 이소영 음악평론가(음악연구소 NUNC 소장)는 "이건용의 <만수산 드렁칡> 외에는 감동한 작품이 없었는데, 김성국(중앙대 국악과 교수)의 <공무도하가>, <침묵> 등의 작품에 감동을 받았고 그 진중함에서 국악관현악의 희망을 보았다"고 이번 시리즈 초청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처음에 영상으로 감상한 국악관현악과 합창을 위한 <원(願)>은 유소년을 포함한 합창과 가야금, 피리, 꽹과리 등으로 울려퍼지는 장대한 곡이었다. 작곡가와의 대담에서 김성국은 개척교회 목사 아들로 태어나 태교로부터 해서 성가대원으로 자연스레 음악을 접했지만, 가정형편상 전공결심은 뒤늦게 고3때 하여 중앙대 국악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중창단 활동 시절, 음악선생님이 주신 황병기의 ‘침향, 비단길’ 테이프룰 듣고 본격 음악의 길로 접어들다는 것이다.

중앙대 국악과, 동대학원을 다니고 스스로 작곡이 쳇바퀴 같다 느끼던 시절, 스승님인 박범훈 작곡가가 한국, 일본, 중국의 전통악기 연주자들이 모인 1993년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창단하고, 탕진핑의 <후토> 작품을 이 연주단체가 국립극장에서 연주하는 것을 듣고 어떻게 전통적이면서 현대적일까, 나를 사로잡을까 충격을 받았고 중국으로 탕진핑에게 찾아가 유학하며 가르침을 받았다.

뮤지킹에서 이소영은 “‘매끄러움의 미학’ 책도 있지만, 오늘날 국악관현악이 너무 매끄럽고 상처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김성국의 곡은 삶의 내러티브가 곡의 내러티브로 녹아났다. 이것이 국악관현악의 나아갈 길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 작품의 서사성과 장단에 대한 논의에 대해 김성국은 “탕진핑 선생님 곡 스타일이 서사적이었기에 아마 영향받았나 싶고, 또 내 자신이 느끼기에 사실적인 이야기를 표현할 때 가장 힘을 받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위촉받아 쓴 작품이 있는데, 시리아 난민들이 국경을 배를 타고 넘어올 때 동이 트는 바다 멀리 배위에 사람들이 새까맣게 서 있는게 굉장히 충격이었다. 직접적인 내 이야기처럼 말하고자 하는 강력한 내적동기로부터 출발한다.“라고 말했다.

장단을 어떻게 쓰냐는 질문에 “장단을 보물이라 생각한다. 굿이라는 것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 보물이다. 장단을 어떻게 2차, 3차, 4차 그리고 타악기에서 어떻게 다양하게 할 수 있을까. 앞으로 작곡을 하면서는 아마 계속적으로 장단을 쓸 것 같다”고 답했다.

 

 

▲ 김성국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 "원(願)"을 지휘해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연주중이다. 2018년 모습.ⓒ 국립국악관현악단


인상적인 또 하나의 부분이 있었다. 김성국이 세운 철칙이 두 가지라고 한다. 첫 번째는 ‘스스로 두 번 듣고 싶은 곡이 되게 하라’, 두 번째는 ‘늘 새롭게 하라’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설명으로 “잘 안 지켜지니까(웃음) 그렇게 하려고 세운 규율이다. 스스로 최소한의 기준을 세워놓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성국이 “굿이라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는 회복이다. 인간성의 회복이다”라고 글로 썼던 부분에 대해 그는 이날 뮤지킹에서 “대학교 와서 한참 후에 굿을 접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목사님이기 때문에) 아버지 몰래(웃음) 박범훈 선생님이 나와 내 후배 황호준을 데리고 방학 때마다 절을 데리고 다니셨다. 이후 장단을 공부하다 보니까 나 스스로 진도씻김굿, 경기도당굿, 동해안별신굿 등 순차적으로 가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굿을 종교로 보지 않는다. 산 사람과 죽은 인간에게 모두 이로운 행위이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면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고 해서, 제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시절 굿 소재 작품을 올리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윤중강 평론가도 무대에 올라 크리틱을 펼쳤다. 그는 “김성국은 작곡과 지휘가 동시에 다 되는 분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화가 많은 사람, 분노가 많은 사람 아닌가 싶다. 아버님이 목사이시고 이 작곡가가 선한 사람이긴 한데, 그 선함과 정의로움이 결합해서 그의 지휘봉이 마치 칼 끝처럼 움직인다. 왜인고 하면, 우리 보통사람들은 말을 해서 예를 들면 세상 돌아가는 얘기, 정치 얘기를 하면서 해소를 하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 말 보다는 작품에서 그런 것을 하는 것 같다.”

“김성국의 <이별가>를 경기도국악단 등에서 연주한 것을 듣고 제가 눈물이 난 적이 있다. 중앙대 출신의 국악 작곡 스타일에 대해 제가 선입견이 있었는데, 김성국의 곡을 듣고 깼다”라고 말했다. 현장 스크린에 그가 김성국의 <춤추는 바다>에 대한 감상평을 쓴 글이 나왔는데, “이 작품은 동해안 별신굿을 근간으로..(중략).... 악단의 물리적 소리는 차단되었지만, 관객의 심리적 소리의 잔상과 여운으로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김성국의 곡을 간파하게 된다”라고 평하였다.

 

▲&nbsp; 김성국 작곡가가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단장 겸 지휘자 때 인터뷰중이다. 2022년 모습. &nbsp;(사진 = 세종문화회관 유튜브 캡처본)

 

인터미션 후 김성국 작곡의 네 곡이 연주되었다. 25현 가야금과 첼로를 위한 <삼색화>(2016), 피리 독주를 위한 <지평선>(2022), 25현 가야금 독주곡 <구름에 올라 노닐다>(2012), 25현 가야금과 첼로, 그리고 장구를 위한 <진도 아리랑>(2023)이었다.

이들 작품의 연주에서는(가야금 문양숙, 첼로 이숙정, 피리 안은경, 장구 서수복) 무속의 장단이 장구와 첼로로 동시에 연주되며 속도와 에너지를 더하는 역학적 기계적 느낌이 인상적이었으며, 이러한 장단의 사용이 앞 대담에서 작곡가가 말한 사실에 입각한 서사성을 짙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소영 박사가 지적한대로 김성국은 장단명을 쓰고 연주자가 리듬을 구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구장단도 작곡가가 일일이 음표로 리듬을 그려놓았다는데, 이것은 바로 작곡가가 이태원 참사, 시리아 난민 등 사회적 현상으로부터 불러일으켜진 자신의 감정이 다시 그 현상에 개입함으로써 이루어내는 서사로 느껴졌다. 

개입과 참여. 크리틱(critic) 뮤지킹(musicking)은 작품의 창작(making, composing)에서 연주(performing), 감상(listening)까지의 사실적 이어짐으로부터 더 나아가, 다시 역방향으로 반영하며 순환시켜 깊숙하게 내재된 의미를 찾아내게 하였다. 자연과 사회현상으로부터 만든 작품의 주제가 있고 작곡가의 입장이 있듯이, 작품과 공연과 음악현상들을 그대로 두지 않고, 여기에 입장을 가지고 개입하여 그 다음을 있게 하는 견인차게 되고자 하는 비평적 음악하기이다.

 

mazlae@hanmail.net

 

(공식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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