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버설발레단의 역작 '발레춘향'. 한국전통 고전소설을 발레로 잘 승화시켰다. ⓒ 유니버설발레단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유니버설발레단 30주년 스페셜 갈라 공연이 지난 2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국내 첫 민간발레단으로 1984년 창단돼 지난 30년간 다양한 레파토리와 국내외 활동으로 발레 대중화와 고급화에 크게 기여해 온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의 이번 공연은 30주년을 총망라하는 갈라 공연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관객의 성원에 보답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기약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본 공연 전, 초대 단장과 역대 단장들, 문훈숙 단장의 젊은 시절 모습, 유니버설발레단의 활약상 등 지난 30년을 아우르는 기념 영상에서는 그들의 지난활약의 공로와 노고를 깊이 느껴졌다.

공연의 전반부는 고전발레로, 후반부는 현대발레로 구성되어 발레의 모든 구성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유니버설발레단이 배출하고 국내와 세계무대에서 맹활약중인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들과 세계적인 발레무용수들의 다양한 몸짓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값진 무대였다.

첫 무대 ‘라 바야데르’ 중 ‘망령들의 왕국’에서 32명 무용수가 한 명씩 천천히 긴 다리를 뻗고 아라베스크를 하며 동굴 문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우아한 백조 그 자체였다. 2013년 국립발레단의 무대보다 다소 느린 빠르기가 특색으로 작용하며 더욱 우아함과 집중감을 주었으며, 이어진 김채리와 이동탁의 듀엣도 좋았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중 ‘로즈 아다지오’는 심현희와 공주에게 구애하는 후왕 젠, 진헌재, 동 지아디, 곽태경 네 명 왕자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다음으로 ‘돈키호테’ 중 '결혼식 파드되'는 실제 연인이기도 한 콘스탄틴 노보셀레프와 강미선 커플이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역으로 환상적인 듀엣을 선보였다. 강렬한 붉은색 옷의 강미선의 32회전 푸에테와 검은 하의에 붉은 상의의 바질의 깔끔한 회전동작과 점프에 모두들 브라보를 외쳤다.

▲ '돈키호테' 중 '결혼식 파드되'.실제 커플인 콘서탄틴 노보셀레프와 강미선이
우아하고 역동적인 춤사위와 32회전 푸에테를 선보였다.ⓒ 유니버설발레단

다음으로 ‘오네긴’ 중 ‘회한의 파드되’는 역시나 황혜민, 엄재용 커플의 환성적이고 애절한 듀엣이 일품이었다. 결혼 이후 더욱 애틋함이 느껴지는 연기와 몸짓으로 잡힐듯 말듯 애절함을 선보였으며, 타티아나가 편지를 찢고 마지막 오열하는 장면의 절절함이 가슴에 와닿았다. ‘베니스 카니발’ 중 ‘파드되’의 홍향기와 이승현은 흥겨운 2인무를, ‘해적’ 중 ‘파 드 트루아’의 이용정, 이동탁, 강민우는 힘 넘치는 남성 3인무를 선보이며, 전반부는 우아하고 색깔 있는 고전의 주요장면들의 향연으로 가득했다.

후반부는 현대발레의 독무, 2인무, 3인무, 군무로 더욱 풍성한 발레잔치가 되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역작인 ‘발레춘향’을 후반 첫무대로 선보였다. 과거시험을 치르는 선비들의 괴로움, 그 속에서도 이몽룡은 큰 붓으로 단숨에 문장을 써내려가고 과거급제자들은 승리의 역동적인 군무를 보여주는데, 이동탁과 이승현의 공간을 휘두르는 강렬한 춤사위가 인상적이었다. 춘향과 몽룡의 ‘해후 파드되’는 황혜민과 엄재용이 선보였는데, 흰색 실크 한복의 나풀거리는 멋과 함께 전반부 오네긴보다 더욱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으로 표현되며 감동을 주었다.

다음으로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한국인 최초 수석무용수인 서희가 초청무용수 자격으로 '녹턴'을 선보이며 인간, 여인의 외로움인 듯한 감정선을 잘 표현했다. ‘인 더 미들’ 중 ‘파드되’는 강렬한 비트음악 속에 강미선과 이승현이 몸에 딱 붙는 청록색 검정색 의상 속에 손을 마주잡고 다른 손을 뻗었다가 마주보기를 반복하며 활기찬 동작을 보여줬다. ‘두엔데’는 조성을 넘나드는 현대음악 속에 콘스탄틴 노보셀레프와 진헌재, 강민우가 청바지에 상의는 벗은 채 근육질을 뽐내며 매력적이고 역동적인 동작들을 선보였다.

▲ '두엔데'. 역동적이고 파워넘치는 남성 3인무가 인상적이다. ⓒ 유니버설발레단

초청무용수인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효정, 알렉산더 존스의 ‘팡파르 LX’는 반복적인 삼박자 음악 속에 강렬한 빨강 의상을 입고 서로 몸을 감싸고 때론 공간을 휘돌며 갖가지 동작을 펼쳤다.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이고르 콜브의 독무 '솔로'는 앞선 독무 중 서희의 ‘녹턴’이 여성의 부드러움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면, ‘솔로’는 남성이 보여줄 수 있는 힘과 자유로움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마지막으로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마이너스7’이 시작됐다. 검정 양복에 검은 모자를 쓴 남녀 무용수들이 무대에 등장해 가벼운 보사노바 같은 민속음악에 몸을 불편한 듯 구부렸다가 뒤틀더니 정지한다. 곧 경쾌한 미래지향적 테크노음악으로 이어지더니 무용수들이 관객석으로 내려가 관객들을 한명씩 무대로 불러들인다. 스무명 여의 무용수에 한명씩의 관객까지 총 마흔 명 남짓 무대 위에 있다. 신나는 춤사위에 이어 브루스까지 함께하다 마지막 한 관객만 무대에 남으며 그녀가 무대에서 퇴장할 때까지 조명이 뒤따르며 놀리듯 뒤따르는 것이 재미있다.

이어 쇼팽의 녹턴이 들리며 무용수들은 발레의 시작이자 기본인 발을 붙이고 무릎을 양밖으로 구부리는 동작을 과장되게 하더니, 그동안 발레의 정제되고 우아한 동작 속에 감췄던 욕망을 표출하는 것처럼 그 어떤 현대무용수들보다 더 과감하고 박진감 넘치는 춤사위를 펼친다. 그러다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더욱 우아한 갖은 발레 동작을 하며 공연을 마친다.

▲ '마이너스7'. 20여명의 군무속에 고전발레와 현대무용까지, 관객도 함께
무대위에서 춤추는 재미있고 인상적인 작품이다.ⓒ 유니버설발레단

발레의 모든 것을 보여준 종합선물세트로서 풍성함에 고품격의 공연을 보여준 이번 ‘유니버설발레단 30주년 스페셜 갈라에 찬사를 보낸다. 성의껏 최선을 다해 준비한 선물세트는 관객들에게 지난 30년을 돌아보는 감사의 한 장면으로 다가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앞길에 무궁한 영광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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