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발레 '아름다운 조우'.가야금 명장 황병기의 가야금 곡으로 세 명의 국내외 안무가와 함께 국립발레단이 새로운 창작발레를 선보인다.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9월 10일 오전 11시반,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국립발레단과 황병기 음악의 만남 - <아름다운 조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아 '음악과 함께하는 발레'라는 타이틀로 지난 6월 창작발레 <포이즈>(정구호 연출, 안성수 안무)로 호평을 받은 이후 가야금의 명장 황병기의 음악으로 국악과 발레의 만남이라는 이색적인 첫 시도라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최태지 단장, 이번 공연의 음악을 담당한 황병기(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이번 공연의 세 명의 안무가인 니콜라 폴(파리 오페라발레단), 정혜진(서울예술단 예술감독, 중요 무형문화재 제 92호 태평무 이수), 박일(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와 주역 무용수들이 함께하였다.
최태지 단장은 "지난 50년 동안 국립발레단은 최고의 발레단을 위해 노력해 왔다. 100년의 감동을 위하여 올해에는 지난 6월 현대발레 <포이즈>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는 창작발레 <아름다운 조우>를 선보인다. 이제껏 한국적인 발레가 없는 것에 대하여 아쉬웠던 중 국악과 함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2년 전부터 시도해 황병기 선생님과 새로운 발레를 시작하게 되어 영광이다"며 이번 발레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 최태지 단장(왼쪽)과 황병기(오른쪽)가 '아름다운 조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병기 명인은 "어릴 적부터 춤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내 작품이 국악이지만 그간 외국 안무가나 비보이 춤 등에 사용되는 등 거의 다 춤으로 안무되었다. 또 국악 창작곡이지만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편이다. 세계적 수준인 국립발레단에서 독자적인 레파토리 발굴을 위하여 국악으로 하는 첫 발레 작품에 내 작품을 선택해 주고, 또한 실력 있는 세 분 안무가와 작업하게 되어서 큰 영광이다"라고 새로운 창작 작업에 대한 기대를 하였다.
이어서 세 명 안무가의 작품소개가 있었다. 정혜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은 "호흡법의 차이, 상체 사용의 차이. 토슈즈의 사용 등에서 서로 반대적인 한국 현대무용과 발레가 만나 연습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즐겁게 임하였다. 내 작품 '달'은 황병기 선생님의 '밤의 소리'와 '침향무'로 여인이 달을 보며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기를 염원하는 것을 그렸다. 2박, 3박의 변박으로 음악이 어렵지만 한국음악의 단아함이 담겨있다. 한국무용의 발레화에 도전하였다"고 작품을 설명하였다.
황병기의 작품 '비단길'로 안무한 니콜라 폴은 "한국 전통음악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황병기 선생님의 음악을 듣고 내 감정이 뒤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음악이 정말로 와 닿지 않으면 안무를 하기가 힘든데, 황병기 선생님의 음악은 정말 좋았다. 그의 음악에는 절도가 있다. 음악적 수단들이 아껴서 사용되었고, 절제된 것 안에 긴장이 녹아있다. 그의 음악을 통해서 국악은 정해진 규칙이 있지만,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정말 자유롭고 풍부하게 표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번 작업의 소감을 밝혔다.
▲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은원(왼쪽)과 박슬기(오른쪽)가 '아름다운 조우'의 동작을 설명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박일은 "황병기 선생님의 '아이보개', '전설', '차향이제'를 음악으로 조선조 방랑시인 김삿갓을 주제로 '미친 나비 날아가다(狂蝶忽飛(광접홀비)'라는 작품을 하였다. 작품을 하면서 김삿갓의 시를 대부분 읽었다. 작품의 제목을 정하는데 2달이 걸릴 만큼 고심하였고 어려웠다. 여인은 머물길 원하지만 머물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죄스러움이 담겨 있다"고 설명하였다.
평소 작품에 대해 어떤 철학이 있느냐는 질문에 황병기는 "나는 어떤 특별한 철학이 없다. 좋으면 그냥 하는 거다. 장한나하고 메일도 하지만, 나이차를 못 느낀다. 나는 76세이지만 초등학교 때 유치원 상태 그대로이다. 한마디로 철없는 할아버지로 보면 된다"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국립발레단의 국립발레단과 황병기 음악의 만남 <아름다운 조우>는 9월 27일과 28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날 공연에는 작곡가인 황병기가 직접 해설을 할 예정이다. 9월 <아름다운 조우>를 선보인 뒤에는 올해 남은 공연은 국립발레단의 대표적 창작품<왕자 호동>과 <50주년 기념 갈라쇼>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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