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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AYAF 2015 김인규 '도시광대', 국악과 양악의 조화, 문둥의 호탕한 춤 한판

클래식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 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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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장 ‘처절한 밤(문둥북춤)’. 문드러진 손으로 북을 놓치지만 기개있게 춤사위를 펼친다. ⓒ 이현주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AYAF2015 김인규의 '도시광대' 공연이 1월 8일과 9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AYAF 2015 공연예술 창작자부문' 일환으로 공연되었다. 

전체 8장 60분의 공연은 음악을 중심으로 무용으로 오광대놀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점이 돋보였다. 문둥이가 하루 동안 겪는 일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국악기 4대가 포함된 오케스트라 (지휘 장윤) 연주가 극을 이끌어가며 양악과 국악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좋았다. 또한 음악과 무용이 서로 이질적이지 않고 밀착되어서, 필요로 인한 결합으로 잘 느껴질 수 있었다. 

무대가 시작되면 새벽과도 같은 느낌의 드뷔시풍, 후기 낭만풍의 음악이 서주로 시작된다. 음산한 저음과 현악기 하모닉스의 지속 중에 1장 '지난한 새벽'이 시작되고, 무대 위에는 문둥이가 곤히 누워 있다. 여인이 객석을 통해 무대 위로 올라와 문둥이(허창렬)를 어루만진다. 조명이 무대 위의 무용수들, '문둥이', '말뚝이', '한량', '그녀'를 비추면서 문둥이 내면의 감정을 부각시킨다. 


▲ 3장 ‘그들만의 잔치’. 소외된 문둥이와 허세 가득한 세상을 그렸다. ⓒ 이현주


2장 '무력한 아침'은 쳇바퀴 같은 일상 속 무력해진 문둥이와 도시인들을 표현한다. 오보에와 목관악기의 16분 음표 동음반복 패시지가 알람소리처럼 이어진 후, 아직도 깨지 못한 꿈같은 느린 멜로디가 이어진다. 하지만, 태평소와 꽹과리, 장구 등 국악기의 시원한 가락이 울려 퍼지면서, 문둥이의 숨겨진 자아인 말뚝이가 문둥이에게 가면을 씌우고 보따리 짐을 지우면서 오늘하루를 일으켜 세운다.

3장 '그들만의 잔치'는 소외된 문둥이와 허세 가득한 그들의 세상을 그렸다. 검정 옷의 세련된 상사인 '한량'과 회사원들. 골프 치는 한량에게 서로 잘 보이려 아부하고, 약자인 문둥이에게는 반대로 올라타고 짓밟는다. 4장 'Intermezzo I'는 말뚝이의 처지와 부조리한 세상을 급격한 도약음형의 신고전풍의 어두운 선율로 표현했다.

5장 '부조리한 오후'. 장구장단 위에 볼레로풍의 3연음부와 목관악기의 꾸밈음으로 뒤틀린 욕망을 표현했다. 문둥이가 그녀에게 다가가지만 여인은 외면한다. 권력자인 한량은 그녀를 덮치고, 이에 분개한 말뚝이와 결투를 벌인다. 묵직하게 반복되는 장구장단과 현악기의 급격한 음형의 도약과 하강이 일렁대는, 처절하고 격렬한 음악이다. 그녀는 다시 한량을 유혹한다. 

6장 'Intermezzo I(외로운 저녁)'는 한량이 객석 뒤쪽에서 조명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와 발칙한 춤을 춘다. 문둥이를 끌고 나와 사원들끼리 희롱한다. 고음역으로 치고 올랐다 다시 떨어지는 현악선율이 마음을 후벼파며 문둥이의 위태로움을 표현한다.

7장 '처절한 밤(문둥북춤)'에서는 문둥이의 슬픔과 반면의 호탕한 기개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문둥이가 북채를 쥐려 하지만 짧게 문드러진 손가락 때문에 번번이 실패한다. 어깨를 떨며 고개를 떨구어 흐느낀다. 굿거리 장단으로 느린 호흡이 현악기나 오케스트라에게는 힘들 수도 있는데,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한 호흡으로 문둥이가 북채를 잡기까지를 절묘하게 잘 표현했다. 


▲ 5장 '부조리한 오후' 중 한량(형남희)과 그녀(이은정)의 듀엣. ⓒ 이현주



8장 '미친새벽(대동놀이)'에서는 문둥이와 6명 무용수가 신나는 춤 한판을 벌인다. 문둥이가 "인생은 한바탕 꿈, 것도 아니면 춤!" 이라고 외친다. 문둥이를 가운데 에워싸고 6명 무용수가 소고를 치며 한바탕 신나는 춤마당이 벌어진다. 

자진모리로 대동놀이의 시원함과 경쾌함이 꽹과리와 장구, 태평소의 뚫고 나가는 추진력, 대인의 걸음걸이 같은 현악기 저음의 빠른 움직임으로 어우러지고 이어 휘모리로 이어지면서, 굳이 서양음악 동양음악의 구분을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고도 새로운 음악세계를 만들어냈다.






▲ 김인규 '도시광대'중 8장 '미친 새벽(대동놀이)'. 국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조화 속에
무용수들이 문둥이를 둘러싸고 신명나는 춤한판을 벌인다. ⓒ 이현주


그 음악소리와 무용수들의 시원한 춤 한 판에 가슴이 후련해지는 한편 안도감 때문인지 즐거운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세상의 제일 소외자 문둥이의 하루를 음악과 무용을 통해 함께 겪은 느낌이랄까. 신명나는 음악의 현장,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하니 즐겁다. 문둥이가 가면을 벗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대는 끝난다. 관객들 모두 만족스런 박수로 화답한다. 

김인규는 "오광대놀이의 문둥북춤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되어 <문둥북춤 I> for orchestra, <문둥북춤 II> for 해금, 장고, 더블 콰르텟을 이전에 작곡한 바 있다"면서 "이번에 AYAF2015를 통해 무용이 더해진 음악무용극으로 구성되면서, 양반의 부조리를 표현한 오광대놀이의 연희를 현대판으로 상징적인 무용으로 표현해 공감대를 갖도록 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총 20명의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의 창작자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AYAF2016은 공연중반기를 지나고 있다. 남은 공연으로는 김시율의 <피리독 신>(1.15-17), 김범호 <침묵의 문>(1.22-24), 황준형 <Monster-고백>(1.28-31) 등이 있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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