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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국 니하이씨어터 뮤지컬 '데드독', 부조리한 세상 풍자가득한 펑키뮤지컬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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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미디어 2016. 4. 2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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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 풍자와 희화가득한 '데드독'의 철골구조물은
교수대, 창문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영국 니하이 씨어터의 뮤지컬
데드독LG아트센터에서 421일부터 24일까지 인기리에 내한 공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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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중반 영국의 시인 존 게이(John Gay)는 당시 왕과 귀족 소재에 지나치게 기교적인 이태리어에 오페라스타일에 반대해 서민오페라인 거지오페라(Beggar‘s Opera)’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200년 후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와 작곡가 쿠르트 바일은 이를 토대로 서푼짜리 오페라(The Threepenny Opera)’를 만들어 20세기 초 자본주의의 허상을 비판했고, 이제 니하이 씨어터는 21세기버전의 거지오페라인 '데드독을 만든 것이다.

영국 남서부 해안마을에서 지역주민 대상 워크숍으로 출발해 이제는 영국과 미국
, 전 세계를 누비는 니하이씨어터’(Kneehigh Theater)가 제작한 데드독은 헨리 퍼셀의 바로크부터 펑크, , 팝의 대중음악까지 아우르며 권위 있는 비평지인 가디언(The Guardian)지로부터 ‘2014년 톱 10 공연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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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독의 무대는 다단 철골구조물로 영국 뒷골목 어두운 사회구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처음부터 무대높이 걸려있는 교수형 밧줄은 무시무시한 결말을 예상시키며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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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정어리잡이에서 시작해 정어리판매유통, 화장품, 시멘트까지 아우르는 대형회사 피첨주식회사의 회장이 된 피첨부부의 경쾌하고 악덕한 노래와 제스처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자수성가한 그는 이제 시장이 되려고, ‘존 굿맨시장을 전설의 총잡이 맥히스를 사주해 죽인다. 그 과정에서 시장의 애완견이 빗나간 총에 죽게 되고, 개의 시체가 검은 가방에 담긴다.

공연에는 네 개의 검은 가방이 등장인물들을 통해 바꿔지고 오가며
가방 속 죽은 개에 관한 영국의 도시괴담내용을 접목해 현대인의 황금만능주의를 비판한다. 이웃집 사람이 여행갈 때 돌봐달라고 부탁한 개가 죽어 그것을 처리하려 검은 가방 안에 넣어 이동시키던 중, 지하철에서 그것을 소매치기당했다는 도시괴담은 가방에 귀중품이 들어있는 줄 알고 무엇이든 낚아채는 병든 현대인의 소유욕과 집착을 보여준다.

▲ '데드 독'의 트러블메이커이자 코믹요소인 피첨 부부. 주인공 맥히스에게
시장을 죽이도록 사주하고, 자신이 새 시장이 된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악덕한 피첨부부의 딸 폴리피첨은 똑똑한 모범생에 순수한 사랑을 가졌다
. 그녀는 우연히 맥히스와 사랑에 빠지고 그와 결혼하게 된다. 바람둥이 맥히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전단수배중인 경찰서장 콜린의 딸 루시를 임신시키고 동네 선술집 창녀들에게 아기를 사이좋게 하나씩 만들어준대단한 능력자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 사랑관계이지만 펑크, 힙합부터 18세기 다성음악, 헨리퍼셀까지 다양한 음악을 자연스럽게 사건과 배치하며 주요대목 이외에는 마이크를 쓰지 않고 옛 셰익스피어 연극의 낭송체처럼 노래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국내 음악극처럼 진행되는 데드독(Dead Dog in a Suitcase...and other love songs)’은 많은 사랑노래를 부르며 2막이 훨씬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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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에서 피첨부부의 노래장면, 루시의 순수한 노래, 피첨의 하수인 필치착하게 살면 좋을텐데라고 노래부르는 장면이 기억난다면, 2막에서는 포위망이 좁혀져 도망가기 바쁜 맥히스가 제 버릇 개 못 주고 5분의 유혹에 이끌려 술집에 들렀다가 경찰서장의 덫에 결국 붙잡혀 으이그, 그럼 그렇지하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그곳에서 아빠 나쁘다고 합창하는 귀여운 아기인형들(인형으로 표현했는데, 정말 사람 아기처럼 귀엽다)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귀엽다.

또 한편
, 피첨 부인이 남편을 시장으로 만들려고 선거 개표지를 하나씩 불태우는 장면, 그리고 맥히스를 사랑한 루시가 물에 뛰어들고 그녀를 뱃사람들이 건져내는 장면은 최근의 국내총선이나 세월호 사건과 겹치면서 슬퍼지기도 했다.

마지막 자욱한 연기 속에 온 도시가 파괴되고 큰 공룡뼈다귀가 포효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고 한 켠의 슬픔까지 밀려온다
. “Bring it all down”이라며 모든 것을 무너뜨리자고 샤우팅한다. “우리가 다양한 법을 만든 것은 타인과 스스로의 악덕을 막기 위함이네..우리도 저 교수대 위에 서야하는 것 아닐까...하지만 황금으로 올가미를 벗을 수 있다네...”눈물이 밀려오는 대목이다.

▲ 영국 니하이씨어터 뮤지컬 '데드독'은 부조리한 사회를 펑키뮤직으로 신나게 그렸다
(사진=플레이뉴스 문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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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부터 시작된 영국의 전통인형극 핀치와 주디데드독공연 내내 판사, 아기, 강아지, 광대, 유령 등 다양한 캐릭터로 극 내내 무대 오른편에서 극의 사건을 꼬집으며 재미요소를 준다. 한 배우가 무대 뒤 옷걸이에서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악기부터 2-3가지 배역을 소화하는데, 필치, 폴리, 콜린 역의 배우들이 2막 술집 아가씨 역도 몇 가지 옷과 제스처로 능수능란하게 바뀌는 모습 또한 재미와 경탄의 한 요소다.

영국 니하이씨어터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더니
, 세계적 공연단체가 영국 해안가 근거지에 대형 천막을 쳐놓고 맹렬히 연습중이었다. 게다가, ‘니하이 쿡북(Kneehigh Cookbook)을 운영하며 자신들의 공연노하우를 열린 사고로 공유하는 그들의 마인드가 대단하다. 돈 벌면 건물 짓기 바쁘고, 좋은 기술은 감추기 바쁜 우리네 문화와 사뭇 달라 무척 부럽고 신기한 대목이다.

사회풍자를 이렇게 유쾌하게 하고 해소할 장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하지 않을까
. 가볍게 풍자하고, 오늘을 돌아보고 다시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준다면 사회의 제 기능, 순화기능으로 사회 안에 함께 존재하도록 마련해주어야 한다. ‘데드독처럼 해외 유명 작품은 공연해도 되고, 요 몇 년 사이 검열당한 국내 작품들은 우리나라 작품이니까 안 되는 것인가. 공연이 공연의 말할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본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공연문화를 막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mazlae@daum.net   


(공식 페이스북) http://facebook.com/news.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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