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튠 2018 정기공연, 달이 기억하는 사람, 삶, 노래

▲음악그룹 더튠 <월담: 달의 기억> 플랫폼창동61 공연현장 ⓒ 음악그룹 더튠

[플레이뉴스 박순영기자] 음악 그룹 '더 튠'의 2018 정기공연 <월담: 달의 기억>이 서울 창동 '플랫폼창동61'에서 지난 3월 24일 오후 3시, 7시 두 번 열렸다. 이번 공연은 앞서 2016년말 홍대에서 열린 <패거리놀음-놀량> 공연보다 더욱 성숙한 느낌이이었다. '달의 기억'이라는 주제에 맞게 공연 전체 영상에 달의 효과를 가득 사용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머리가 길어 깔끔히 묶은 이성순(대표, 전통타악, 해금), 하얀 레게파마의 긴머리로 변신한 고현경(보컬), 붉은 드레스로 분위기 변신을 꾀한 이유진(피아노), 긴 염색머리를 단아하게 땋은 우아한 매력의 송한얼(타악)까지 멤버들의 외모에서도 그간의 시간변화가 느껴졌다.

첫 도입곡 '28'을 시작으로 이어진 '타클라마칸'에서는 구음과 악기에서 시원한 사막의 바람 이미지가, 이어진 '북청'에서는 주제 선율과 반복적인 멜로디언의 날카롭고 찰진 음색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밤뱃노래'는 벨소리의 신디사이저에 시원한 물소리와 바람소리, 거기에 두 보컬(이성순, 고현경)의 '어야디야' 구음의 화음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손톱달' 순서부터는 공연 주제인 '달'의 이미지가 영상에 등장하며 음악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무대 뒤 영상에는 손을 아래로 늘어뜨린 엄지 손톱에서 그믐달이 떨어져 나오는 이미지가 등장했다. 그믐달은 잉태하듯 차올라 손톱이 보름달을 낳으면서, 붉은빛으로 물든다. 

▲더튠 2018 정기공연 <월담:달의 기억> 공연모습. 왼쪽부터 이유진(피아노),
이성순(대표, 전통타악), 고현경(보컬), 송한얼(타악) ⓒ 음악그룹 더튠

'월담-땅의 노래'는 땅에서 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소원하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영상에는 가운데 달과 그 둘레 테두리에 초승달, 반달, 보름달, 그믐달 순서로 빛났고 가운데 보름달이 심장처럼 두근거린다. 반복적으로 녹음되어 들려오는 아카펠라가 매혹적이었다. 또 이를 뚫고 나오는 보컬의 노랫 소리도 멋졌다. 대표 이성순이 상모꽃을 손으로 들고 살살 흔드는데, 그 흐느낌의 이미지가 적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밤뱃노래'는 멤버들이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지난해 만든 곡으로, 이날 공연에서 가장 격정적인 분위기였다. 해금의 애잔한 선율이 리드하고 피리와 태평소가 가미됐다. 이어 북과 장구의 둥둥거리는 울림, 피아노의 현란한 선율, 보컬의 구성진 구음에서 세월호의 슬픔이 깊이 느껴졌다. 

'길가락 유랑'은 1집 타이틀곡으로 재즈 반음계와 해금의 애잔한 선율, 피아노의 정교한 꾸밈음이 특징이었다. 피아노 D음의 저음과 임프라비제이션, 해금, 타악과 여러 악기의 어울림이 전통 길가락 선율로 깊은 매력을 이끌어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가장 컸다. '귀소' 역시 피아노의 하행하는 스케일이 강한 인상을 줬다. 시계가 빠르게 재깍거리고, 보름달에서 그믐달으로 서서히 변하는 영상 이미지가 음악의 느낌을 배가했다.

마지막 '이방인의 항구'는 이날 공연의 대단원을 장식했다. 더튠이 그동안 지나오고 또 앞으로도 항해할 무한한 여정이 깊이 느껴져 공감을 줬다. 영상에 보이는 해변의 여인, 화면 앞쪽에서 흩날리던 머리카락이 어느덧 바다 가까이 다가섰다. 먼 곳의 아득한 꿈을 갈망하는 것 같은 보컬의 음색과 '나니노' '나니노' 후렴, '묻어둔 한숨과~고단한 울음들~'이라는 가사는 가슴 깊은 곳을 누르는 것 같은 감동을 주었다. 

이성순 대표는 "정기공연은 길거리 공연이나 초청게스트 공연과는 또 다른 우리팀의 현재와 진정한 예술 감각을 느끼게 하는 현장이다"라며 "'한 방향으로 지구를 보며 도는 달은 지구에 사는 인간들의 삶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기억을 담고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하고 만든 공연이다"라고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mazla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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